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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색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 휴게소 키우기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흙색
작품등록일 :
2024.07.28 19:44
최근연재일 :
2024.09.14 22:48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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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3,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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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47
글자수 :
280,608

작성
24.08.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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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018. 거주민 입성(3)

DUMMY

시설 ‘휴게텔’은 간단한 구조였다.


1층 샤워실과 세탁실.

2층 수면실과 휴게실.


샤워실은 거창한 공중목욕탕을 생각하면 안 되고, 동네 헬스장 샤워실처럼 생겼다.


그래도 퍽 넓은데다 샤워 호스도 10개나 됐다.


당연한 말이지만, 남탕 여탕은 나누어져 있었다.


수면실 역시 남녀 별실이었다.


독방 형식은 아니고, 찜질방처럼 넓은 공간에서 다 같이 자는 형태다.


세탁실은 코인 세탁방처럼 돼 있었으며, 휴게실엔 안마 의자가 2개 놓여있는 걸 빼면 별다른 건 없었다.


진수와 사람들은 마을에서 파밍해온 세면도구를 챙겨 샤워실로 직행했다.


두당 샤워기 하나씩 차지해서 뜨거운 물을 흠뻑 맞으며 몸을 씻는다.


샤워실은 금세 뿌연 수증기로 가득 찼다.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공교롭게도 진수의 옆자리는 대성이 차지했다.


진수는 별 생각 없이 옆을 흘깃거렸다가 다시는 그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제기랄, 과연 ‘대’성이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굶어 죽을까 말라 죽을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멀쩡히 샤워하고 있다는 게 믿기질 않네요.”


진수는 간장에 찌든 머리를 거듭 감으며 대꾸했다.


“그러십니까. 사실 저도 안 믿겨요.”

“예?”

“제가 하긴 했지만, 저도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지 모르거든요.”

“아······ 그래도 정말 대단한 능력이십니다.”


진수는 피식 웃었다.


대단한 게 있다면 그건 자신이 아니라 〈휴게소 키우기〉일 테지.


“쓰읍······.”


몸에 비누칠을 하던 대성이 앓았다.


상처에 물이 닿으니 쓰라린 모양이었다.


“괜찮은 거 맞으세요?”

“하하. 괜찮습니다. 그냥 좀 따가워서 그렇습니다.”

“음. 선생님께선 몇 레벨이십니까?”


대성이 씁쓸한 얼굴로 대답했다.


“1입니다. 저희 모두 1이에요.”

“1이요?”


구울 두 마리만 잡아도 2레벨이 된다.


레벨이 1이라는 건 끽해야 한 마리 잡았거나 한 마리도 안 잡았단 뜻이었다.


“구울이랑 안 싸우고 계속 피해 있기만 하셨나 보네요.”

“예. 그······ 구울들이랑 싸울 상황도 안 됐고, 또 그럴 수도 없었으니까요.”

“그럴 수가 없었다뇨?”


진수가 고개를 갸웃댔다.


대성은 뒤쪽 부스에 있는 학생들의 눈치를 살피더니 생각에 잠겼다.


과거의 기억을 되짚는 것 같았다.


곧 그가 입을 열었다.


“모르겠습니다. 그것들을 죽일 뻔한 상황이 두어 번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다 동료 교사들이고, 가르치던 학생들이었으니까요. 도저히 할 수가 없더군요.”

“······.”

“근데······ 그래야 했나 싶습니다.”


진수는 이해했다.


처음 사태가 터지고 멀쩡하던 사람들이 구울로 변해버렸을 때, 점곡휴게소에 있던 이들은 전부 생판 남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큰 망설임 없이 구울들을 죽일 수 있었다.


살육에 대한 거부감보다 공포, 그리고 살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컸으니까.


하지만 대성은 어땠을까?


한순간 괴물로 변해버렸다곤 하나, 한때 동료고 제자였던 이들을 쉽사리 죽이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그게 정상적인 반응이다.


‘어? 쟤 괴물 됐네? 죽이자!’ 하면 그게 사이코패스고 또라이지.


만약 자신도 직장에서 이런 일을 겪었고, 최 과장이나 정 대리가 구울로 변해버렸다면 선뜻 죽일 순······.


‘······그냥 개같이 쳐 죽여 버렸을 거 같은데?’


좆소 직장 동료는 예외로 치자.


“쩝. 자책할 필요 있겠습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건데요. 그래도 앞으로는 마음 굳게 먹는 게 좋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그래야죠. 저 애들을 위해서라도.”

“네? 쌤? 저희 부르셨어요?”

“어, 아니야. 너희 안 불렀─”

“앜! 야 미친놈아! 찬물 뿌리지 말라고!”

“흐히히히!”


사내놈들은 사내놈들일까?


녀석들은 서로 물을 뿌려대며 워터파크라도 온 듯 깔깔댔다.


대성이 퍼뜩 고함쳤다.


“어허! 너희 조용하지 못해? 그리고 누가 물 가지고 장난치래! 물 아까운 줄 모르고!”

“······죄송합니다.”


분위기는 금세 숙연해졌다.


“진수 씨도 계시는데 이놈들이! 너희 지금 놀러 온 줄······!”

“에이, 선생님. 괜찮습니다. 놔두세요. 물도 마음껏 써도 됩니다.”


대성은 한바탕 훈계를 하려고 각을 잡았는데, 진수가 끼어들며 그를 말렸다.


대성은 마지못해 분을 억눌렀다.


“너희 조용히 씻어. 장난치지 말고!”

“네에······.”


아이들은 눈치가 보였는지 후다닥 씻고 나가버렸다.


둘만 남은 샤워실.


진수는 쩝, 입맛을 다시곤 말했다.


“저는 괜찮으니까 애들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 마세요. 오히려 애들이 활달하니까 분위기도 환기되고 좋은데요 뭘.”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면······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애들은 애들이네요. 이런 상황에서도 웃고 장난치는 게. 차라리 저런 편이 축 처져 있는 것보단 낫지 않겠습니까?”


진수의 말에 대성은 이상 미묘한 표정이 됐다.


“예······ 애들은 얘들이지요.”




샤워가 끝났다.


한껏 말끔해진 사람들은 합동해서 매점 건물에 있던 물자를 휴게텔로 옮겼다.


모두 옮기진 않고, 생필품과 식량 위주로 옮겼다.


매점엔 마을에서 주워 온 기름, 페인트, 철근과 자재, 농기구, 가스통 등만 남았다.


이쯤 되면 매점이 아니라 창고라고 부르는 편이 더 알맞았다.


작업을 하다 보니 저녁이 무르익었다.


어느덧 시간은 여덟 오십 분.


“진수 씨, 우리 저녁 안 먹어요? 다들 배고파하는 것 같던데.”

“먹어야죠.”

“그럼 가서 핫도그 뽑아 올게요.”

“아뇨, 잠깐만요. 가만있어 보세요.”


진수는 핫도그를 사려는 서린을 만류한 뒤 게임창을 조작했다.


서린은 그가 게임창을 살펴보고 있음을 눈치채곤 물었다.


“또 뭐 설치하려고요?”

“뭐······ 사람도 많이 왔으니까요. 앞으론 제대로 된 거 먹자고요.”

“헐. 진짜요? 어떤 거요?”


진수는 의미심장하게 웃을 따름이었다.


‘이제 저 벽은 이제 없애자.’


그는 신(新) 장벽을 세움으로써 더는 필요 없어진 구(舊) 장벽을 없애기로 했다.


[‘벽돌 담장-5’, ‘안전 울타리-1’, ‘철제 난간-2’······ 오브젝트를 일괄 소거하시겠습니까?]

소거 : +₩226,000


[소거하기] 버튼을 누르자 매점과 화장실을 감싸고 있던 장벽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장벽을 짓는 데 들었던 돈의 절반이 환급되어 들어왔고 말이다.


“어! 뭐야!?”

“벽이······?”


벽이 갑자기 사라지자 사람들은 놀라 자빠지는 반응을 보였다.


‘놀라긴 이르지.’


진수는 새롭게 홀로그램을 불러냈다.


[시설»편의시설»푸드코트]

푸드코트 본관

-건설비용 : ₩4,000,000

-유지비용 : ₩15,000(일일)


그건 네모나고 큼직한 건물이었다.


“다 물러나세요! 거기 친구야! 나와! 비켜!”

“아, 앗, 넵!”


진수는 휴게텔 건물 옆으로 ‘푸드코트 본관’을 내려놓았다.


즈즈즛!


크기가 크기인지라 전부 실체화되는 데 1분여 시간이 걸렸다.


마침내 홀로그램이 실물이 되었고, 사람들의 면면엔 기대감이 차올랐다.


“푸, 푸드코트?”

“설마······?”

“자, 들어가시죠.”


진수는 앞장서서 푸드코트 건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기대 만발로 따라 들어왔는데······ 그러자마자 뿅망치로 관자놀이 한 대 맞은 것 같은 표정이 됐다.


“아니······ 진수 씨?”

“이게 뭔?”


그도 그럴 것이 푸드코트 본관 내부는 허했다.


인테리어만 해놓고 입주는 안 한 건물처럼 텅 비어 있었단 얘기다.


사람들의 시선은 저절로 진수에게 쏠렸다.


진수는 그 부담스러운 눈빛을 받아내며 말했다.


“기다려 보세요. 이게 다가 아니니까.”


그는 거듭 게임창을 조작했다.


[푸드코트»점포]

정다운 한 상

-건설비용 : ₩1,000,000

-유지비용 : ₩10,000(일일)


[푸드코트»점포]

싱글벙글 분식

-건설비용 : ₩1,000,000

-유지비용 : ₩10,000(일일)


그는 홀로그램을 불러내 벽면의 비어 있는 점포에 채워 넣었다.


즈즈즛!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해당 자리에 「정다운 한 상」과 「싱글벙글 분식」이란 간판이 생겨난 것이다.


넓은 홀엔 밥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가 생겨났다.


심지어 1초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맛있는 냄새가 홀에 풍겨왔다.


‘역시 게임이랑 똑같구만.’


보았듯, 푸드코트는 ‘본관’만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본관 건물은 점포를 입점시키기 위한 베이스일 뿐, 거기에 한식·중식·일식·양식·분식 점포를 배치해야지만 비로소 장사를 할 수 있다.


“잠시만요. 다들 잠깐 집중해주세요.”

“아, 넵.”

“얘들아 이리로 모여.”


진수는 의자를 빼서 앉았고, 사람들이 그 주위로 모여들었다.


“한 줄로 서세요. 음. 서린 씨랑 시우는 옆으로 비켜 있어도 됩니다.”

“그래요? 알겠어요.”


진수는 품에서 수첩과 볼펜을 꺼내 한 장씩 숫자를 적기 시작했다.


그건 각각이 사람이 보유하고 있는 액수였다.


진수는 개개인별로 보유금을 적어 나누어주었다.


“아까도 대강 설명하긴 했는데, 다시 설명해드릴게요. 보이진 않지만, 여러분껜 각자 게임머니가 있어요. 나눠드린 쪽지에 적힌 액수가 그 액수고요.”

“이게 내 돈이라고?”

“정혜야, 너 얼마야?”

“나? 19,800원. 너는?”

“나는 24,200원이야.”

“헐. 나는 왜 7,300원밖에 안 돼?”


아이들은 서로서로 액수를 비교했다.


돈이 많은 친구들은 반색했고, 반대로 적은 친구들은 괜히 울상이 됐다.


“저기, 아저씨 질문이 있는데요.”


한편, 성민은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쩝, 또 아저씨라네.


“어, 말해봐.”

“저는 47,000원이랑 10,000원 두 개 적혀 있는데, 저는 왜 2개에요?”

“어? 나도 2개인데?”

“나도.”


태정과 나은도 말을 얹었다.


“너흰 아까 낮에 핫도그 샀었잖아. 그래서 까인 거야.”

“아! 아아, 맞다.”

“음? 저는 왜 아무것도 안 샀는데 5,500원밖에 안 돼요? 준혁이는 거의 10만 원인데.”


입술이 댓발 나온 동호가 투정 부렸다.


“그건 랜덤이야. 나도 어떻게 못 해줘.”

“아······.”

“얘들아 조용히 해봐. 얘기하시잖아.”


대성이 나서서 아이들을 조용히 시켰다.


진수가 말을 이었다.


“아무튼, 여러분들은 그 돈으로 뭐든 사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딱!


그가 손가락을 튕겨 이목을 집중시키곤 덧붙였다.


“그 돈은 매일매일 리필되니까 아낄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리······ 필?”

“예. 여러분은 하루마다 가진 돈을 최대한! 최대한 남김없이 써주셔야 해요.”


진수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누군 돈이 많고 누군 적고, 이런 걸 따질 필요가 없어. 돈 많은 친구가 돈 없는 친구들 몫까지 사서 나눠 먹으면 되는 거야. 어차피 다 써야 될 돈이니까.”

“오오······.”

“주문은 저기 보이는 키오스크에서 하면 돼. 다시 말하지만 음식 남는 거 걱정하지 말고 최대한 시켜. 알겠지?”

“네!”

“그래. 가서 밥들 먹어.”

“야! 가자!”

“너 뭐 먹을 거야?”

“몰라? 메뉴 보고.”

“아! 얘들아. 시우도 챙겨줘.”

“아, 네! 시우야? 누나들이랑 같이 가자.”

“야. 시우는 남자니까 우리랑 같이 먹어야지.”

“뭐래? 그런 게 어딨냐?”


아이들이 시우까지 데리고, 주문을 하러 우르르 몰려갔다.


“선생님들? 선생님들은 저랑 잠깐 얘기 좀 하시죠.”

“아, 네네.”


대성과 다정은 진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진수가 소곤대는 목소리로 말했다.


“말은 해놨지만, 애들이 돈 액수 가지고 서열 나누고 이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애들이 그러지 못하도록 선생님들께서 잘 지도해주셨으면 합니다.”

“예. 물론이죠.”

“서, 설마 그럴까요? 전부 착한 애들이고, 보름 동안 같이 고생했는데······.”


초임 교사인 다정은 다소 낙관적인 말을 늘어놓았다.


과연 그럴까?


사람은 고대부터 서열과 신분 나누기에 환장한 동물이다.


갑질이란 말이 괜히 나왔을까?


“안 그런다면 다행이겠지만요. 아무튼 두 분 믿겠습니다.”

“저기 그런데 진수 씨. 하루마다 돈이 리필된다는 게 사실인가요?”

“네,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아낄 생각 마시고 팍팍 써주세요. 그래야 저도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맞아요. 정말 감사드려요. 이렇게까지 도와주시다니······.”

“누이 좋고 매부 좋자고 하는 일인데요 뭘. 두 분도 가서 식사하세요.”


선생들까지 키오스크로 향했다.


“저렇게 몰렸으니, 우리는 조금 이따 주문해야겠네요.”


서린은 진수의 옆자리에 앉았다.


“먼저 먹게 하죠. 우리보다 훨씬 더 배고플 텐데.”

“나는 상관 없어요.”


서린은 웅장한 푸드코트 홀을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진수 씨. 휴게텔에다 푸드코트까지 들였으니 돈 엄청 많이 썼겠네요? 새로 쌓은 벽도 그렇고.”

“쩝······.”


진수는 순순히 시인했다.


“그렇죠. 엄청 많이 썼어요. 이제 한동안은 시설 더 못 들여요.”


⏱ : D-351

₩ : 9,465,490/300,000,000


기존 1,700만 원 후반대였던 보유금이 900만 원 대까지 떨어졌다.


메꿔야 할 돈이 2억 9천 100만 원.


‘괜찮아. D-300까지 20~30명만 더 모으면 돼. 그러면 빚 갚을 돈은 충분히 나와.’


계획된 소비다! ······라고, 진수는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래도 언젠가 들여야 할 시설이긴 했어요. 저 사람들 와서 일수가 50만 원까지 늘었는데, 그걸 다 핫도그로 때울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킥킥. 그랬으면 진짜 핫도그로 성 쌓았겠네요.”

“똥도 핫도그로 나왔을 걸요?”


사람들이 하나둘 주문한 음식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진수와 서린도 뒤늦게 가서 주문을 했다.


점포 업그레이드며 신메뉴 개발이며, 전혀 안 했기에 주문할 수 있는 메뉴는 몇 개 없었다.


한식에선 순두부찌개와 제육 덮밥, 돌솥비빔밥.

분식에선 라면, 우동, 돈까스, 김밥.


“세상에. 진짜 돌솥비빔밥을 먹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고마워요, 진수 씨. 진짜 이거예요, 이거.”

“예예, 많이 먹어요.”


돌솥비빔밥을 영접한 서린은 연신 엄지를 치켜 세웠다.


풍족한 식사가 끝났다.


진수는 남는 잔반은 버리지 말고 모으라고 했다.


남은 음식의 양이 꽤 됐는데, 그는 그것을 모조리 경매장에 올려버렸다.


처음 올린 핫도그도 아직 안 팔렸지만, 언젠가는 팔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저녁까지 먹은 뒤엔 달리 할 것도 없으니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화장실도 쾌적하긴 했지만, 역시 수면실과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진수는 참 길었던 하루라고 생각하며 잠에 빠져 들었다.


·

·

·


그리고 몇 신지 모를 새벽녘 깨어났다.


“흑······ 흐으윽······ 흐읍······.”


누군가의 흐느낌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목소리만 다른 흐느낌은 새벽 내내 들렸다.


흐으으······ 엄마아아······.

무서워······ 무서워어어······.

엄마 아빠아······ 보고 싶어······.


그건 아이들의 흐느낌이었다.


그저 명랑하고 활달하게만 보였던 아이들은 새벽 내도록 구슬피 울어댔다.


그랬다.


대성의 말대로 애들은 애들이었다.


으슥한 새벽녘, 불쑥 찾아드는 불안과 걱정, 슬픔과 두려움을 애써 외면하는 방법을, 녀석들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진수나 누가 알려줄 수 없는 것이었다.


그걸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어른이 되는 과정이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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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036. 단합력 +53 24.09.06 18,171 659 15쪽
35 035. 청어와 메기, 그리고 상어(3) +101 24.09.05 18,561 770 24쪽
34 034. 청어와 메기, 그리고 상어(2) +54 24.09.04 18,742 653 15쪽
33 033. 청어와 메기, 그리고 상어 +56 24.09.03 19,212 726 15쪽
32 032. 뉴페이스(3) +53 24.09.02 19,714 683 17쪽
31 031. 뉴페이스(2) +44 24.09.01 20,084 679 18쪽
30 030. 뉴페이스 +26 24.08.30 20,481 701 16쪽
29 029. 읍내 진입(3) +37 24.08.29 20,092 750 15쪽
28 028. 읍내 진입(2) +29 24.08.28 20,169 721 15쪽
27 027. 읍내 진입 +35 24.08.27 20,485 679 15쪽
26 026. 몰이사냥(3) +25 24.08.26 20,294 697 13쪽
25 025. 몰이사냥(2) +27 24.08.24 20,780 652 14쪽
24 024. 몰이사냥 +10 24.08.23 20,731 631 13쪽
23 023. 게임의 활용(2) +22 24.08.22 20,769 683 13쪽
22 022. 게임의 활용 +15 24.08.21 20,938 623 15쪽
21 021. qqq를 구하라(3) +23 24.08.20 20,829 66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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