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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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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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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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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2.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안.

DUMMY

42. 문제의 본질과 해결 방안.


무법자들에 대한 처분이 끝났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안이었다.

시간이 흐르면 무법자는 마을 주민으로 편입될 것이었다.

앞으로 나눌 이야기를 생각하면 잘된 일이었다.


“몽마주르 수도원과 라크라우 지역에 대한 안건이 있습니다.”


에릭이 에드몽과 피에르에게 간단히 줄여서 전달했다.

다른 곳에서 이주민을 받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골치 아픈 문제로군.”


마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구 증가는 필수였다.

마을과 소도시, 대도시의 차이는 결국 인구였다.

그에 따라 거둘 수 있는 세금도 달라졌다.

인구 유입을 막으면 물레방아 마을의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찾아오는 이가 가장 많은 게 몽마주르 인근과 라크라우였다.

물레방아 마을이 더 성장하면 같은 문제가 다른 지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마을은 타라스콩의 이주민만으로 성장해야 했다.

그곳의 이주민은 무한하지 않았다.

도시의 빈민과 가난한 소작농의 숫자는 정해져 있었다.

그들 모두가 물레방아 마을로 이주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변화를 원하지 않는 이는 어디에나 있었다.


“이 근처까지 마르세유 자작의 입김이 닿다니.”


마르세유 자작의 영향력은 에드몽의 영지인 니올른에도 닿아 있었다.

다만, 그곳이 워낙 척박한 곳이라 관심을 안 두었다.

마르세유 자작이 관심을 두었다면 에드몽도 주군을 갈아탔을 것이다.

프로방스 백작 가문은 쇠퇴하고 있었다.

반면에 마르세유 자작은 세력을 키워가고 있었다.

마르세유 도시에서 생기는 부는 막대했다.

사라센 세력이 물러간 후 그곳은 번성하고 있었다.

자작이 주군인 프로방스 백작보다 힘이 더 강했다.

그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깃발을 갈아타는 이들이 생겨났다.

에드몽도 한때 그 일을 고민했다.

에티엔 백작 부인이 후원하지 않았다면,

베르트랑이 아닌 마르세유 자작 편에 섰을 것이다.

그럴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


현재 프로방스 지역은 혼돈의 시기였다.

사라센의 침입으로 프로방스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 후 한동안 옛 성세를 회복하지 못했다.

약해진 프로방스는 외부 세력(툴루즈)의 침공과 가신(마르세유 자작)의 반란을 겪었다.

레이먼드와 에티엔의 결혼으로 타라스콩과 아를, 프로방스의 서부 지역을 빼앗겼다.


[프로방스엔 정의를 올바르게 행하는 공작이나 후작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1067. 몽마주르 수도원(Montmajour Abbey)의 서기관.]


공작에서 후작으로,

심지어 후작의 지위도 지키지 못했다.

프로방스를 통치하지 못하는 프로방스 백작,

그가 베르트랑의 외삼촌인 프로방스의 베르트랑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마르세유는 점점 힘을 더 키워갔다.

이젠 먼 아를의 라크라우 지역까지 마르세유 자작의 영향력이 닿았다.


“마르세유 자작이 이 일에 개입하면 큰일이네.”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이건 중요한 문제이야.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네.”


마르세유 자작과의 충돌은 베르트랑의 부친인 레이먼드도 꺼릴만한 일이었다.

레이먼드는 현재 로데즈(Rodez)가 있는 루에르그 지역을 공략하고 있었다.

루에르그는 툴루즈와 프로방스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엄연한 백작령이었다.

레이먼드는 그곳을 얻음으로써 백작의 칭호를 얻었다.

그곳을 안정시키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아를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고,

마르세유 자작과 부딪칠 생각은 더욱 없었다.

베르트랑의 힘만으론 마르세유 자작의 상대하기 힘들었다.


“이곳과 마르세유는 멉니다.”


마르세유보단 타라스콩이 훨씬 가까웠다.

배를 사용하더라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의 영주들과의 마르세유 자작과의 관계가 그리 깊지 않을 것입니다.”


마르세유 자작은 대도시를 기반으로 둔 영주였다.

게다가 마르세유는 무역도시였다.

무역에서 발생 세금 수입이 많았다.

이곳의 영주들과 징수관이 바치는 세금은 그에 비해 미미했다.

이 지역에 크게 관심을 두긴 어려웠다.

그들의 관계는 라크라우 영주들이 마르세유 자작에게 의탁(依託)했거나.

마르세유 자작이 돈으로 회유했을 것이다.

둘 다 군사를 일으켜 이곳까지 올 일은 아니었다.

군사를 일으키는 데도 돈이 들었다.


“그건 모르지 않은가?”


사람은 합리적이지 않았다.

자기 영지를 저당 잡히고,

먼 레반트로 십자군 원정을 떠나는 이도 많았다.

이해득실을 따진다면 하지 않을 짓이었다.

서로의 관계가 깊거나,

마르세유 자작이 라크라우에 관심이 많다면 군대를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가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려줄 것입니다.”

“잘했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한다.”


에드몽은 고민이 잠겼다.


***


“우선 그 지역에서 유입되는 이주민을 차단하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에릭은 안전하게 가고 싶었다.

충분한 정보가 수집된 후 움직이는 게 더 나았다.


“라크라우 지역만 그렇게 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피에르가 생각하기엔 몽마주르 수도원과 자신은 함께 가기 힘들었다.

서로 경쟁자였다.


“수도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입니다.”


주변의 영주를 부추기거나.

에티엔 백작 부인을 귀찮게 하는 일이었다.

아예 이번 기회에 이 지역에서 몽마주르 수도원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반면에 라크라우 지역은 다릅니다.”


그곳의 영주들이 병사를 동원할 수 있었다.

마르세유 자작까지 개입하면 큰일이었다.


“이주민의 유입을 차단하는 건 곤란하네.”


에드몽은 성과를 내어야 했다.


“무엇보다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네.”


이주민의 유입을 막아 성장을 늦추는 일은 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이주민을 받아 문제를 일으키는 일도 할 수 없었다.

둘 다 자신이 책임을 져야 했다.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문제는···.

윗사람에게 맡겨야 했다.

베르트랑이 이곳의 영주였다.


“영주님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그에 따르는 것으로 하지.”


그게 에드몽으로선 최선의 판단이었다.


“알겠습니다.”


모두 그에 대한 의의는 없었다.


“영주님께 올릴 서신은 누가 작성하겠나?”


에드몽은 기사지 문관이 아니었다.

라틴어를 알지만 그리 능숙하지 않았다.

피에르와 에릭 모두 라틴어에 능숙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에릭이 피에르에게 물었다.


“상황을 잘 아는 자네가 작성하게.”


둘 다 할 일이 많았다.

피에르는 일을 에릭에게 미루었다.


“감사합니다.”


에릭은 베르트랑을 만난 적이 없었다.

보고서에 자신의 이름을 넣을 기회였다.

피에르 신부가 그걸 알고 맡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에릭이 마다할 일은 아니었다.

기쁜 마음으로 자세히 상황을 적을 것이었다.


***


하루의 훈련을 마친 베르트랑은 에드몽이 보낸 서신을 읽고 있었다.


“그의 일 처리가 기대 이상이야.”

-내가 아무나 골랐겠어?-


악마가 으쓱댔다.

에드몽이 보낸 서신에는 물레방아 마을의 상황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아를의 개발은 순조로웠다.

타라스콩에서 출발한 이주민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그들에 의해 마을 주변 황무지가 개간되었다.

수로와 제방이 정비되어 관계시설이 갖추어지고 있었다.

지금은 밀밭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벼농사도 가능해 질 것이었다.

이미 밀은 한번 수확되어 물레방앗간과 제빵소를 거쳐 빵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게 만들어진 빵이 주변 지역으로 팔려나갔다.

거기에 올리브와 각종 산물이 물레방아 마을로 모여들었다.

그것들은 마을에서 재가공되어 주변 지역으로 흩어졌다.


-물레방아 마을이 지역의 중심지가 되겠어.-

“지역의 중심지?”

-도시의 발달 과정 중의 하나야.-


악마에게서 관련 지식이 흘러들어왔다.

도시는 다양한 형태에서 발전했다.

그중 하나는 군사와 행정의 중심지가 도시로 발전하는 것이다.

수도나 행정의 중심지가 도시로 성장했다.

권력이 집중된 곳에 사람이 모여들었다.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돈도 모였다.

돈과 사람이 모이는 곳이 도시였다.

군사의 중심지도 마찬가지였다.

이 시대의 정치권력과 군사 권력은 같았다.

독일의 많은 도시에 부르그(burg)라는 이름이 붙었다.

요새라는 의미였다.

그중 상당수는 로마 시대의 군사 주둔지였다.

요새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

그곳이 도시가 되었다.

많은 도시가 그렇게 탄생했다.

다른 형태는 지역의 중심지였다.

주변에 넓은 배후지가 있는 곳이었다.

지역의 물산이 도시에 모여서 성장하는 것이다.

도시에서 재가공되거나,

재분배되어 다시 주변 지역으로 흩어졌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기는 부가가치로 도시는 부를 축적했다.

물레방아 마을과 같았다.

베르트랑이 에드몽의 서신을 읽다 얼굴을 찌푸렸다.


***


“이건 좀 문제가 되겠는데···.”


몽마주르 인근과 라크라우의 상황이었다.

한 지역에 도시가 성장하면 그 주변 지역이 영향받는다.

그것을 일명 도시화(都市化, urbanization)라 불렀다.

도시화는 인구의 도시 집중과 이에 따른 지역적, 사회적 변화 양상을 일컫는 개념이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 주변 지역이 영향을 받는다.

보통 이촌향도(離村向都)라는 현상이 일어났다.

주변 지역의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는 것이다.

더 거대화한 메트로시티는 다른 도시의 인구마저 빨아들였다.

한 국가의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사는 현상도 벌어졌다.

그만큼 다른 지방 도시는 쇠퇴했다.

결국 그것은 갈등으로 이어졌다.

이 시대의 갈등은 전쟁이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몽마주르 수도원이 어머니에게 항의하면 피곤해져.”


베르트랑은 어머니인 에티엔 백작 부인의 지원으로 아를을 개발 중이었다.

몽마주르 수도원의 항의로 지원을 끊진 않겠지만···.

주의를 듣게 될 것이다.

베르트랑으로선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몽마주르 수도원은 항의하지 않을 것이야. 한동안은···.-


에티엔 백작 부인은 몽마주르 수도원의 주된 후원자였다.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까진 후원자의 심기를 건드리기 힘들었다.

그건 그녀의 봉신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는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도 어느 정도였다.

계속 울면 주먹이 나가는 법이다.

맞고 나면 정신을 차리게 되는 법이다.

때리지 않더라도 그런 사람과는 거리를 둔다.

이 시대는 모르면 몸으로 배웠다.

어느 정도 눈치가 있었다.


“그래도 이대로 두는 건 좋지 않아.”


문제가 심각해지면,

그들도 나설 것이다.

농민도 먹고살기 힘들면 농기구를 치켜들었다.

수사들이 들고 일 날 것이다.

싸우는 몽크(Monk)를 직접 보게 될 것이었다.


-몽마주르 수도원 문제의 본질을 파악해 봐.-

“본질?”

-수도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들여다보라고.-


악마는 몽마주르 수도원 문제의 본질을 보여주었다.


“아!”


베르트랑은 깨달았다.

결국 돈이었다.


***


수도원은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한다.

수도자들은 기도뿐 아니라 노동도 해야 했다.

수도원은 기본적으로 농토나 과수원, 가축에서 심지어 방앗간이나 양어장, 수공업 공방을 운영했다.

수도원 포도주와 맥주, 공방의 제품은 품질이 높기로 유명했다.

문제는 모든 수도원의 처지가 같지 않다는 것이다.

수도원 중에는 방어의 목적으로 지어진 곳이 많았다.

전란의 시대에 신도들의 피난처가 되기 위함이었다.

그런 수도원 외적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 지어졌다.

외딴 절벽에 지어지거나,

밀물과 썰물이 크게 일어나는 갯벌 위의 섬이나,

몽마주르 수도원 같이 늪으로 둘러싸인 곳이었다.

그런 곳은 자체 생산 기반이 없기에 외부의 도움에 의지해야 했다.

보통은 한 지역을 통치하는 부유한 영주의 후원이었다.

문제는 그런 후원은 일정치 않았다.

후원자의 상황에 따라 변했다.

안정적으로 수도원을 경영하기 위해 주변 지역을 영지로 받았다.

그곳의 신앙과 신체를 지켜주면서 세금을 받는 것이다.

몽마주르 수도원의 문제는 그런 수익을 물레방아 마을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다른 수익을 제공해 줘야겠네.”

-그렇지.-

“결국 순례자로군.”


베르트랑은 왜 악마가 일전에 순례자를 강조했는지 이해했다.

몽마주르 수도원 문제 해결에도 순례자가 연관되어 있었다.

유럽 전역에 순례자가 크게 늘면서 관련 수익이 급증했다.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줄도 알겠네.-

“당연하지.”


베르트랑의 지식은 악마에 의해 상당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몇 가지 좋은 방안이 떠올랐어.”


다양한 해결 방안도 떠올랐다.

문제의 본질을 알면,

해결 방안도 쉽게 도출할 수 있었다.


-하하. 좋아. 이야기해 봐.-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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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8.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다. 24.05.10 446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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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 레 보 드 프로방스. 24.05.06 483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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