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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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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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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7.05.3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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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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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0쪽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7)

DUMMY

승아와 원재, 원재와 승아의 결승전.


더블스톰사의 대회 결승까지 빠른 경기로 스무스하게 올라온 승아. 그리고 놀라운 예측 경기를 보여주며 강렬한 예지력을 보여준 원재. 둘의 대결은 여러모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둘의 대결은 예전부터 국내에서 계속 이어져 왔다. 때로는 승아가 이기고, 때로는 원재가 이겼다. 같은팀이다보니 공식적인 대결은 처음에는 개인리그 외에는 없어서 최근 전적 뿐이었지만 실제로는 둘은 팀 숙소에서 비공식전은 셀 수도 없었다. 그렇게 서로를 잘 아는 둘의 대결이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다. 둘의 경기는 둘의 사이를 아는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시선을 모으는 흥미로운 대진이었다.


그런 것을 모르는 외국인들도 둘의 대결을 기대하고 있었다. 일단 외모로도 무언가 있어보이는 둘의 대결이었다. 귀여우면서 이제 점점 외모에 물이 오르고 있는 인형같은 외모의 승아와, 동양인이지만 날카로운 콧날과 빛이 나는 얼굴로 외국인이 보기에는 잘생긴 고등학생 내지는 공부로 장학금을 받는 대학생 같은 느낌을 주는 미청년 원재의 대결은 그 자체로도 그림이 되었다.


원재가 정창환을 이기고 결승에 진출 할 때, 승아는 무대 위의 원재를 바라보았다. 원재의 얼굴은 조명에 더 빛나고 있는 것 같았다.


“역시.. 원재오빠가 올라왔네.”

“어때, 승아야. 원재형 이길 자신 있어? 오늘 완전히 예전 포스 나오시는데.”

“그쵸. 빛나는 포스가 있긴 하죠. 하지만...”


혼잣말이었지만 옆자리에서 같이 경기를 보던 호진이 듣고서는 승아의 말을 받았다. 호진은 이종현을 이기고 결승행이 확정된 승아가 관객석으로 다시 오자마자 옆에 앉아서 원재의 경기를 같이 관람하고 있었다. 국내였다면 4강 뒤에 바로 결승경기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사이사이 광고를 넣고, 또 광고. 아니, 애초부터 4강과 결승을 같은날에 할 이유가 없었다. 관객 동원이나 이런면에서 나눠서 하는 것이 좋았다. 스폰서 기업들 홍보할 날 수를 더 늘려주는데 굳이 하루에 몰아서 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연습할 시간도 충분히 주어져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외국, 그것도 더블스톰사에서는 우주전쟁 개발은 했지만 게임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보니 그저 시간에 맞게 경기를 편성했다. 외국인들 특유의 효율성일지도 몰랐다. 그래서 승아는 4강 경기를 마치고 바로 원재와 창환의 경기를 객석에서 같이 보면서 대기한 뒤에 바로 결승에 임해야 했다. 지금은 그 상대가 원재로 결정난 다음이었다.


“원재오빠랑 워낙 많이 붙어봐서요. 걱정은 안되네요.”

“역시 강심장이네, 승아.”


호진은 긴장이 없어 보이는 승아의 덤덤한 얼굴에 감탄하며 승아의 멘탈에 놀라고 있었다. 아무리 승아라지만 다른 누구도 아니고 원재다. 팀에서 승아가 잘하기는 했지만, 둘과 같은 팀이었던 호진은 원재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언제나 기상천외한 전략과 컨트롤로 자신을 이끌어 주었던 원재.


못하는 선수들에게 지기도 해서 다승왕에는 오르고 있지 못하지만 여전히 히데요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상대전적이 앞서있는 원재였다. 최정상의 게이머는 아니라지만 이길 수 있을 때 이기는 선수가 원재였다. 원재의 실력만큼은 상위권 게이머들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잘하는 선수들과는 천적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승아와는 어떻냐고? 승아와는 비슷한 승패를 지니고 있었다. 승아의 데뷔초기에는 원재가 많이 앞섰다. 승아가 전략적인 부분에 있어서 뛰어나다고는 하지만 원재도 그런 전략은 다 알고 있었다. 남은건 운영과 컨트롤인데, 승아의 데뷔 초기에는 지금과 같은 운영보다는 컨트롤을 믿은 초반 쇼부가 많았는데, 승아의 화면을 보고 게임을 하는 원재가 질 리가 없었다.


지금은 원재가 꼭 이기지만은 않았다. 승아가 나중에 원재와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원재의 그런 반칙성 능력을 알게 된 뒤에야 안정적 운영을 하면서 이기는 경우가 더 많아서 승리와 패배 횟수가 비슷해지기는 했다. 그 말은 곧 이번 경기 결과는 어찌될지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승아는 원재의 4강 경기가 끝난지 5분도 안되어 바로 무대 위로 올랐다. 더블스톰사에서 하는 이 대회는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가 해설가들도 전문가가 아니고, 후원사도 없다시피했다. 무대만 지역에서 음악을 하는 곳을 빌려서 큰 편일 뿐이지, 국내 대회처럼 사이사이 이벤트를 연다거나, 해설진들이 멘트를 친다거나 하는 것 없이 4강뒤 거의 바로 이어서 경기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원재는 4강 경기를 마치고 바로 결승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자리에 앉아서 다음 경기의 전략을 생각하고 있었다. 결승은 이제까지와 다르게 5판 3선승제. 게다가 맵도 추가된 맵도 있었다. 원재는 처음 대진표를 받아들 때부터 자신이 결승에 올라간다면, 당연히 결승의 상대는 승아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승아가 속한 반절의 대진표에는 강자가 없었다. 그나마 있다면 승아가 4강에서 이긴 이종현 정도일까. 한광희에 오경수에 외국인들이라니. 이건 정말 대진이 환상적이지 않은가. 자신이 저쪽에 있었다면 힘들지 않게 바로 올라갈 정도의 대진표였다. 그런 대진을 승아가 못 이기고 올라올 거라고 원재는 생각하지 않았다.


- 역시 승아가 올라왔나.


승아를 상대로 자신이 앞서는 것은 좀더 많은 큰 경기에 대한 경험과 상대방의 화면을 볼수 있다는 반칙성 어드밴티지. 운영이나 순간적 컨트롤은 승아가 조금 더 앞섰다. 그리고 장기전으로 갈 수 있는 체력도 승아가 나았다. 원재로서는 단기전으로 경기를 끝내는 편이 좋았고, 장기전 싸움으로 5판중 2판이상이 흐르는 것은 피해야 했다.


“문제는 이런 점을 승아도 알고 있다는 것인데.. 흠..”


원재가 고심하는 부분이 그것이었다. 원재의 능력을 알지 못하는 선수들도 일단 원재가 게이머치고 나이 들었다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기에 장기전에 가면 종종 화면 동시 컨트롤이 안된다는 것 정도는 분석하고 있었다. 히데요시가 장기전을 가면서 이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고, 장기전을 간 이름값 없는 게이머들도 원재를 이기는 모습도 보여주었기에 이런 내용은 다들 알고 있었다. 하지만 승아는 거기에 더해서 원재가 자신의 화면을 보고 있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냥 예측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하는 것과, 상대가 내 화면을 맵핵처럼 다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과는 쓰는 작전이 다를 터였다.


“적어도 극초반 러쉬는 오지 않겠지. 내가 보는 걸 다 아니까.”


원재는 자신의 전략과 능력을 다 아는 승아가 어떻게 나올지, 또 그에 대해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고민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한편, 반대쪽 좌석에 앉기위해 무대위로 올라가던 승아도 원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회귀한 자신에 대해 자신을 제외하고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그리고 모든 것을 같이 공유하는 동반자 같은 사람. 현재보다 과거의 세계에서 더 대단했던 사람. 서원재. 그와 이런 무대의 결승에서 붙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에 승아는 살짝 가슴이 떨렸다. 연습실에서 계속해서 본 사람이고 같이 많이 붙어보았지만, 여기가 진짜 대회의 결승, 세계대회의 첫 결승 무대였다. 그리고 거기에 자신과 원재가 올라와 있다.


예전의 자신처럼 오래 게임이 힘들다지만, 여전히 강력하고, 맵핵을 장착한 강력한 사기캐인 원재. 히데요시와 정창환의 경기에서 보았을 때 아예 대놓고 자신의 장점인 초현실적인 ‘능력’을 어필하는 듯이 보였던 원재의 모습들을 볼 때 어떻게든 이 경기에서 우승을 하겠다는 원재의 마음가짐을 승아도 감지할 수 있었다.


- 원재오빠도 이 대회의 중요성을 아는거지.


이벤트 대회라고만 여기는 현재의 국내 분위기와는 다르게, 원재도 승아도 이 대회가 세계로 우주전쟁이 뻗어나가는 시발점이 되는 대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차후 이 대회가 글로벌하게 더 커지고 스폰서가 붙으면서 규모가 커지면서, 초대 우승자가 계속 언급될 경기라는 것도 함께 알고 있었다. 승아도 원재도 모두.


둘다 이 경기에서 이겨야 한다는 당위성을 인지하고 있었고, 실력도 있었다.


승아는 무대위로 올라 자리에 앉기 전, 원재와 무대 위 한가운데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만났다.


“오빠. 결승이네요.”

“그래. 네가 올라올 줄 알았어.”

“네. 저도 제가 올라갈 줄 알았어요.”

“.....너 답다. 보통은 여기서 ‘저도 오빠가 올라올 줄 알았어요.’ 같은 말을 하지 않니?”

“.....예전의, 그 예전의 오빠가 아니니까요.”

“호오.. 얕보는거니? 난 최.선.을 다할건데.”

“최선을 다하세요. 그래도 제가 이기겠지만.”


서로 미소띤 얼굴로 둘은 사석과는 다르게 무대 위에서 불꽃튀는 신경전을 벌였다. 잠시간이었지만 서로 승리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고 불을 지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차피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경기인 이상 승자는 단 1명. 며칠간 계속 달려온 더블스톰 우주전쟁 대회의 승자가 결정될 5전 3선승제의 경기, 1세트가 승아가 자리에 앉아 세팅을 마치고 난 뒤에 곧바로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원래 모레 추가 연재지만 내일 일단 이어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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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7) +9 17.05.30 864 24 10쪽
313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6) +14 17.05.29 879 27 17쪽
312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5) +4 17.05.28 909 27 12쪽
311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4) +12 17.05.25 937 21 14쪽
310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3) +4 17.05.23 905 24 16쪽
309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2) +2 17.05.22 883 23 14쪽
308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 +3 17.05.21 892 22 11쪽
307 이 시각 국내리그에서는 (2) +7 17.05.18 1,649 25 18쪽
306 이 시각 국내리그에서는 (1) +5 17.05.17 923 22 10쪽
305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3) +4 17.05.16 909 21 9쪽
304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2) +3 17.05.14 969 23 15쪽
303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1) +6 17.05.11 936 20 11쪽
302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0) +4 17.05.09 910 21 10쪽
301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9) +7 17.05.08 901 25 13쪽
300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8) +4 17.05.08 1,107 23 11쪽
299 <300화 특집 수필!> 한승태 작가가 바로 어제 프로게이머를 만난 이야기. +10 17.05.07 945 16 10쪽
298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7) +7 17.05.04 1,239 22 15쪽
297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6) +6 17.05.02 946 23 8쪽
296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5) +1 17.05.01 1,399 24 11쪽
295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4) +4 17.04.30 937 25 10쪽
294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3) +3 17.04.27 914 22 12쪽
293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2) +7 17.04.26 904 26 16쪽
292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 +8 17.04.24 941 24 13쪽
291 주목받는 신인 (2) +4 17.04.23 967 22 14쪽
290 주목받는 신인 (1) +8 17.04.20 987 28 13쪽
289 새로운 것을 보여주다 (9) +4 17.04.18 987 28 12쪽
288 새로운 것을 보여주다 (8) +5 17.04.17 929 23 16쪽
287 새로운 것을 보여주다 (7) +3 17.04.16 921 24 15쪽
286 새로운 것을 보여주다 (6) +4 17.04.13 968 23 14쪽
285 새로운 것을 보여주다 (5) +11 17.04.11 936 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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