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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목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세계 소환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냥이목소리
작품등록일 :
2020.05.30 18:26
최근연재일 :
2020.08.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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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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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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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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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위화감 - 6

DUMMY

“이놈!”


“히익!”


고블린의 호통이 날아와 전처럼 또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호통을 쳤다는 것은 내가 예의 없게 반말을 했다는 것.


고블린의 호통에 놀란 건 세이트도 마찬가지였는지, 발도자세를 취하려 하길래, 난 괜찮으니 그만두라고 손짓했다.


세이트는 내 손짓에 순간 행동을 멈추었고, 한 박자 늦게 내 행동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는 자세를 풀었다.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어서 다행이긴 한데.


뭘까. 이 위화감은······.


아무튼 난 요코드처럼 무릎을 꿇은, 정좌 자세로 고쳐 앉아, 정중히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니까······ 여긴 어디죠?”


“으흠! 그전에 일단, 소개가 늦어도 너무 늦었던 게야. 콘드라고 하는 게야. 보다시피 나이를 너무 먹어, 늙어버린 고블린인 게야.”


그러고 보니 이 고블린의 이름을 아직까지 모르고 있었다.


전혀 관심이 없었으니까, 딱히 상관은 없지만.


뭐, 콘드 할아버지라고 부르면 될라나?


“그리고 옆에는, 나완 달리 젊은 고블린인 게야.”


“전 요코드라고 해요.”


요코드는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들을 이곳을 안내해준 와카드라는 고블린이 먼저 소개해줬으니 말이다.


“전 하준, 이쪽은 세이트. 이쪽에 누워계신 소환술사 리아님의 소환수들이죠.”


저쪽이 먼저 자기소개를 했으니, 나도 그 예의에 따라 내가 대표로 소환술사와 소환수를 소개했다.


한 명은 버퍼링 걸린 말투에, 다른 한 명은 자고 있으니, 반강제로 내가 할 수 밖에······.


“소환수······라고 한 게냐?”


콘드 할아버지는 매우 놀란 기색으로 우리가 소환수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눈치인지, 내가 소환수를 입에 담은 것이 확실한 건지 되물었다.


놀라기야 하겠지.


보아하니 콘드 할아버지는 마법사인 듯하다.


마법사는 인간을 소환수로 삼는 것이 금지인 것을 알고 있을 테니까.


“전 다른 세계에서 왔고, 얘는 마물이죠. 딱히 문제 될 건 없다고요?”


“그래 그렇구먼. 역시 틀리지 않았던 게야······.”


내가 나와 세이트 그리고 현재 누워서 자고 있는 리아를 소개하자 콘드 할아버지는 낮고 작은 목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무 것도 아닌 게야. 얘기하던 걸 마저 해야겠구먼. 여긴 고블린들의 도시, [가븐]인 게야.”


고블린 도시?


고블린 마을도 아니고 도시라고?


그렇다는 건, 상당히 큰 규모의 고블린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쉽게 모험가들의 타겟이 될 것이 분명할 터······.


고블린들의 규모가 어떻게 도시 수준으로 성장이 가능한 것인지, 믿기지 않는다.


“다양한 종족의 고블린들이 문명을 만들고, 삶을 즐기며 살고 있는 도시인 게야. 지상의 것들은 절대로 알 수 없는 장소인 게야.”


잠깐잠깐, 지금 이 할아버지 뭐라고 한 거야?


“지상···? 잠깐만요. 여긴 지하라는 건가요?”


“엉? 당연한 것인 게야. 네놈은 지상에서 이곳으로 떨어진 게 아닌 게냐?”


지상에서 온 건 맞고, 떨어진 것도 맞다.


그런데 여기가 지하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다.


밖에는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과 하나의 거대한 달이 장식되어있다.


이곳이 지하라면 그들의 존재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여기가 지하라면 밖에 있는 별하고 달은 어떻게 볼 수 있는 거죠?”


“······네놈은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이냐?!”


“예···?”


갑자기 콘드 할아버지가 호통을 쳤다.


난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열불이 난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얼빠진 소리가 입 밖으로 새어나와 버렸다.


“밖에 저것들이 어떻게 별로 보인다는 게냐?! 네놈은 세상 그 어떠한 무엇보다 바보가 분명한 게야!!”


“저, 저는 모르는 것을 물어봤을 뿐입니다만······. 그럼 밖에 별은······.”


“어떻게 모를 수 있는 게냐!? 머리에 똥만 가득차서 생각이란 걸 할 수가 없게 된 게냐?! 엉?!”


계속되는 호통에 이유를 알 수 없어서 답답한 마음에, 나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최소한 뭐라도 이유는 말을 해줘야, 내가 뭘 잘못한 지 알 거 아니야.


이 망할 고블린이······.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합니까?!”


“엉?! 지금 큰 소리를 낸 게냐?! 어디서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게 굴러 들어온 게야?!”


“할배도 큰 소리 내고 있잖아!! 그리고 할배! 당신이 책임지고 우릴 데리고 온 거 거든?!”


“버르장머리 없는 것!! 한번 해보자는 게냐?! 소환수 주제에!”


“그래! 밖으로 나와! 한판 붙든가! 고블린 주제에!”


“으······응.”


나와 콘드 할배가 서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를 갈며 말싸움으로 대치하고 있자,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의 신음이 들려왔다.


“으음······. 무슨 일이, 하암······. 있는 거야?”


털가죽에 누워 자고 있던 소녀가 바로 옆에서 들려온 소음으로 인해 잠에서 깨어났다.


그녀는 상체를 세워 하품을 하고, 눈을 비비며 상황을 확인했다···?


잠을 푹 잔 듯 누워 있다가 일어난 힘없는 상체에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삐죽삐죽 나와 있고,

아직 잠이 덜 깬 건지 비몽사몽해 있다.


“리아, 이제야······ 일어난 거냐. 아, 미안해. 시끄러워서 깼지?”


“네놈! 아직 말 안 끝난 게야!”


“으흠! 어르신······.”


리아의 정신이 각성함에 난 대치하던 말싸움을 그만두고, 리아가 있는 자리를 향해 몸을 돌려 그녀에게 다가갔다.


내가 리아에게 소음을 내어 잠을 방해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있으려니, 저 망할 고블린은 아직도 노발대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잡고 있던 지팡이를 바닥에 딱딱 대며 고함을 치고 있다.


적당히 하라고 망할 고블린······.


콘드 할배 옆에 다소곳이 앉아있던 요코드가 헛기침을 하면서 할배를 노려봤다.


그러자 할배는 제정신을 차린 듯, 다시 자리에 앉았다.


“······크흠! 설명이 부족했던 게야. 사과하겠구먼. 그건 그렇고 마침 잘된 것이야. 그 아이도 들어야 할 터이니 이쪽으로 데려와 앉는 게야.”


설명이 부족해도 한참은 부족하다고, 망할 고블린.


우린 이방인에다가, 난 여기서 이세계인이라고.


설명을 하면서 논문을 제출해도 모자랄 지경이란 말이야.


난 사과를 받아드리고 할배의 요구의 따라 리아를 데려와 내 옆에 앉혔다.


리아는 아직도 비몽사몽해서 상체를 가누지 못해 머리가 내 오른팔에 부딪혀 기대어졌다.


일단은 데려왔는데, 아무래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냥 이대로 냅두고, 나중에 다시 설명하기로 하자.


“이야기를 마저 하겠구먼. 말했다시피 이곳은 고블린 도시 [가븐]. 이곳은 지상이 아닌 지하도시인 게야. 하늘에 있는 것들은 별이 아닌 『미믹구멍』이라고 부르는 게야.”


미믹구멍···?


게임을 많이 해본 나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낯익은 단어가 들려왔다.


판타지 게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함정이자 몬스터 『미믹』.그 몬스터의 이름이 붙은 단어.


『미믹구멍』······.


대체 무엇인지 가늠조차 되지가 않는다.


“미믹구멍이라 하면······. 대체 뭐야?”


“미믹이 소화하지 못한 먹이들을 이곳으로 떨어뜨리기 위한 차원문인 게야.”


“차원문···?”


“에휴, 조금 더 간단히 말해서 미믹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구멍인 게야.”


잠깐, 그건 다시 말해서······.


“『미믹의 항문』이라고도 불리는 게야.”


“······.”


그딴 게 어째서 하늘을 가득 채우는 것인지 지금은 알 바가 아니다.


이제는 하늘이 아닌 천장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도 지금은 알 바가 아니다.


지금은······.


“우에엑···!”


“하아?! 네놈 뭐하는 게냐?! 바닥에 토하지 않는 게야!”


“으엑, 어차피 아무 것도 안 나와······.”


난 아직 먹은 게 아무것도 없는 지라 구토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헛구역질이 나온다.


우리 머리위에 매달려 있는 것들이 전부 『항문』이라는 대변을 배출하는 기관이라는 거 아냐.


그렇다는 건 이 사람들, 아니 이 고블린들 일생을 그것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살아왔다는 거잖아.


개중에는 그걸 맞은 고블린들도 있을 것이고······.


계속 생각을 하니 헛구역질이 계속 올라온다.


“착각하지 않는 게야. 미믹이란 것들은 생명력이 있는 것들만 흡수하는 게야. 그 외 나머지 것들은 소화되지 않고, 이곳으로 버려지는 게야. 네놈이 생각하는 그런 더러운 것이 아닌 게야.”


“아, 그런 건가. 다행이네.”


“더러운 놈······.”


확실히 생명체가 아닌 내 슬리퍼나 세이트의 검이 어느 순간 이곳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그런데 생명체가 아닌 다른 물체를 『미믹구멍』이란 것을 통해 이곳으로 버리는 것이라면, 생명체인 우리들은 어떻게 이곳으로 떨어진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럼 우린 어떻게 여기 있는 거지?”


“하아, 그건 내가 물어봐야 되는 게야. 어떻게 된 겐지 나 원······. 설마 제 발로 미믹의 입에 들어가기라도 한 게냐?”


“그건 아니고, 단지 던전에 들어갔을 뿐이었는데.”


내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콘드 할배는 시간이 정지한 듯, 모든 행동을 멈췄다.


할배뿐만이 아니라 옆에 있던 요코드도 마찬가지로 몸이 굳었다.


어라? 내 말에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었던 건가?


던전에 들어갔을 뿐이라고만 얘기했는데, 뭐야 이 반응들은······.


“제 발로 들어가셨네요······.”


······에? 무슨 소리야.


설마 던전 자체가 미믹이라는, 터무니없이 말도 안 되는 소리는 아니겠······.


“게다가 가장 큰 놈 입에 들어가다니······. 대단한 녀석인 게야.”


적중.


우리들은 뭣도 모르고 미믹의 입속으로 뛰어든 꼴이 된 것이다.


알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우리들은 굉장히 멍청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한 것일 수도······.


이후 콘드 할배가 설명해준 것을 얘기해보면, 우리가 『던전』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미믹 중에서 가장 큰 종류 중 하나였다.


미믹은 게임에서처럼 보물 상자처럼 둔갑해서 목표가 범위 내에 들어오면 입을 열고, 이빨을 내보이며 습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뿐만이 아니라, 미믹은 크기의 폭이 커서 소금통 만한 작은 크기의 미믹부터, 내가 던전이라고 착각할 만한 큰 크기를 자랑하는 미믹도 있다고 한다.


설명을 듣고 있자니 세이트는 어느새 리아의 뒤로 가서 리아의 뻗친 머리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빗은 어디서 난 거야······.


“그런데 콘드 할배. 호각수에 대해서 아는 것 같던데. 호각수라는 건 대체 뭐야?”


어제 호각수에 대해 말하자 콘드 할배는 심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분명 뭔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호각수』 뿔 달린 호랑이 마물, 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단순한 이름 추측에 불과하다.


이 마물은 너무나도 비밀이 많다. 물리치고 나아가면 더 강한 녀석들이 등장한다.


일부를 가져가면 마력이 빠져나가면서 어느 순간 사라진다.


마치 죽은 시체가 우리보다 앞서가 더 강해진 채로 부활하는 것처럼······.


“호각수란 건 독자적인 마물이 아닌 게야.”


“무슨 말인 거야?”


“정확히 말해, 그것도 미믹의 일부인 게야. 즉, 죽어도 죽지 않는 것. 죽는 다는 표현은 다소 어폐가 있구먼. ······그렇구먼. ‘실패’라는 표현이 맞겠구먼.”


실패라고 하니, 통로를 지나갈 때마다 호각수를 매번 죽였던 것이 떠오른다.


“호각수가 실패를 겪으면 미믹은 상대의 강함에 맞추어 호각수를 다시 만들어서 앞세우는 게야.”


역시나,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리아가 마력이 빠져나간다고 말한 것과, 계속해서 나오는 호각수가 묘하게 겹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거였군.


그래선 호각수(虎角獸)가 아니라 호각수(互角獸)였다는 거 잖냐.


외형만 달랐다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왜 괜히 호랑이 모습이었던 건데! 헷갈리게 시리.


근데······.


“근데 굳이 호각수를 만들어낼 필요는 있는 거야? 미믹의 입에 들어간 것 자체로도 생명의 위협인데.”


내가 아는 미믹이라고 하면, 범위 안에 생명체를 본인이 직접 움직여 잡아먹는 방식의 사냥을 한다.


그런데 던전 미믹은 호각수를 만들어내 사냥을 한다.


직접 움직이지 않고, 굳이 호각수를 만드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네놈이 생각하는 것은 크기가 작은 것들의 방식인 게야. 크기가 큰 것들은 변장해 모습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마나를 꽤나 소모하는 게야. 그 상태로 직접 움직이는 건 불가능. 목표를 가두는 게 전부인 게야. 그 놈은 예외구먼.”


“예외?”


“그려, 그 놈은 가장 크고 강한 녀석인 게야. 그래서 그 놈한테는 호각수를 만들 여유가 있다는 게야. 물론 직접 움직이는 건 그 녀석도 불가능이구먼.”


간단히 비유를 하자면 작은 종류의 미믹은 파리지옥, 큰 종류의 미믹은 네펜데스.


네펜데스의 성질에 호각수라는 공격수단이 예외로 있는 것이, 바로 우리가 겪었던 던전 미믹이라는 것이다.


뭔데 이 식충식물은······.


이후 쓸데없이 미믹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다.


지하 하늘의 별들은 전부 『미믹구멍』 모든 미믹의 차원문이 이곳에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구멍들에서 나오는 물건들은 랜덤으로 여기저기 떨어지는 게 아니라 한 곳으로 떨어져 모인다고도 한다.


우리가 떨어진 장소가 바로 그 곳.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지하이기 때문에 낮과 밤이 없다.


정해진 시간도 없기 때문에 각자 개인 시간에 맞추어 생활을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 생활하는 시간이 같다고 한다.


고블린들은 떨어진 물건들을 자원 삼아 도시를 건설한 것이라고 한다.


도시를 건설할 정도니까, 미믹과의 공생 역사가 꽤나 깊은 듯하다.


“그렇구나······. 그건 그렇고, 여긴 도시라며? 주위에 건물이 한 채도 없는 것 같던데.”


“말하는 싸가지 좀 보는 게야······.”


“······뭐?”


계속하자는 거야? 라고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옆에 리아가 깨어있기에 관두기로 했다.


세이트는 리아의 머리의 정리를 마치고, 모자를 마지막으로 씌워주고선 리아의 옆에 무릎을 꿇고 정좌자세로 앉았다.


리아는 비몽사몽까진 아니어도 아직은 잠이 덜 깬 모양인 듯하다.


“으흠···!”


요코드도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콘드 할배에게 헛기침을 하며 계속 눈치를 주고 있다.


콘드 할배는 못 이기는 듯하며 마찬가지로 나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을 관두기로 했다.


“으음, 따라오는 게야. 역시 직접 보는 것이 빠른 게야.”


콘드 할배는 퉁명한 말투로 말하면서 지팡이를 딱딱거리며 일어나 천막 밖으로 나갔다.


요코드도 짧게 한숨을 쉬고는 밖으로 나간 할배를 뒤따라서, 우리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콘드 할배는 마법을 쓴 건지 리아가 던전에 들어왔을 때 쓴 빛마법과 비슷한 마법을 써 지팡이의 끝이 주위를 밝혔다.


근데 왜 저 앞을 걸어가고 있는 거야.


우리랑 같이 걷는 게 그렇게나 싫은 거냐.


망할 할배······.


“저기, 죄송해요.”


“예? 왜 요코드씨가 갑자기 사과를 하시는 건지?”


우리 앞을 걸어가고 있던 요코드가 난데없이 사과를 해, 난 손사래를 치며 당황해했다.


“어르신께서 불같은 성격이라서요. 남 대하기를 껄끄러워 하세요. 그래도 원래는 다정하신 분이시니 이해해주셨으면 해요.”


요코드는 콘드 할배를 감싸면서 시도 때도 없이 마찰을 일으키려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쓸데없는 짓 하기는······.


“아니에요. 전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솔직히 말해서 진짜로 별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싸움을 걸면 받는다.


그게 전부다.어차피 내가 싸움을 받지 않아도 일은 터진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는 게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내가 피해를 받는 것이다.


도망을 가는 게 최선이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는 그냥 받아주는 게 상책이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평지를 5분 정도 걸어가다가, 가는 길이 지대가 높은 건지 경사로가 있었다.


그 경사로는 꽤나 깔끔하게 계단으로 되어있어서, 걸어 올라가면서 신기했다.


걷다가 하늘을 한번 쳐다봤다.


하늘이라 해도, 전혀 위화감 없는 지하의 천장에는 역시나 별들과 하나의 거대한 보름달이 장식되어있다.


가장 큰 녀석한테서 떨어진 거니까, 저 달이 우리가 떨어졌던 곳인가.


“다 왔구먼. 여기가 진짜 도시인 게야.”


리아와 요코드하고 얘기를 하면서 걷자 어느새 도시에 다 왔다고, 콘드 할배가 지팡이를 딱딱 두드리며 말했다.


드디어 도시인 건가. 과연 어떤 모습의 도시일까?

지하니까 광산 같은 도시?

아니면 고블린의 기지라는 느낌의 도시인 걸까?


정면에 있는 판타지 이세계의 도시에 기대를 품으면서 고개를 내리고, 시선을 정면으로······.


“오, 여기가 도시인 그아아아아아···!!”


내가 소리를 지르자 리아는 놀라고, 세이트는 발도자세를 취했다.


요코드와 콘드 할배는 내 행동에, 어리둥절한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눈앞에 보이는 도시의 풍경에 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놀라는 것 말고는 지금 이 상황에 맞는 나의 시추에이션은 하나도 없었다.


빛나는 거리와 세련된 사람, 아니 고블린들.

하늘을 꿰뚫을 듯한 높이에, 거대한 건축물의 숲.

거리에 따라 사용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이동수단까지.


가로등이 진열된 넓은 거리에 정장을 입은 고블린들.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빌딩들.

자전거부터 시작해 자동차가 다니는 이곳은······.


영원히 달이 떠올라있는 이세계의 지하도시.


[가븐]이다.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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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알고 있었던 이야기 - 5 +1 20.07.11 24 1 20쪽
52 알고 있었던 이야기 - 4 +1 20.07.04 25 1 11쪽
51 알고 있었던 이야기 - 3 +1 20.06.27 24 1 21쪽
50 알고 있었던 이야기 - 2 +1 20.06.26 22 1 17쪽
49 알고 있었던 이야기 - 1 +1 20.06.25 26 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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