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7.03 09:05
연재수 :
899 회
조회수 :
3,828,109
추천수 :
118,685
글자수 :
9,955,036

작성
23.10.14 09:05
조회
2,268
추천
104
글자
25쪽

도대체 얼마나 갑부인 거냐?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오랜만에 푹 자고 일어나니 몸이 상쾌해졌다.

생체 리듬 때문에 일어나기는 했는데.


“에라 모르겠다....”


한 숨 더 자는 게 좋을 듯해서 류지호는 운동까지 거르고 몇 시간 더 잤다.

효과가 있었다.

누적된 피로의 찌꺼기까지 모두 배출된 듯 가뿐함을 느꼈다.


‘잠이 보약이라고 하더니, 틀린 말이 아니야.’


촬영 막바지 컨디션이 그저 그래서 게으름을 좀 피웠다.

운동을 건너뛰어서 그런지 다소 찌뿌듯한 것 같긴 했지만.

류지호는 운동 대신 해서 스트레칭만 30분에 걸쳐 꼼꼼하게 했다.

땀 좀 빼고 시원하게 냉수로 샤워하고 나니, 찌뿌듯한 느낌마저 말끔히 사라졌다.

류지호는 스킨 및 로션을 대충 바르고는, 월스트리트 저널을 한 권 챙겼다.

트레이닝 복장에 모자를 풀 눌러쓴 후, 경호원을 호출했다.

고우찬과 통역을 겸하는 재일교포 직원이 따라붙었다.

러셀과 패트릭이 지휘하는 팀은 휴가 중이다.

류지호가 미국으로 복귀하게 되면 다시 임무를 인계받을 예정이다.


“헤이! 보스!”


류지호가 고우찬을 돌아봤다.

고우찬이 고개 짓으로 24시간 프랜차이즈 식당 간판을 가리켰다.

일본의 3대 규동 체인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식당이다.

규동은 일본식 소고기 덮밥이다.

프랜차이즈 규동 식당은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김밥의 천당과 같은 24시간 영업 식당이란 인식이 있다.

일본의 24시간 문화가 한국과 비슷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도시는 어디를 가더라도 먹을 곳이 제법 있는 편이다.


“난 달걀 함바그 정식.”


고우찬은 가격도 저렴하고 가성비도 좋은 음식을 주문했다.

물론 이인분이다.

류지호는 매콤한 우동을 주문했다.

배는 그리 고프지는 않았다.

무얼 먹기는 해야겠고, 그렇다고 과하게 먹고 싶지는 않고.

아직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에서 음식을 먹는 것이 꺼림칙하진 않았다.

주문을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니, 혼밥하는 일본인들이 꽤 많았다.

하나같이 샐러리맨인 듯 양복을 갖춰 입고 있다.

일본 식문화 중에 좋은 점으로 혼밥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이 꼽히기도 한다.


‘과연 혼밥 문화가 좋은 것일까.’


식사라는 것이 허기를 채우기 위해.

그저 생존을 위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행위로 끝나버리는 것일까.

물론 불가피하게 혼밥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각박해져만 가는 세상에서 1시간 남짓한 식사시간은 타인과의 유일한 소통 시간일 수도 있지 않을까.

미디어에서 혼밥을 장려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류지호로서는 가히 좋아 보이지 않았다.

도리어 함께 하는 식사를 권장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만이라도 사람끼리 스킨십이 일어날 수 있도록.


“.....”


덩치 크고 험악한 사내와 함께 들어온 류지호가 눈에 뜨일 법도 하건만, 일본인들은 그저 자신의 식사에 묵묵히 집중할 뿐이다.

서울이나 도쿄 또 맨해튼을 보면 아침 출근풍경이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지독한 교통체증, 똑같은 드레스 코드의 사람들, 주위를 둘러볼 겨를도 없이 직장을 향해 직진하는 모습까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일개미들의 모습처럼 보이진 않을까.


“맛있게 드십시오. 보스.”


경호원의 목소리가 조금 컸을까?

식당 안의 손님들이 쳐다본다.

시선이 곱지 않다.


“거.. 새끼들이 예민하기는....”


고우찬이 작게 투덜거리고, 포크로 함바그를 푹 찍었다.

마치 이 크기가 한입에 들어갈 수 있을지 사이즈를 재보려는 듯이.

여전히 먹성만큼은 변하지 않은 친구다.

후각과 미각도 중요하지만, 결국 제일 처음 음식과 마주하는 것은 시각이다.

그래서 음식은 처음에 눈으로 먹는 것이란 말도 있다.

눈으로 먹고.

천천히 냄새를 맡아보고.

혀로 느끼고.


“나쁘지 않네.”


오랜만에 느긋하게 일어나서 즐기는 간단한 면요리.

소소한 재미다.

숨 가쁘게 달리는 삶 속에서 이런 것이 일상 속의 행복이라는 걸까.


‘행복이라....’


과거로 돌아오기 전 그 때.

하루 한 끼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근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에 넘치다 못해 비현실적인 하루하루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날들.

지금은 어떠한가.

하고 싶은 일만 마음껏 하고 있다.

영화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것은 때로 고통스럽고 힘겹다.

그럼에도 류지호에게는 축복 같은 것이다.

한편으로 계속해서 욕구와 욕망이 커져만 간다.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최고가 되고 싶은 욕망.

성자가 아닌 이상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천재.


류지호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말도 되지 않는다.

류지호는 처음에 너무 이상해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말을 들을 때 마다 정말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까끌까끌 했다.

천재가 아니란 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아니까.

그저 과거로 돌아오기 전의 경험과 잡지식을 지녔을 뿐.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성공은 타고난 재능과 끈기의 공동 작품이다.

비록 출발선이 다른 반칙인 인물이었지만, 한 번 살아 본 삶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진 않을까.

혹시 천재라는 걸 인정해도 괜찮지 않을까.

류지호가 UCLA 재학 중에 유명한 SF작가 옥타비아 E. 버틀러가 모교에 강연을 온 적이 있었다.


[재능은 잊으세요. 재능을 갖고 있다면 당연히 좋죠. 마음껏 사용하세요. 그러나 갖고 있지 않아도 상관없어요. 영감보단 꾸준히 기른 습관이, 재능보단 지속적인 학습이 작가에게 더 신뢰할 수 있는 것이랍니다.]


과거로 돌아온 류지호는 지독한 노력파가 되었다.


[한 번 뛰어서 하늘에 도달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낮은 땅에서 둥근 하늘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만들고, 돌고 돌아서 마침내 그 꼭대기에 이른다.]


J. G 홀런드가 <한 걸음씩>에서 한 말이다.

또 프랑스 속담에는 다음과 같은 말도 있다.


[하느님은 움직이는 자를 쓰고 사탄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쓴다. 하릴없는 시간은 생각을 방종하게 한다. 한가한 인간은 마치 고인 물처럼 결국에는 썩는다.]


노력이란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또 보답만을 가져오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유례없는 류지호의 성공가도는 행운으로 점철되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행운은 부지런한 사람을 찾아간다는 사실.

앉아서 기다리는 자에게는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행운이란 근면한 사람의 성공을 표현하는 말이라고 하지 않나.

한 번에 자기가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성취하고, 자기가 목표로 삼고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결과를 얻기 위해 언제나 시간이 필요하다.

류지호는 무려 50년 인생이란 대가를 통해 깨달았다.

영화감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또 기업가로서 도약을 하기 위해 준비를 철저히 하고 또 노력에 노력을 더하고 있다.

그 노력의 끝이 어디까지 이를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죽을 때까지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영화 생각해?”


고우찬의 목소리에 류지호가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아니야. 그냥....”

“국물 식기 전에 먹어.”

“울 조카는 무럭무럭 크지?”

“자식이 힘이 얼마나 좋은지....”

“아이를 힘으로 보살펴?”

“민아는 그 기운 좋은 녀석을 잘도 어르고 달래는데. 역시 아이는 여자가 봐야 돼.”

“여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엄마니까 가능한 거야.”

“뭐.... 그게 그 말 아닌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특별휴가 보내줄게.”

“뜬금없이?”

“장기해외출장으로 고생했으니까, 상 주는 거야.”

“네가 사장이냐?”

“사장보다 높은 사람이다. 쟈샤.”

“간만에 아들래미하고 원없이 놀아줄 수 있겠어.”


원래 툴툴거려야 고우찬 다운 것이다.

헌데 순순히 수긍했다.

아빠가 되어 철이 든 것인지.


“결혼식은 봄에?”

“응.”

“뉴욕에서?”

“아직 모르겠다.”


윌리엄 파커의 건강을 고려해 류지호와 레오나의 결혼 시기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내년 봄에 식 올리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걸?”

“가족들만 모여서 할 건지. 제대로 할 건지....”

“날 받았으면 슬슬 초청객 리스트 작성해야 하지 않냐?”

“오~ 그런 것도 알아?”

“Don에게 들었지 뭐. 추리고 추려도 미국 쪽 초청자가 천명 이하로는 안 될 것 같다던데.”

“그걸 왜 Don이 신경 써.”

“빅보스의 보안 총책임자니까 당연히 신경 써야지. 장난 하냐?”

“그렇게 되냐?”


글로벌 보안기업 CEO가 개인 보안 총책임자라고 하면 어딘지 어울리지 않는다.

어쩌랴, JHO Security 업무의 최우선 순위가 빅보스의 안전인 것을.


“백악관에는 올 해 안에 보내야 한다던데?”

“무슨 미국대통령까지 불러.”

“류씨 가문과 파커, 그레이엄 가문이 합치는 거 아냐? 미국의 삼부요인도 초대해야 나중에 안 삐지겠지.”

“머리 아파. 친분 있는 노인네들 다 초대하면 그 양반들만 오는 게 아니라 줄줄이 세트로 따라올 텐데... 아휴. 생각만 해도....”


류지호 집안의 친족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족보 상 5대조의 후손인 10촌 친척은 몇 있다.

이젠 8촌만 되어도 남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외가 역시 피난민 출신이라 가까운 친인척들은 북한에 남아 있고.

반면에 파커와 그레이엄 가문은 달랐다.

두 가문은 영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실질적인 가문의 역사는 1850년대 서부개척시대부터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파커라는 성을 쓰는 사람은 수를 다 셀 수 없이 많다.

캘리포니아에서 기원해서 아이오와 주 최대 가문이 된 파커 중에 파커는 윌리엄 일족뿐이다.

한국의 오래된 문중에 비해 150년 역사는 하찮게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 상류사회 곳곳에 파커 가문 사람들이 없는 곳이 없다.


“제수씨와 빨리 결정해라. 성 패트릭 대성당이야 네가 결혼하겠다고 하면 좋은 날짜를 줄 것 같지만, 세기의 결혼이 될 텐데 미리부터 준비를 잘 해야 하겠지...”


뉴욕 맨해튼의 성 패트릭 대성당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하는 신랑신부의 예약이 폭주하는 곳이다.

지금쯤이면 내년 결혼식이 모두 차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대 수용 인원이 3,000명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대성당은 역사적으로나 상징성으로나 유명인사들의 결혼식으로 단골장소다.


“스몰 웨딩할까?”

“결혼 준비 네가 하냐? 뉴욕과 LA에 가온웨딩 지점도 있고, 빵빵한 비서진에, 벨에어 집사 그 양반 무지 깐깐해 보이더만. 그 뿐이냐? 파커 집안 브래드 집사 아저씨에, G&P와 파커 가문 의전팀에....”

“알겠어. 그만!”


고우찬이 지적하지 않아도 비서 제니퍼 허드슨이 의전팀과 함께 류지호의 결혼식을 벌써부터 준비해오고 있다.

결혼식 날짜와 장소만 정해지면 일사천리로 착착 진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물 식은 것 같은데, 새로 하나 갖다 줄까?”

“아냐, 됐어.”


류지호가 여전히 온기가 남아있는 우동을 먹으며 챙겨 온 월스트리트 저널을 펼쳤다.

가장 최근 발행된 영문판이다.

페이지를 넘기는데,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 영화시장은 성장하고 있는가? NO! 오직 트라이-스텔라만.]


할리우드 리포트나 버라이어티도 아닌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다.

최근 몇 년 간의 할리우드 영화산업을 분석한 심층기사다.

90년대만 해도 단일 스튜디오가 북미에서 20억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북미시장에서 최초로 20억 달러 박스오피스를 기록한데 이어 빠른 시간 안에 30억 달러 박스오피스를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년 4편의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 시리즈가 텐트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거기에 애니메이션 라인업까지 갖췄다.

그럼에도 트라이-스텔라가 북미 영화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진 못했다.

점유율 35%를 오락가락 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북미시장에서 Big7의 경쟁이 치열했다. 어쨌든 트라이-스텔라가 메이저 스튜디오 가운데 넘버원인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유니벌스뮤직그룹, JHO/DirecTV 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복합미디어그룹들의 기업자산과 매출과 비교해 아직은 중위권이지만.

역사가 오래된 경쟁 스튜디오와 자산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연 4조 이상의 IP 활용을 보여주는 LOG Company는 트라이-스텔라에게 여전히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다.

LOG Company는 최강의 콘텐츠 기업이다.

거기에 UOL/워너-타임은 당분간 복합미디어 그룹 1위를 빼앗기지 않을 태세다.


‘몇 년 만 기다려... 곧 따라잡아 줄게.’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복합리조트 테마파크가 영업을 시작될 때.

그때부터가 진정한 글로벌 넘버원을 놓고 겨룰 시점이다.

복합미디어기업들은 모기업의 자본 성격에 따라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 유형이 제조업에서 미디어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한 기업이다.

미국의 GTE, 프랑스의 Compagnie ViVo, 일본의 Sonic이 그 분류에 포함된다.

이들 기업들의 사업 분야는 에너지, 항공, 교통, 중공업, 소비재, 의료, 부동산, 금융 및 보안, 전자제품 등이다.

즉 제조업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대기업이 1980년 규제완화 바람을 타고 텔레비전 제작과 유통, 케이블, 영화제작과 유통, 통신, 출판 등의 분야에 진출했다.

두 번째는 서비스 분야에서 미디어 분야로 확장한 기업들이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그룹과 독일의 베르텔스만 미디어그룹이 이에 해당된다.

부동산과 금융 그리고 소비재 유통업을 통해 자본을 축적한 후, 전국 일간지 신문시장과 영화 상영관 그리고 공영방송 민영화 바람을 타고 지상파 시장에까지 진출해 그들 나라에서는 미디어 제국을 건설했다.

마지막 유형은 미디어 분야에서 성장한 기업들이다.

영국의 맥스웰 커뮤니케이션, 호주 국적의 The News Corp. 미국의 LOG와 JHO Company가 이에 해당된다.

신문과 방송 그리고 영화 등 미디어 분야에서 자본을 축적한 뒤 기업 외형을 키운 순수 미디어 기업들이다.

매년 포브스가 발표하는 전 세계 10대 주요 복합미디어 그룹 순위에서 JHO Company Group은 지난해까지 5위권을 유지했다.

헌데 올해 처음으로 매출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순위가 요동칠 것으로 예산되고 있다.

물론 UOL/워너-타임은 400달러를 넘어선지 오래고, 유니벌스의 모회사와 소닉은 500억 달러를 넘겨 600억 달러를 넘보고 있어 따라잡기 버겁긴 하지만.

유니벌스와 소닉의 경우 모회사의 주력사업이 제조업이기 때문에 미디어 분야에서는 트라이-스텔라에 견줄 바가 못 되긴 한다.

정리하자면, 오로지 영화사업 분야만 놓고 보면 JHO Company Group이 세계 최고다.

포브스 기사가 가장 주목한 점은 JHO Company가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국이 없는 세계 유일의 5대 복합미디어그룹이란 점이다.

물론 세계 최대 위성방송국을 보유하고 있긴 하다.

더 놀라운 점은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테마파크 사업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부분이 활성화된다면, 10년 안에 세계 최대 복합미디어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다.

가슴 설레는 전망이다.


- 미스터 할리우드는 왜 부자 순위에서 빠져 있는 것인가?

- 류지호의 재산은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거야?

- 모르긴 몰라도 미디어 업계 최고 부자는 류지호가 아닐까?


부자 순위를 발표하는 곳 어디에도 류지호는 들어가지 않는다.

마치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중동의 왕족, 북한의 독재자, 러시아 대통령처럼 논외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류지호의 재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금융자산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비상장이다.

그 외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재산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다 파악하기 힘들다.

부자순위를 발표하는 포춘이나 포브스는 공개된 자료를 분석한다.

그런 후에 당사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일일이 확인한다.

이를 근거로 재산 추정치를 계산해 순위를 매긴다.

주식가치, 연봉, 주식배당금, 부동산 등이 주요 지표가 된다.

잡지사로서는 류지호의 재산을 대략 추정할 순 있다.

하지만 실제와 오차가 매우 크다.

그래서 섣불리 류지호를 부자 순위표에 넣을 수가 없다.

두 잡지사에서는 류지호의 순위를 전 세계 20위 안팎으로 추측하고 있다.

의형인 매튜 그레이엄은 2010년대에 이르면 류지호의 재산이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지고 있는 가온그룹 지분과 부동산 같은 재산을 뺀 규모다.

참고로 2005년 기준 세계 최고 갑부는 465억 달러로 헨리 게이츠다.

그 뒤를 440억 달러의 에드워드 버펫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갑부로는 122위에 랭크된 43억 달러의 오성 일가, 광성그룹 일가가 17억 달러로 387위다.

언론이 추적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조차 류지호는 한국 재벌들의 재산을 뛰어 넘은지 한참 됐다.

왕족이나 독재자가 아닌 민간인으로써 비공식인 세계 최고 부자가 류지호다.

2004년 타임과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미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순위에서 류지호가 4위에 올랐다.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한 대표적인 인물 윈프리 여사가 97년 3위에 오른 이후 가장 성공한 유색인종으로 꼽힌다.

포춘이 선정한 2004년 ‘미국 최고의 비즈니스맨’에서 2위,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의 인물’ 등 온갖 조사에서 이름을 올리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 뿐 아니다.

영화 제작자, 감독, 각본가, TV 프로그램 제작자, 부동산 임대, 주식 배당을 총망라한 멀티 비즈니스맨으로 미국 내 개인 소득 10위 안에 들고 있다.

세금납부 금액을 통해 경제지가 산출한 추정치다.

절세 및 각종 기부 등 혜택을 받는 것을 고려하면 오차가 꽤 있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 류지호는 해마다 평균 1억 달러 이상 수입을 올리고 있다.

참고로 2004년 한 해 갑부 1위 헨리 게이츠는 주식 배당금과 연봉 등으로 4,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집필한 작가가 1억 달러 가까운 수익을 거둬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티븐 아들러, 조지프 루카스 등 할리우드 부자들의 수입도 5,000만 달러 안팎이다.

류지호는 그런 이들의 수입의 두 배를 매해 벌어들이고 있다.

류지호의 한 해 수입을 대충 훑어보게 되면.

직접 연출하는 영화에서 오는 각본(각색)·연출·러닝개런티가 있다.

트라이-스텔라 인수 후, 매년 다섯 편의 영화권리를 행사하며 받는 저작권 배당이 있다.

TV시리즈 제작자로 받는 수익도 있다.

JHO Pictures와 ATV, MJJ Music Records에서 배당받는 것도 있다.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본인 이름으로 소유한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가 있다.

(류지호 개인 소유 부동산개발회사 JHO REAL ESTATE에서는 배당을 안 받고 있다)

J&L Bell Ranch에서도 분기별로 수익이 들어온다.

(목장 거주 주민들의 임대료, 6,000마리 소에서 발생하는 수익)

류지호가 개인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주식종목은 본인조차 일일이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매튜 그레이엄이 짜준 포트폴리오 덕분에 매달 배당금이 월급처럼 계좌에 들어오고 있다.

그 외에도 투자회사로부터 비정기적으로 받는 배당금이 있다.

재산이 형성된 분야도 다양하고 수익구조도 다채로워서 류지호 본인도 다 파악하지 못할 정도다.

내년에는 2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한화로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매년 벌수도 있다.

물론 기부도 많이 하고 있고, 세금도 많이 내고 있어서 실제 수령하는 금액과는 큰 차이가 있긴 하다.

그럼에도 개인의 수입이 어지간한 기업의 일 년 매출에 맞먹는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다.

심지어 자기가 소유한 기업에서 나오는 배당금이나 월급도 아니다.

한국에서 얻는 수익은 미국과 비교하면 껌 값 수준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은 세금 낼 돈을 제하고 전부 다울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참고로 JHO Company Group의 중간지주자회사 CEO 연봉은 평균 3,500만 달러다.

이 시기 미국의 CEO 최고 연봉은 Yahoo! 사장이 받고 있는 대략 6,000만 달러다.

톱10에 포함된 CEO는 주로 정유 회사와 투자은행 임원이다.

대부분 3,000만 달러가 넘는다.

JHO Company Group이 주요 자회사 최고경영자를 어떤 수준으로 대우해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당시 미국 500대 기업 CEO가 받는 평균 연봉은 830만 달러다.

한국 100대 기업 CEO 평균 연봉은 5억3천만 원이다. 

오성전자의 CEO가 25억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그 외 10대 기업 오너이자 최고경영자들이 평균 15억 선의 연봉을 받고 있다.

그들은 배당금도 따로 받아간다.

가온그룹의 최고경영자들도 10대 기업 오너 수준으로 연봉을 받고 있다.

참고로 가온그룹 회장 래리 킴의 월급은 8억5,000만 원.

연봉으로 환산하면 102억 원이다.

10대 기업 오너 회장보다 많고, 오성그룹 회장보다 조금 적은 수준이다.

한국의 재벌들은 최고경영자로서 연봉은 연봉대로 챙겨가고, 오너로서 배당금도 수십억씩 매년 가져간다.

연봉도 한 기업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등기이사에 등재된 모든 회사에서 연봉을 받기 때문에 한해 가져가는 돈이 수백억 원이다.

반면에 류지호는 가온그룹 이사회의장으로 3억 7,000만 원만을 받고 있다.

자회사 다솜미디어 CEO보다 적은 연봉이다.

그 적은(?) 연봉조차 모두 기부를 한다.

재벌개혁을 외치는 시민단체가 류지호를 비난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는 재벌임에도 턱없이 적은 연봉과 기부도 한몫하고 있다.

연봉 외에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도 따지고 보면 만만치 않지만, 미국에서 한 해 1,000억 원이 넘게 버는데 한국에서 버는 일이백 억 원이 대수일까 싶다.


[세계적인 부자들 가운데 오랫동안 재산을 유지하는 이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지난 20년 간 포브스가 순위를 매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들’ 명단을 연구한 결과, 세계 최고 부자의 지위를 유지한 사람들은 5명 당 1명에 불과했다. 많은 부자들이 투자와 자산을 적절히 분배하지 못했거나 3대째를 넘어서면서 과도한 소비생활, 변덕스런 주식시장, 과중한 세금 등으로 재산을 유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뒤퐁의 가족들이나 락커펠러가문 사람들, 언론 재벌 허스트의 후손들도 순위에서 밀려났다. 세계적 부자로 꼽혔던 400명 중 145명이 사망하거나 재산을 친척들에게 분배했고, 200명 이상은 잘못된 투자 결정으로 부를 잃었다. 세계 최고 부자의 자리를 지킨 이들은 불과 50명뿐이다.]


류지호가 월스트리트 저널을 덮었다.

식사가 끝났기 때문이다.


“보스, 너는 도대체 얼마나 갑부인 거냐?”


류지호가 읽었던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를 고우찬이 어깨 너머로 본 모양이다.


“몰라 나도.”

“네가 모르면 누가 알아?”


류지호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수석참모와 비서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보다 성공하지 않았어? 얼마나 더 성공하려고?”

“끝까지 가 봐야 알겠지.”

“끝이 어딘데?”

“내가 어떻게 알아?”

“네가 모르는 게 있다는 게 신기하다.”

“갑부가 뭐가 중요해.”

“중요하지. 세상 사람들은 파인소프트는 몰라도 헨리 게이츠는 알잖아.”

“그러냐?”

“에드워드 버펫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 자세히는 몰라도 그 노인네가 갑부인 것은 세상이 다 알지 않을까?”

“내가 부자인 걸 모르는 사람도 있냐?”

“이왕이면 1등이 좋잖아.”

“...일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냐?”

“분발 합시다. 보스.”


고우찬은 진심으로 친구가 세계 최고 부자, 세계 최고 감독이 되길 바랐다.

꼭 그렇게 될 것이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재능, 근성, 노력, 현명함.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친구였으니까.

최고로서의 자격도 차고 넘쳤고.


“하하. 노력해 볼 게.”


얼마 후부터 한국 재벌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3세에게 기업을 물려주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부자 3대의 저주를 떨쳐버릴 수 있을지.

사실 국민들이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세상사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 부자 걱정이니까.


작가의말

행복하고 편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62 터무니없는 목표! (1) +4 23.11.03 2,088 97 24쪽
661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 +3 23.11.02 2,069 95 26쪽
660 한국영화의 복덩인지 골칫거리인지.... (2) +7 23.11.01 2,020 102 26쪽
659 한국영화의 복덩인지 골칫거리인지.... (1) +3 23.10.31 2,000 101 25쪽
658 모두 분발하세요. +4 23.10.30 2,008 104 22쪽
657 하고 싶은 영화 다 합시다! (2) +8 23.10.28 2,086 100 25쪽
656 하고 싶은 영화 다 합시다! (1) +6 23.10.27 2,049 97 25쪽
655 기업가의 애국이 별 건가? (2) +5 23.10.26 2,114 95 26쪽
654 기업가의 애국이 별 건가? (1) +4 23.10.25 2,102 105 24쪽
653 세계적인 명사(名士)잖아요! (3) +7 23.10.24 2,177 112 25쪽
652 세계적인 명사(名士)잖아요! (2) +5 23.10.23 2,075 107 23쪽
651 세계적인 명사(名士)잖아요! (1) +6 23.10.21 2,180 112 26쪽
650 La fenice. +5 23.10.20 2,126 100 27쪽
649 이 정도인 줄 몰랐어. +2 23.10.19 2,147 100 23쪽
648 코리안필름 뉴에이지. (4) +8 23.10.18 2,046 103 25쪽
647 코리안필름 뉴에이지. (3) +7 23.10.18 1,902 90 23쪽
646 코리안필름 뉴에이지. (2) +5 23.10.17 2,041 91 26쪽
645 코리안필름 뉴에이지. (1) +4 23.10.16 2,172 94 23쪽
» 도대체 얼마나 갑부인 거냐? +4 23.10.14 2,269 104 25쪽
643 군계(軍鶏). (11) +4 23.10.13 1,960 102 26쪽
642 군계(軍鶏). (10) +3 23.10.12 1,938 93 24쪽
641 군계(軍鶏). (9) +6 23.10.11 1,911 101 25쪽
640 군계(軍鶏). (8) +5 23.10.10 1,925 96 26쪽
639 군계(軍鶏). (7) +5 23.10.09 1,909 92 24쪽
638 군계(軍鶏). (6) +6 23.10.07 2,037 92 25쪽
637 군계(軍鶏). (5) +4 23.10.06 2,048 92 25쪽
636 군계(軍鶏). (4) +6 23.10.05 2,040 91 25쪽
635 군계(軍鶏). (3) +7 23.10.04 2,074 89 24쪽
634 군계(軍鶏). (2) +5 23.10.03 2,087 87 27쪽
633 군계(軍鶏). (1) +4 23.10.02 2,373 100 2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