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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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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3,029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04.30 23:53
조회
937
추천
25
글자
10쪽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4)

DUMMY

승아는 비행기 안에 들어가자 생각보다 넓은 좌석의 편안함에 미소를 지었다. 안락함에 등을 좌석에서 뗄 수가 없었다. 이코노미 좌석이 아닌 비즈니스 좌석을 더블스톰사에서 지원해 주었더니 꽤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성인 남성도 편안한 좌석의 크기 때문인지 푹신한 좌석 때문인지는 몰라도 편안했다.


“편하네요.”

“아무래도 비지니스니까. 더블스톰사에서 신경을 좀 많이 써 줬는걸?”

“상욱오빠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그랬네요.”

“그러게.”


상욱은 승아와 원재가 미국에 떠나는 그날까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스로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가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지금 현재 아무런 나쁜 일도 하지 않는데도 미국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 화가 나기도 했다. 만약 지금의 자신이 승아나 원재처럼 화제성이 있거나 게임을 압도적으로 잘한다면 더블스톰사에서 힘을 써 주어서 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 상욱이었다. 이런 상욱의 생각이 꼭 틀리지만은 않는 것이, 더블스톰사에서는 상욱의 경기를 보고 싶기는 했지만 굳이 꼭 데려와야 하는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기는 했다. 상욱이 경기를 더 잘한다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잠시 상욱의 생각을 한 승아와 원재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해외 여행이 처음인지 창밖을 보기도 하고, 좌석의 이곳저곳을 만져보기도 하며 정도는 다르지만 신기해하고 있었다. 소란스럽던 김칠구도 그 촌스러움을 입으로 꾸준하게 발사하다가 최정일에게 결국 제지당해 비행기에서는 비교적 조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던 승아는 공항에서 보았던 게이머들중 한사람이 없는 것을 발견했다. 이종현이었다.


“어? 종현오빠는요?”

“그러고보니.. 종현이 어딨지?”

“안 탄거 아니에요?”

“곧 출발할건데. 어디갔어?”


원재는 종현을 찾으러 주변을 둘러보다가 창환을 발견했다. 창환과 항상 같이 다니는 이종현인 만큼 창환의 주변에 있을 터였다.


“야. 정창환. 종현이는?”

“여기.”

“어디?”

“아후.. 내 바로 오른쪽.”


정창환이 가리킨 자리를 보니 몸을 완전히 숙이고 있는 이종현이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완전히 고개를 무릎 사이에 묻고 두 손을 깍지껴서 뒷머리에 올린 채 마치 거북이가 웅크리듯 완전히 웅크리며 떨고있는 이종현이었다. 원재는 이종현의 모습을 보고 말했다.


“야. 종현아. 몸이 진짜 안좋나? 창환아. 아까부터 종현이 왜 그래?”

“몰라. 야. 이종현. 어디 진짜 안좋냐? 왜그래?”

“으으....”


이종현은 정창환과 원재의 물음에 이빨을 딱딱거리며 떠는 모습으로 대답했다.


“비.. 비행기.”

“비행기가 뭐?”

“줄이 없어.. 으으.. 죽을거야.”

“뭔 줄?”

“니들은 안 무섭냐? 우리 죽는다니까.”

“뭔 헛소리야?”


이종현은 조금 고개를 들더니 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줄이 없다고. 비행기에 달린 줄이.”

“뭔 소리야?”

“니들 상식적으로 이 무거운 비행기가 뜨겠냐? 뜨겠어? 니들 케이블카 안타봤냐?”

“??”

“이런 무식한... 무식하면 겁도 없다더니. 야. 비행기는 다 그렇게 가는거야. 상식적으로 이 무거운게 하늘로 뜰 리가 없잖아. 전세계가 사실은 긴 케이블로 연결되어서 케이블카처럼 운행하는 거야. 근데 아까 오면서 보니까 비행기 위에 케이블이 연결이 안되어 있더라고!!! 이대로 출발하면 죽어!!”

“...........”

“................”

“...................”


정말 진지하게 열변을 토하는 이종현을 보고 승아와 원재, 창환은 잠시 말을 잊었다.


“야. 이종현. 너 정말..”

“그럼 정말이지! 난 진지해! 야. 지금 좌석 앞에 봐봐. 이거 써있는거 안보여? ‘구명복은 중앙 팔걸이 밑에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왜 이런 말을 붙여놓겠냐? 이게 위험하니까 붙여놓은거라고!!”

“아니.. 그건.. 원래 있는거야. 야. 종현아. 그러면 그동안 니 말대로 케이블카처럼 비행기 운행했다고 치자. 그럼 오늘만 없을리가 없잖냐? 하튼 안전하다는거야. 케이블이 있든 없든.”

“아냐! 그동안은 케이블 있이 운영했다가 오늘 처음으로 케이블 없이 가는거지. 우리가 실험용인거야! 으으.. 우린 죽을거야..”

“...야이....”

“으으.. 하나님, 부처님, 알라님. 살려주세요. 착하게 잘 살게요. 살려주세요.”

“이자식.............진심이었냐.”


평소에 깐죽거리는 녀석이면 이게 장난이거나 농담이거니 하겠는데, 이종현이 그런말을 하니 진심이라는 것을 같은팀의 창환은 느낄 수 있었기에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하나 곤란해 했다. 이종현은 진심으로 떨면서 각종 신들을 찾으며 벌벌 떨고 있었다. 원재는 헛웃음을 지었고, 승아도 그런 이종현을 보며 잠시 피식 웃을 수 있었다.


비행기에 탄 것은 한국의 게이머들만은 아니었다. 타카노 히데요시는 일본의 초청선수 자격으로, 진 로베르토는 미국의 초청선수 자격으로 더블스톰사의 대회에 초대를 받았는데, 현재 있는 곳이 한국이니만큼 한국의 선수들과 같이 비행기를 탔다. 그들은 한국의 게이머들과 특별히 어울리지는 않고 조용한 편이었다. 진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기쁨에 잔잔한 조용함이 있었다면, 히데요시는 미국에서야말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조용한 가운데에서도 활활 불태우고 있었다.


그렇게 12명의 게이머들은 태평양을 건너 이동을 시작했다.


***


10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선수들은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다. 왜 캘리포니아로 왔는데 샌프란시스코 공항이냐고 말하는 김칠구가 있기는 했지만 모두 무시했다. 이종현도 다시 땅을 밟자 안심했는지 안색이 점점 돌아오고 있었다.


지성철은 내려서 공항의 시계를 보고서는 의문을 표했다. 공항의 시계는 전자식으로 날짜까지 표시되어 있었는데, 분명히 오후 4시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오전 10시 반이었다. 날짜는 분명히 출발한 날과 같은 날짜였다. 꽤 오랜 시간을 날아온 것 같은데 오히려 시간이 줄어있었던 것이었다. 나라마다 시간이 다르다는 것을 지식으로 알기는 했지만 실제로 다시 당일 아침을 또 겪는 느낌이 들자 시간을 번 느낌이었다.


- 어쩐지.. 올 때 계속 낮이더라니.


지성철은 시간 등에 관해 김길용과 붙어서 이야기를 나눴고, 다른 선수들도 일단은 팀별로, 또는 친분별로 뭉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승아는 GT와 한국항공의 선수들과 같이 있었다. 호진과 히데요시였다. 히데요시와 다른 선수들은 별로 친하지 않았지만, 아직 일본의 선수들이 모이지 않은 상태에서 히데요시는 같은팀의 호진과 함께 있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통역이 붙어있다는 점이 히데요시와 다른 선수들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했다. 뭐. 그렇다고 할지라도 호진 이외에는 특별히 말을 거는 선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공항에 도착하자 먼저 밀려오는 것은 배고픔이었다. 하지만 숙소에 자리를 잡고 짐을 푸는 것도 중요했다. 대회가 내일 있는 만큼 전날부터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먹을것과 쉬는것이 안정된 상태에서 경기준비를 해야 했다. 호진은 원재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원재형. 일단 호텔로 가야겠죠?”

“응. 숙소 잡아준거 보니까 회사 부근인 것 같더라고. 일단 그리로 가야지. 거기 가 있으면 일본 선수들도 오겠지.”

“후.. 전 일단 가면 뭐라도 먼저 좀 먹고 싶네요.”

“아.. 나도. 진짜 기내식 맛없더라.”

“으.. 그나마 넌 오믈렛이었지. 난 최악이었어. 진짜 맛없더라.”

“원재 넌 잘 먹더라?”

“난 괜찮던데?”

“넌 컵라면도 같이 먹었잖아! 이 배신자. 승아랑 둘이서만 맛있게 먹어놔?”

“아니, 내가 컵라면 니들도 시키라고 했잖아. 라면따위 비행기에선 안먹는다며 니들은.”


승아와 원재를 제외하고는 국내에서도 먹을 수 있는 컵라면을 먹지 않는다면서 다들 기내식을 호기롭게 이것저것 시켰지만, 그나마 나은 것을 건진 사람은 승아와 원재를 제외하고는 오믈렛을 고른 정창환 한명 뿐이었다.


“기내식이 그렇게 구리게 나올 줄 누가 알았나.”

“맞아. 비지니스석인데 그럴 줄이야.”


중간에 승아들이 먹은 기내식은 정말 맛이 없었다. 회귀전에도 그랬지만 정말 기내식은 맛이 없었다. 분명히 같은 쌀과 밀가루, 채소로 만들어낸 음식일텐데 어떻게 만들어야 그런 맛이 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승아는 회귀 전부터 기내식이 맛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다시 먹는 기내식의 맛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나마 마법의 스프가루가 뿌려진 컵라면이 같이 했기에 망정이지, 정말 다시 생각하기 싫은 맛이었다.


컨디션을 조절해서 대회에 임해야 하는 프로게이머들로서는 이런 사소한 것들도 미치는 영향이 컸다. 먹는 것 뿐 아니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많은 게이머들은 외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경기전 약간의 세팅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직접 사용하던 컴퓨터가 아니라는 점과 호텔에서 연습을 하지 못한다는 점이 조금 걸리고 있었다. 물론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것은 자신의 것을 사용하기에 전자의 문제는 넘어갈 수 있지만, 경기전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평소 실력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 평소의 실력과 당일 무대 컨디션에 따라 대회에서의 승리가 좌우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걱정들을 안은 채 일단은 먹고 쉬기 위해서 일행들은 내일의 경기에 대한 기대와 부담감을 함께 안은 채로 호텔을 향해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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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이 시각 국내리그에서는 (1) +5 17.05.17 923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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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2) +3 17.05.14 970 2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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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0) +4 17.05.09 911 21 10쪽
301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9) +7 17.05.08 901 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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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 <300화 특집 수필!> 한승태 작가가 바로 어제 프로게이머를 만난 이야기. +10 17.05.07 945 1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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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5) +1 17.05.01 1,400 2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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