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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로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가지 이유로 무림지존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루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09 22:55
최근연재일 :
2021.04.16 23:2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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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519
추천수 :
8,040
글자수 :
267,243

작성
21.04.0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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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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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글자
16쪽

대검문을 구하라

DUMMY

이런 빽빽한 숲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하나씩 납치해서 빠진다.

어떻게 하는지는 몰라도 혈천에게는 이 진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붉은 기운의 흐름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한참을 바라보자 아무런 일관성 없이 춤을 추듯 흐르던 기운이 어떤 특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일정한 거리마다 붉은 기운이 극도로 옅은 대나무가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붉은 기운이 옅은 나무앞에 섰다.

몇번 나무를 만져보고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특별한 것은 없었다.

나무를 베어내도 마찬가지였다.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것. 모든 것은 마음속 도에 따라 있고 없음이 결정되고, 우주는 이러한 도의 흐름에 따라 구성된다.’


구양 할배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도 모르게 이걸 진짜 나무라고 생각하고 있었네.’


남은 방법은 한 가지.


‘무슨 9와 3/4도 아니고.’


나는 심호흡을 하며 눈을 질끈감고 나무를 향해 그대로 걸었다.


‘음?’


물 냄새가 사라졌다.

눈을 떠보자 마당 한가운데였다.

멀리 남궁진이 나무를 향해 미친듯이 검을 휘두르는게 보였다.


“궁진아! 그만해! 이제 알았어!”


소리쳐 남궁진을 불렀지만 묵묵부답 나무만 붙잡고 있었다.


‘안들리나?’


다시 걸음을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물 냄새가 확 풍겼다.


‘이런식이군.’


진법 내에서 일종의 위상(位相)을 달리할 수 있었다.

진법에 빠진 사람들은 제자리를 헤매이며 길을 잃는다.

같은공간에 있지만 다른 위상에 있는 흉수는 사람들을 편하게 잡아 빼낸다.


‘꽤 쓸만하네. 애초에 생문을 만들 필요가 없는 진법이었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위상밖으로 나가 말뚝을 뽑아버렸다.


“설천명!”


나무 위 허공을 베어내던 남궁진이 갑자기 나타난 나를보며 소리를 질렀다.


“어찌된 것인가? 몸은 괜찮아?”


“진법은 해제했어. 이제 와도 된다.”


남궁진이 한달음에 달려와 내 손에 들린 말뚝을 바라보았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반 시진도 더 지났네!”


“오, 우리 궁진이 의리가 있는데? 일 각 지나서 안나오면 그냥 돌아가서 보고서나 쓰지.”


“자네는 나를 뭘로 생각하는건가? 친우가 진법에 빠졌는데!”


“크크크. 고맙다.”


새삼 남궁진이 고마웠다.


‘친구라고 미친듯이 진법을 두들기다니. 흠······.’


고마움의 표시로 오늘 수련비는 반만 받아야겠다.

남궁진에게 말뚝을 내밀었다.


“이거 챙겨. 증거물이니까.”


“증거물?”


“대검문이 집단 자살이라도 한 게 아닌이상, 흉수가 이걸 박아 넣었을테니, 추적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철방에 가져가면 어느지역에서 제조했는지도 알 수 있을테고.”


현대시대가 아닌이상 철에는 불순물이 섞일 수 밖에 없다.

지역별로 철의 강도나 성질이 조금씩 다르다는 의미.


유명 철방의 장인들은 이러한 철의 성질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남궁진이 감탄한 표정으로 말뚝을 봇짐에 넣었다.


“허, 자네 정말 광범위한 지식을 가지고 있군. 대체 그런 지식은 어디서.”


“그야. 나는!”


“아니, 되었네. 내가 실언했네.”


남궁진이 인상을 쓰며 가장 거대한 전각으로 향했다.

대검각이라 쓰인 현판이 있는 전각은 문이 열린 채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우리는 주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무언가 단서가 될만한 것들을 찾아보았다.


“대충 둘러보니 사람만 없어지고 집기는 그대로네. 딱히 특징적인 게 없군.”


밖으로 나와 건물들을 둘러보는데, 작은 창고가 눈에 띄었다.


‘다른 곳보다 튼튼하게 지었네.’


통풍이 잘 되는 목 좋은 위치에 작은 창.


중요한 것을 저장하는 창고의 분위기가 난다.


‘유일하게 문이 너덜너덜하군. 이미 다 털린건가.’


남궁진과 함께 창고를 향해 다가갈 때였다.


“간악한 놈들아! 죽어버려!”


갑자기 나타난 앳된 목소리와 함께 검을 든 소년이 우리를 향해 검을 찌르며 달려들었다.


채쟁!


남궁진이 소년의 찌르기를 피하며 손목을 쳐 검을 떨어트렸다.

나는 발로 검을 멀리 차냈다.


“이건 뭐야?”


나는 소년의 목덜미를 잡아 들었다.

도담이 나이 정도일까.

열 살도 안되어 보이는 꼬마가 더러워진 옷과 눈물 콧물이 뒤범벅이 된 몰골로 허공에서 버둥거렸다.


“이, 이, 개보다 못한 자식들아! 나도 데려가라! 나도 데려가!”


하릴없는 주먹질이 허공을 갈랐다.

소년은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나와 남궁진을 바라보며 고래고래 악을 썼다.


“꼬마. 조용히 안하면 개방에 팔아버린다?”


흠칫.


내 말에 소년이 조용해졌다.

남궁진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나를 보며 중얼거렸다.


“대체 그게 무슨 협박인가? 심지어 자네 사문을 그리 부정적으로 써먹다니.”


“음? 왜? 조용해졌으면 됐지.”


소년이 미간을 찡그리며 나와 남궁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혀, 형장들께서는 누구십니까?”


“꼬맹이가 뭔 말을 일부러 그렇게 어렵게 하냐? 그냥 형들이라고 해. 형. 우리는 천하만무학관에서 대검문의 멸문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들이다.”


내 말에 소년이 내려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정말 만무학관에서 조사 나온게 맞아요? 왜 무림맹이 아니고 학관이죠? 또, 왜 고작 두 명이죠? 대검문은 명문 정파인데······.”


소년이 의심을 가득담은 눈빛으로 우리를 훑었다.


“훌륭한 생각이다. 애가 그래도 기본은 됐네. 세상돌아가는걸 잘 알아.”


나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 물음에 대답하지 않으셨어요.”


나는 씨익웃으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잘 생각해봐라. 먼저 첫째. 우리가 흉수라면 너와 이렇게 한가하게 대화나 하고 있겠니?”


“그, 그야.”


소년이 당황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나는 신분패를 꺼내 소년에게 건넸다.


“그리고 둘째. 이건 학관의 신분패다. 우리를 증명해주는 것이지 근데, 너 같은 꼬마가 신분패의 진위를 알아볼 정도로 무림사에 밝다고 생각되지는 않는구나. 애초에 너를 납득시켜야 할 이유도 없지만.”


“저 꼬마 아닌데요.”


소년이 툴툴거렸다.


“그리고 마지막 셋째. 무림맹이 아니라 학관에서 조사를 나온것은······ 여러가지 어른들의 사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모르는 어른들의 세계가 있어.”


‘정사마의 탁상공론과 이해관계때문에 못 온다고 하기엔 좀.’


냉혹하지만 이게 무림이다.

이미 멸문해버린 이상 무슨 수를 써도 복구할 수 없다.

수습이 더 중요한 법.


소년이 납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무서워서 안왔다는 말이네요.”


“너, 똑똑하구나? 이름이 뭐냐?”


“저는 진서량이라고 해요. 형들은요?”


기특한 놈이다. 생존 본능도 있고. 상황 파악도 빠르다.


“나는 설천명. 이 친구는 남궁진.”


소년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남궁······진? 그 안휘신룡이 있는 남궁세가의 사람인가요?”


“어, 맞긴 하다만.”


“우와. 진짜요? 그럼 진짜 조사를 오신 게 맞군요!”


소년이 펄쩍펄쩍 뛰며 기쁘게 웃었다.


‘이거 봐. 역시 이름값이.’


뚱하게 있던 꼬맹이조차 펄쩍 뛰게 만드는 이름. 남궁.


‘나도 언젠가는 설천명 세 글자만 들어도 그대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감동을 줘야지.’


남궁진은 남궁진대로 형의 이름을 들어 기분이 별로인지 다소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소년을 향해 물었다.


“근데, 너는 왜 납치 안 당하고 멀쩡하냐?”


“헉. 다들 납치된 거는 어떻게 아셨어요?”


소년이 눈을 부릅떴다.


“조사단이라고 말하지 않았냐? 만무학관 소속이고. 농이 아니야.”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던 소년의 얼굴이 금세 울상으로 변했다.


“수련하기 싫어서 몰래 빠져나간 날이었어요.”


한 달에 한 번 있는 행사 날이었다.

문주와 함께 모든 제자들이 모여 서로의 성취를 확인하는 중요한 날이다.


진서량은 수련이 싫어 몰래 담을 넘었다.


땡땡땡.


모두가 모인 시각.

다급한 종소리가 울렸다.


담벼락 너머 빼곰 눈을 빼고 바라본 장원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모든 제자들과 장로님들. 문주님까지 좁은 마당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어요.”


이어 나타난 혈 가면을 쓴 자들.

목덜미를 향해 한 번 손짓할 때마다 한 명씩 뻣뻣하게 굳어 쓰러졌다.


쓰러진 사람들을 짐짝처럼 던져 어딘가로 데려가는 혈 가면들.

생전 본 적없는 기이한 광경에 진서량은 어떻게 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대로 눈을감고 몸을 웅크렸다.


“다음 날이 되니 아무도 없었어요. 저는 그 가면 쓴 아저씨들이 또 올까봐······ 크흑.”


진서량이 눈물을 터트렸다.


“그럴 수 있지. 그래도 차라리 나서지 않은 건 잘했다.”


나는 진서량의 머리를 쓸어주며 진정시켰다.


“저희 대검문의 사람들을 구해주세요.”


“어디로 잡혀갔는지 아는건가?”


남궁진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네. 제가 싸우는 건 잘 못해도 잠행술은 잘 해요. 어디로 갔는지 대충은 따라가 봤어요. 잡힐까봐 가까이는 못 갔지만······.”


진서량이 말 끝을 흐리며 이를 꽉 깨물었다.


“학관에 보고하고 구출대를 꾸려야 하지 않겠나?”


남궁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너무 늦어. 그 답답한 노인네들 설전만 하다가 며칠은 흐를거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파견관련 회의를 할 때도 회의장은 아비규환이었다.

심지어 가면 이야기가 나오면 어떻게 될지는 불보듯 뻔했다.


‘공을 세우려는자, 이해득실을 따지는 자, 믿지 않는 자. 난리겠지.’


“어딘데?”


내 물음에 남궁진이 입을 쩍 벌렸다.


“설마, 자네······?”


“그냥 한번 가보기나 하자. 자기확신에 빠져있는 집단은 의외로 허술해.”


완벽한 작전. 누구도 자신들을 발견하지 못 할 것이라는 자신감.

점 조직 형태의 구성.


튼튼하게 외적을 방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초반 스토리에는 혈사곡이 안나오니까.’


혈사곡.

중반 이후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지기 직전에 밝혀지는 혈천의 본거지다.

지금은 그저 많아봐야 몇 명 수준의 점 조직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꼬마. 안내해라.”


“고, 고맙습니다!”


진서량이 눈물을 터트리며 허리를 숙였다.


“저 뒷쪽이에요. 대검문 소유의 뒷 산인데, 저희 끼리는 소금산이라고 부르거든요.”


“소금산?”


남궁진이 고개를 갸웃했다.


“네. 계곡이 하나 있는데 거기 근처에 엄청 짠 연못이 있어요.”


‘이거지. 황금상회가 혈천을 움직이게 한 이유.’


사사로운 매염은 국가에서 엄격하게 통제하고있다.

소금의 생산과 유통은 고래로 아주 민감한 문제다.

황금상회는 대검문을 치우고 몰래 땅을 파 석염과 정염을 채취해서 유통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소금······. 소금이라.’


머릿속이 맹렬하게 회전했다.


‘금호를 부르고, 이차저차 하면 돈 좀 되겠는데?’


나는 씩 미소를 지으며 진서량을 따라갔다.

곁에서 남궁진이 한숨을 내쉬며 긴장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 * *


“저 앞이에요.”


반 시진쯤 걸었을까.

진서량이 멀리 바위로 만들어진 절벽을 가리켰다.


“너무 가까이는 가지 못했어요. 혹시 잡힐까봐······ 근데, 저기에 가면을 쓴 나쁜놈들이 한 번씩 보였어요.”


“너는 여기서 기다려라.”


내 말을 들은 진서량이 펄쩍 뛰었다.


“기다리라니요! 저희 대검문의 식구들입니다.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흠······ 그럼 잠행술을 운용하며 최대한 멀리서 따라와라.”


허락이 떨어지자 진서량이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정신이 나간건가? 이런 어린 소협과 함께하다니? 저기 높은 나무에서 염탐만 하라해도 위험한 것을.”


남궁진이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작게 소리쳤다.


“우리 멋진 협객행을 세상에 알릴 사람이 필요하잖아?”


“뭐, 뭐라? 자네 대체!”


“남궁진 형님. 저는 괜찮습니다. 나이는 어려도 저 역시 한 명의 무림인입니다.”


진서량이 각오를 다지며 남궁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무림인에 나이가 어딨어? 그럼 나이먹은 우리 할배들은 숟가락으로 대신 밥 먹여줘야 하냐?”


“그, 그러나!”


“괜찮아. 나만 믿으라고.”


‘잘 해야 서넛이다.’


소설 초반에 표현되는 혈 가면의 은거지들.

많은 인원이 없다.


‘설령 목적이 있어 기백명의 인원을 납치했다 하더라도 많은 인원은 없을 것이다.’


이미 목적한 바가 끝났거나.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거나.

혹시모를 사태에 대비해서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한다.


나는 진서량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이건 놀이가 아니다. 다치거나 죽을 수도있어. 진짜 각오가 되어 있나?”


“예. 물론입니다. 제 사형들과 장로님들, 문주님이 납치되셨어요. 저만 살아남는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진서량의 눈이 독하게 빛났다.

남궁진을 바라보며 진서량을 가리켰다.


“남궁가가 멸문하고 너 혼자 남았는데, 넌 약하니까 멀리 떨어져 있으라면 그렇게 할 수 있겠냐?”


남궁진이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는 안되겠지. 내 생각이 짧았네. 진서량 소협. 내 사과하겠소. 자네를 한 명의 무인으로 생각하겠네.”


남궁진이 진서량을 향해 정중하게 포권했다.

진서량이 감격한 표정으로 남궁진을 향해 마주 포권했다.


“남궁진 대협. 정말 감사드립니다. 혹여 살아남지 못하더라도 오늘 함께한 이 순간을 내세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뭔 신파야. 서넛이라니까.’


“그럼 가자.”


더 있으면 부둥켜 안을수도 있었다.

재빨리 진정시키고 동굴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정신을 차린 진서량이 나무 옆에 서자 빠르게 주변과 동화되었다.


‘호, 이것봐라.’


진서량의 기해혈에서 출발한 진기가 각 관절에 위치한 혈도로 부드럽게 이동했다.

다소 붉은 기운도 있었으나, 대체로 녹색의 기운이었다.

심장이 위치한 잔중에 진기가 도착하자 극도로 존재감이 옅어졌다.


‘카모플라쥬네. 신기하군.’


얼핏 신경쓰지 않으면 사람이 있는 것 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상당한 수준의 은잠술.

대검문에서 가르치는 형태의 무공이 아니다.


“경지에 달한 은잠술이라니. 너 그거, 대검문의 무공이 아니구나?”


“허억. 어, 어떻게.”


진서량이 숨을 들이쉬며 입을 틀어막았다.


“이러니 툭하면 도망다닐 수 있었구만.”


“이, 이건 작고하신 저희 아버님의 독문 무공입니다. 제발 비밀로 해 주시면······.”


“아, 물론이지. 걱정마라.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니.”


‘은잠술. 고맙다.’


조금만 보완하면 충분히 쓸만할 것 같았다.


“진서량······ 은잠술. 진 씨라······.”


남궁진이 진서량을 바라보며 손으로 턱을 쓸었다.


“집중해 집중. 가자.”


“아니, 자네도 지금까지 같이 담소를 나눈 것 아닌가! 어찌.”


나는 남궁진을 향해 눈빛을 발사하고 절벽을 향해 먼저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작게 투덜거리는 남궁진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했다.


‘저기다.’


절벽아래 수풀이 우거진 부위.

피처럼 진한 붉은 기운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게 보였다.

나는 광개 할배에게 배운 전음을 복기했다.


‘옥당혈, 예풍혈.’


기해혈에서 시작한 진기를 머리쪽으로 흘려보냈다.

눈을 감고 남궁진의 기감을 느꼈다.

따뜻하지만 차가운 도시남자의 기운.


주변 사물이나 진서량과는 확연히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광개 할배가 그러했듯 남궁진의 기운을 향해 진기를 쏘아보내며 의지를 전달했다.


- 궁진아. 정찰 좀 하고 올게. 여기 숨어있어.


“커헉.”


털썩.


남궁진이 귀신이라도 만난 것 처럼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 자네. 지금 그건.”


“전음이야. 촌스럽게 왜 이래? 쯧.”


작가의말

차가운 무림남자 궁진. 하지만 내 계약서 앞에서는 따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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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근거리 무선통신이야. 촌스럽게 왜 이래?

근데 내껀 어기전성이라 거리가 멀어도, 친구추가 안되어 있어도 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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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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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다행이다 내 본능 / 사업 확장 +15 21.04.10 7,498 163 16쪽
33 기연 그까짓 거. +15 21.04.09 7,755 164 16쪽
32 기-승-전-? +10 21.04.08 7,516 172 15쪽
31 대계는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14 21.04.07 7,819 165 14쪽
» 대검문을 구하라 +11 21.04.06 7,714 177 16쪽
29 진법에 빠지다. +11 21.04.05 7,797 164 15쪽
28 무림협객 설천명 +12 21.04.04 8,502 171 17쪽
27 사전 준비 +16 21.04.03 8,399 171 15쪽
26 출장 명령 +23 21.04.02 8,233 178 14쪽
25 무아지경 +15 21.04.01 8,194 166 13쪽
24 집단 비무 (2) +12 21.03.31 7,959 167 15쪽
23 집단 비무 (1) +15 21.03.30 8,129 178 14쪽
22 날아오르라! +24 21.03.29 8,425 198 14쪽
21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23 21.03.28 8,559 193 15쪽
20 질긴 인연 +13 21.03.27 8,378 176 14쪽
19 실력을 보여봐라 (2) +8 21.03.26 8,262 182 15쪽
18 실력을 보여봐라 (1) +10 21.03.25 8,344 182 13쪽
17 일차 관문 +11 21.03.24 8,551 173 13쪽
16 무한으로 +9 21.03.23 8,937 170 14쪽
15 무림 출두 +10 21.03.22 9,428 180 15쪽
14 추가 계약 +14 21.03.21 9,728 185 15쪽
13 혈천의 꼬리 +11 21.03.20 10,144 203 15쪽
12 계약 +12 21.03.19 10,623 212 15쪽
11 술이 떨어졌다 +7 21.03.18 10,719 202 15쪽
10 여기 좀 앉아봐라 +10 21.03.17 11,074 227 15쪽
9 무인답게 죽을 수 있게 해주게. +15 21.03.16 11,356 217 13쪽
8 창궁무애검법 제 일 초 +13 21.03.15 11,969 225 12쪽
7 남궁세가 이공자 +18 21.03.14 12,732 229 14쪽
6 황금객잔 +9 21.03.13 13,237 236 14쪽
5 출사표 +10 21.03.12 14,681 258 13쪽
4 감찰사의 위 +22 21.03.11 18,167 272 15쪽
3 하산하다 +20 21.03.10 20,529 303 13쪽
2 호접지몽 +23 21.03.10 24,423 342 13쪽
1 서장 +19 21.03.10 28,387 35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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