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이야기

55화. 의미를 모를 자신감

안녕하세요. 이런 자리에 글을 올리게 되어서 정말 두근거리네요. 머리말이란 것이 가볍게 스킵 당하는 신세라서 이 글도 그렇게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 지식을 위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D.K 이야기는 12년 전 리니지 최강의 혈맹 D.K 가 해체를 선언했을 때 제가 타 사이트에다가 연재한 후 재작년에 완결을 한 게임 환타지 소설입니다. 그래서 그 사이트를 가시거나 제 블로그를 오신다면 다 읽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어릴 때 썼던 것이라 틈도 많고 해서 각색도 하고 더 다듬어서 올릴 것이니 이것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 나라 MMORPG 게임의 시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리니지, 그 중에서도 제 1 서버였던 데포로쥬 서버는 수많은 혈맹과 강자들이 어우러져 매일 같이 전쟁을 하던 전국 시대에 있었습니다. 그러던 시대를 끝내고 서버를 통일하다시피 한 것이 바로 '카이'라는 걸출한 리더가 이끌던 '스피드' 혈맹입니다. '게임을 게임처럼' 대하며 리니지를 하던 타 혈맹들과는 달리 스피드는 전문적인 전투 집단처럼 강력한 지휘 체계와 권모술수를 토대로 서버를 독재하다시피 하였고 많은 게이머들의 성토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스피드 혈맹에 맞서 여러 혈맹들이 연합체를 형성하였고 그 중에 일원이 바로 '전사의숨결'이 이끌던 D.K 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스피드 혈맹의 조직력과 카이의 전술을 당해내지 못하였고 나중에 연합체를 탈퇴하고 독자적으로 싸운 것을 포함하여 내리 10연패를 할 때까지 스피드를 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10연패를 하면서 디케이는 점점 조직적으로, 그리고 점점 전술적으로 강해져갔고 이후 던전에서 있었던 대 전투에서 승리를 하면서 처음으로 스피드를 무찔렀고 이후 카이가 제3서버인 질리언 서버로 넘어간 후 켄트 성을 따내면서 D.K의 시대를 열게 됩니다. 그러한 디케이에 맞서 또 하나의 걸출한 영웅의 세력이 등장하게 되고 이 후 이들은 수년동안 어우러져 전쟁을 하게 됩니다. 스피드, D.K, 그리고 향후 등장할 또 하나의 혈맹... 이후 리니지와 여러 국내 온라인 게임의 서버를 장악한 세력의 주축은 대부분이 이 세 혈맹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들은 국내 MMORPG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게 됩니다. 그럼 그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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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붙어볼까...? 물약도 없는 기사여...후후...”

‘치잇! 눈치 챘구나...’

쭈미오빠는 수희안녕의 물약 마시는 간격이 길어지는 것을 일치감치 간파하고 있었다. 그래서 계속 맹공을 하는 것이었다. 이것에 수희안녕은 약간 좌절 했다.

그때 황룡이 뒤에서 손을 뻗어 수희안녕을 뒤로 밀쳤다.

“황룡?”

“뒤에서 쉬고 계십시요. 제가 시간을 끌어보겠습니다.”

황룡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고 수희안녕도 약간 감동스런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쭈미오빠는 조소를 흘리며 공격을 계속했다.

‘부우우웅’

9싸울은 멋진 궤적을 그리며 황룡을 압박해갔다.

‘챙 챙 채애앵’

황룡은 그런데로 잘 막아나갔다. 그러나 수희안녕처럼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었다.

‘챙’

쭈미오빠는 황룡의 검을 위로 쳐 올렸다. 그러면서 황룡의 허리는 완전히 비게되었다.

“죽어라!!”

“아차...”

황룡은 낭패스러워하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쭈미오빠의 9싸울은 살인병기란 말처럼 무섭게 그의 허리로 향했다.

‘채애애앵’

“아니!”

그의 9싸울은 옆에서 뻗어나온 사천귀의 9일도에 막혔다. 사천귀가 대도유리와 싸우는 도중 틈을 내서 황룡을 도운 것이었다.

“크큭... 어림없어. 여기를 ....뚫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쭈미오빠...”

사천귀는 검을 든 손을 부들부들 떨며 말하고는 다시 대도유리의 검을 막아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쭈미오빠도 짜증에 냉정을 잃고 분노를 낼 수 밖에 없었다.

“너희들이 우리 맨혈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으냐!!”

체력에 여유가 있었던 쭈미오빠의 모든 힘이 그의 검에 모아졌다. 그리고 쭈미오빠는 그 검기와 완력을 합쳐서 황룡을 밀어붙쳤다.

“우오오오오오오”

쭈미오빠의 힘으로 밀어 붙이는 플레이에 황룡은 힘없이 밀렸다. 뒤에서 받쳐주는 혈원들도 물약도 없고 체력도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그 파워 넘치는 공격에 쫘르르 밀려버렸다.

“허거걱...”

그 무식한 공격에 사천귀 조차도 깜짝 놀랐다. 아무리 대부분이 빈사상태였다고 해도 6,7명을 한번에 밀어버리다니...

그렇게 쭈미오빠는 켄성 외성문의 1열을 몽땅 밀어버렸다. 황룡을 비롯한 1열은 외성문 안에서 나뒹굴었다가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하아하아....”

쭈미오빠는 너무 힘을 쓴 탓에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의 이 행동으로 철벽같던 켄트성의 외성문은 뚫렸다. 쭈미오빠가 만든 빈틈을 싸울기사단이 놓치지 않고 난입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런... 모두들 내성으로 후퇴한다. ”

수희안녕이 다급하게 외치며 몸을 돌리고 달려갔다. 또한 쭈미오빠도 지시를 내렸다.

“적들이 내성에서 방어진을 완성하기 전에 쳐야한다. 모두들 돌격!!”

“와아아아아아”

싸울기사단은 있는 힘껏 치달리며 디케이 기사들의 뒤를 쫒았다. 그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잠자고 있던 디케이의 팀워크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어서 가라. 내가 시간을 끌테니...”

도망치던 디케이의 기사들 중 몇몇이 가끔 나오는 좁은 길목을 막아서서 시간을 끌었다.

‘서거거걱’

물론 그들은 어김없이 쭈미오빠와 대도유리의 검에 순식간에 베어졌지만 그래도 몇 초의 시간은 끌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때 성 밖에서도 피 튀기는 혈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빙마 십자난무”

‘파아아앙 채애애앵’

실마릴리의 청광의 검을 낭천은 가까스로 방어해냈다. 이 모습에 실마릴리의 눈이 크게 떠졌다.

‘ 이 녀석... 그 며칠 동안에 상당히 성장했다... 내가 괜히 잠재력을 깨운건가...’

“후후후후.... 당신의 게릴라도 제법이군요. 그러나... 어차피 승리는 우리 맨혈의 것입니다.”

낭천은 예전과는 달리 여유롭게 웃으며 실마릴리에 맞서갔다.

“글쎄... 그건 두고 봐야 알겠지.”

서로는 이렇게 살기와 미소를 동시에 얼굴에 띄우며 대치했다. 그때 낭천에게 귓말이 왔다.

( 낭천님! 지금 즉시 성 밖의 모든 병력을 데리고 기란 성으로 가십시요. )

( 네? 어째서.... 아! 알겠습니다.)

낭천은 순간적으로 쭈미오빠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움직였다. 낭천의 명령은 순식간에 퍼졌고 외성 밖의 백여명의 맨혈 병력은 기란 성으로 텔을 타고 날아갔다.

쭈미오빠가 디케이의 저항에 약간 자신감을 잃은 것이었다. 그래서 최소한 기란성은 차지하고 말겠다는 보험을 든 것이었다. 지금으로서는 정말 적절한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실마릴리도 그 정도는 느끼고 있었다.

[자! 우리도 기란 성으로 간다. 맨혈을 쳐부수자!!]

[와아아아아!]

그때 잠자코 있던 전사의숨결이 나서서 실마릴리를 제지했다.

[잠깐... 상관없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켄트 성이 우선입니다. 수희님을 지원해 주십시요. 켄트성만 지킨다면 최종의 승리는 우리 디케이가 가지게 될 것입니다.]

[네? 에.... 알겠습니다...]

실마릴리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곧 디케이의 방식을 숙지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맨혈의 대부분의 병력은 기란 성으로 향했고 맨혈의 주력인 싸울기사단은 켄성의 내성으로 치달렸다. 그 뒤를 실마릴리의 청의기사단이 맨혈의 방어벽을 뚫으며 뒤따르고 있었다.

“남은 시간은 5분...”

쭈미오빠는 시간을 파악하고 더욱 더 힘써 달렸다. 그런 그들의 앞을 황룡과 코니수니 가 막아섰다.

“비켜라!!”

쭈미오빠와 대도유리는 전력을 다한 일격으로 저항하는 그 둘을 베어넘겼다.

‘크으윽.... 수희님...천귀님... 우리는 두분을... 믿습니다...’

황룡과 코니수니는 이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띤 얼굴로 쓰러져갔다. 비록 방해물을 모두 제거했지만 그래도 상당한 시간이 흘러버렸다. 이 상태로 내성 앞에 도착한 쭈미오빠의 얼굴은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디케이가 이미 방어선을 완성한 탓이었다. 디케이기사들은 전사의숨결의 대역인 켄성군주를 철저하게 보호하며 맨혈의 진입로를 막았다. 이 정도의 방어선이 갖취지면 5분의 시간은 무리없이 버틸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쭈미오빠를 포함한 싸울기사단도 이제 지쳐있었다.

게다가 후방에서는 실마릴리의 부대가 강하게 압박을 해오고 있었다.

“빌어먹을... 여기까지 와서....”

쭈미오빠는 안타까움에 검을 부르르 떨었다.

(쭈미님. 낭천이 보고 올립니다. 기란 성은 접수가 끝났습니다.)

수비병력이 거의 없던 기란 성을 별 무리없이 접수한 낭천이 보고를 올렸다. 이것을 듣고 쭈미오빠의 표정은 약간 밝아졌다.

“하하하하... 수희안녕... 이 전투는 너희가 이겼다. 그러나... 결국 최후의 승리는 우리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쭈미오빠는 이 말을 하며 텔을 타고 날아갔다. 그 뒤를 따라 맨혈의 싸울기사단도 철수했다. 이미 기란 성의 보고를 들은 수희안녕은 그 말을 들으며 그 속의 뼈를 느낄 수 있었다.

‘ 이 전투에서 이기긴 했지만... 결국 켄성을 지키기는 했지만... 피해가 너무나 크구나...’

혈원들이 승리의 환호성을 지르는 사이에서 수희안녕은 이렇게 한숨을 쉬며 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치열했던 켄성공성전은 딱히 어느 쪽의 승리라고 할 수 없는 결과로 끝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전사의숨결은 의미 모를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저번 공성전에서 디케이는 켄트성을 가까스로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기란성은 맨혈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디케이의 피해는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무리한 켄트성 수성을 하다가 혈원들의 장비에 막대한 피해가 있었던 것이다. 어제 전투에서 한번 이상 사망한 디케이 혈원은 200명에 육박했다. 또한 장비를 한 개 이상 떨군 혈원들도 백 명이 넘었다.

이런 적지 않은 피해는 수희안녕 등의 표정을 어둡게 했다.

이것에 실마릴리 등은 그렇게 무리하면서 까지 켄트 성을 지키려고 한 전사의숨결의 선택에 약간의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 수희안녕... 난 전사의숨결 님의 선택을 믿지만... 그래도 이번 일은 너무 이상하지 않나?”

실마릴리의 말에 수희안녕은 말 없이 있었다. 실마릴리는 개의치 않고 말을 계속했다.

“이번에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런 피해 속에서는 분명 다음 수성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기란 성을 지키고 켄성을 깨끗이 포기하는 것이...“

“실마릴리... 네가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잘 모르겠지만... 총군의 켄트 성에 대한 애착은 대단하시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디케이도 마찬가지야. 왜냐하면... 과거 스피드 시절 때 우리가 그토록 가지길 원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 곳을 뺏긴다면 아마 우리 혈원들의 반 이상이 게임을 접을 것이다. 또한 지키려고도 않고 포기를 해버린다면 그 타격은 그 이상일 것이다. 우리에게 켄트 성은 집 이상의 장소다.“

수희안녕의 이 말에 결국 실마릴리도 말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때에 맞춰서 전사의숨결이 중앙 홀로 들어왔다.

“하하... 모두들 잠은 잘 주무셨는지요... 하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시느라 잠을 안 잤을수도 있겠군요. 하하하...“

총군의 말에 실마릴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사천귀 등도 약간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분명 외면상으로는 디케이의 승리였지만 실리적으로는 디케이의 완패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과거 필드연합과의 오크 요새 수성전과 비슷했다. 그때 이긴 것은 필드연합이었지만 실리적으로는 디케이가 압도적인 이익을 보았고 결국 최후의 승자는 디케이가 되었다.

디케이의 간부급 인물들은 모두 이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전사의숨결의 이 말에 이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전사의숨결도 이 눈치를 충분히 감지하고 있었다.

“ 하하... 네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예전에 말씀드렸던 데로... 우리는 큰 피해 없이 켄성을 지켰습니다. 이제 승세는 우리에게 옵니다. “

“저... 주요 혈원들의 방어구가 2,3 방 정도 떨어졌습니다. 이게... 큰 피해가 아닙니까..?”

실마릴리는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그의 지적은 타당했다. 맨혈의 살인검 싸울기사단을 상대로 2,3 방의 감소는 결코 적은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전사의숨결은 여전히 태평했다.

“하하... 걱정 마십시요. 켄트성의 수성은 5일 후입니다. 이제 달리 지킬 성도 없으니 5일 후까지 편히 쉬면서 복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하...”

실마릴리는 잠시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실마릴리를 수희안녕은 얼른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침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총군, 그럼 앞으로 본던의 수비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번 전투에서 엄청난 이익을 얻은 맨혈이 분명히 본던공략을 시도할 텐데 말입니다. “

지금 상태의 디케이로는 본던의 수비가 힘들다. 그래서 수희안녕은 전사의숨결의 묘안을 기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전사의숨결의 대답은 전혀 의외의 것이었다.

“본던... 본던이라.... 후후... 본던은 포기하십시요. 더 이상의 피해는 있어서는 안됩니다.”

“??”

전사의숨결의 말에 간부들은 또 다시 놀랐다. 본던 마저 포기하면 디케이는 카오를 마음 놓고 풀 장소가 없게 된다. 그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피해이다.

이런 말을 너무나 간단히 하며 전사의숨결은 싱긋 웃었다.

“ 하하... 지난 켄성 수성 전의 승리로 우리는 최대의 위기를 넘겼습니다. 이제 다음 수성 때까지 더 이상의 피해 없이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모두들 저를 믿고 제 지시에 따라주십시요.“

해맑게 웃으며 하는 말이었지만 수희안녕은 그 속의 냉철함을 느꼈고 군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아직 적응이 덜된 실마릴리와 깊게 생각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천귀는 이런 총군의 결정에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그러나 총군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디케이인지라 그들은 그런 명령에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디케이는 완전히 짱박혀서 다니게 되었고 맨혈은 모든 던젼을 접수하게 되었다.

(접수는 일반유저의 출입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통제와는 다름) 이 모습을 본 일반유저들은 디케이가 끝날 때가 되었다는 말을 퍼트리게 되었다.

“이제 디케이의 자금줄은 켄성뿐이야... 맨혈의 상대가 안되지.”

“맨혈은 싸울인가 뭔가 하는 살인검을 들고다닌다던데..?”

이런 말이 떠도는 가운데에서 전사의숨결의 얼굴은 의미모를 미소를 계속 띠고 있었다.

그렇게 5일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작가의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