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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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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7.05.3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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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글자
18쪽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8)

DUMMY

1세트 경기 맵은 잊혀진 사원.


예전에 자주 했던 맵이지만 요즘은 리그에서 잘 쓰이지 않는 맵이었다. 그래도 이벤트 전에서 간간이 쓰고 우주전쟁 넷 래더에서도 자주 쓰는 밸런스가 맞는 맵이라 평가받기 때문에 이 맵에 대해서는 잘 아는 승아였다. 원재 뿐 아니라 지금 활동하는 프로게이머라면 누구나 이 맵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는 것에서 맵에 대한 메리트는 없었지만 말이다.


승아는 처음에 맵에 쓸 전략을 고민했었다. 처음에 생각한 전략은 역시 운영이었다. 괜히 초반 러쉬를 갔다가 미리 준비하고 있을 원재를 상대로 쉽게 패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운영을 생각했었다. 그랬었는데..


- 아냐! 본진에 병력을 모았다가 한방에 몰아치면 알고도 못막는 타이밍이 나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잠시 들었던 승아였지만, 그렇다고 결국 러쉬를 가거나 하는 모험을 걸지는 못했다. 원재에 대해 알기에 모험이 실패로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시작시 승아도 원재도 둘 다 이 맵에서 선택한 종족은 인간종족이었다. 둘 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고, 그리고 첫 경기를 이기려면 원재는 당연히 제일 잘하는 주 종족인 인간 종족을 선택해야 했다.


승아의 입장에서도 맵도 맵이고 인간 종족이 제일 손에 익은 만큼 원재를 상대로 다른 종족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잊혀진 사원 맵에서 기계종족으로 자트 드랍을 한다거나, 괴물 종족으로 2소굴에서 빠른 하피 생산을 한다거나 하는 것도 좋지만 그러기에는 원재가 다 알아차린다는 것이 승아에게 인간 종족을 선택하게 했다. 결국 남은 것은 인간 종족의 단단함을 믿고 운영으로 가는 것 뿐이었다.


“시작은.. 6시네. 상대가 원재오빠라는 점에서는 그나마 나은건가? 자원이 좀 덜 모이기는 하지만..”


12시, 2시, 6시, 8시의 4가지 시작지점 중에서 2시처럼 12시와 가까워서 초중반을 강요받는 지형은 아니었다. 단지 2시와 8시와는 달리 돈이 좀 덜 모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옆 시작지점인 8시와는 공중거리가 가까울 뿐이지 지상거리는 멀기에 운영을 하기에 확실히 좋은 지점이 6시였다. 어느 곳에도 초반 거리가 먼 장점이 있었다. 뭐 잊혀진 사원에서 어디가 멀지 않겠냐만은, 그래도 12시와 2시에 서로 걸리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던 승아였다. 물론 수비에는 2시와 8시가 입구를 더 적은 건물로 확실히 막을 수 있기에 더 좋지만 말이다.


“일단 내 위치를 원재오빠가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운영을 가야겠지?”


승아는 잠시 초반 러쉬를 생각했던 것을 버리고 운영을 하기로 생각했다. 승아가 가기로 한 것은 빠른 공장 건설 후 앞마당 멀티였다. 1막사 뒤에 바로 운영을 가도 되지만, 그러기에는 원재가 다 보고 있기에 초반에 밀고 들어온다면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


반면 원재는 1막사 뒤에 앞마당 멀티를 바로 갔다. 12시가 시작지점인 원재는 승아가 극초반 러쉬를 오지 않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막사와 보급고를 아예 앞마당에 지으면서 빠른 앞마당 멀티를 준비했다. 다른 선수라면 ‘제 3의 눈’을 이용해서 바로 러쉬를 가서 끝내버릴 수도 있었겠지만, 승아라면 컨트롤로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재도 초반 러쉬를 본인이 하는 것은 승아처럼 하지 않는 것으로 전략을 짰다.


어차피 자신도 초반 잠시라면, 너무 장기전이 아니라면 컨트롤에는 자신이 있었다. 단지 여러군데서 동시에 전투가 일어나면 멀티태스킹을 손목이 따라가지 못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소수 컨트롤만이라면 아직은 원재도 매우 좋았다.


원재는 앞마당에 1막사에서 멀티를 뜨기 시작했기에, 승아보다 약간 빨리 앞마당이 지어졌다. 승아가 오토바이 1개를 뽑으면서 앞마당의 완성이 조금 늦어졌지만 승아는 오토바이 1개로 원재의 위치를 정찰하면서, 일꾼이나 소총병을 살짝 잡아내는 컨트롤을 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원재가 오늘 양심을 버리고 있다는 것.


원재는 승아가 본진에 있는 공장에서 오토바이를 뽑고서 앞마당에 오토바이가 내려오자마자, 앞마당 입구를 좁힌 보급고와 막사 사이에 소총병이 들어갈 참호를 지었다. 오토바이의 진입을 아예 봉쇄하기 위함이었다. 승아의 오토바이가 올라오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정확히 참호는 완성되었다.


“시간이 아슬아슬한데 딱 맞췄네. 와.. 오토바이 도착하자마자 참호완성 딱 되고 소총병 들어가는거 봐.”

“딱 맞췄네. 방어타이밍. 이러면 원재형이 초반엔 더 좋은거 같지 않아?”

“맞아. 승아는 초반에 오토바이로 살짝 견제하려고 했는데 입구를 참호로 막아버렸어.”

“참호를 타이밍 딱 맞게 짓는데? 진짜 원재형 촉 너무 좋은 듯.”

“참호로 입구 막았으니 앞마당 더 빨리 돌아갈거고, 견제하려고 승아가 빨리 오토바이 뽑은게 의미가 없어져.”


경기를 보는 게이머들의 말대로 원재가 확실하게 막아내고 앞마당을 먼저 갔기에 상황이 좋았다. 그 뒤 둘의 빌드는 비슷했다. 둘 다 소총병 위주의 바이오닉이 아닌, 탱크 위주의 메카닉 빌드를 탔다. 바이오닉이라면 막사를 더 지었어야 하는데, 원재도 승아도 그 뒤에는 각자의 본진에 공장을 2개까지 늘리면서 메카닉 테크를 탔다.


이건 승아와 원재가 인간 대 인간 종족전에서 바이오닉보다는 메카닉 위주나, 또는 탱크를 위주로 약간의 소총병을 섞거나 하는 등 탱크가 주력인 것이 전투에 유리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시기의 인간 종족은 원래는 거의 바이오닉을 위주로 전투를 했다. 원재도 이번 대회에서 바이오닉을 많이 사용했고 말이다. 메카닉이 국내 리그에서도 가끔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송선의 스피드한 드랍이 소총병과 의무병의 조합을 태워 공격오게 된다면 작은 비용으로 큰 효과, 그러니까 상대의 일꾼을 다 잡아내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에 바이오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승아의 입장에서는 바이오닉은 지금 절대 써서는 안될 빌드였다. 원재가 오는 길을 다 보고 있을 터인데, 바이오닉을 한다는 것은 기다리고 있는 병력과의 싸움에서 진다는 것을 의미하니 말이다. 물론 다방향 드랍으로 동시에 이곳저곳을 보는 멀티태스킹이 잘 안되는 원재의 약점을 노릴 수도 있지만, 그것도 멀티가 늘어난 뒤의 이야기. 그 전까지 패널티를 안고 싸우는 것보다 메카닉 병력으로 힘을 불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메카닉은 오토바이의 스피드와 투척지뢰 견제도 좋고 말이다.


원재의 입장에서도 메카닉과 바이오닉의 상성관계를 알고 있을 뿐더러, 컨트롤에서도 승아가 자신과 같거나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운영을 보여줄 것을 알기에 손이 많이가는 바이오닉보다는 메카닉을 선택했다. 5판 3선승제의 특성상 첫 세트 경기에서부터 손목에 부담이 많이가는 바이오닉 운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국 이런 둘의 결정은 이후에 계속 메카닉 대 메카닉의 대결로 이어지는 결과가 되었다.


메카닉 빌드를 탄 뒤에는 서로 정면에서 서로의 병력을 견제하면서 정작 큰 싸움은 하지 못하고 정면 앞마당에 맥워리어와 탱크 몇 대를 배치해서 막고는 수송선으로 상대의 본진에 서로 드랍을 했다가 빼는 것이 반복되면서 공/방 업그레이드를 하고 병력이 늘어나는 상황이 이어졌다.


원재가 다 보는데 무슨 수송선 드랍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승아는 원재가 보더라도 비행장에서 수송선을 아예 생산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보더라도 몸이 반응하지 못하면 당하기 때문에 타이밍 맞게 다수 드랍하여 피해를 준다면 승리가 가능했고, 그게 아니라 원재의 주의를 흩트려 놓기 위해서라도 빨리 수송선을 생산해야 했다. 승아는 원재가 집중하지 못하게 계속해서 이곳 저곳에 드랍을 시도하기도 하고, 한번에 여러대의 수송선을 보내어 드랍을 시도하기도 하고 있었다. 피해를 주기보다는 신경을 쓰이게 하고 병력을 살려서 빼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그런 때문에 일꾼을 다량 잡아낸다거나, 건물을 초토화 시킬 수는 없었지만, 계속해서 수송선을 늘려가면서 탱크와 맥, 오토바이를 늘려가는 승아였다.


원재는 공장과 비행장으로 탱크와 맥, 수송선을 늘려간 것은 승아와 같았지만, 제 3의 눈이라는 이점을 이용해서 11시 섬 지역에 빠른 멀티를 시도했다. 6시가 시작지점인 승아의 입장에서는 멀티를 빨리 발견하지 못한다면 밀릴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는 것. 하지만 원재와 수없이 붙어보고 전투의 경험이 많은 승아는 원재의 병력의 숫자를 레이더 스캔으로 보고는 멀티의 존재를 알아챘다.


“나보다 앞마당이 빨랐는데 병력이 저거 뿐이라고?”


그렇다면 당연히 다른 곳에 멀티를 떴거나, 아니면 시야에 안보이는 전진건물이 있다는 것인데 전진 건물의 여부는 방금 오토바이로 다 찾아보았다. 결국 남은 것은 멀티. 오토바이로 찾지 못한 멀티라면 당연히 11시나 5시의 섬 멀티라는데까지 생각이 닿은 승아는 수송선 2기에 맥 8기를 태워 원재의 섬멀티를 견제해서 파괴시켰다.


여기까지는 원재가 불리했지만, 원재는 수송선 6기에 자신의 탱크와 맥을 태워서 승아에게 폭탄드랍을 시도했다. 8시쪽을 통해서 승아의 본진 뒷 지역을 노려서 미네랄 자원 뒤의 비행장 건물을 노린 원재였지만, 승아는 오토바이 몇 대의 투척지뢰로 시야를 확보하고 있었다. 원재와 같이 수송선을 다수 생산하여 병력을 태워 이동하던 승아는 다시 병력을 회군시켜서 내리려는 원재의 수송선을 바로 뒤쫒았다. 승아가 수송선을 다수 운용하는 이유는 몰래 드랍하려는 것이 아니라, 변수를 만들고 당장의 병력의 움직임을 빠르게 하기 위함이었으니 반응도 빨랐다.


“어딜!”

“승아.. 반응 빠르네.”


원재도 수송선을 몰래 빨리 돌렸다고 생각했지만, 승아는 원재의 움직임을 포착해서 아예 내리지 못하게 했다. 내린 병력을 잡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원재의 의도를 저지한 것으로도 만족할만한 것이었다.


그 뒤로도 장기전을 갈 생각이 없는 원재는 계속해서 이곳저곳을 찌르려 했고, 승아는 그것을 막아내면서 간간이 역드랍을 시도하는 전투가 계속되었다. 빈곳을 찌르는 것은 원재가 확실히 좋았지만, 승아는 그걸 꾸역꾸역 막아냈다. 원재가 여러번의 드랍 시도 끝에 한번은 승아의 본진 공장지대를 점거하기도 했었지만, 승아가 걷어낸 적도 한번 있었다. 반면 승아의 드랍은 원재의 완벽한 방어에 막혔다. 그래도 피해가 없이 시선을 끄는 선에서 그쳤기에 승아가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분위기를 보자면 5:5 정도로 팽팽했다.


다수의 수송선에 병력을 태워서 그 드랍을 하는 것은 지금의 우주전쟁에서 최고의 작전일 수밖에 없었는데, 인간 대 인간 전에서 탱크의 화력이 워낙 좋기에 이 탱크들을 스피디하게 움직일 수만 있다면 그 화력으로 바로 경기를 끝낼 피해를 줄 수 있었기에 원재나 승아나 그렇게 수송선에 탱크를 태워다닌 것이었다.


그 뒤에는 각각 섬멀티를 가져간 둘이었다. 2시와 8시의 다른 스타팅 지점이나 그 앞마당에 멀티를 추가로 가져가는 것이 1:1 일때는 보통일지 모르지만, 수송선이 다수인 서로에게는 상대와 조금이라도 멀고 방공포대로 방어하기가 쉬운 섬 멀티가 더 멀티하기에 용이했다. 특히 상대를 다 보고 있다면 더욱 더.


아직은 조금 전 멀티 뜬 섬과 본진, 앞마당 등 3군데에서 밖에 자원을 캐고 있지 않지만 점점 장기전으로 갈 요소가 생겨나고 있었다. 이번에 다시 승아가 역으로 원재의 본진에 드랍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역시 미리 알아챈 원재에 의해 막혔다. 앞마당에 시선을 끌고 섬 멀티쪽에 빈 수송선 1기를 헌납하면서 시선을 3군데로 돌렸지만, 주력 병력의 위치를 눈으로 쫒고 있는 원재의 집중력은 아직 쌩쌩했다. 이대로라면 경기가 지루해 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계속해서 서로가 드랍과 드랍 실패를 반복하며 스피디하지만 지루한 뭉텅이 견제를 계속하고 있을 때, 승패는 정면 전투나 멀티의 숫자나 지키는 것에서가 아닌 의외의 곳에서 났다. 승아가 수송선 8기를 뭉쳐서 이리저리 다닐 때, 원재는 탱크가 주력인 승아의 병력 대신 맥을 위주로 뽑아놓고 있었다. 승아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비율을 조정하면서 말이다. 경기를 보여주는 옵저버도 모르고 둘의 시야를 관람하는 선수들도 모를 정도로 조금씩 탱크보다 맥의 비율을 늘렸던 원재였다. 그리고 그 용도는 곧 나타났다.


“저기... 이번에 승아 드랍 가는 길에, 원재 수송선 2기가 있는데?”

“저기도 원재형 병력 타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승아가 더 좋지. 저거 수송선 잡아먹으면 되니까.”

“빈 수송선 같은데요?”

“빈 수송선이어도 저거 왜 저기 있지? 시야 확보용인가? 그대로 두면 가다가 승아가 내려서 잡아먹을 건데.... 어? 그냥 지나가네?”

“저렇게 나눠서 놓으면 시야는 확보하겠지만 수송선 잡아먹히면 안될 것 같... 억!!! 맥이에요!! 수송선에 맥이 타고 있었어요!”

“저거 뭐야? 빈거 아니었어?!”


원재는 승아의 예상 경로에 맥을 준비했다. 레이더 스캔 등으로 걸릴지 모르니 2기의 수송선에 8기의 맥을 나눠서 태워서 말이다. 맥워리어는 지상 공격력은 소총병 수준으로 약하지만 공중 공격은 미사일로 센 유닛. 대공 공격력이 강했다. 원재는 다 보고 있는 자신의 시야를 이용해서 승아가 오는 길에 맥 8기를 숨겨두었다가, 승아가 막 지나가기 직전에 수송선에 태웠던 맥을 내려서 승아의 수송선을 점사해서 잡았던 것이었다.


“맥을 수송선에 태워서 숫자를 숨긴거야?”

“스캔하면 알아챌 수 있으니까.”

“그래도 어떻게 그리로 수송선이 올 줄 알고..”


어떻게긴.. 보이니까.


그렇게 원재는 8기의 승아의 수송선 중 3기의 수송선을 잡았고, 그 뒤에는 확실히 원재가 유리해졌다. 원재는 같은 방법으로 다시 들어오는 견제를 맥을 두는 것으로 막아내서 병력이 탄 승아의 수송선을 1기 더 잡아낸 뒤에는 자신이 유리해졌음을 확인했다. 확신이 아니라 확인인 이유는 이미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유리해진 상태를 보고 있기에 확신이 아닌 확인이었다. 그 뒤로는 승아는 조금 더 드랍을 시도해 보기도 하고, 정면 수비에 나서기도 했지만 병력이 탄 수송선들이 잡힌 뒤에는 병력을 몰고 자신의 본진에 다시 드랍하는 원재를 병력으로 이길 수는 없었다.


승아는 패배의 기운이 닥치자 조금 더 버텨보려 했지만 자신의 멘탈 보전을 위해 더러운 꼴을 더 보지 않기 위해 GG를 선언했다. 방금 원재의 맥이 수송선에 숨어있다가 오는 길에서 내려서 갑자기 막는 것은 승아의 생각에 너무나도 완벽하게 보였다. 저걸 어떻게 알아챈단 말인가. 맥의 숫자도 미묘하게 늘린 것을 당하고서야 알아챌 정도로 자신에게 보여주는 부분과 보여주지 않는 부분의 숫자 조합이 완벽했다.


- 완벽해. 정말. 완벽하게..


“치사하네. 원재오빠...”


완벽하게 치사했다고 승아는 생각을 결국 입으로 내뱉었다.

원재가 자신의 화면을 다 보는 ‘제 3의 눈’ 초능력이 있는 것을 아는 승아였기에, 지금 원재의 맥 숨김 드랍 수비가 정말 치사하다고 생각했다. 나름 오토바이와 그 부산물인 투척지뢰, 그리고 레이더 스캔들로 원재의 동선과 병력의 움직임을 꿰고 움직였다고 생각했는데 어이없이 맥에 수송선들이 잡힌 이후로 경기가 많이 기울었다. 원재가 맵핵 초능력을 너무 잘 이용한 탓이었다. 그냥 맥을 군데군데 놓는다면 수비병력이 있으니 수송선이 그 위를 지나지 않고 다시 수송선을 되돌릴 것을 예상해서 수송선에 맥을 넣어뒀다가 타이밍 맞게 내려서 공격하다니.. 맵핵과 우주전쟁 최상위 강자의 감각이 섞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하아....”


승아는 방금의 경기에 화가 났다. 원재가 치사하게 나와서 화가 난 것만은 아니었다. 그런것에 감정이 고조된 것도 약간은 있지만 지금과 같은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하고 흔들기로만 경기를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 단편적인 자신의 생각이 너무 안이했던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화가 더 났다.


수송선을 봤으면 그 안에 병력이 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야 했다. 원재의 본진 공장을 점령하면 이긴다는 생각에 길거리에 떠 있는 수송선 2기를 보고 안에 맥이 들어있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던 자신의 실책이라고 승아는 생각했다. 원재가 맵핵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데 방심했다. 진지하게 경기에 임한다고 했지만, 원재가 정말 최선을, 최선에 최선을 다해 치사하다고 느낄 정도까지 전력을 다한다는 것을 느꼈지만 자신의 몸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평소와 같이 움직였던 것에 화가 났다.


- 연습실에서의 오빠랑은 또 다르네.


그래도 이겨야했다. 승아는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었다. 어차피 5판 3승. 겨우 1세트가 종료되었을 뿐이었다. 아직 승아는 경기를 진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까지 나온다 이거지.. 오빠. 이젠 내 차례에요!”


원재에게는 들리지 않을 작은 외침이지만, 그 결의만큼은 전해질지 모를 정도로 단단했다. 승아는 작지만 단호하게 외치고는 이어진 2세트 경기에 집중했다.


작가의말

월화목일에 올리고 있는 제가 일단 월화에 이어서 수요일인 오늘 연재하는 이유는, 내일 혹시나 연재하지 못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있을지 몰라서입니다. 일이 좀 있어서요;ㅁ; 만약 일이 없다면 추가로 올려서 이번주는 주 5회가 되겠지만, 적어도 주 4회 연재를 유지하고자 일단 오늘 올려드립니다.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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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이 시각 국내리그에서는 (1) +5 17.05.17 923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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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5) +1 17.05.01 1,401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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