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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목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세계 소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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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목소리
작품등록일 :
2020.05.30 18:26
최근연재일 :
2020.08.0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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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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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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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위화감 - 2

DUMMY

내가 드디어 고개를 돌려,

시선을 돌려, 처음 본 것은 바로······.


······고블린이었다.


커다란 코에 크고 긴 귀,

작은 크기나 괴상한 형태는 일반적인 고블린의 모습이지만,

평범한 녹색 고블린이 아닌,

황색 바탕에 녹색 얼룩이 오른쪽 눈을 포함한 오른쪽 머리를 덮은 듯한

고블린이다.


한 손에는 리아가 처음 가지고 있었던 것과 비슷한 나무 스태프를 가지고 있다.


아까부터 들려왔던 막대기 소리는 이것이었을 것이다.


아마 지팡이로 쓰고 있는 것이리라.


몸 전체를 보니 머리와 같이 황색 바탕에 오른쪽 부분이 녹색인 모습이다.


갈비뼈가 드러나고,

복부가 볼록하게 튀어나온,

삐쩍 마른 몸에 걸친 건,

어깨에 걸쳐 하반신을 가린 얇은 넝마뿐이었다.


이 늙은 얼룩고블린이 방금까지 내 옆에서 말하고 있었던 할아버지였다고?!


“고, 고블린?”


“오, 알긴 아는구먼. 그것까지 설명해야한다고 생각 했던 게야. 이제 필요 없겠구먼.”


아까 그 할아버지 목소리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틀림없이 이 늙은 얼룩고블린이었던 것이다.


근데 어떻게 말을 할 줄 아는 거지?


내가 아는 고블린들은 대화가 불가능하고,

본인들끼리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 그보다 원래라면 동굴이나 폐허에 있어야하는 거 아닌가?


왜 이런 곳에······.


그러고 보니, 벌써 밤이 다 되었다.


하늘에는 별빛이 만개해 이미 지상의 여러 곳을 옅게 비추고 있었다.


『던전』에서 시간을 그렇게나 잡아먹었다니.


탈출한 것이 기적일 따름이다.


“어르신! 요코드를 불러왔습니다!”


“어르신! 무슨 일이라도!”


두 명의 미남미녀가 얼룩고블린을 부르며, 이쪽으로 급히 달려왔다.


남자는 아까 고블린에게 정중하게 무릎 꿇고 말한 남자였고,

여자는 머리카락이 가슴 정도로 내려온 긴 생머리의 미녀였다.


저 사람이 요코드라.


역시 이세계 다운 이름이다.


그럼 이제 세이트의 중상을 치료할 수 있는 건가?


“요코드, 온 게냐. 크게 다친 아이들이 있는 게야. 네 도움이 필요해서 부른 게니, 어서 이동하는 게야.”


“예, 어르신.”


미녀는 멈춰 서서 늙은 얼룩고블린에게 허리와 고개를 숙이고, 예를 표했다.


왜 이 사람들은 이 늙은 고블린에게 정중하게 대하는 거야?


원래라면 토벌대상인 거 아닌가?


왜 공존을 하는 건데.


“네놈은 이 아이들을 대리고 그 장소로 가있는 게야. 요코드는 나를 따라오는 게야.”


“알겠습니다. 어르신.”


대체 무슨 관계들인 거야?


내 상식의 범주를 아득히 뛰어넘는 행동들을 하고 자빠졌어.


늙은 고블린과 젊은 두 사람, 고블린과 사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들의 관계가 어떻고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 없다.


이 세계는 원래부터 인간과 고블린이 공존하는 세계인 거냐?


대체 이 세계 설정은 어떻게 돼먹은 거야!


“이놈! 중상인 아이인 게야! 조심히 안아야 하는 게야!”


“죄, 죄송합니다!”


“어, 어르신······.”


내가 머릿속에서 현재 의문점을 떠올리고 있을 때,

앞에서 걸어가던 늙은 고블린이 이쪽으로 다시 뛰어와 세이트를 들어 안으려던 남성을 때리며 호통을 쳤다.


그에 요코드는 당황해하며 손을 살짝 뻗었지만, 망설이는 듯 정작 말리지는 못했다.


공존은 그렇다 치고, 왜 고블린의 위치가 더 높은 건데······.


이런 풍경을 보고 있는 나도, 왜 이런 곳에 있는 건지 궁금해져만 갔다.


······난 세이트를 안고 있는, 늙은 고블린에게 얻어맞은 남성을 뒤따라 어디론가 가고 있다.


나도 리아를 안고 있고.


아직도 눈을 뜨지 않았지만, 계속 걷다보니 숨소리가 눈의 띄게 커져있었다.


심장박동도 안정적, 어느 정도 회복을 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불러도 일어나지 않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다.


······리아.


“걱정이 되시나 보군요? 저는 와카드라고 합니다.”


“아, 저는 하준이라고 해요. 네, 사실은······ 그렇죠. 제가 좀 더 빨리 알아차렸다면, 이런 일은······.”


내가 클리셰에 빠지지만 않았더라면,

좀 더 빨리 생각해냈더라면,

리아와 세이트는 지금쯤 멀쩡히,

나와 같이 걷고 있었겠지.


리아를 지켜주겠다고 큰 소리는 떵떵 쳐놓고,

정작 난 세이트 마저도 구하지 못했다.


맞아······. 전부 내가 잘못해서······.


“너무 죄책감에 빠지지 마세요. 요코드와 어르신이 어떻게든 해주실 것이라고 전 믿고 있거든요.”


“······저기, 죄송하지만, 뭣 좀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예, 얼마든지요. 무엇을···?”


“제가 모르는 게 많아서 그런데, 방금 그 고블린하고는 대체 무슨 관계이신 거죠? 대답해주세요. 무례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말의 순서가 엉망진창이다.


그만큼 난 지금 상황이 어이가 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블린이라면 힘과 지능엔 약하지만,

약은 수법으로 사람들을 습격하고, 여자들을 납치, 강간하는 악랄한 괴물이라고,

내 세계에서는 대부분 그렇게 설정되어 있다.


근데 이곳은 고블린과 사람들이 공존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고블린을 더 우러러본다는 것이다.


고블린도 이 세계에서도 마물일 것이 분명할 터.


애초에 마을 사람들과 생김새가 완전 딴판이다.


코베른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마을에 있는 탑은 결계를 만들어 마물로부터 사람을 지킨다고 했다.


그와 반대로 방금은 사람들이 날 경계하며, 나로부터 고블린을 지키려했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가 않아, 머릿속이 터질 지경이다.


“아하, 이거 좀 쑥스러운데 말이죠. 사실은 제 아내입니다.”


············.


············뭐?


“무, 무무, 뭐, 뭐라고 하신 거······죠? 아니요! 아니요! 말하지 마세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못들은 걸로 할 테니 아무 말도 하지 말아주세요!”


“예? 제가 무슨 이상한 말이라도······.”


“아니에요! 이상하지 않아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가 괜찮다면 당연한 거죠!”


그렇다, 맞다.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서로 사랑한다면, 그거면 충분한 거다.


내가 뭐라 주제넘게 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단지 사람과 고블린의 금단의 사랑이란,

막장 동인지의 시나리오가 자꾸만 머릿속에서 생각이 나서,

그것을 뿌리치고 싶은 것이다.


게다가 남자들의 사랑이야기······.


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혹시 오해하고 계신 건 아닌지······.”


“오해라뇨?! 아니요! 전 이해하고 있어요! 전 단지 당신과 조금 다를 뿐이에요! 익숙하지가 않을 뿐이라니깐요!”


“저기, 요코드 얘기를 하시는 게 아니었나요?”


“예? 전 고블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와카드라는 남성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 남자의 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난 분명 그 늙은 고블린과의 관계를 물었는데, 왜 난대 없이 요코드가 튀어나온 건지.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요코드를 어떻게 생각하지죠?”


이 남자는 지금 뭐라고 하는 것인가.


갑자기 그런 걸 물어도 되는 거야?


방금 전 와카드가 한 말에 따르면, 요코드는 그의 아내라는 것이다.


혼란스런 머릿속에서 이건 어떻게든 이해했다.


해야만 했다고 해야하나······.


근데 갑자기 요코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난 어떻게 반응해야하는 거냐······.


그냥 생각나는 대로 지껄이기로 했다.


“음, 상당히 미인이라고 생각하고, 긴생머리가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이건 왜 물어보신 거죠?”


“맞는 사실인데 말이죠······. 그 외에 다른 것 못 느끼시겠나요?”


“유감스럽지만, 저는 딱 거기까지입니다만.”


“······그러면, 제가 뭘로 보이세요?”


이번에는 시력 테스트냐.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이번에도 보이는 데로 지껄이기로.


“평범하게 잘생긴, 제복이 잘 어울리는 성인 남자 같은데요.”


“감사한 말씀이시지만, 역시나 군요.”


역시나, 라니.


내가 놓친 부분이 있단 말이야?


게다가 놓칠 만한 부분은 어디에 있는 거냐?


“혹시, 제가 고블린으로 보이진 않으신가요?”


이번에는 무슨 질문이 그런 거냐.


확실한 건 고블린 같아 보이진 않고, 누가 봐도 평범한 남자 사람인데.


잠깐, 설마······.


“설마, 고블린······이신 건가요? 그럼 요코드 씨도···?”


“자세한 얘기는 들어가서 하죠. 자, 안으로 들어오세요.”


우리는 어느새 작은 원형 천막에 도착해있었다.


천막이 마치 게르와 비슷한 모양새다.


와카드는 천막 입구를 거두어 열어 나를 안쪽으로 안내했다.


내부는 별다른 장식이 없고, 천막 천장 가운데 천막 내부를 밝게 비추는 랜턴 하나만이 매달려있었다.


바닥에는 요가 매트같이 넓은 털가죽이 두 개가 놓여있었다.


“이쪽으로 눕히세요. 제가 미리 와서 깔아놓았습니다.”


“요코드 씨를 부르실 때 하신 거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하고 있다.


백 번 머리를 조아려도 모자랄 정도로 감사하다.


아까 늙은 고블린에게 말대꾸하던 남성의 말대로 우리는 이들과 처음으로 만났고, 무슨 짓을 할지도 모를, 미지수 그 자체였다.


그런데도 우릴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주다니, 황송할 따름이다.


난 리아를 오른쪽 털가죽 위에 살포시 내려놓았다.


와카드도 마찬가지로 세이트를 왼쪽 털가죽 위에 내려놓고 정좌자세로 앉았다.


리아는 지금 자고 있다.


처음엔 숨소리도 내지 않아서 무척 걱정했지만, 지금은 새근새근 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다.


다행이다······.


고마워, 살아줘서.


“감사는 어르신께 해주세요. 전부 어르신의 지시였을 뿐이었으니까요. 것보다, 지금까지 모르고 계셨군요. 면목이 없을 따름이네요. 저희 종족을 아는 것 같아, 확인도 않고 반가워만했습니다.”


“잠깐만요. 어디가 고블린이라는 거죠? 제가 아는 고블린이라면, 아까 봤던 그 늙은 고블린처럼 생긴 것 밖에 모르는데, 당신은 아무리 봐도 고블린으로 보이지 않아요.”


“그렇게 말해도······ 아, 지금은 제가 어떻게 보이시죠?”


와카드는 아까 했던 질문을 다시 했다.


다시 물어봐도 딱히 변한 건······ 어어?!


피부가 샛노랗다!


횃불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확실히 얼굴이며, 손이며, 피부가 전부 샛노랗다.


“피부가 노랗······내요.”


“네, 저는 골드고블린족인 와카드라고 해요.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와카드는 자신의 종족명이 『골드고블린족』이라며 정식으로 다시 자기소개를 했다.


골드고블린이라는 종족명······.


왠지 모험가들에게 들키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밑도 끝도 없이 탐욕에 물든 눈을 하고 달려들 것 같은 느낌이라.


피부색이 노란색이라 그런 건지 종족명에 ‘골드’가 들어가는 것 같다.


아니 잠깐만, 피부만 비정상적으로 노랗다는 걸 제외하면, 다른 건 전부 그냥 사람이잖아.


원래 고블린이라면 코와 귀가 커야하고, 민머리여야 하는데,


내 눈앞에 이 고블린은 그러한 특징이 없는, 피부만 노란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


좀 더 고블린을 증명할 수 있는 다른 특징은 없는 거냐고.


머릿속에서 고블린을 외형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에, 간단하게 증명 가능할 법한 한 가지가 떠올랐다.


좀 억지스럽긴 하지만······.


“저기, 입을 한번 ‘아’하고 한번 벌려봐 주시겠어요?”


“예? 예, 상관은 없습니다만. 아아······.”


다행이(?) 여기는 고블린이다.


대화할 때 입가에 자꾸 위화감이 들긴 했는데, 이빨이 뾰족하다.


역시 고블린이라는 느낌이다.


고블린이 맞지만.그


리고 혓바닥도 은근 기괴한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도 역시 고블린이라는 느낌.


“어기, 꺼나나어?(저기, 끝났나요?)”


“아, 이제 됐습니다. 고블린이 확실하네요.”


“입 쪽이 다른 거 였군요. 여기는 고블린 밖에 살지 않는지라, 사람과 차이를 제대로 몰랐습니다. 하하.”


고블린 밖에 살지 않는다고···?


난 대체 어디로 온 거야?


난 리아가 날 이 세계로 소환했을 때마다 했던 대사를, 드디어 의미 있게 사용하려했다.


“고블린 밖에 살지 않는다고요? 와카드 씨, 여기는 어디인 거죠?”


“그거라면 내가 설명하는 게야.”


익숙한 목소리를 울리면서 천막 입구를 걷으면서 들어오는 건, 요코드라는 여인, 고블린과······


아까 그 늙은 얼룩고블린이었다.


작가의말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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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평범하지 않은 소환술사와 소환수의 프로필 - 《여태까지 그의 인연 관찰기록》 +1 20.08.01 31 1 8쪽
55 귀환 - 2 +1 20.07.25 31 1 15쪽
54 귀환 - 1 +1 20.07.18 38 1 14쪽
53 알고 있었던 이야기 - 5 +1 20.07.11 24 1 20쪽
52 알고 있었던 이야기 - 4 +1 20.07.04 26 1 11쪽
51 알고 있었던 이야기 - 3 +1 20.06.27 24 1 21쪽
50 알고 있었던 이야기 - 2 +1 20.06.26 22 1 17쪽
49 알고 있었던 이야기 - 1 +1 20.06.25 27 1 19쪽
48 알아가는 중 - 11 +1 20.06.24 19 1 15쪽
47 알아가는 중 - 10 +1 20.06.23 18 1 11쪽
46 알아가는 중 - 9 +1 20.06.22 24 1 16쪽
45 알아가는 중 - 8 +1 20.06.21 20 1 12쪽
44 알아가는 중 - 7 +1 20.06.20 23 1 11쪽
43 알아가는 중 - 6 +1 20.06.19 22 1 12쪽
42 알아가는 중 - 5 +1 20.06.19 18 1 19쪽
41 알아가는 중 - 4 +1 20.06.18 22 1 13쪽
40 알아가는 중 - 3 +1 20.06.18 21 1 12쪽
39 알아가는 중 - 2 +3 20.06.17 30 2 13쪽
38 알아가는 중 - 1 +1 20.06.17 20 1 18쪽
37 위화감 - 10 +2 20.06.16 27 3 12쪽
36 위화감 - 9 +1 20.06.16 22 2 12쪽
35 위화감 - 8 +1 20.06.15 18 2 12쪽
34 위화감 - 7 +1 20.06.15 18 1 18쪽
33 위화감 - 6 20.06.14 28 0 18쪽
32 위화감 - 5 +1 20.06.14 23 1 16쪽
31 위화감 - 4 +1 20.06.13 91 2 16쪽
30 위화감 - 3 +1 20.06.13 22 1 15쪽
» 위화감 - 2 +1 20.06.12 2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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