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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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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05.01 23:40
조회
1,399
추천
24
글자
11쪽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5)

DUMMY

도착한 호텔은 8층 가량의 고풍스런 건물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70~80년대에 지어진 듯한 건물이었는데, 그보다 예전에 지어진 호텔을 보수한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처음 지어졌을 때에는 최고급으로 지어졌는지, 제법 괜찮은 외관을 보유하고 있었다. 호텔의 입구 앞에는 분수대가 있었으며, 그 분수대를 원형으로 둘러싼 도로의 남북으로 길이 뻗어 있어 다시 거기서 원형으로 길이 뻗어나가는 분위기의 호텔이었다. 마치 베르사이유의 장미에 나오는 저택의 정원안에 고풍스런 저택이 높이를 조금더 높였을 뿐이라고나 할까, 한국의 8층 건물은 옆으로 넓지 못해 공간이 좁았지만, 선수들이 숙박할 이 호텔은 미국의 넓은 땅을 이용해서 지어서인지 옆으로는 광대한 너비를 자랑하고 있었다.


“와.. 이거 무슨 궁전인가?”

“궁전치곤 좀 넓긴 하지만 멋있는데?”


호텔의 첫인상은 확실히 괜찮았다. 분수대 옆을 선수들이 탄 차가 지나갔다. 분수대를 작동시키지 않는 한국의 분수대들과 달리 시원한 물줄기가 허공에 무지개를 수놓으며 시원하게 뿌려지고 있었다.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이정도 호텔은 쉽게 있지 않다는 것을 미국에 와 보지 않은 이들도 느낄법한 대형 고급 저택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호텔이었다.


더블스톰사에서 마련한 차량에서 내린 선수들은 로비의 육중한 문을 밀고 안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

호텔에서는 특별한 일들은 없었다. 바로 다음날 경기가 있기에 시차 적응 등 컨디션 유지가 시급했기에 각자만의 루틴으로 내일을 준비하기 바빴기 때문이었다.


죽을것 같은 느낌의 케이블 줄이 안 달린 비행기를 타고 와서 극도의 긴장 상태였던 것을 이완시킬 시간이 필요한 이종현과 같이 대부분의 선수들은 쉬면서 자신의 컨디션을 다시 찾기를 원하고 있었다. 이미 한쪽 구석에 있는 쇼파에 잠시 앉아서 쉬는 선수들도 보였다.


물론 아직 활기가 넘쳐서인지 호텔 로비에서도 아직 팔팔함을 뽐내며 약간의 관광을 원하는 선수가 있기는 했다. 바로 김칠구. 팬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진중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진지하지 않은 김칠구였다. 칠구가 비록 팀에서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는 있지만, 아직은 팀에서 나이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승아 회귀전의 미래와 같이 진지한 면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정일이 형! 관광가요! 호텔 캘리포니아!! 금문교!!”

“.....칠구야. 경기 끝나고 할 수 있으면 하자. 저기 윤승아도 너처럼 관광하자고 안그래.”


칠구는 정일이 가리키는 쪽, 그러니까 로비 다른쪽에서 체크인을 하고 있는 원재와 승아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승아는 지금 비행기를 타고 온 선수들 중 가장 어린 나이임에도 평소와 같은 평정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린다거나, 아니면 외국에 와서 기뻐한다거나 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마치 주변 슈퍼마켓이나, 팀 숙소에 온 듯한 느낌으로 편하게 있는 승아였다.


게다가 옆의 원재는 영어로, 무려 영어로 호텔 프론트에 말을 걸고 있었다.


[우주전쟁 한국 대표로.. 아, 아니 더블스톰사에서 예약 했을 텐데요. 이름은 서원재입니다.]

[아.. 미스터 서. 여기 목록에 이름이 있네요. 특별히 제게 이야기 해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방금전에 더블스톰사에서 오신 분들이 체크인을 미리 해 주셨네요.]

[그런가요?]


원재는 호텔 프론트의 직원에게 말을 걸었다가 괜히 무안해졌다. 국내 선수들중에 영어를 못하는 선수들이 거의다, 아니 원재 혼자만 영어가 될 것 같기에 숙소를 안내 받았지만 체크인을 하려고 했던 것인데, 생각해 보니 너무 앞서나간 행동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비행기 좌석 예약에 비행장부터 호텔까지 같이 온 더블스톰사의 직원이 있었으니, 이정도 대우라면 당연히 호텔 체크인은 미리 해 두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어야 했다. 해외에 한두번 나왔던 것이 아닌데 이런 것을 생각하지 못하다니.. 원재는 스스로도 약간 긴장한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보았다.


- 이런 당연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니.. 나도 아닌 척 하지만 긴장한 건가.


원재는 살짝 헛웃음을 내뱉었다.

경기를 해외에서 치르는 것은 이번 삶에는 처음이었다. 이번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세계에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알려지냐가 결정될 것이었다. 원재는 이번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 왔다. 실력으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의 ‘쇼’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관심을 사로잡으려면, 그냥 이기는 것만으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무대를 만들고 관심을 만드는 판을 짜는 것은 원재가 잘하는 것이었다. 이미 국내리그 초반에 흑마술사 복장으로 시선을 끌었던 전력이 있지 않은가? 원재는 처음에 미국에 올 때 예전에 썼던 코스프레 복장도 가져올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기보다는 가서 분위기를 보고 만들기로 결심한 상태였다. 어차피 영어가 듣고 말하기가 되니, 상대의 분위기를 보고 느끼면 될 것이었다. 그것이 원재의 생각이었다.


원재 옆의 승아는 입술을 꼭 다물고 원재가 프론트와 대화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승아는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해도 어느정도 들을 수는 있었다. 예전 삶에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구매 고객이 외국에서도 있었고, 영어로 능숙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는 아니지만 간단한 의사를 표현하거나 하는 정도의 일상 대화는 되는 승아였다. 하지만 굳이 자신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다. 옆에는 원재가 있었으니까.


그리고 승아가 말이 없는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것은 긴장감이었다.

승아는 외국에 여행하러 와 본 적은 회귀전에 있었지만, 지금 삶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제일 긴장한 이유는 외국이라는 사실보다 게임을 하러 이렇게 큰 대회에 나오는 것이 처음이라는 것이었다. 승아는 겉으로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이었지만, 속으로는 진땀을 흘리며 스스로에게 연속해서 되뇌었다.


- 윤승아! 긴장하지 말자! 더블스톰사의 대회라고 별거야? 긴장하지 마!


승아와 같은 강심장도 긴장할 법한 것이, 더블스톰사의 대회는 나중에는 월드 클래스 대회라고 불리면서 크게 되는 대회이기 때문이었다. 아직은 더블스톰사에서 랭킹제와 점수제를 적용하지는 않고 일시적인 이벤트 대회처럼 대회가 열렸지만, 이번 대회의 우승자가 최초의 우주전쟁 세계대회 우승자로 기록이 남는다는 것을 아는 승아는 대회의 본질보다도 더 긴장하고 있었다. 승아가 제 컨디션을 찾는 것은 이러한 허상을 얼마나 잘 걷어내고 현실의 대회에 집중하느냐에 달려있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다른 선수들은 그저 미국의 우주전쟁을 만든 회사에서 자신들을 초대해서 하는 이벤트 경기인 것으로만 알고 있기에 마음은 편했다. 단지 김칠구를 말리는 최정일도 미국의 분위기에 약간 들떠있을 정도로 마음의 평상심을 찾는 것이 우선 문제일 뿐이었다.


입구를 지나 숙소로 올라가는 선수들이었다.

숙소는 5층.

선수들의 체크인 수속이 이미 다 완료되어 있기에 올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선수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야. 미국 호텔은 좀 낡았는데?”

“이건 낡은게 아니라 고풍스러운거야. 새거만 좋은거인줄 아냐?”

“그래도 낡은건 낡은거지. 이거 엘리베이터 올라가다 줄 끊어지는 거 아냐?”

“뭔 재수없는 소릴...”


미국에 도착한 여운으로 아직 들떠있는 선수들을 태운 엘리베이터는 5층에 도달했다. 5층이라고는 해도 한국의 호텔과는 달리 객실이 100개가 넘는것도 같았다. 역시 미국이었다. 길이 미로가 아님에도 왠지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 것만 같은 복도였다. 복도에는 짙은 붉은색의 양탄자가 저 끝에 복도가 점으로 보이는 정도까지 길게 뻗어있었다. 그것도 2층부터는 층의 가운데를 비워서 ㅁ자로 복도를 길게 만들어 긴 ㅁ자를 만들어 놓았다.


“와.. 큰데?”

“넓어. 복도도. 길고.”

“우와아~”

“넌 몇호실이야?”

“난 5014호.”

“난 5029호인데.”


선수들은 서로 배정된 호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 헤어지고 있었다. 앞으로 걸어가면서 중간중간 자신의 호실을 발견한 선수들은 복도로 들어가고, 다른 선수들은 앞으로 더 나아가면서 옆으로 적힌 객실의 호수를 보고 자신의 방을 찾고 있었다. 승아는 자신의 호실이 5138호임을 기억해냈다. 숫자로 볼 때 아마도 앞으로 좀 더 걸어가야 하리라.


- 여긴 엘리베이터가 다른쪽엔 없는건가? 머네...


그때였다.


앞에서 금발의 한 청년이 방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한 25살쯤 되었을까, 젊은 나이답게 청바지에 평범한 셔츠를 입은 백인 청년이었다. 청년은 방에서 나오더니 몸이 찌뿌둥해서인지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으갸가갸갸갸!!!]

[앗.. 저 녀석은!! 패티 매트릭!]

[뭐야? 그 햄버거 패티 같은 이름은?]


방을 찾아 걸어가던 일행에게 보인 금발 청년을 보고 감탄사를 터트린 것은 아직 일행과 같이 행동하면서도 특별한 말이 없던 진 로베르토였다. 진은 한광희와 함께 미국의 초대를 받은 터였다. 물론 진은 다른 이들과 달리 미국 대표로 초청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일행과 함께 차를 타고 숙소에 온 터였다.


진의 감탄사를 듣고 한광희는 녀석에 대해 물었다. 물론 영어로.


[왜 그래? 진. 패티? 저 햄버거 사이 고기같은 이름의 녀석은 누군데? 아는 녀석이야?]

[음... 캐나다의 우주전쟁 게이머야. 아마추어 대회에서 몇번 본 적이 있지. 저 녀석도 초대받았을 줄이야.. 아니, 저 녀석이니까 여기 초대받은 건가?]

[쟤도 우주전쟁 게이머라고? 저 그냥 뉴욕 길거리에 있을 법한 대학생 같은 녀석이?]

[잘해. 뭐랄까.. 천재가 있다면 저런 녀석이랄까? 생각지도 못했던 플레이를 많이 해. 센스가 좋아.]

[너랑 비교하면 어때?]

[음.. 난 붙어본 적이 좀 있는데, 오프라인은 아니고 온라인에서야. 전부. 오프라인에선 대진표가 달라서 얼굴만 봤어.]

[그래서 하튼 붙은 결과는?]

[내가 한번 이기고 다 졌어.. 한 5번 졌나? 잘해.]

[진, 너는 나도 이겼어. 그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어.]

[광희, 네가 나한테 진 것이 더 많지 않나?]

[무슨 소리! 내가 더..]


광희는 진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걸어가면서 앞에 보이는 캐나다의 우주전쟁 게이머인 패티를 다시 쳐다보았다. 진이 과대평가 했을지는 모르지만 잘하는 우주전쟁 선수라고 하니 일단 시선이 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영어가 되지 않는지 그냥 외국인인가, 진이 아는 사람인가 생각하고 있는지 별 생각이 없었지만 진의 말을 들은 광희는 한번 더 패티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계속 걸어서 패티의 옆을 지나쳤다. 진과 광희도 옆을 지나면서 입을 잠시 다물었다.


그리고 일행 중에, 패티 매트릭의 얼굴을 알아본 사람이 둘 더 있었다. 원재와 승아였다.


작가의말

내일 뵙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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