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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불의 서재

일해라,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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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불
작품등록일 :
2018.04.09 23:01
최근연재일 :
2019.09.10 13:00
연재수 :
1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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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5,868

작성
18.06.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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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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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7쪽

2-16. 발명품 (3)

DUMMY

“발사되는 콩알이 무진장 빠르긴 한데, 입구를 잘 보고 있으면 궤도를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일직선으로만 날아가니까.”

“아직 개발 중이니 위력을 얕보지 말도록. 그리고 궤도를 파악하는 게 쉬운 사람은 너 뿐이야. 공간 위에 그을 수 있는 직선이 한 두 개도 아니고.”


호세는 대장의 대답에 머리를 긁적였다.


“가서 차오를 데려와라. 전투에 사용 될 수 있는지 물어봐야겠군.”

“네.”


호세는 대답한 뒤 다시 저택으로 향했다. 이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저택의 거대한 문이 노을에 비춰져 더욱 붉게 번쩍이고 있었다.

집무실에 도착하자, 루디간과 차오가 앉아있었다. 둘은 마치 호세를 기다리고 있기라도 한 듯 조금 놀라며 호세를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호세 군.”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무섭구려.”


루디간의 말에 차오가 웃음을 터뜨렸고, 호세는 쭈뼛거리며 의자에 앉았다.


“대장이 차오 씨를 데려오라고 하셔서요. 새로운 발명품에 관한 걸 물어보고 싶으시대요.”


차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마법공학실험부에 갈 생각이었습니다. 요즘 칸 투레 준비 때문에 통 얼굴을 비추지 않아서 말이죠.”


차오는 일주일이 넘도록 마법공학실험부에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칸 투레가 차오에게 있어 중요한 행사라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일 터였다.


“그 전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호세 군.”


차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호세는 긴장했고, 루디간은 차를 한모금 마신 뒤 눈을 지그시 감았다.


“이번 칸 투레에 호세 군을 세우고 싶습니다.”

“‘캇쿰’ 말인가요? 이미 코하투와 후룸바가 준비하고 있는데요.”


호세는 깜짝 놀라 대답했다. 그러자 차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칸 투레에는 정해진 시합 이외에도, 원하는 사람을 선발하여 양 쪽 모두의 동의가 있으면 비무를 펼칠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의 동의요?”

“예.”


차오는 잠깐 침묵하더니, 호세의 가슴을 정통으로 때리는 말을 꺼냈다.


“칸 투레에서, 검은 칸 클라에와 비무를 해 주십시오.”

“네에?”


호세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질렀다.


“뭐, 경험은 있지 않소. 비록 화장실이긴 했지만 말이오.”


루디간이 입을 열었다. 호세는 말을 더듬었다.


“그렇지만, 저는, 저는 일단 용족도 아니고, 그것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일주일인가요? 그 정도의 연습 가지고 검은 용족의 칸을 상대하는 건 예의에도 어긋날 테고···,”


호세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리며 횡설수설하자, 루디간이 조용히 말했다.


“아주 중요한 역할이오, 호세 님. 저번에 말씀 드렸지 않소? 클라에가 인간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녀석의 편견을 깨뜨릴 주인공이, 바로 호세 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제가요?”

“그렇습니다. 호세 군. 물론 호세 군이 클라에를 완전히 제압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녀의 공격을 세 번 막아내면 호세 군이 승리하는 조건을 걸었습니다.”


호세는 마른 침을 삼키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클라에 씨도 받아들였나요?”

“네. 기분이 좋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러자 루디간이 껄껄대며 웃었다.


“분명 지금쯤 씩씩 거리고 있을 게 뻔하군. 단단히 날이 서 있을 게야.”


루디간의 말에 호세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시는 분과 저를 굳이 붙이시려는 건···. 다른 인간 분들도 계시는데요. 에밀리아 씨라던지.”

“에밀리아 경이 특별한 인간인 걸 클라에도 인정 했거든요. 이미 심어진 인식은 놀라움을 주기 어렵습니다.”


루디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우리는 무력으로 클라에를 혼쭐 내줄 사람이 필요한 게 아니오. 클라에는 거센 바람을 맞으면 뿌리를 깊게 내리는 나무와 같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곧은 나무의 속을 내보이게 할 딱따구리요.”


호세는 복잡한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대답했다.


“제가 그 딱따구린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소. 좀 모자라긴 하지만.”


루디간이 웃으며 대꾸했다. 호세는 여전히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차오를 응시하고 있었다. 차오는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에도 부담스러운 역할을 부탁드려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검은 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자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이 되더군요. 호세 군이 대단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 것을 눈치채기 전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테니까요.”


차오의 진중한 말을 상대를 설득시키는 재주가 있었다. 호세는 그의 부탁이 걱정이 되면서도, 또한 자신을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깨를 다독이는 것처럼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호세는 결심한 듯이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대답했다.


“할게요. 대신 살살 해달라고 말 좀 해주세요···.”


루디간은 호세가 퍽 마음에 들었는지 등을 한 대 소리나게 때리고는 껄껄대며 웃었다. 호세는 아픈 등을 어루만지며 여전히 긴장한 표정으로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차오는 평소처럼 호세의 어깨를 두들기고 문을 열었다.


“그럼 이제 마법공학실험부로 돌아갈까요?”

“네.”


호세는 루디간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루디간은 계속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녀오시게.”


호세는 정겨운 느낌이 들어서 살포시 웃었다.



마법공학실험부의 본관에 도착하자, 텅 빈 공간이 차오와 호세를 마주했다. 호세는 얼른 차오에게 말했다.


“지금쯤 다들 연무장에 있을 거예요. 실험을 한다고 했거든요.”

“새로운 무기를 말이지요. 들었습니다.”


차오는 조용하게 연무장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매캐한 냄새가 났다.


“화약이 너무 많아!”

“윽, 흙 마법 공식을 한 번만 쓸 걸 그랬다.”


대장이 소리치자 데이지가 콜록대며 말했다. 연기 사이로 분홍 머리가 넘실거렸다. 에밀리아는 검을 꺼내 연기를 몰아내고 있었다.


“대장!”

“오, 왔군.”


대장은 찌푸린 인상을 피며 차오를 반겼다. 차오가 꾸벅 인사했다.


“오래간만입니다, 대장.”

“그래. 바빠보이는군.”


차오는 머쓱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 일주일 뒤면 끝납니다. 그 전까지만 기다려 주십시오.”

“재촉할 생각은 없다. 어차피 중요한 일이기도 하고. 그것보다, 이걸 좀 봐야겠어.”


대장이 차오에게 ‘항복하시오 1호’를 내밀었다. 차오는 신기한 듯 긴 막대기처럼 생긴 그것을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


“이번에 위력을 높이려고 화약과 회전을 추가했는데, 반동이 너무 심해서 말이야. 네가 한 번 사용해 봐.”

“흠, 원거리 무기입니까?”

“그래. 제법 괜찮은 게 만들어질거다. 그런데 문제점을 하나 발견했다.”

“뭡니까?”


대장이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마력석이 어마어마하게 들어. 방금 3등급 완충석을 다 썼다.”


호세는 입을 쩍 벌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6.30 21:44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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