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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7,962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11.21 07:00
조회
333
추천
7
글자
11쪽

10-11

DUMMY

”우연한 사고를 아름다운 이야기로 포장하자는 건가?“


”정필모 사장과 차동수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들은 의외로 이런 사안에 대해서 좋게 볼 수 있습니다.“


”나쁘지 않군. 정필모 사장과도 의논해 본 후에, 정 사장이 동의하면 상세한 계획을 세워서 다시 얘기해 줘.“


”그리고, 미국에서도 보고를 받았습니다.“


”미국이면 상원의원들의 이라크 방문 건인가? 빠르군.“


”네, 아무래도 지명도 있는 언론사의 기자들이라 정치인 쪽과 커넥션들이 나름 탄탄합니다.“


”결과는?“


”이라크의 모술을 방문한 미국 상원 의원단에서 후세인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했답니다. [미국 정부는 사담 후세인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정치적으로 이란과 대척점에 있는 미국이 후세인을 반대하고 끌어내리기에는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신문사 정치부에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후세인 입장에서는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면 오해하기에 좋은 내용입니다.“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공격하는 행동을 해도, 미국이 반대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인 거야?“


”그렇습니다. 독재자들의 주위에 고언을 할 수 있는 측근들이 남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판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음....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 되겠군. 애꿎은 많은 목숨이 사라지게 될 텐데....“


”정치인들에게 일반 시민의 목숨은 별로 값어치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안타깝게도요.“


”그렇군. 후세인의 판단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보도록 해.“


”네, 보스.“


조영과 여한모의 밥그릇에 담겨 있던 밥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 * *


조영이 여한모와 함께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을 때, 미리 연락을 받았던 것인지 엘리베이터 앞에는 하민호 비서실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묵례를 받은 조영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하민호 실장이 앞장서서 안내했다.

복도를 오가던 몇몇 직원들이 조영을 알아보고 공손한 인사를 건넸다.


환한 미소로 직원들의 인사를 받아주던 조영이 사무실로 들어서자, 각자의 일에 바쁜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라면 토요일이라서 조금은 들떠있을 법도 한 사무실이었는데, 사장의 교통사고 소식 때문인지 다소 침울한 분위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몇 직원들과 눈인사를 마친 조영이 회의실로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회의실에는 황문달과 박상인, 허대호, 전용수, 주용만과 이성찬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직원이 들어와서 마실 것을 물어보았고, 따뜻한 블랙커피를 부탁한 조영이 회의실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한 명씩 눈을 마주쳤다.

갑작스러운 정필모의 사고에 조금씩 긴장한듯한 표정들이었다.

조영의 옆에 앉은 여한모가 수첩을 꺼내놓으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


”정필모 사장님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다들 놀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이제는 뒷수습을 해야 할 때입니다. 먼저 이 자리에 처음 참석하시는 분이 계시니 잠시 인사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쪽에 앉아 계시는 분이 저희 보스이신 김조영 보스이시고, 저는 여한모 팀장이라고 합니다.“


여한모의 눈짓을 받은 주용만과 이성찬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주용만이라고 합니다. 행운 신문의 초대 사장을 맡겨 주신 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성찬입니다. 행운 신문의 편집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 사람의 인사를 받은 조영이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덕담을 해주었다.


”반갑습니다, 김조영이라고 합니다. 두 분에 대한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본인의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계시는 분들이라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두 분께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열심히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주용만과 이성찬이 자리에 앉자, 여한모가 말을 이어갔다.


”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정보 공유 차원에서 최근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우선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난달 말에 국내의 [주간 서울]과 [일간 대한]을 인수해서 새롭게 [행운 신문]을 창간하게 된 것을 모두 알고 계실 겁니다. 이어서 이달 초에 보스께서 미국의 [맨해튼 트리뷴] 지를 인수했습니다. 앞으로 [행운 신문]은 [맨해튼 트리뷴]과 협력하여 미국발 기사에 대한 신뢰도 제고와 영향력 확대를 자연스럽게 도모하시면 됩니다. 라스베이거스에 오픈한 럭키호텔도 순조롭게 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내년에 2호점의 오픈도 계획 중입니다. 이 밖에도 대규모 다국적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대한민국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주목받는 회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보스께서 한국에 대한 투자를 소홀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성과를 보여주고, 또한 좋은 제안을 해 주신다면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허대호와 전용수는 다방면의 투자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고, 주용만과 이성찬은 미국의 언론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은 들었었고,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 호텔을 갖고 있다는 내용도 들었었지만 2호점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에 다소 놀란 표정이었다.


”자, 이제 엊그제 일어났던 정필모 사장님의 교통사고에 대한 후속 대책을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박상인 과장님이 확인한 사건의 전말을 들어보도록 하지요.“


박상인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차동수를 뒤쫓은 일과, 차동수의 현재 상황, 차동수가 자백한 사건의 전말에 대해서 상세히 보고했다.


”가해 운전자가 의외로 쉽게 자백을 했군요?“


이성찬이 감탄했다.


”박상인 과장이 인간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차동수 씨가 처한 상황이 안타까워서 도와줄 방법이 있으면 합니다. 차동수 씨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국민학교에 다니는 어린 딸의 사연이 불쌍합니다.“


황문달 사장이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도 황 사장님의 보고를 듣고 차동수 씨의 딸을 도와줄 방법에 대해서 잠깐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차동수 씨가 정필모 사장님께 사고를 사죄하는 자리에서 차동수 씨가 처한 상황을 알게 된 정필모 사장님이 차동수 씨 따님의 수술비를 도와주는 모양새를 생각해봤는데,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여한모의 말을 들은 이성찬이 무릎을 쳤다.


”좋은 생각이십니다, 여 팀장님. 우연한 교통사고에서 가해자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된 피해자가 가해자를 돕는다는 미담으로 기사화하면 반향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훈훈한 미담이 되는 것이지요. 복수나 징벌보다는 [화해]라는 컨셉으로 기사를 쓰면 독자들에게 정필모 사장님의 이름 석 자를 뚜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겁니다.“


묵묵히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주용만도 입을 열었다.


”미국에서 인수하셨다는 [맨해튼 트리뷴] 지에 대한 내부 사정을 잘 몰라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제가 듣기로는 정필모 사장님께서 미국에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적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어렵게 보내던 시절에 지역 사회에서 작은 도움을 받았었던 기억이 생각나서, 이번 사건에 대해 용서와 도움을 주기로 했다는 식으로 기사를 쓰고, [맨해튼 트리뷴] 지에서 해외 토픽 형식으로라도 이 기사를 다룬다면, 역으로 국내 언론이 기사를 받아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외의 유력한 언론사에 한국인이 기사화되었다는 것은 국내 언론사에게는 좋은 기삿거리가 될 겁니다.“


”오호~ 역시 현직 언론계에 계시는 분들이라서 빠르게 이해하시는군요. [맨해튼 트리뷴] 지에 기사를 싣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쪽에도 사주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자 하는 데스크가 있고, 이게 조작된 기사도 아니니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보스?“


”나쁘지 않겠군. 수술비를 돕는 것은 회사에서 기부금 처리를 하면 될 것 같아.“


”일전에 제가 듣기로는 정필모 사장님께서 정치계에 입문을 희망하신다고 들었었습니다만?“


주용만 사장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여한모 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 사장님의 뜻도 그렇고, 보스의 뜻도 그렇습니다. 자금적으로는 충분히 지원할 의사가 있으니 주 사장님께 좋은 방안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지난겨울에 목포의 청소년들을 위한 장학금을 지급하셨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차동수 씨가 고향이 마침 목포라고 하니, 이번 기회에 목포를 위한 재단을 만들고 재단에서 차동수 씨 딸의 수술비를 도와주고, 앞으로도 목포 출신의 어려운 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 겁니다. 저희 신문사에서 도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장님, 좋은 생각이십니다. [미국에서 자수성가해서 귀국한 사업가의 고향 돕기 재단] 이런 컨셉으로 진행한다면 정필모 사장님의 이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겁니다.“


황문달과 박상인은 불쌍한 어린아이의 수술을 돕고자 했던 생각으로 했던 일이, 점점 커져가는 것을 보고 눈만 끔벅거리고 있었다.

허대호와 전용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만 있을 뿐이고, 하민호 실장은 오가는 말들을 수첩에 옮겨 적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조영이 입을 열었다.


”다들 좋은 의견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의견을 정리해서 정필모 사장 본인의 의사를 확인한 후에, 정 사장님이 동의하신다면 빠르게 진행을 하도록 하세요. 재단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정필모 사장이 재단을 만든다면, 회사 차원에서도 일정액을 재단에 기부하겠습니다. 여 팀장, 얼마 정도를 기부하면 될까? 10억 원 정도면 어떨 것 같아?“


조영이 10억 원이라는 금액을 입에 올리자, 여한모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고, 주용만과 이성찬은 입을 쩍 벌렸다.


”자, 재단 설립과 수술비 지원은 차후 상세한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면 될 것이고, 이제는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조영이 화제를 전환하자,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달려왔다.


”차동수 씨가 진실을 밝힌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강남의 조직폭력배가 정필모 사장을 노리고 사고를 청부한 것에 대한 응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전용수 본부장님과 직원들을 동원해서 싹 쓸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조영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한 명씩 시선을 마주했다.

조영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은 이성찬 편집장이 침을 꿀꺽 삼키고는 탁자 위에 올려진, 이미 식어버린 커피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마셨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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