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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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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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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7.05.29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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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글자
17쪽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6)

DUMMY

4강에 올라간 선수들은 국내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었다. 소속팀은 공교롭게도 통신 대기업인 XK와 GT. 각각 2명씩이었다. 선수들이 연습 시설등이 좋은 대기업 시스템의 지원을 받았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아이템카이 연습실처럼 단칸방에 2개 컴으로 돌려가면서 연습하고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대기업팀이라서 경기를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보통레벨의 선수들이야 연습환경이 좋은 대기업팀이 좋지만, 지금 더블스톰사의 대회에서 4강에 올라간 선수들이 XK와 GT의 선수들인 이유는 팀의 지원을 잘 받은 것도 있지만 원래부터 잘하는 선수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올라갈 선수들이 올라갔다고나 할까.


원재나 정창환, 이종현은 팀을 만들때부터 클랜 위주로 영입한 두 대기업에 노린 주력의 선수이고, 승아는 우주전쟁 넷 래더에서 탁월한 성적으로 스카웃 당한 뒤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을 정도로 진출자들은 누구하나 4강에서 빠질 실력의 선수가 없었다.


***


다음날.


4강경기는 전날의 8강과 같은 3전 2선승제는 같지만, 맵이 약간 틀렸다. 그전까지는 1, 2세트 경기가 사냥꾼, 잊혀진 사원. 3경기의 맵은 잉카제국으로 고정되어 있었는데, 4강에는 1세트에는 뒤집혀진 사원, 2세트는 사냥꾼, 3세트는 잊혀진 사원 맵을 사용했다. 더블스톰사에서 이번에 새로 만든 맵인 뒤집혀진 사원은 영어로는 리버스 템플이라고 불렸는데, 이 맵은 잊혀진 사원의 언덕을 아래지형으로, 아래 지형인 부분을 언덕지형으로 높낮이를 뒤집어 새로 만든 맵이었다. 잊혀진 사원의 리모델링 버전이라고나 할까.


선수들은 이번 대회 4강부터 쓰이는 뒤집혀진 사원에 대한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다. 이 맵을 더블스톰사로부터 전달받은 것도 대회 1주일 전쯤부터라 거의 처음 보는 맵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4강부터 결승까지만 쓰이는 맵이기 때문에 자신이 올라갈거라 확신하지 못해 연습하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 이종현과 정창환은 연습하기는 했지만 연습량이 부족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만들어서 1주일 전에 주어진 맵임에도 불구하고 이 맵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바로 승아와 원재였다.


회귀전 많이 보아온 맵 중에 하나인데 모를 수가 없었다.

회귀가 사기라지만 뭐 어떻게 하나.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승아와 원재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등장한 뒤집혀진 사원 맵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뒤집혀진 사원은 언뜻 보면 시작지점이 낮고 다른 모든 지점이 언덕위인 높은 지형이라 인간 종족이 좋아보이지만, 사실은 특정 종족이 유리하다거나 한 것은 없었다. 인간 종족은 물론 괴물 종족을 상대로는 공격을 가는 동시에 그 지점이 언덕위가 되기에 입구를 조이고 공격을 하는데에 장점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건 괴물 종족을 상대하는 것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었다. 기계 종족일 경우에는 전진 관문 전략이나, 아크를 뽑아서 탱크가 나오기 전에 압박하는 것으로 인간 종족을 압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괴물 종족과 기계 종족의 사이에서는 괴물 종족이 잊혀진 사원처럼 하피를 갈 수도 있고, 역언덕형이라 가시괴물을 써서 압박하기에도 좋았다. 결국 원래 게임 의도대로의 종족 상성대로를 더 크게 발휘할수 있는 맵이라는 이야기였다.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느냐, 아니면 모르느냐에 따라 같은 4강 진출자라도 넷의 차이는 컸다. 회귀가 확실히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기대를 모았던 결승 진출자는 치열하게 3세트까지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대중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전부 2:0의 스코어로 승자가 정해졌다. 결승 진출자는 역시 승아와 원재였다. 맵의 종족별 상성을 알 뿐더러, 뒤집혀진 사원 맵에서 지난 생을 거쳐서 실전과 연습을 많이 한 승아와 원재에게 너무도 유리했다.


처음 승아와 이종현의 경기에서는 이 맵의 상성을 아는 승아가 앞마당에 이어 자신있게 센터에 3번째 소굴을 지은뒤 병력을 뽑아내며 맵을 장악하고는 가시괴물로 이종현을 이리저리 흔들고, 하피로도 뒤를 치는 등 전후방을 전부 압박하면서 승리를 거두었고, 2경기 사냥꾼 맵조차 괴물 종족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사실 사냥꾼 맵은 1:1을 하기에 인간 종족이 좋은 맵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승아는 인간종족을 더 잘하지만 인간이 아닌 괴물 종족을 선택하여 경기를 진행했다. 본인이 3종족 모두를 잘한다면 굳이 인간종족으로 출전할 이유가 없는 맵이다보니 승아는 세트마다 종족을 선택할 수 있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코어가 2:0 이라고 해서 이종현이 못했다는 것은 아니었다. 승아가 손도 빠르고 컨트롤도 좋음에도 불구하고, 승아는 이종현의 앞마당 멀티를 제지하지 못했고, 뒤집혀진 사원에서 약 15분 가량을 이종현은 꾸역꾸역 버티며 반전을 꿈꿨다. 승아가 유리하기는 하지만 탄탄하게 버티려는 이종현의 모습이 어떻게든 미래를 보려는 의지가 보였던 경기였다. 맵을 잘모르는 상태에서 몰려서 6:4 정도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다른 이들이라면 바로 7:3 8:2로 밀릴 상황을 유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이종현의 실력을 엿볼 수 있었다. 게다가 이어진 2세트 대결의 사냥꾼 맵에서도 전판을 이미 진 상황이라면 위축될 법도 했는데도 이종현은 승아에게 승부를 걸었다.


11시에서 시작한 승아와 1시에서 시작한 2세트 대결에서 이종현은 12시가 비었다는 것을 확인한 승아가 11시와 12시 사이의 앞마당 멀티를 가져가는 것을 보고 바로 앞에 캐논포 러쉬를 시전했다. 이종현을 실력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멀티를 먼저 했던 승아는 이종현의 캐논포 러쉬에 앞마당을 취소해야만 했고, 입구가 캐논포로 조여지게 되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번 2세트는 이종현이 이길 것이라고 본 선수들이 있었다.


“종현이가 이번엔 좀 하는데?”

“이건 윤승아라고 해도... 입구가 조여지면 답이 없지 않나?”


하지만 승아는 라미아를 양껏 끌어모아 자신의 막힌 입구를 뚫은 뒤에 이종현의 1시 본진으로 한방 올인 러쉬를 갔다. 이종현은 앞마당까지 갔기에 이번 한방 러쉬가 막히면 자원에서나 유닛에서나 이미 운영이 힘든 승아였다. 이종현이 앞마당을 지켰다면 본진에 틀어박혀 자원을 더 캐지 못하는 승아가 패배했겠지만, 이종현은 승아의 앞마당을 조인 캐논포를 믿고 본진과 앞마당의 수비를 소홀히 해서 병력이 많이 없었다.


입구의 캐논포 러쉬가 성공한 뒤 잠시 마음을 놓고 멀티를 뜨고 있던 이종현에게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공격을 성공시킨 승아. 승아는 캐논포를 믿고 일꾼을 찍었던 이종현의 병력 공백을 틈타 공격을 가서 성공시켰다. 멀티가 깨진 뒤로는 본진까지 일사천리. 승아는 이종현을 그렇게 2:0의 세트스코어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외국의 관객들은 그동안 승아가 올라오는 것에 조금씩 놀라기는 했지만, 이제는 승아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디 인형의 집에 있을 것만 같은 귀여운 소녀가 화려하고 정확한 컨트롤과 결단력으로 자신의 상대를 이기고 또 이겨서 결승까지 올라오는 모습에 놀랐고 감탄했기 때문이었다.


[윤.. 승아? 매우 큐티하군! 그런데 경기는 외모와 다르게 익사이팅해! 지금까지 경기들이 전부 완벽하다고!]

[몇살이지? 초등학생인가? 매우 어려보이는데.]

[17살인가? 16살인가? 그렇다더군.]

[그래? 그보다는 어려보이는데.. 동양인들은 나이를 알 수가 없어.]

[동양인이 아니라 윤이 어려보이는 거겠지. 예쁘기도 하고.]

[정말 대단해! 난 오늘부터 그녀의 팬이 된 것 같아!]

[이제 그녀를 알았나? 난 전부터 한국의 방송 영상을 인터넷으로 보고 있었지. 그녀는 정말 대단한 선수야.]


외국인들끼리의 대화를 들었는지는 몰라도 승아는 결승에 진출한 지금에서야 조금씩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살짝 손을 들어 가슴앞에 주먹을 쥐고 말없이 기뻐하고 있었다. 승아의 주먹은 마치 ‘좋았어! 이제 결승이야!’ 라고 말하는 듯 했다.


사실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첫 세계대회 경기에 참가한 승아는 그간 꽤 긴장해 있었던 상태였다. 자신의 실력이 늘었고 많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큰 대회에 대한 경험이 승아에게는 없었다. 국내 대회에서는 꽤 많이 나갔지만, 세계대회에 대한 경험은 없었다. 전의 삶에서는 경기에도 제대로 출전할 기회를 받지 못하는 마스코트 여자 선수신세였기에 지금과 같이 실력으로 큰 대회에 나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렇기에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음에도 보이는 것과 다르게 실제로는 많이 긴장했던 승아였다. 그렇지만 직접 경기를 해 보니 외국인 선수들은 생각보다 너무 못했고, 국내의 선수들은 이미 상대해 봤었기에 편하게 경기를 치루다보니 결국 결승까지 올라오는데 무난하게 성공했다. 승아는 결승에 올라간 것이 확정된 이후 좀 더 편안해진 마음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그 뒤에 이어진 원재와 창환의 경기는 무난한 전투가 있었던 승아와 종현의 경기와는 달리 이후 창환이 언급을 꺼려하는 경기가 될 정도로 잔인하게 진행되었다.


원재는 창환과 경기를 전생, 현생을 통틀어 꽤 많은 경기를 치뤄왔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이 언급이 자주 되는 게이머였다. 나이가 같은 것도, 통신사 라이벌 팀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언론에서도 리그 초기에는 꽤 서로를 경쟁상대로 부각시키고 있었다. 특히 전생에서는 원재가 황제로서 군림하는데 상대를 해 주며 밑바탕을 자주 깔아준 것이 정창환이었는데, 이번 생에서도 창환은 원재가 유명해지는데 자신을 희생해서 도움을 주고 있었다.


1세트 뒤집혀진 사원에서 원재는 역시 창환의 시작지점을 바로 파악했다. 6시에서 시작한 원재는 2시의 창환이 12시로 초기 비올란테 정찰을 보낼 때, 바로 일꾼과 소총병을 데리고 초반 압박을 시작했다. 창환도 원재와 종종 붙어보았기에 원재가 초반 압박을 해 올 것이라는 것을 어느정도는 예측하고 있었기에 앞마당을 빨리 가져가기보다는 연못을 지어서 사냥개를 빨리 뽑는 빌드를 타기는 했다. 본진에 촉수건물까지 짓고 초반에 끝나는 것을 막을 준비를 완벽히 갖춘 창환. 하지만 원재의 러쉬는 오지 않았다. 창환은 이상하게 생각했다.


- 원재라면 이미 왔을 터인데? 왜 안오지?


창환은 전생에서도 이번생에서도 원재와 사적으로도 친분이 있고, 경기도 많이 치뤘기에 원재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다. 녀석의 성향으로 보아 분명 1세트를 승리로 가져가고 편하게 게임에 임하려고 할 것이고, 그것은 초반 압박이나 초반 올인으로 나올 것이었다. 그런 원재의 빌드를 창환은 예상했다. 그래서 촉수건물까지 지으면서 수비를 했는데 오지 않다니?


이상하게 생각한 창환은 앞마당으로 그동안 뽑은 사냥개를 내보내면서 원재에게 초반 피해를 주기위해 나갔지만 나갈 수 없었다.


- 뭐.. 뭐야?


창환의 사냥개가 나가지 못한 이유는 간단했다. 입구가 막혔기 때문. 역언덕형인 뒤집혀진 사원의 맵을 이용하여 원재는 아예 보급고와 막사를 창환의 입구에 지으면서 소총병을 생산했던 것이다. 그 결과 사냥개가 입구를 아예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다. 맵의 특성을 잘 알고, 상대에 대해서는 더 잘 아는데다 시작지점까지 알고 초반 봉쇄를 한 원재의 잔인한 한수였다.


“와.. 원재형 잔인한데.”

“원재형이 근데 바로 2시 정찰 가지 않았어요? 2시 언덕아래 들어가지도 않고 마치 거기 창환형이 있는 줄 아는 것처럼 입구 막던데.”

“아.. 몰라. 저자식이 저렇게 하는걸 보는게 하루 이틀이야. 후우..”


조금전 승아에게 져서 기분이 좋지 않은 종현은 원재의 대단한 맵핵 플레이를 보고도 놀라기보다는 그저 불편한 어투였다. 하지만 다른 국내의 게이머들은 양심의 봉인을 해제한 원재의 플레이가 가져오는 결과를 계속해서 보고서 감탄을 토했다.


“와.. 입구에 참호랑 공장도 짓는데요? 이거 못나와요.”

“완전히 가두리 양식 시키는거네. 안에서 뽑아봤자 뭐가 나온다고..”

“근데 진짜 어떻게 바로 찾았대?”

“그러니까 서원재지.”

“지금 탱크 뽑는거 보고서는 하피로 본진 역견제 가려고 준비중인데 이미 6시 본진에는 방공포대 짓고 있어요. 와.. 다 보이는 듯.. 장난아니네요.”

“상대가 할게 하피 역견제밖에 없다는거지. 입구는 참호랑 탱크로 완전히 틀어막고 있으니까.”


창환은 하피로 견제를 가 보고 입구를 뚫어보려고 애도 써 봤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원재에게 이렇게 당한게 하루이틀은 아니지만, 그래도 매번 지는 것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도 원재에게 진 것이 실제로 진 것보다 더 많은 횟수로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지게 되면 묘한 패배감이 들었다.


- 서원재.. 너 이렇게까지 했어야 했냐? 후... 릴렉스.. 릴렉스 하자. 2세트가 있어.


창환은 마음을 가다듬고 2세트 경기에 몰입했지만, 사냥꾼 맵에서도 원재를 이길 수 없었다. 원재는 의외로 기계종족을 선택했는데, 처음에는 다들 원재가 종족을 잘못 고른 줄 알았다.


“원재오빠 종족 잘못 고른거 아니에요?”

“잘못 고른거 같은데? 기계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창환형 상대로..”


실제로 원재도 화면에 채팅을 하면서 자신이 잘못 골랐다는 것을 창환에게 어필하고 있었다.


원재 : ah... jal mot nu rum... je gil.

창환 : haha..


원재는 마치 인간 종족을 고르려다가 잘못 골랐다는 것처럼 타자를 쳤지만, 실제로는 바로앞에 승아와 종현의 경기에서 이종현이 보여주었던 캐논포 러쉬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종현과 다른 점이라면 앞마당 멀티를 뜨고 있는 창환의 12시 본진 왼쪽 구석서부터 천천히 캐논포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관문 1개도 같이 건설되어 있다는 것도 달랐다. 원재는 전판의 패배를 압도적인 병력으로 되갚아주기 위해 멀티를 뜨고 발전해 나가는 창환의 뒤통수를 캐논포로 후려갈겼다. 그리고 1기의 기계전사로 캐논포를 짓는 일꾼을 보호하면서 창환의 본진을 장악했다.


“이.. 이게 뭐야! 이런 @#!$%!!! 서원재 이...!@#새끼!”


원재와 아무리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창환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입에서 자연스럽게 욕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종족 잘못 눌러서 선택했다고 채팅까지 해 놓고는 캐논포 뒷통수라니! 창환은 본진을 캐논포로 인한 피해로 더이상 못막게 되자 앞마당에서 재건을 꿈꿨지만, 원재의 캐논포와 기계전사 압박에 결국 0:2로 GG를 치고 4강에서 경기를 마감해야만 했다.


창환은 경기가 다 끝나고 원재에게 가서 말했다.


“야. 서원재. 너 인간이 그럴 수 있냐? 잘못 눌렀다며!”

“아.. 일꾼 하나 더 뽑았다고. 실수로. 생각했던 거보다.”

“.........”

“........”


원재도 그렇게 말은 하지만 오해를 의도했던 것은 스스로도 민망한 듯 무안한 얼굴로 말했다. 창환은 어이없어하며 실소가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원재에게 말했다.


“하.........너 당분간 나 아는체 하지마. 이 독한놈아. 그렇게 결승 가고 싶었냐? 날 그렇게 구라치면서까지 잔인하게 이겨야 속이 시원해?”

“미안하다.”

“됐어. 마. 너 대신 우승해라. 나 이기고 우승 못하면 알지?”

“.....그래.”


원재에게 그래도 어느정도 쏟아낸 창환은 기분이 조금 풀린 듯 원재에게 뭐라고 하면서도 원재의 결승전 승리를 빌어주었다. 친구다웠다. 술수에 말려서 지기는 했지만 게임에서 가져온 기분을 현실에 가져올 정도로 꽉 막힌 창환은 아니었다. 비록 원재가 조금의 얕은 술수로 채팅러쉬를 하기는 했지만, 그런 것조차 자신이 미리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이 부족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대인배 창환이었다.


- 뭐. 원재 그자식이 게임에서 구라로 입터는거 1~2번 본 것도 아니고.. 내가 그걸 못 생각한게 크지... 에휴. 저자식은 승부욕이 진짜.. 원랜 안 그런 놈이 게임만 하면 저러냐.


자신도 승부욕이 넘치지만, 그를 능가하는 것은 원재라고 인정하고 있는 창환이었다. 창환이 게임에서 순수하게 승부를 가린다면, 원재도 정당하게 승부에 임하기는 하지만 그 정당함의 범위가 좀 달랐다. 마치 불법적인 일이 아니라면 써도 된다는 느낌? 때에 따라서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녀석의 집착에 창환은 놀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게임도 잘하는 놈이 채팅러쉬까지 하니 이길수가 있나.. 예전에는 게임들 중에 가끔 나오는 그런 선을 오가는 원재의 면들이 어제와 오늘, 연이어서 많이 보이는 것을 보고 창환은 생각했다.


- 원재 녀석.. 저따위 채팅러쉬.. 윤승아한테도 쓰려나?


창환은 친분이 꽤 있는 자신에게까지 사용한 채팅러쉬와 같은 편법들을 원재가 곧 이어질 결승에서 친동생처럼 친한 승아에게도 쓸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결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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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4) +12 17.05.25 937 21 14쪽
310 첫 세계대회의 승자는 누구인가 (3) +4 17.05.23 906 2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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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이 시각 국내리그에서는 (1) +5 17.05.17 923 2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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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2) +3 17.05.14 970 23 15쪽
303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1) +6 17.05.11 936 20 11쪽
302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10) +4 17.05.09 910 21 10쪽
301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9) +7 17.05.08 901 25 13쪽
300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8) +4 17.05.08 1,107 23 11쪽
299 <300화 특집 수필!> 한승태 작가가 바로 어제 프로게이머를 만난 이야기. +10 17.05.07 945 16 10쪽
298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7) +7 17.05.04 1,239 22 15쪽
297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6) +6 17.05.02 946 23 8쪽
296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5) +1 17.05.01 1,400 24 11쪽
295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4) +4 17.04.30 937 25 10쪽
294 <DSL> DoubleStorm Starwar league (3) +3 17.04.27 914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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