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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목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세계 소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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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목소리
작품등록일 :
2020.05.30 18:26
최근연재일 :
2020.08.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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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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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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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위화감 - 9

DUMMY

······난 바보가 틀림없다.


고통을 느껴보라는 말에 의심도 안한 거냐고.


멍청하게······.


좁은 골목에서 벽에서 맞은 편 벽으로 다섯 걸음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아주 좁은 보폭의 걸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방금 직접해봤기 때문에, 더더욱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똑같이 행동했는데, 지금은 결과가 처음과는 무척이나 다르다.


최악이다······.


“아아!! 쓰으으읍! 아파···!”


“하하하하! 웃긴 게야! 웃겨 죽겠구먼! 하하하!”


일단 현재 상황을 살펴보자면, 좁은 골목에서 인간 남성이 곰팡이와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로 안면에 가해진 격한 고통으로 인해 바닥에 나뒹구는 중이고,


그 옆에선 늙은 고블린이 쥐고 있는 나무 지팡이로 바닥을 쳐대 딱딱 소리를 내며, 배를 부여잡고 폭소하고 있는 중이다.


“웃음이 나와! 이럴 줄 알고 고통을 느끼라고 한 거지! 이 망할 고블린이···!”


“하하! 미안한 게야. 그래도 멈출 수가 없구먼. 하하하!”


“이게······.”


난 충격과 열불로 인해 뜨거워진 이마를 손으로 감싼 채로, 날 비웃는 늙은 고블린, 콘드 할배에게 소리쳤다.


화를 내며 소리치고 있지만, 이 망할 할배는 웃음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망할, 짜증이 치솟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할배를 째려보는 것 밖에 못하겠다.


이 고통, 너무 익숙하다.


불과 며칠 전, 원래 세계로 귀환했을 때.내가 침대에서 떨어져 얼굴부터 방바닥에 부딪혔었다.


그때 그 고통과 매우 흡사해, 이 상황을 제공한 할배가 다시 한 번 싫어졌다.


그런 것보다, 방금은 어떻게 된 건지 영문을 모르겠다.


짧은 보폭으로 한 걸음, 발을 아주 살짝 움직였을 뿐이었는데,

난 벽에 이마를 세게, 아주 세게 박았다.


그 증거로 벽이 움푹 들어가져 있었다.


피도 약간 묻은 것 같지만, 내 이마엔 아무 상처도 없다.


아무래도 출구 옆에 있던 음식물 쓰레기통에 세어 나오던 김칫국물이 튄 듯하다.


망할 할배······, 대체 뭔 이상한 짓 한 거야?!


“이제, 된 게야. 궁금한 게 뭔 게야?”


할배가 웃음기를 숨기지 않은 채로 나에게 질문을 허락했다.


“방금! 어떻게 된 거야?! 할배가 뭔 이상한 짓을 한 거지!”


“······나 참, 깨닫지 못한 게냐? 역시나 이해가 느린 녀석인 게야.”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소리친 날 보면서, 정말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좌우로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진심 빡치네······.


“뭔 말이야? 제대로 대답이나 해!”


“크흠! 일단, 의자에 앉는 게야.”


할배는 내가 화를 참지 못하며 말하자 웃음기를 없앤 후 의자에 앉는 것을 권유했다.


얕보고 앉았어, 망할 늙은이······.


아무튼 곰팡이 핀 바닥에서 얘기하는 것보단 곰팡이 핀 의자에 앉는 게 났지.



난 분노로 물들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리에서 옷을 대충 털고 일어나서, 곰팡이 핀 의자에 앉았다.


난 계속되는 고통에, 잊고 있었던 방어력을 켜 고통을 없애고선, 심호흡을 하면서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후우, 방금 뭐가 어떻게 된 거야? 0.1초 안에 다섯 걸음. 똑같이 하려했는데, 왜 이번엔 결과가 다른 거냐고. 이번엔 단지 눈을 감고······, 설마 그것 때문에···?”


“이제야 이해를 한 게냐. 정말 어쩔 수 없는 녀석이구먼.”


“근데 뭣 때문에? 단지 눈을 감은 것뿐이잖아.”


“차근차근 설명해주겠는 게야.”


‘딱···!’


콘드 할배가 앉은 채로 바닥을 지팡이로 찍어 파동이 퍼지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지팡이 윗부분에서 다섯 개의 작은 빛이 공중에 현현했다.


적, 남, 녹, 청, 황색의 작은 빛들이 공중에서 날아다니다 할배의 지팡이 위쪽으로 다시 모여서 원형을 그렸다.


“이 세계에는 총 다섯 가지의 힘이 존재하는 게야. [공], [방], [체], [속], [혼]. 이 다섯 가지 힘의 조화로 인해 이 세계의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게야.”


콘드 할배가 말하는 것은 마치 안경으로 볼 수 있는 스탯의 1차 능력치를 말하는 듯했다.


나를 포함해 세이트와 리아도 왼쪽 오각형, 즉 1차 능력치는, 수치는 각자 달라도 동일한 종류로 존재했다.


난 그 스탯을 on&off 해가면서 사용하고 있었고, 리아와 세이트는 스탯의 수치에 맞춰진 신체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안경으로 알 수 있는 스탯과 할배가 말한 다섯 가지의 힘은 아마도 같은 것.


나만이 이런 구조를 아는 게 아니었구나.


그런데 방금 내가 벽에 박은 거 하고, 이거하고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어째서인지 네놈은 이 다섯 가지 힘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야. 다만······.”


“다만···?”


“네놈은 그 힘들의 전부를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 게야. 그리고 힘들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를 못한 것 같구먼.”


전부? 완벽하게 이해?뭔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수치도 안 나오는 내 스탯에 대체 뭐가 있다는 거야?


내가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할배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으려니, 할배는 다시 한숨을 쉬고는 말을 이었다.


“네놈, 빠르게 움직일 때 어떤 느낌으로 움직이는 게냐?”


“그야······. 시간을 멈춘다는 느낌으로.”


“그 시간을 멈춘다는 느낌은 어떤 힘을 쓰는 것 같은 게냐?”


내가 여태까지 시간을 멈추면서 움직였을 땐 [순발력]을 사용했을 때, 즉 빠르게 움직이려 했을 때였다.


그렇다면 [순발력]이 당연한 게 아닌가?


그러면 할배가 말한 것 중에 [속]에 해당 되겠네.


“당연히 [속] 아니야? 빠르게 움직일 때만 시간이 멈추니까.”


“그렇다면 네놈은 가만히 있을 때는 시간을 멈출 수 없는 게냐?”


할배의 말에 머릿속이 번뜩였다.


뭔가 떠오른 것이 아니라, 어째서 여태까지 한 번도 실험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점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난 앉은 상태에서 시간을 멈추려고 했다.


달려 나아가기 전, 준비 자세처럼.


세계의 소리가 멈추고,

눈앞에 일렁이는 먼지 또한 멈췄다.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니, 골목 밖 고블린들도 모두 걸음을 멈췄다.


시간이, 시간을 멈췄다······.


가만히 앉아있는 상태에서.


난 고개를 돌린 이후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감각으로 느껴지는 내 심장박동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는 건 내 몸 또한 시간이 멈춘 것.


멈춘 시간 속에서 유일하게 자유가 허락된 건······.


······시간이 다시 움직인다.


소리가 들리고 먼지는 다시 이곳저곳으로 퍼지고 있었다.


난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고, 할배의 질문에 대한 답변, 실험으로 밝혀진 사실을 내놓았다.


“아니, 멈출 수 있어······.”


“다시 물어보겠구먼. 어떤 힘을 쓰는 것 같은 게냐?”


[순발력]은 아니다.


방금 도출해낸 증명으로 인해 확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뭘까······.


[공격력], [방어력]······ 역시나 [생명력]도 아닐 것이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것하고는 관계가 없다.


[순발력]도 아니라면, 남은 건······.


“[혼]······ 인거야?”


할배가 말한 다섯 가지 힘 중, [혼]은 아마도 [정신력]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영혼의 힘······ 같은 느낌인 건가?


생각해보니 정신력이 시간을 멈추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라면, 앞뒤가 잘 맞아 떨어지긴 한다.


정신력을 사용해 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여 내가 인지할 수 있는 장면, 즉 프레임 수를 한없이 늘린다.


그렇게 하면 특정 시간 안에서 더 많은 장면을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눈으로 보이는 모든 장면들이 느리게 보이는 것이다.


방금 내가 움직이지 않고 시간을 멈출 수 있던 이유가 그것이다.


난 그것을 사용해서 여태까지 시간을 멈추어 무방비 상태의 마물과 전투를 한 것이다.


전투라는 단어는 아무래도 어폐가 있는 듯하지만.


그리고 멈춘 시간 속, 늘어난 프레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힘.


그것이 [순발력].


아무리 프레임을 늘리는 게 가능해도, 그 순간에 움직일 수 있어야 전투든 뭐든 가능할 테니까.


그렇다면 아까 눈을 감고 이동했을 때 [정신력]을 사용하지 않은, 순수한 [순발력]으로 인해 벽에 얼굴을 박았던 것이구나.


“그것만 알아도 여태까지 네놈이 쓰던 힘의 원리를 알 수 있는 게야.”


“어···. 실제로도 그래.”


“나 참, 자랑인 게야.”


“힘의 이해는 어느 정도 됐다고 치고, 힘의 전부를 쓴다는 말은 무슨 말이야?”


할배는 내가 힘의 전부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는 건 수치화 되지 않은 내 힘의 한계가 있다는 소리다.


알고 싶다.


이세계에서의 내 힘, 그 힘의 정해진 값을······.


“솔직히 내가 그것에 대해 해줄 수 있는 말은 거의 없는 게야. 네놈의 힘은 네놈 것. 내가 관여할 이유도, 방법도 없는 게야.”


“······.”


기대가 무너졌다.


그런데 아쉽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왜냐면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내 힘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오로지 나만의 것.


어떤 식으로, 어떤 일에 사용하던, 결코 다른 이가 함부로 간섭해도 될 것이 아니다.


그렇다는 말은 내 힘의 비밀은 내가 알아내야 하는 것이고,


쓰는 것도 내 재량껏 알아서 써야하는 것이다.


나 자신을 위해내 주변 다른 이들을 위해,

이기적이든,

이타적이든,

쓰는 건 나 자신이기에.


“역시 그렇네.”


“다른 질문은 없는 게냐?”


질문이라······.


궁금한 건 많다.


너무 많아서, 머릿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 돌아버릴 지경이다.


그래도 이걸 가장 먼저 질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할배는 역시, 고블린······ 마물인 거지?”


“······척 보면 알 거 아닌 게냐. 당연한 게야.”


“그럼 왜 우리에게 왜 잘해주는 거야?”


마물이라면 해악을 끼치는 생명체가 아닌가.


그런 마물이 왜 우리에게

진찰을 해주고,

치료를 해주고,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식사를 제공해주는 건지.


정말 이유를 듣지 않고 서야, 알아낼 수는 없을 것 같다.


“손님이 찾아오면 대접하는 주의인 게야.”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첫인상이 그리 좋진 않았는데······.”


날 경계하면서 자리를 뜨지 않았던 고블린들을 생각하면, 처음엔 우리를 손님으로서는 보지 않았던 것만은 확실하다.


그리고 할배가 나와 입씨름을 한 것도 대접이라고 하기엔 좀······.


“장난치지 말고, 제대로 대답하라고. 할배.”


“질문 하나에 대답 하나인 게야. 어서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는 게야.”


이 망할 할배가······.


“하아, 여기서 나갈 수는 있는 거지? 영원히 갇힌다는 소린하지 말아줘.”


“물론 나갈 수 있는 게야. 다만 아직 때가 아닌 게야.”


“무슨 소리야. 아직 때가 아니라니? 이곳에서 나갈 수 있을 때까지, 여기서 죽치고 살라는 소리인 거야?”


“그 소리도 맞긴 하지만, 조금 다르구먼. 조만간 때가 올 게야. 멀지 않으니, 그다지 걱정할 건 없는 게야.”


“그 말 정말이었음 좋을 텐데······.”


솔직히 이 위화감 넘치는 곳에서 한시라도 빨리 나가고 싶다.


분명 이세계인데, 이세계인 듯 이세계 아닌 느낌을 받고 싶지 않다.


이세계라면 좀 더 판타지적인 걸 보여주란 말이야.


“어이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구먼. 슬슬 돌아가 봐야 하는 게야.”


“뭐? 난 아직 물어보고 싶은 게, 많다고.”


어디서 마음대로 끝내려고 하는 거야. 망할 할배가.


확실히 시간이 이 정도 지났으니, 리아라면 지금 쯤 날 걱정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아직도 많은 의문이······.


“그 전에, 네놈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있는 게야.”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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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귀환 - 1 +1 20.07.18 38 1 14쪽
53 알고 있었던 이야기 - 5 +1 20.07.11 24 1 20쪽
52 알고 있었던 이야기 - 4 +1 20.07.04 26 1 11쪽
51 알고 있었던 이야기 - 3 +1 20.06.27 25 1 21쪽
50 알고 있었던 이야기 - 2 +1 20.06.26 23 1 17쪽
49 알고 있었던 이야기 - 1 +1 20.06.25 27 1 19쪽
48 알아가는 중 - 11 +1 20.06.24 20 1 15쪽
47 알아가는 중 - 10 +1 20.06.23 19 1 11쪽
46 알아가는 중 - 9 +1 20.06.22 25 1 16쪽
45 알아가는 중 - 8 +1 20.06.21 20 1 12쪽
44 알아가는 중 - 7 +1 20.06.20 23 1 11쪽
43 알아가는 중 - 6 +1 20.06.19 23 1 12쪽
42 알아가는 중 - 5 +1 20.06.19 18 1 19쪽
41 알아가는 중 - 4 +1 20.06.18 22 1 13쪽
40 알아가는 중 - 3 +1 20.06.18 22 1 12쪽
39 알아가는 중 - 2 +3 20.06.17 31 2 13쪽
38 알아가는 중 - 1 +1 20.06.17 20 1 18쪽
37 위화감 - 10 +2 20.06.16 27 3 12쪽
» 위화감 - 9 +1 20.06.16 23 2 12쪽
35 위화감 - 8 +1 20.06.15 18 2 12쪽
34 위화감 - 7 +1 20.06.15 18 1 18쪽
33 위화감 - 6 20.06.14 28 0 18쪽
32 위화감 - 5 +1 20.06.14 24 1 16쪽
31 위화감 - 4 +1 20.06.13 91 2 16쪽
30 위화감 - 3 +1 20.06.13 22 1 15쪽
29 위화감 - 2 +1 20.06.12 2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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