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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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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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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05.21 23:56
조회
892
추천
22
글자
11쪽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1)

DUMMY

다시 미국.


더블스톰 우주전쟁 대회는 부전승과 1차전을 거쳐 16명을 확정지었고, 오늘은 그 중 반이 떨어지게 되는 날이었다. 첫날 부전승 시드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치열한 1차전을 치뤘는데, 거기서 한국의 게이머들 중 2명이 탈락했다. 이성의 최정일과 김칠구였다. 최정일은 이종현을 만나서 탈락했고, 김칠구는 지성철을 만나서 탈락했다. 김칠구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아직 지성철의 공격성을 이기기엔 힘들었는지 몰랐다. 그래도 1:2로 그나마 한 경기를 이겼다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첫날 더블스톰사의 판단미스로 많은 경기가 오래간, 새벽까지 펼쳐졌었기에 8강전 경기는 당일 아침 9시부터 일찍 시작되었다. 그래서 오전에 8강에 올라갈 4명의 선수가 확정되었다.


첫 경기는 부전승으로 올라간 한광희와 1차전에서 영국의 게이머를 힘들게 이기고 올라간 독일의 게이머였다. 1차전을 힘들게 올라간 그였지만 한광희에게 2:0 셧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한광희가 국내에서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근대에서는 나름 주장에 에이스였다. 독일의 게이머가 쓰는 빌드 정도는 이미 숙지를 하고 있었고, 운영도 확실히 국내의 리그로 다져진 이상 충분히 외국의 아마추어 게이머는 한광희가 압도할만 했다.


2번째 경기는 최정일을 이기고 올라간 이종현이었다. 부전승으로 올라온 상대는 진 로베르토. 진 로베르토는 국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GT의 이종현을 이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날 끈이 안달린 비행기를 타고 와서 컨디션이 안좋았던 이종현이지만, 이미 땅에 익숙해진 이종현은 어제와는 또 달라서 다시 제 컨디션을 찾아 실력을 회복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에도 최정일을 이겼던 이종현이었다. 진 로베르토를 만났지만 이종현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모르는 외국 선수들보다 편했다. 진의 빌드를 국내에서 많이 겪어보았기에 상대하기가 편했던 것이었다. 쉽게 이종현이 승리를 가져가고 8강에 합류했다.


3번째 경기는 승아였다. 당연히 승아의 승리. 승아는 부전승으로 올라온 싱가포르의 게이머와 붙게 되었는데, 2:0 경기를 무려 10분만에 끝내고 말았다. 인간 종족을 골라서 기계종족인 싱가포르 게이머를 일꾼 + 소총병 러쉬로 극초반 러쉬 연속으로 농락하고 말았다. 첫 경기야 승아의 극초반 러쉬를 예상하지 못해서 당했다고 하더라도 두번째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승아는 두 번 당해보라는 듯 똑같은 방식으로 쉽게 초반 러쉬를 성공시켰다. 맵 센터 부근에 막사를 지으면서 빨리 충원된 소총병 3기 정도와 일꾼으로 초반에 관문을 짓고 기계전사를 뽑으려던 상대는 기계전사를 뽑아냈지만 일꾼으로 기계전사가 나오는 곳을 블로킹하고 뒤에서 쏴대는 소총병의 공격에 부비부비 멈칫 멈칫 두둠칫 하다가 그냥 녹아내리고 말았다. 그 뒤로는 수정이 파괴된 기계종족은 아무것도 못하고 GG를 칠 수밖에 없었다.


10분도 안되는 시간에 2경기를 극초반 치즈날빌로 날린 싱가포르의 게이머는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멍하게 앉아있었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틈도 없이 경기가 끝났기 때문이었다. 승아는 그런 싱가포르의 게이머를 내버려 둔 채 쿨하게 경기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왔다.


승아의 경기를 본 국내의 선수들은 당연히 일어날 결과가 일어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승아 상대로 초반 대비 안하면 저렇게 되지.

- 어제 경기 보고 승아 상대로 운영하려고 했던 모양인데, 승아 특기는 원래 극초반 러쉬야.

- 근데 운영 가도 승아가 이겼을걸?

- 그건 인정. 실력차가 좀 많이 난다.


하지만 승아의 일꾼까지 동원한 극초반 러쉬는 외국인들에게는 신선하게 비춰졌다. 그들이 생각하는 초반 러쉬는 소총병만 모아서 가는 러쉬가 대부분이었다. 그들이라고 일꾼을 동원한 러쉬에 대해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렇게 한 사람들은 이기지 못했다. 우주전쟁 넷 래더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승아는 달랐다. 일꾼과 소총병이 각각 생명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컨트롤로 정확히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었고, 경기를 빨리 끝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4번째 경기는 부전승으로 올라온 오경수와 남아공의 인간 종족의 선수였는데, 오경수는 2:0으로 쉽게 이기고도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외국인을 이기는 거야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기쁘지 않았고, 이겨서 8강에 올라가기는 했지만 다음날 4강의 상대가 윤승아였기 때문이었다.


- 아니.. 내 대진운은 왜 이래.. 에휴.. 다음이 윤승아라니. 난 운도 드럽게 없지..


오경수는 자신의 대진운을 탓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달리 오경수의 운은 좋은 편이었다. 일단 여기에 한광희나 최정일과 같이 턱걸이로 초대선수 명단에 들어있었다는 점이 운이 좋았고, 또 와서 부전승으로 올라간데다가 그다음 경기도 외국인 선수와 붙어서 쉽게 이겨서 8강까지 올라갔으니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오경수는 그 스스로만 몰랐을 뿐이지 운이 좋은 편이었다.


5경기가 바로 이은지가 생각했던 호진의 경기였다.

호진은 첫날 추첨이 잘 되어 부전승으로 올라갔다. 상대에 대해 계속 분석을 하는 호진은 첫날부터 경기를 보는 와중에도 속으로는 다음날 상대에 대해 분석을 하고 있었다.


- 내 상대는 외국인이 올라오진 않겠지. 당연히 외국인 정도야 우리나라 선수가 누를 능력이 되니까..


호진의 생각대로 전날 있었던 경기에서는 국내의 게이머가 외국의 게이머를 누르고 올라왔다. 호진의 상대가 되는 선수는 바로 김길용.


진이슬에 이어서 X-게임넷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김길용에 대해서는 호진은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김길용은 자신과 같은 기계종족의 선수로, 우락부락한 외모와는 달리 경기가 섬세한 편이었다. 프로게이머를 한다는 것 자체가 투박한 컨트롤을 하는 선수가 거의 없는만큼, 외모에 있어서 편견을 가지면 안된다는 것을 호진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대위에서 김길용을 만날때마다 움찔움찔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오- 나왔군요. 바바리안 선수. 이름이 뭐라고 했죠?]

[하하. 바바리안이라. 정말 적당한 표현입니다. 저 얼굴에 저 체격은 정말 지금 미식축구 쿼터백을 해도 상대가 움츠러들만 한데요. 미식축구를 해도 잘 했을 법한 체격의 선수 아닙니까?]

[네. 미식축구에 동양인 선수가 많이 없는데, 지금 길용 김 선수는 당장에 그쪽에 선수로 나가도 될 정도로 건장한 체격입니다.]

[하하. 마우스가 큰 마우스를 쓰는데도 엄청 작아보이네요.]


미국의 해설진들이 이야기하듯이 실제로 길용은 더블스톰사에서 나온 대악마2 라는 게임의 야만전사 종족인 ‘바바리안’이라는 캐릭터를 빼다박은 모습이었다. 물론 그정도로 근육이 비현실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체력단련에 꽤 힘쓴 길용인데다 타고난 덩치만으로도 저 선수가 우주전쟁 프로게이머가 맞나 하는 의심을 가지게 했다. 현존하는 마우스중에 제일 큰 마우스를 쓰고 있음에도 마우스가 작아보이는 착시효과를 줬으니 말이다.


반면 그와 붙는 호진은 평범한 학생처럼 보였다. 특히 외국인들이 보는 동양인은 나이보다 어리게 보는 만큼 길용과 대비되어 더 어려보이는 느낌이었다.


[이러면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 느낌이 나는데요?]

[저는 바바리안과 MIT 공대생의 대결 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것도 맞습니다. 하하.]

[하하. 여러가지 말씀하셨는데 현실은 어떨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전문적으로 오랜 해설을 거친 한국의 게임 해설진과 다르게, 미국의 해설진들은 이번 방송을 위해 급히 부른 사람들이었다. 지역방송의 쇼 프로그램 진행이나 패널을 하고 있는 그들은 전문적인 게임진행자가 아니었고, 3명중 1명만이 더블스톰사의 게임을 이해하는 미국의 아마추어 게이머였는데 그는 말을 잘 하지 못했다. 덕분에 게임 내적인 요소보다 게임 외적인 요소에 중점을 맞추어 해설을 하기에 그리 좋은 게임해설이라고 볼 수는 없는 해설이 계속 이어졌다.


[지금 경기가 기계종족끼리의 대결이죠?]

[그렇기는 합니다만 체구로 볼때 스펙상 거의 최신 컴퓨터와 낡은 컴퓨터의 대결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모니터는 어느 쪽이 더 큰 것 같습니까?]

[아무래도...]


피식.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원재는 헛웃음을 지었다. 경기를 구경하면서 중간중간 오버하면서 액션을 취하는 그들의 해설을 들을 수밖에 없었는데, 1차전 경기를 가지고 분석하거나 하는 것들은 전혀 없고 쓸데없는 말들이나 하거나, 단지 보이는 선수들의 체격조건만으로 경기를 판단하고 있는 미국의 해설진들의 행태가 웃겨서였다. 이들은 아직 우주전쟁의 승리를 가져오는 요소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호진은 그들이 얕볼만큼 약한 선수가 아니었고, 길용도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힘으로 누르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너무 모르고 있어. 우주전쟁을.”


원재는 이런 것들도 이 경기가 어떻게 흥행하고 이기느냐에 따라 바뀌리라 생각했다. 원재는 바로 다음 경기가 자신의 경기였기에 생각을 여기서 멈추고 일단 다음 경기를 위해 무대뒤로 이동하면서 생각을 무대에서 자신에게로 다시 가져왔다.


***


원재가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것과 별도로 무대에서는 드디어 오늘의 5번째 선수들의 매치가 시작되었다. 3판 2승으로 치뤄지는 1세트 경기는 사냥꾼 맵에서 시작되었다.


1세트 경기는 사냥꾼 맵에서 벌어지는 만큼 기계종족인 둘 다 본진에 관문을 지으면서 시작했다. 2:2 경기라면 먼저 캐논포를 짓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관문을 짓고 상대의 러쉬에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둘 다 관문을 더 지으면서 2관문까지 관문을 늘렸다.


사냥꾼 맵에서는 관문에서 나오는 기계전사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덕이 없는 사냥꾼 맵이기에 아크로 원거리 공격을 하기보다는 기계전사로 밀어붙이는 것이 힘싸움에서 좋기 때문이었다.


7시와 5시의 서로 다른 시작지점에서 시작한 호진과 길용은 처음 중앙에서 만났을 때에는 기계전사 1:1 싸움이었는데, 서로 한두대 치더니 한대를 먼저 맞은 호진의 기계전사가 다시 본진으로 회군했고, 길용의 기계전사가 그 뒤를 길게 쫓지 않으면서 1차 격돌은 끝났다.


그 다음 격돌은 기계전사가 두 선수 모두 3기씩 충원된 다음이었다. 센터에서 재격돌한 싸움에서 이번에는 호진이 먼저 공격을 시도, 선타를 성공시켰지만, 길용이 그 호진의 공격을 받은 기계전사를 세심하게 뒤로 빼 주면서 양옆에서 동시에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호진의 기계전사들도 맞붙어서 결국은 기계전사 3기 각각이 1:1을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번에는 먼저 공격을 맞은 길용이 기계전사들의 피를 보고서 자신이 질 것 같자 바로 빼 주면서 교전이 중단되었다. 결국 두 선수 모두 서로의 기계전사를 1기씩만 잃은 상태에서 교전은 종료되었다. 서로 만만치 않은 컨트롤을 확인한 초기 교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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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이 시각 국내리그에서는 (1) +5 17.05.17 923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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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2) +3 17.05.14 970 2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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