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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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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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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7,240

작성
17.05.0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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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0쪽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0)

DUMMY

승아가 엘키를 이긴 뒤에도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더블스톰 우주전쟁 대회는 패자부활전이나 팀엘리 방식 등이 아니기 때문에 3판 2선승제를 지면 그대로 끝이었다. 아직 더블스톰사에서의 첫 경기이기에 진행방식이 단순 토너먼트로 되어있지만, 그래도 떨어진 선수도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했다. 국내였으면 토너먼트 경기 이후에 떨어진 선수는 바로 팀 숙소로 돌아간다거나 했겠지만, 경기장을 나가봤자 특별히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은 경기에서 졌더라도 남아서 다른 경기를 구경하고, 서로 대화하고 있었다. 이미 게임보다 관광에 눈이 먼 한광희 같은 선수들은 오늘 경기가 없다는 것을 알자마자 자리를 비운지 오래였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대회장 안에 있었다. 외국 선수들은 경기를 즐기는 경향이 강해서인지는 몰라도 경기에 진 엘키도 어디 가지 않고 자리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경기가 지속되면서 선수들의 우열이 점점 가려졌다. 외국 선수끼리 서로 맞붙거나, 한국 선수끼리 붙은 경우에는 서로가 난전이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지만, 한국 선수와 외국 선수가 붙은 경우에는 경기의 결과가 거의 나왔다. 방금 치뤄진 경기도 그랬다.


원재와 중국의 쉔 바오 선수의 경기는 원재가 2:0으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쉔 바오와 원재 모두 기계종족을 선택하여 경기를 치뤘는데, 첫 경기는 사냥꾼 맵에서 원재가 2관문 기계전사 푸쉬로 승리를 거뒀다. 평지인 맵에서 초반 강력한 기계전사를 이용한 러쉬가 일품이었는데, 위치마저 원재의 손을 들어주었다. 1시와 3시.


원재가 3시였는데 쉔 바오는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12시부터 일꾼 정찰을 했다. 그리고 아크 테크를 올렸는데, 사냥꾼 맵에서 1시가 약간 구석진 느낌이라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는 몰라도 3시와는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원재는 정찰도 없이 바로 1시로 기계전사를 휘몰아쳐 승리를 거두었다.


이어진 2번째 세트.

잊혀진 사원에서 열린 이어진 경기에서 쉔 바오는 기계종족을 다시 골랐다. 아마도 주 종족이 기계종족인 듯했다. 원재가 주종족이 인간종족임을 알고 있었던 국내의 게이머들은 원재가 인간 종족을 2세트에서는 고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2번째 세트도 원재의 선택은 기계종족이었다.


- 기계종족?

- 중국애 완전히 얕보인거 아냐?

- 그래도 잊혀진 사원은 기계보다는 주 종족인 인간이 낫지 않나?

- 뭐.. 생각이 있겠지.


이종현과 정창환이 원재의 종족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재의 선택의 이유는 곧 볼 수 있었다. 쉔 바오는 원재에게 당한 것을 그대로 갚아줄 법도 했지만 자신이 준비한 빌드를 쭉 밀고 나갔다. 빠른 아크 생산이었다. 아크를 본진 3관문에서 생산하면서 멀티를 최대한 늦게 뜨는 빌드였다. 원재에게 전판에 기계전사로 밀린 것을 만회하려는 듯 병력 생산에 집중하는 쉔 바오였다.


아크에 올인하는 빌드가 바로 전 맵인 사냥꾼 맵에서 쓰였다면 괜찮을지 몰랐다. 물론 원재가 바로 기계전사로 아크가 모이기 전에 응징하기는 했지만, ‘시작 지점의 거리가 멀었다면’ 이라고 전제한다면 말이다. 그런데 잊혀진 사원에서는 3관문 아크를 응징할 원재의 빌드가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수송선에 자트를 태워 포격하는 자트 빌드. 잊혀진 사원에서 시작지점이 6시인 쉔 바오에게 8시가 시작지점인 원재는 자트를 이용해 일꾼 피해를 주고 수송선으로 유유히 빠지고, 일꾼이 털린 뒤 가진 병력으로 쉔 바오가 역러쉬를 왔을 즈음에는 이미 약간의 아크와 수송선을 이용해 다시 본진으로 돌아온 원재의 자트가 언덕위에 대기한 뒤였다. 그리고 그 뒤의 전투는 일방적이었다. 쉔 바오의 아크는 원재의 본진을 거의 밟아보지도 못하고 언덕 밑에서 비비적대다가 자트의 에너지 포와 언덕위의 아크에 녹았고, 그 뒤로는 이미 우세한 우위를 원재가 편히 지키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실력차가 제법 나는 경기였다. 실력차 뿐 아니라 상대의 빌드와 생산 상황을 전부 보고 경기하는 원재는 같은 피지컬의 경우에 무난한 빌드가 아니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반칙과도 같은 선수였다. 물론 다음 경기의 상대가 원재의 상성과도 같은 히데요시였기에 다음 경기는 어떻게 될 지 몰랐지만 말이다.


***


그 뒤로도 경기는 계속해서 진행되었다. 초반 러쉬로 짧은 경기도 있었지만, 1시간에 달하는 경기도 나오기도 했다. 하루에 꽤 많은 일정이 3판 2승으로 잡혀있는 만큼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실내 경기장이라 선수들은 잘 몰랐지만 경기 시간은 벌써 10시간을 넘어서서 밖은 어두워진지 오래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짧은 경기도 있었지만 제법 긴 경기도 간간이 나왔기에 중간중간 자리를 비우거나 아예 돌아간 게이머들도 슬슬 생기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대회라고 치기에는 점점 자리가 비워지고 보는 관객들도 원래 적었는데 이제는 거의 선수들밖에는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올 것 같지 않던 오늘의 마지막 경기의 차례가 왔다.


패티 매트릭과 정창환의 경기.


창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나가자 이종현과 원재 등 친분이 있는 게이머들은 창환을 응원했다.


“잘하고 와.”

“낙승이지.”

“패티 쟤 얕보지 말고. 다른 외국인들이랑 틀려. 히데요시 급으로는 생각해야 할거야.”

“흠.. 그정도야? 오케이. 방심 안한다.”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 마음을 어느정도 놓고 있었던 정창환이지만, 친분이 있는 원재가 주의를 주자 어느정도 능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놓았던 마음을 다시 조여잡고 무대에서 경기에 임하기 시작했다.


처음의 종족 선택에서 정창환은 자신의 주 종족인 괴물 종족을 골랐고, 패티 매트릭은 잠시 랜덤을 고르는가 싶더니 정창환과 같은 괴물 종족을 선택했다. 첫 경기의 맵은 잊혀진 사원.


정창환은 2시, 패티 매트릭은 12시였다. 둘 다 괴물 종족을 선택한 만큼 상대의 초반 러쉬에 민감한 모습이었다. 앞선 경기들에서도 극초반 러쉬를 상대가 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가 뒤통수를 맞고 한세트를 헌납했던 선수도 있었던 만큼 초반에 매우 강력한 사냥개의 러쉬를 조심해야 했다.


잊혀진 사원에서는 본진플레이보다는 앞마당을 가져가는 플레이가 많이 나오지만, 정창환과 패티는 둘 다 9일꾼 즈음에 연못을 먼저 만들면서 상대의 극초반 사냥개가 오더라도 막을 수 있는 빌드를 선택했다. 약간 빌드가 틀리기는 했다. 정창환은 비올란테를 하나 더 찍은 뒤에 연못을 선택했고, 패티는 가스를 만들었다가 취소하면서 일꾼을 하나 더 찍은 뒤 연못을 선택했다. 괴물 종족의 비올란테는 유닛의 제한을 풀어주는 역할, 즉 인간 종족의 보급고나 기계종족의 수정과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괴물 종족에 한해서는 이것을 잠시나마 넘어서서 유닛을 찍는 방법이 있었다. 괴물 종족은 건물을 만들 때 일꾼이 직접 건물로 변태하여 만드는 종족이었는데, 이 때 일꾼이 건물로 변태하면서 일꾼의 인원수가 1기 줄게 된다. 이것을 이용해서 건물을 만든 뒤 9/9와 같이 일꾼을 최대한 찍은 다음, 다시 건물을 만드는 것을 취소하면 다시 그 건물이 일꾼이 되면서 10/9와 같이 일꾼이 늘어나는 것이었다.


이 방법으로 패티는 초반에 자원을 조금 더 캘 수 있었다. 하지만 빌드는 정창환이 더 좋았는데, 패티가 쓴 방법은 당장은 자원을 한두번 더 캘 수는 있지만 결국 비올란테를 늦게 찍음으로서 멀리 보자면 일꾼이 더 많아지거나 유닛이 더 많아지는 것은 정창환처럼 비올란테를 찍은 쪽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경기가 크게 기울거나 하는 차이는 아니었다. 패티와 정창환 둘 다 상대의 초반러쉬를 의식해서 연못을 지은 뒤 후의 빌드의 순서만 약간 틀렸을 뿐, 둘다 사냥개 6기를 뽑아내어 상대의 러쉬를 막으려 준비했다. 일꾼이 아니라 사냥개를 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잊혀진 사원에서 12시와 2시에서 시작한 괴물 대 괴물의 경기에서는 서로 상대의 본진쪽으로 첫 비올란테 정찰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상대의 본진을 자신의 비올란테로 뻔히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서로를 보고 있는 상태이다보니 서로 쉽게 러쉬를 갈 수가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로는 슬슬 일꾼을 하나 둘 찍기 시작했다. 앞마당도 가고 말이다.


창환은 패티의 대응이 자신과 거의 같은 것을 보고 쉽지 않은 경기임을 직감했다.


- 원재가 말한게 맞는데? 다른 외국인과는 달라. 이녀석 나랑 빌드가 거의 같잖아?


6사냥개 이후 앞마당과 일꾼. 여기까지는 빌드가 완전히 같았다. 언덕이 있는 잊혀진 사원에서는 초반 사냥개 올인이 아니라면 사냥개를 언덕위에서 막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사냥꾼 맵보다는 사냥개의 활용도가 적었다. 라미아냐 하피냐의 빌드 선택이 있는 자리였다.


정창환은 고민하지 않고 앞마당에서 가스를 캐면서 하피를 선택했다. 어차피 서로가 서로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라미아보다는 하피가 변수를 일으키기 좋다고 생각했고, 상대의 멀티와 내 본진이 가깝기에 본진 방어와 멀티 견제가 동시에 이루어지려면 하피가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예전에야 생각할 것 없이 라미아를 주로 뽑았지만, 이제는 하피가 대세였다. 특히 본진의 공중 거리가 가까우면서 지상거리가 먼 잊혀진 사원은 하피가 활약하기 좋은 맵이었다. 정창환은 테크를 올린 뒤 하피탑을 지으면서 비올란테의 시야가 보여주는 패티의 본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더욱더 경각심을 가졌다.


- 이녀석도 하피탑이잖아? 만들어지는 타이밍도 거의 나랑 같아! 이러면... 믿을건 컨트롤인가?


놀랍게도 패티는 정창환과 같은 빌드를 가고 있었다. 정창환이 몇초정도 빠르기는 했지만 패티도 정창환과 같은 빌드였다. 서로가 서로의 본진을 본 뒤 하피인 것을 확인하고 비올란테를 빼는 타이밍까지 같았다. 이제는 정창환의 생각처럼 컨트롤 싸움에 승패가 달려있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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