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깔깔앵무의 글공간

스킬 초기화로 만능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깔깔앵무
작품등록일 :
2019.10.06 13:41
최근연재일 :
2019.12.15 17:03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5,945
추천수 :
624
글자수 :
149,320

작성
19.12.11 00:47
조회
447
추천
14
글자
16쪽

8화. 착한 아이 증후군(1)

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실존하는 지명, 단체, 인물, 사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DUMMY

8화. 착한 아이 증후군



나는 착한 아이다.

그런 말을 줄곧 들어왔다.


- 우리 아들은 정말 착해.

- 엄마, 아빠의 말도 잘 듣고. 황금 같은 출산휴가도 주고. 정말 효자네. 효자여.


엄마, 아빠가 그런 말을 하며 웃어주셨다.

나는 그게 기뻤다.


부모의 말을 잘 듣는 건 좋은 일이라 믿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갔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천국에 가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지옥에 간다.


나는 그 말씀을 굳게 믿었다. 착하게 살아서, 올곧게 자라서 다 같이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리라 다짐했었다.


그 말씀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볼펜을 만들었을 때, 인간이 왜 볼펜을 만들었을까요? 바로 쓰기 위해섭니다. 이렇듯 무언가를 창조할 땐 그 목적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행하기 위해선 만든 자가 그 목적대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르겠지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네. 자신의 주관을 끊어버리고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올바른 삶입니다.”


그래서 난 내 생각을 버렸다. 신의 뜻을 따라, 그 말씀에 따라 순종하며 살아갔다.


그것이 옳으니까.

부모님이 웃어주시니까.

착한 아이니까.


그렇게 스스로를 죽여 왔다.



난 그 말씀을 따랐다.


“세상 문화는 사탄에게 오염되었단다. 너는 분별력이 없으니 보면 검게 물들겠지.”


그 말씀에 난 TV도, 게임도, 영화도, 인터넷도 하지 않았다. 하고 싶었지만, 내 마음을 죽였다.


그건 나쁘니까. 이게 옳으니까.

난 착하니까. 부모님과 천국에 가야하니까.

그래서 그 말씀에 순종했다.


‘죄를 지으면 지옥에 떨어질 거야. 부모님께, 하나님께 버림받는 거야.’


그런 생각이 항상 무의식적으로 맴돌았다.

죄는 회개한다고 해서 쉽게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들었기 때문에, 아예 죄를 짓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


난 착한 아이니까.


그렇게 착하게 살다보니 나는 어느새 원칙주의자가 되어있었다.

법을 어겨선 안 된다. 어기는 건 죄니까.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니까. 따라야 하는 것이니까.


도덕 교과서에 적힌 말을 너무 철저히 지켰는지. 선생님은 나를 칭찬하셨다.


“찬이는 정말 「착한 학생」이네.”


나는 그 말에 좋아하며 배시시 웃었다. 칭찬에 약했었나 보다.

선생님이 내게 말씀했다.


“모든 학생들이 너처럼 착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 말에 난 더욱 깨끗이 살려고 노력했다. 훌륭한 모범이 되고 싶었다. 항상 남을 돕고 착하게 살아가려고 했다.


난 착한 학생이니까.


하지만 옛말에 너무 맑은 물에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던가? 그 탓에 난 친구가 없었다.


항상 혼자였다. 너무 외로웠다. 그 공허함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애들은 그런 날 괴롭혔다. 뒤에서 쑥덕거리고, 상처가 나지 않을 만큼 계속 괴롭히고. 물건이 사라지고. 매일 그 고통을 감내해야했다.


그 주동자의 이름이 아직도 머리 한 구석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전찬억’. 그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는 이름. 떠올리고 싶지 않는 기억.


너무 괴로웠다.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나, 학교에서 이런 일을 당한다고. 제발 좀 도와달라고.


허나, 부모는 이렇게 답했다.


“그들을 용서하렴. 원수를 사랑해야지. 말씀에서도 죄를 범한 자를 끝없이 용서하라고 나왔잖니. 언젠가 하나님께서 때가 되면 심판하실 거란다.”

“세상 그 누가 너를 핍박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은 언제나 너를 지켜봐주신단다. 네가 남을 미워하는 가인의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남을 미워하는 마음은 그 영혼을 죽이는 죄란다. 그러니 참고 견디렴.”

“욥기에도 나와 있잖니. 그 어떤 고통가운데서도 감사한 점을 찾아야하는 것이란다. 하나님은 너에게 무슨 이유가 있어서 그런 시련을 내려주신 걸 테지.”

“오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주님의 고통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기도드리렴.”


그렇게 내 부모님은 내가 고통을 받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으셨다. 그저 기도할 뿐이셨다.


매일 매일이 지옥 같았다. 하지만 화를 내지 않았다.

원수를 사랑해야하니까. 항상 당하고만 살았다.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불쌍한 생명이니까. 사망권(圈)에 떨어진 어린 양이니까.


하지만 괴롭히는 놈들에게 용서를 해줄 때마다 내 마음의 상처는 깊어만 갔다.


나는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다. 허나 선생은 주동학생들을 개인면담하고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셨다.


돌아오는 건 꼰질렀냐면서 더욱 심해지는 괴롭힘.


선생님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 친구가 고팠다.

매일 같이 신에게 빌었다.


친구 좀 사귀게 해달라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몇 번이고 빌었다.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예배도 매일 같이 참석하며 뜨겁게 방언으로 기도했다.

조건을 세우며 매일 뜨겁게 기도했다.


그리고 공부했다. 성적이라도 높여서 괴롭힘 당해도 스스로를 떳떳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공부에 매달렸고, 반에서 1등 했다. 전교에선 3등.


나는 이 소식을 알려주러 엄마에게 달려갔다.

그 미소가 보고 싶었으니까.

칭찬 받고 싶었으니까.


“엄마, 엄마. 나, 반에서 1등 했어.”

“어우. 우리 아들 장하네. 모두 하나님이 도와주신 덕분이구나.”

“응? 내가 열심히 한 건데?”

“그건 네 착각이란다. 네가 한건 고작 5%밖에 안 된단다. 나머지 95%는 다 하나님이 도와주신 덕분이지.”

“5%······?”

“그러니 오늘 꼭 도와주신 주님께 감사 기도를 올려야 한다. 주님이 도와주시지 않으셨다면, 넌 1등을 못했을 테니까.”

“············응. 알겠어.”


서운했다.

아무도 내 노력을 칭찬하지 않는다. 오히려 깎아내렸다. 돌아오는 말은 모두 신의 덕이니 감사기도 하라는 말씀 뿐. 언제나 그랬다.


난 아무리 노력해도 그 어떤 상을 타도 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었다.

모두 신의 위업에 덮어질 뿐. 그뿐이었다.


반면 내게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건 나의 죄. 내 책임이었다. 기도를 열심히 하지 않은 죄. 회개를 제대로 하지 않은 죄.


그뿐이었다.


성적이 좋아져도 매일 괴롭힘 당하는 건 똑같았다.

한 가지 달라진 건 네가 내게 다가왔다는 점?


“야, 이거 어떻게 푸냐?”


그게 인성과의 첫 만남이었다. 같은 반이었지만. 말을 섞는 건 이게 처음이었다.


나는 기뻤다.


‘열심히 도와주면 친구가 될지도 몰라. 이건 하나님이 주신 기회다.’


그렇게 생각했다.

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다했다. 뭔가 필요한 게 있으면 빌려주고, 궁금한 게 있으면 알려주고.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았다.


‘가까워 질 수 있을 거야. 최선을 다해 도와줄 거야. ············그러니······그러니 제발 날 버리지 말아줘······.’


절박했다. 너무 외로워서.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문득 걱정스러웠다.

나랑 가까이 있으면 너에게 해가 갈까봐. 그게 너무 미안했다.


놈들이 너도 안 좋게 볼 거야.

아픈 건 나 혼자로도 좋아.

그러니 나와 가까이 있으면 안 돼.


그러자 인성이 말했다.


“지들이 뭐라고 나한테 뭘 어쩐대?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 까보라지 뒈질라고.”

“응?”


그때 난 느꼈다. 얜 좋은 애다. 착한 애다. 드디어 찾았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인성이는 나를 끌고 나왔다.


“야, 나랑 PC방 가자.”

“응? 안 돼. PC방 가면 안 돼.”

“왜?”

“엄마가 가면 안 된댔어.”


인성은 의아했다.


“아니, 왜?”

“거기는 사탄의 소굴이니 쉽게 물든다고. 죄를 짓는다고 했어. 그러니 가선 안 돼.”

“너, 그럼 다른 애들이 해코지해도 가만히 있는 이유가?”

“말씀에서 남을 미워하는 건 죄라고 했어. 엄마가 언제나 하나님이 나를 지켜봐주신대.”

“하······. 얼탱이가 없네. 왜 그렇게 남의 말을 따르는 건데?”

“자신의 주관을 버리고 순종하는 삶이 올바르댔어. 그게 착한 일이잖아.”


난 착하니까.

착해야하니까.

안 그러면 지옥에 떨어질 테니.

그래야 했다.


인성이 답답했는지 자기 이마에 손을 올리고 입을 열었다.


“야. 세상은 그 누구도 너를 생각해주지 않아요~. 그러니까 조금 이기적이어도 돼, 인마. 네 몸은 네가 챙겨야지. 게다가 무슨 신이 그 따위래냐? 뭐 네가 괴로운 걸 보기만하면서 팝콘 뜯고 ‘아이고. 잘 하네~.’ 그러는 게 신이라고? 그 신이란 자식도 지만 생각하고 있구만.”

“아냐. 하나님은 날 천국으로 이끌어 주실 거야. 봐주시고 계셔. 봐주실 거야, 분명히. 착한 일을 한 사람은 행복해지고 나쁜 일을 한 사람은 불행해져야 하니까. 그러니 천국과 지옥은 분명 있어.”

“네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게 아니고?”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난 당시 그 말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었다.

그러자 인성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야, 너 진짜 답답하다. 너 그러다 병나. 넌 그러는 게 행복하냐?”

“····································응··················.”


나는 우물쭈물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확답할 수 없었다. 지금의 난 정말 피곤했으니까. 힘들었으니까.


“거짓말 치지 마라. 너 표정 지금 엄~청 솔직하거든?”

“························.”

“그래. 내가 네 인생에 무슨 참견 질이냐. 난 간다.”


그렇게 인성은 그 길로 떠났다.


난 그날 있었던 일을 어머니께 말씀 드렸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 애는 사탄의 자식이란다. 가까이 하면 안 돼.”

“네?”


그 말은 충격이었다.

인성이가 사탄? 하지만 좋은 앤데······. 처음 생긴 친군데······.


어머니가 말을 이었다.


“지옥가기 싫으면 그런 애들이랑 너무 가까이 지내면 안 된다. 친한 친구라면 걔는 꼭 전도하고. 지옥에 떨어지는 건 정말 불쌍하잖니?”

“············네······.”

“그래. 우리 「착한 아들」. 엄마 말, 잘 듣네~.”


그렇게 나와 인성이는 멀어졌다. 멀어지고 싶지 않았지만, 멀어졌다. 그래도 이름은 말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인성이를 안 좋게 보진 않으실 테니까.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중학교 졸업이 코앞에 올 때까지 난 괴롭힘을 당했고. 매일 매일 기도를 올리는 걸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아무리 기도를 올려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내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져 누더기가 돼서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날 괴롭히던 애들은 너무나도 잘 살고 있었으니까.

나는 이렇게나 괴로운데. 쟤들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으니까.


이게 옳은 걸까? 아니, 옳아야 하는데······.

난 착하게 살아왔으니까 행복하고, 쟤들이 불행해야하는데······.

왜 아무리 기도해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걸까.

분명 하나님은 날 바라봐 주실 텐데. 불쌍한 날 도와주실 텐데······.


그 순간 왠지 모르게 인성이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 네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게 아니고?


그때 내 마음 속 댐이 무너져 내렸다. 그제야 내 깊은 내면에 억눌러왔던 감정들이,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으으······으아아아아아아!!!!!”


난 내 억울함을 분출했다. 통곡과 절규가 터져 나왔다. 끝없이, 끝없이 쏟아져 내렸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데!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 데! 왜 나쁜 애들은 행복하고 착한 나는 이 꼴인데! 왜 세상은 이런 건데!


그리고 책상을 던지고 싸웠다. 그렇게 교실에서 난장판을 피웠다.


선생은 내게 말했다.


“이건 쌍방과실이야. 그러니 서로 화해해.”

“네?”

“쟤들이 얼마나 잘못했든 너도 그랬으니 똑같은 거야. 그러니 어서 서로 화해해. 자, 악수! 이걸로 화해한 거다?”


어이없었다.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 주제에. 그저 방관만 한 주제에. 뭐가 잘났다고 그 입을 나불대는 거야? 남을 위해서 살라며. 그렇게 가르쳤으면서 왜!


그리고 이어서 나온 말이 결정타였다.


“그리고 찬이 한텐 많이 실망했어. 「착한 학생」인 줄 알았는데, 그런 난장판을 피우다니. 「나쁜 학생」이구었나?”


아빠와 엄마도 내게 말했다.


“옆의 여동생을 봐라. 쟨 잘 사는데 넌 왜 그러느냐. 네가 이상한 거다. 네가 뭔가 하느님께 잘 못한 게 있던 거야. 그러니 회개기도를 열심히 했어야지.”

“네가 나쁘구나. 그것도 못 참아 내다니. 나중에 하나님께서 심판 해주셨을 텐데. 뭐가 그리 조급했니?”


모두 나를 탓했다.

나쁜 건 쟤들인데, 모두 나를 탓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아아, 그런 거였구나······.’


「착하다」, 「나쁘다」 같은 선악(善惡)이란. 그저 자신에게 좋냐 나쁘냐를 가르는, 한없이 이기적인 개념이었단 것을. 절대적인 선악 따윈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선생이 내게 「착하다」고 말했던 것은 그저 자신이 편했기 때문이었다. 규칙을 잘 지키고, 규칙을 어긴 이를 신고하고. 그런 훌륭한 「장난감」을 좋아했던 거야.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다. 내 마음 따윈 상관없었던 거야. 그저 자신의 뜻대로 잘 따라주는 「인형」이라 좋았던 것뿐이지.


신(神)도 똑같아. 스스로의 생각을 버리고 기꺼이 자기 뜻을 따르는 「종」들이 얼마나 이뻐 보이겠나? 그저 자기 말을 따르는 게 좋았던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게 올바르다고 말했던 거야. 그게 착하다고 말했던 거야. 게다가 그 종들을 내팽겨 쳐도 좋은 일은 자기 덕, 나쁜 일은 제대로 못한 네 탓으로 생각해주니. 얼마나 편해?


내가 신이었으면 이딴 더러운 세상 따윈 만들지 않았을 텐데. 왜 지 멋대로 만들고선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지? 놈은 그저 자기 좋을 대로 만들고, 자기 좋을 대로 그 손바닥 위에서 우리를 가지고 노는 그런 쓰레기.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그런 정치꾼일 뿐.


‘모두 이기적이었던 거야.’


난 그제야 인정했다.


내가 틀렸었다는 걸.

내가 한 평생 잘못 걸어왔다는 걸.

내 편은 ‘나’밖에 없었다는 걸.

그 누구도 나를 생각해준 적이 없었다는 걸.

그리고 이 모든 건 그걸 몰랐던 내 실책이었다는 걸.


그렇게 내가 믿어왔던 것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하나씩 무너질 때마다 머리가 아파왔다. 마치 나의 생각을 옭아매고 있던 사슬이 끊어지는 기분.


“으아아아아아············!”


그렇게 3일 밤낮 머리가 아파왔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리고 머리가 개운해졌다. 무언가에 해방된 기분. 나의 멈췄던 시간은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성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 세상은 그 누구도 너를 생각해주지 않아요~. 그러니까 조금 이기적이어도 돼, 인마.


그러곤 다짐했다.


‘그래.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돼.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 이후로 난 교회에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어머니는 화가 많이 나셨다. 내가 교회에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불러 세웠다.


“너, 말해봐. 너 왜 그러는 거니? 지금껏 엄마 말 잘 들어왔잖아.”

“이제 관뒀어요. 교회에도 가지 않을 거예요.”

“그게 무슨 소리니?”

“그딴 건 이제 내게 눈곱만큼도 의미가 없으니까요!!”


난 그제야 진심으로 내 목소리를 울부짖었다.

내 생각을 그제야 내뱉었다. 누구의 말도 아닌 자신의 말을.


“············이럴 거면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어요! 그러니 두 번 다시 그딴 더러운 신 따위 숭배하지 않을 거예요! 난 이제 내 인생을 살 거라고요!”


그날, 난 드디어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었다.

이제야 겨우 날 가둔 유리병을 깨뜨리고 세상으로 발을 내딛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걸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 순간 내 옆으로 식칼이 날아왔었으니까.




댓글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킬 초기화로 만능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근황입니다... 20.01.31 145 0 -
공지 본 작품은 리메이크작 입니다. +1 19.12.01 721 0 -
26 9화. 동탄의 고블린 로드(3) +1 19.12.15 283 9 12쪽
25 9화. 동탄의 고블린 로드(2) +3 19.12.14 306 7 13쪽
24 9화. 동탄의 고블린 로드(1) +1 19.12.14 344 11 12쪽
23 8화. 착한 아이 증후군(2) [1권 분량 끝] +8 19.12.12 369 12 13쪽
» 8화. 착한 아이 증후군(1) +8 19.12.11 448 14 16쪽
21 7화. 선택의 시간(2) +1 19.12.10 530 17 13쪽
20 7화. 선택의 시간(1) +1 19.12.09 539 15 13쪽
19 6화. 고블린 샤먼(2) +1 19.12.08 600 18 15쪽
18 6화. 고블린 샤먼(1) +1 19.12.07 618 14 13쪽
17 5화. 고속도로 위의 골렘(2) +7 19.12.06 657 21 13쪽
16 5화. 고속도로 위의 골렘(1) +2 19.12.05 675 20 13쪽
15 4화. 1차 전직(2) +5 19.12.04 731 21 13쪽
14 4화. 1차 전직(1) +2 19.12.03 761 23 13쪽
13 3화. 비밀던전 속으로(3) +3 19.12.02 756 21 12쪽
12 3화. 비밀던전 속으로(2) +2 19.12.02 828 23 14쪽
11 3화. 비밀던전 속으로(1) +4 19.12.01 938 23 12쪽
10 2화. 여동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4) +2 19.12.01 939 22 12쪽
9 2화. 여동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3) +3 19.12.01 994 22 13쪽
8 2화. 여동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2) +1 19.12.01 1,017 18 13쪽
7 2화. 여동생으로부터 걸려온 전화(1) +4 19.12.01 1,095 19 12쪽
6 1화. 대격변(大激變)(5) +1 19.12.01 1,105 22 13쪽
5 1화. 대격변(大激變)(4) +3 19.12.01 1,192 27 14쪽
4 1화. 대격변(大激變)(3) +1 19.12.01 1,274 25 12쪽
3 1화. 대격변(大激變)(2) +2 19.12.01 1,349 26 12쪽
2 1화. 대격변(大激變)(1) +1 19.12.01 1,583 28 13쪽
1 프롤로그. +3 19.12.01 1,667 3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