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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로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가지 이유로 무림지존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판타지

루로.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1.03.09 22:55
최근연재일 :
2021.04.16 23:2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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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0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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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무림협객 설천명

DUMMY

기해혈에서 피어오른 진기가 자궁혈을 거쳐 옥당혈에서 춤을 추듯 떨렸다.

귀 밑 예풍혈 까지 진기를 보내 얼굴 하관을 전체적으로 감싸듯 퍼지고 있었다.


그대로 진기의 흐름을 복기했다.


- 이놈아. 이게 어기전성이다 다른 전음과는 달리 입술조차 움직이지 않고 의지로서 발현할 수 있는.


- 아, 이렇게 하는거 맞아요?


광개 할배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크흠. 네놈은 정말 불가해로구나. 선천적인 능력인지 무언지는 모르겠다만, 조심하거라.”


“예? 지금 설마 저 걱정 해주시는······?”


딱!


“이놈아! 오래오래 살아서 키워준 은혜를 갚아야 할 것 아니냐!”


‘그럼 그렇지.’


술 사먹고 도박으로 날릴 돈이 부족하다는 말이렸다.

그래도 무협지 탐독 경험에 의하면 어기전성은 꽤 고급 무공이다.

새삼 사부라고 아낌없이 퍼준 광개 할배에게 고마움이 느껴졌다.


“명아. 요사이 뭘 그렇게 먹고 다닌 것이냐? 도를 이루기 위해서는 화기를 가까이 하는 곡식을 끊어야 한다 말하지 않았느냐?”


구양 할배가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끔찍한 이야기를 했다.


‘설마.’


“자주 만나기가 힘드니 특별히 신경써서 만들었다.”


구양 할배가 소매속에서 꺼낸 야구공만한 검은 덩어리를 들이밀었다.


“벽곡단이다. 출발하기 전, 오늘밤에 꼭 다 먹거라.”


“아, 왜요! 대체 왜! 여기는 맛있는 것도 많이 나오는데!”


눈물이 차올랐다.

저놈의 벽곡단은 학관으로 도망쳤음에도 나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정확하게는 구양 할배가 따라온 것이지만.

구양 할배는 옅은 미소와 함께 아무말 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저 눈빛.


빤히 나를 바라보는 저 말 없는 눈빛을 이길수가 없다.

나는 한숨을 작게 내쉬고 평소보다 두 배는 크고 거무튀튀한 벽곡단을 받았다.


“알겠어요. 들어가서 먹을게요.”


“여기서 다 먹고 가면 안되겠느냐?”


구양 할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재촉했다.


‘어휴 먹는다 먹어. 그래도 좋은 거 하나 배운 날이니.’


눈을 딱 감고 벽곡단을 씹어 삼켰다.


‘크윽.’


전신세맥의 진기가 요동쳤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오랫동안 피가 통하지 않았다가 풀리는 찌르르 한 느낌.


벌레가 몸속을 기어다니는 느낌과 함께 혈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크으으으으.’


정신이 아득했다.

진기가 기경팔맥을 빠르게 훑으며 지나다녔다.


털썩.


도저히 서서 버틸 수가 없었다.

본능적으로 자리에 정좌하고 세맥에서 튀어나오는 진기를 안정시키기 위해 온 정신을 집중했다.


‘기왕지사 넘쳐서 아픈거면 공사라도 해야지.’


광개 할배와 구양 할배가 운용하던 진기의 흐름을 되뇌었다.


기해혈에서 음교혈을 거쳐 거궐혈로.

하단전에서 중단전까지 통로를 상상하며 진기를 유도했다.

평소 무공을 사용할 때와는 다르게 시냇가에 홍수가 나듯 진기가 중단전을 향해 무섭도록 흘러들어갔다.


‘무슨 댐도 아니고. 졸졸 흘러가냐.’


중단전 앞에 무언가로 막아둔 것처럼 진기가 아주 조금씩 흘렀다.


‘에라. 죽어보자!’


온 몸의 힘을 쥐어짜냈다.


쾅!


명치께가 폭발하는 느낌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졌다.


* * *


“자네, 안 일어나나?”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낯선 천장이다.


‘언제 방으로 온 거지?’


벽곡단을 먹고 기절했는데 눈을 떠보니 침상 위였다.

어스름한 시각, 남궁진은 벌써 일어나 모든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자네 아무리 개방도라지만 좀 씻고 다니는 게 어떤가?”


남궁진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몸을 내려다보니 어젯밤에 입고있던 무복이 끈적한 오물로 뒤덤벅이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는 덤이었다.


‘몸이 가뿐하군.’


온 몸이 가벼웠다.

벽곡단은 다른건 몰라도 피로회복 하나는 확실했다.

물론, 기절시키는 효능때문일 것이다.


“계십니까?”


문 밖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자 입문(入門) 이라는 글자를 수 놓은 옷을 입은 남성이 서 있었다.


“오늘 임무를 안내하기 위해··· 크흠. 장호라 합니다.”


장호라는 사람이 미간을 찡그리며 반 보 뒤로 물러났다.


“아, 미안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어차피 챙길 것도 없다.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일어나 남궁진과 함께 장호를 따랐다.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

말없이 연무장을 가로지르던 참이었다.


“하! 하앗!”


작은 기합성과 함께 기우는 달에 반사된 빛이 보였다.

새 하얀 무복을 입은 여인이 홀로 검무를 추고 있었다.


‘허······.’


어스름한 빛에 반사된 환상을 보는가 싶었다.

순수하게 근육의 힘을 쓰는지 진기의 흐름조차 없었다.

극도로 절제된 안정감.


아름다웠다.


나는 걷다말고 발에 아교를 붙인 듯 꼼짝도 않한 채 검무를 바라보았다.


“어서 가시죠.”


장호의 말에 여인이 검무를 멈췄다.

우리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여인과 눈을 마주쳤다.


‘허, 예쁘네.’


무림에서 처음보는 아름다운 얼굴이다.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비로소 이해되는 그러한 외모.


“누구시죠?”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장호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방해하려던 것이 아닙니다. 지나가는 길이었습니다. 수련을 훔쳐볼 의도가 아니었으니 용서를 바랍니다.”


‘왜 이렇게 저 자세야? 그냥 칼춤 한번 본 거 가지고.’


여인이 나와 남궁진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가던길 가세요.”


쌀쌀한 목소리.


“예.”


장호가 다시 한번 허리를 숙였다.

우리가 사라질 때 까지 여인의 시선이 느껴졌다.


‘뭐 하는 여자야? 비 오는날도 아닌데, 정신이 아프신가.’


한참을 돌아 아주 작은 문 앞에 도착했다.


“이곳으로 조용히 나가서 임무를 수행하시면 됩니다.”


“노자돈은 없어요?”


“···예?”


장호가 반문했다.

남궁진이 고개를 푹 숙이며 내 옷깃을 잡아 끌었다.


“대체 무슨 소린가. 그만 하게.”


“아니, 그렇잖아? 정문으로 당당히 나가는 것도 아닌걸 보니 딱 봐도 조용히 일처리 하려는 의도가 팍팍 느껴지는데. 게다가 장호무인도 어차피 월령단 아닙니까?”


움찔.


장호가 몸을 움찔하며 고개를 저었다.


“저는 오늘 안내를 맡은 입문관의 수련 제자입니다.”


“그럴리가. 입문관 제자가 우리 일 년차 동기들보다 강하다는 말씀을 하시려는건가요?”


장호의 걸음걸이.

진기의 흐름이 안정적이고 보폭에 흔들림이 없다.

남궁진조차 이렇게 걷지 못한다.


장호가 대답없이 품에서 신분패를 꺼내 건넸다.


“혹시 무림문파와 분쟁이 발생하거든 이걸 보여주시면 됩니다.”


“은근 슬쩍 월령단처럼 일 시키네.”


투덜거리면서도 신분패를 챙겼다.

남궁진과 문 밖으로 나오자 조용히 문이 닫혔다.


“자네, 왜 이리 사람이 날카로운가? 그저 우리를 안내하는 사람인 것을.”


“원래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그러다보면 그냥 말리는거야. 궁진아.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아.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야해, 특히 무언가에 서명할때는 두 번 세 번 고민하고.”


남궁진이 벙찐 표정으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뭐, 왜?”


“나는 자네 때문에 이미 두 개나 서명했네만.”


“그건 좀 다르지. 나는 착하잖아. 뭐, 왜?”


“······아닐세.”


나는 남궁진과 함께 경공을 사용하며 강서성으로 달렸다.


* * *


강서성 북부 내조현.

무한에서 멀지 않은 위치다.

새벽부터 달린 탓에 생각보다 금세 도착할 수 있었다.


남궁진이 현 초입에 서서 이마의 땀을 닦았다.


“자네는 내공이 얼마나 깊길래 땀 한방울 안 흘리나?”


“너도 벽곡단만 먹으면서 산에서 살면 나처럼 될 수 있어.”


‘진짜 벽곡단 때문인가. 가뿐하기는 하네.’


기해혈에서 거궐혈로 통하는 혈맥이 느껴졌다.

안정적인 기의 통로가 만들어진 기분.


‘그럼 뭐해. 단전도 없는데.’


말을 들어보니 단전이 있으면 기해혈 부근이 묵직하니 무언가 가득 찬 느낌이라 했다.

나에겐 그런것이 없다.


남궁진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구양진인께서 손수 만드신 벽곡단이라면 반드시 한번 맛 보고 싶군.”


“그 말, 꼭 잊지마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저잣거리에 들어섰다.

가장 번화한 거리 한 가운데 황금객잔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맞은 편에 사람은 없지만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장가객잔을 발견하고는 곧장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오세요!”


점소이가 얼굴에 화색을 띄우며 우리를 맞았다.

꽤 넓은 내부에는 사람하나 없이 썰렁했다.


“왜 이리 사람이 없어요?”


“예? 그야 요새 소문이 흉흉하다보니······.”


점소이가 말을 흐렸다.


“황금객잔에는 바글바글 하던데요?”


“그놈들은! 접객업의 기본도 모르는 놈들입니다! 어찌 저희 장가객잔과 비교를 하십니까?”


“기본?”


“무림세가들을 꼬득여 지나가는 무림인들이 다 자신들의 객잔에만 머물게 했다지 뭡니까? 객잔이면 맛과 고객응대로 승부를 해야지요.”


“그게 왜 나빠요? 다 자신들 능력인데.”


“......예?”


‘장기투숙 일괄계약인데 뭐. 나쁠건 없지.’


기업의 기본자세 아닌가? 대량구매 할인적용.

회전률을 높이고 장사잘되는 이미지로 일반 고객도 유치한다.


황금상단이 그저 멍청이들만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장가상단은 너무도 낡았다.


‘금호야. 내가 살려줄테니 걱정 마라.’


물론, 합리적인 수수료는 필수다.


“방 부터 두 개 주시고. 식사는 저녁에 할게요.”


“방 하나로 하면 안되겠나?”


“음? 왜? 돈이 없어?”


“아니, 우리는 밤에 할 일이 있지 않나?”


‘아, 수련해야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점소이에게 방을 하나만 내어달라고 주문했다.


“어, 예······.”


점소이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우리 둘을 번갈아 보며 미간을 찡그렸다.


‘에이, 손님앞에서 저 기분나쁜 벌레보는 듯한 표정은 뭐야?’


이러니 망하지.

방에 짐을 내려두고 밖으로 나왔다.


“후우. 세상이 어찌 되려는지. 어찌 하룻밤 사이에 그리 사라진단 말인가?”


“저 아랫마을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라졌다는군.”


“정말 소문대로 그들이 다시 온 것 아닌가?”


“쉿. 이 사람. 부정타게.”


오가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다들 목소리를 낮추고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수군거리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조사를 해야하나?”


남궁진이 막막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뭔지 잘 모를때는 현장으로 가야지.”


나는 수군거리던 사람들 틈으로 다가갔다.


“길좀 묻겠습니다. 대검문이 어느 방향입니까?”


“······뭐요? 누구시길래?”


사람들이 나와 남궁진을 번걸아 훑으며 경계했다.


“무언가 변고가 있다해서 궁금증이 생겨 가보려 합니다.”


노인하나가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젊은 형장들이 불필요한 혈기를 누르지 못하면 화를 입는 법이네. 그런 생각일랑 썩 그만두고 마을을 떠나게.”


“음? 대검문이 멸문했다 들었습니다. 화를 입는다는 게 무슨 뜻인지요?”


노인이 한숨을 내쉬며 입을 떼었다.


“자네들 같은 무인들이 몇 있었다네. 대검문을 조사하겠다고 의협심이 넘치는 표정으로 이곳에 왔지.”


“그런데요?”


“대검문에 들어가고는 다시는 나오지 않았네.”


“으잉? 안에 누가 있어요?”


“바로 그게 문제일세. 내부에는 아무도 없고, 무인들은 싸우는 소리조차 없이 사라졌네. 틀림없이 귀신이 씌인게지.”


노인의 말에 옆에 있던 사람들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찌 우리 마을에 이런 끔찍한 일이······.”


“관에서는 뭘 하길래.”


“관에서 무언가를 해 준 적 있나? 무림맹도 조용히 있는 형국인데. 대검문이면 그래도 내조현에서는 알아주는 정파였는데, 어찌 이리 무시할 수가 있나.”


노인이 투덜거렸다.


“걱정마시고 알려 주시나 하십시오. 위험하면 바로 돌아오겠습니다.”


노인이 한숨을 내쉬며 방향을 가리켰다.


“저쪽으로 쭈욱 가보게 일 각쯤 걷다보면 거대한 장원이 있을거야.”


“감사합니다. 어르신.”


노인이 파리를 쫓듯 우리를 향해 손짓했다.

남궁진이 조용히 검을 점검했다.


“누군가 있다는 말인가?”


“글쎄. 그럴까? 가보면 알겠지.”


“자넨 왜 이리 태평한가?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는데.”


후딱 해결하고 설삼 가지러 가야지.

조사고 뭐고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왔다.


우리는 서둘러 노인이 알려준 방향으로 이동했다.


저잣거리가 끝날 때 쯤.

저마다 무기를 주어든 낭인 다섯이 길을 막고 서 있었다.


“거기 형장들은 잠깐 멈추시오.”


근육이 우락부락한 남성 하나가 우리를 불러 세웠다.


“네? 저희요?”


“그렇소. 지금 어디를 가시는 길이오?”


“남이야 어딜 가던 무슨 상관이신지······?”


고개를 갸웃하며 내뱉은 말에 근육남성이 미간의 주름을 잡았다.


“우리는 낭인회 소속이외다. 의뢰를 받아 길을 통제하는 중이니 협조 바라오.”


‘낭인들이라······.’


기가 찼다.


‘설마 멸겁단주도 관련이 있는 걸까?’


낭왕 고철주.

개방만큼이나 많은 인원을 자랑하는 낭인회 이다.

이들의 사소한 의뢰까지 관여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대검문의 멸문과 관련된 의뢰는 사소한 게 아닐 것이다.


‘단순히 소금 때문이라기에는 일이 복잡해지는데.’


소설 속에서 이 시기쯤 이야기는 남궁진의 시점으로, 학관 생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때문에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누구의 의뢰죠?”


나는 고개를 좌우로 돌리며, 천천히 몸을 풀면서 물었다.


“그건 알거 없고. 그저 시끄럽지 않게 조용히 왔던 길로 되돌아가시면 되는 것이오.”


낭인들이 서서히 진기를 끌어 올리며 각자의 무기를 꼬나 쥐었다.


‘이것들 봐라?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이런, 이런······ 철주형님이 애들 교육을 엉망으로 시켰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이마에 손을 짚었다.

남궁진이 고개를 갸웃 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자네,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자, 생각해봐. 철주형이 낭왕이고, 우리 천하만무학관의 멸겁단주인데 설마 어떤 정신 나간 놈이 학관주님의 명을 받아 파견된 조사관의 길을 막겠어?”


꿀꺽.


낭인들이 마른 침을 삼켰다.

남궁진은 여전히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와 낭인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선두에 있는 낭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가, 갑자기 무슨 소리요? 누가 파견을 나온다는 건 듣지 못 했소. 허언은 한번으로 족하니 어서 돌아가시오.”


‘쫄았네.’


나는 소매에서 신분패를 꺼내 낭인에게 던졌다.


“한번 살펴보시죠. 설마 이것도 못 알아본다면 내 철주형님께 말씀드려 크게 경을 칠 것이니!”


“커억.”


털썩.


선두에 있던 낭인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하, 학관 소속 신분패······.”


“형님, 조작된 신분패 일 수 있습니다. 한 번 알아보심이······.”


“나, 낭왕께서 직접 보여주며 알려주신 적이 있다. 이, 이건 틀림없이 진품이야!”


“저런 어린 아이들이 학관 소속 무인이란 말이오? 나는 못 믿겠수.”


뒤쪽에 서 있던 덩치 큰 낭인이 박도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어린놈들이 눈으로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리겠구나. 쓸데없는 호기심은 화를 부르는 법.”


“막삼아, 그만! 그만 뒤로 물러나 거라.”


“아 형님, 낭인의 율법을 잊으셨수? 내가 원해서 싸우는 것에는 관여치 마슈.”


스릉.


남궁진이 검을 뽑으며 앞으로 나섰다.


“하는 수 없군. 그렇다면 내가······.”


“잠깐! 궁진아, 내가 처리 할게.”


“음? 자네가?”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씩 미소를 지었다.


“어, 주변에 사람이 많거든.”


무림협객 설천명의 위명을 떨쳐야지.

남궁진이 고개를 갸웃 하며 뒤로 물러났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원한다면 그리하게.”


“이놈들! 감히 내조현의 막삼을 무시해? 죽어라!”


‘아 왜 입만 열면 다들 죽으라는 거야.’


학관의 동기들에 비하면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린 움직임.

막삼의 기해혈에서 시작한 진기가 미약하게 혈도를 타고 흘렀다.


‘어라? 진기가 끊어지기도 하네. 엉망이구만.’


느릿느릿 내 어깻죽지를 향하는 박도.

가볍게 몸을 돌려 옆으로 피했다.


이어 세맥의 진기를 운용하며 노궁혈에 집중시켰다.


펑!


“크악!”


막삼이라 불린 낭인이 그대로 뒤로 날아가 버린 채 바닥을 나뒹굴었다.

주변에 있던 낭인들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이, 이렇게 부드러운 움직임은 처음보네······.”


“궈, 권기인가?”


저잣거리에 있던 수많은 인파가 우리를 향해 수군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저기 저 소협은 대단히 어려 보이는데?”


“허구한 날 죽치고 있던 낭인 놈들이 저리 당하니 아주 통쾌하구만!”


“그렇게나 말일세. 값도 안 치르고 먹은 음식들만 해도 얼마인지······ 쯧쯧. 속 다 시원하다.”


‘이거지.’


“일초지적도 안되는구나! 이 천상천하절대무위정말강하네우와지존 무.림.협.객 설천명의 무위에 도전하기에 백 년은 이르다!”


나는 뒤쪽의 구경꾼들에게 들릴 정도로 크게 소리쳤다.


“천상······ 뭐?”


“무, 무림······ 협객?”


“설천명?”


그제야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남궁진의 얼굴이 빨개졌다.


작가의말

천상천하절대무위정말강하네우와지존오빠멋져팔척장신풍성모발미공자 무림협객 설천명


가문의 위세가 없다면 셀프 홍보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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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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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무아지경 +15 21.04.01 8,194 16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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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무한으로 +9 21.03.23 8,937 170 14쪽
15 무림 출두 +10 21.03.22 9,427 180 15쪽
14 추가 계약 +14 21.03.21 9,728 185 15쪽
13 혈천의 꼬리 +11 21.03.20 10,144 203 15쪽
12 계약 +12 21.03.19 10,623 212 15쪽
11 술이 떨어졌다 +7 21.03.18 10,719 202 15쪽
10 여기 좀 앉아봐라 +10 21.03.17 11,074 227 15쪽
9 무인답게 죽을 수 있게 해주게. +15 21.03.16 11,355 217 13쪽
8 창궁무애검법 제 일 초 +13 21.03.15 11,969 225 12쪽
7 남궁세가 이공자 +18 21.03.14 12,732 229 14쪽
6 황금객잔 +9 21.03.13 13,237 236 14쪽
5 출사표 +10 21.03.12 14,681 258 13쪽
4 감찰사의 위 +22 21.03.11 18,167 272 15쪽
3 하산하다 +20 21.03.10 20,529 303 13쪽
2 호접지몽 +23 21.03.10 24,423 342 13쪽
1 서장 +19 21.03.10 28,387 35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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