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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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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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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9. 물류의 거점.

DUMMY

69. 물류의 거점.


시몽은 우선 상행의 결과를 보고했다.


“빵과 포도주, 올리브유는 좋은 가격에 팔렸습니다.”


빵은 어디에서나 인기 상품이었다.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사라센인과 유대인, 카타리파 이단도 빵을 먹었다.

빵을 만드는 것은 어디에서나 힘든 일이었다.

만들어진 빵은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포도주는 술을 금하는 사라센인 외에는 다 마셨다.

특히 아를엔 포도밭이 없었다.

종교 문제도 있어 포도주를 제조하지 않았다.

포도주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아를에선 비쌀 수밖에 없는 상품이었다.

올리브유는 많은 곳에서 사용되었다.

비누 제조뿐만 아니라,

음식에도 올리브유가 많이 사용되었다.

이슬람과 유대인은 튀김 음식을 선호했다.

이슬람과 유대인이 인정하는 국민 먹거리가 있었다. 바로 팔라펠(Fallafel)이다.

병아리콩과 갖은 채소를 곱게 갈아 반죽한 다음,

둥글게 빚어 기름에 튀긴 요리였다.

완자와 비슷한 음식이었다.

고기가 들어있지 않아 카타리파 이단도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팔라펠이라 우리에게도 유용하겠어.-


마을의 농경지에 대규모로 완두와 병아리콩을 심었다.

팔라펠이라는 음식은 빵에 부족한 단백질과 함께 지방을 공급하기 좋았다.

물레방아 마을에서 생산된 콩을 가축의 사료가 아닌 식량으로 쓸 수 있게 되었다.

아를에 파는 것은 물론이었다.


-잡화와 의류도 상당한 수익을 남겼습니다.-


기독교와 이단에 한정된 것이지만 그런 것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

아를의 수공업자(유대인)가 생산하지 않는 것이라 수입에 의존했다.

마르세유에서 가져온 가격에 상당한 이윤을 붙여 팔 수 있었다.


“아를에선 염장 생선과 소금, 쌀을 가져왔습니다.”


상인은 빈손으로 오가는 일이 없는 법이다.

양쪽으로 수익을 남기는 것이 좋았다.

염장 생선은 어디에서나 인기 있는 음식이었다.

생선을 구하기 힘든 내륙으로 갈수록 이익이 높아졌다.

물레방아 마을과 레 보 드 프로방스가 연결되었다.

대표적인 산악지대였다.

염장 생선은 소금과 함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레 보 드 프로방스와 같은 지역에서 큰 인기였다.


***


-소금이 문제는 안 되겠지.-


베르트랑이 소금에 대해 우려했다.

바다 소금 생산은 교회의 큰 수입이었다.

마르세유의 경우 성 빅토르 성당이 소금을 생산했다.

잘못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문제가 된다면 시몽이 가져오지 않았겠지.-


시몽은 상단을 운영하는 상인이었다.

그것도 영주가 주인으로 있는 상단이었다.

큰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취급하지 않았다.


-바다 소금은 구분이 어려워.-


암염은 산출되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예를 들면 히말라야 핑크 소금 같은 것이다.

그에 비해 바다 소금은 큰 차이가 없었다.

바닷물의 구성 성분은 어느 지역이나 같았다.

바다 소금의 산지는 구분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거기에 교회가 모든 바다를 관리하지 못하지.-


소금은 염장 생선에 비해 수요가 훨씬 많았다.

빛과 소금이라는 말처럼 어디에서나 필요한 것이었다.

소금 생산은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일부 지역이나 영주는 교회 몰래 소금을 생산했다.

카마르크도 그런 지역이었다.


-생산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데···. 유통은 더더욱 어렵지.-


교회가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소금의 유통은 상인의 영역이었다.

상인은 맘몬의 자식들이었다.

교회가 손을 대지 못하는 분야였다.


“잘했네. 그런데 쌀은 어떻게 팔 생각인가?”


쌀은 이곳에서 생소한 곡물이었다.

팔기가 쉽지 않은 상품이었다.


***


“쌀을 이용한 요리에 대한 조리법을 몇 가지 적어왔습니다.”


남프랑스와 이베리아반도엔 쌀을 이용한 요리가 많았다.

사라센인이 그곳에 정착하면서 쌀과 함께 조리법이 전파되었다.

대표적인 게 훗날 파에야(paella)라 불리는 요리였다.

스페인의 국민적인 쌀 요리였다.

무어인이라 불리는 사라센인들의 영향을 받은 음식이었다.

조리법만 108가지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다양한 재료가 파에야에 들어갔다.

쌀과 함께 주변에 나는 식재료를 다 활용하는 것이었다.

밥을 짓는 것처럼 조리가 간단한 게 장점이었다.

빵에 비하면 노동력과 땔감이 훨씬 적게 들었다.


“잘했네. 이곳에 쌀이 생산되면 큰 도움이 될 것이야.”


작물이 생산되어도 소비가 되지 않는다면 천덕꾸러기였다.

콩과 귀리처럼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것이다.

사람이 먹는 것과 가축이 먹는 건 가치가 달라졌다.

쌀을 먼저 수입해 조리법을 보급할 필요가 있었다.

시몽은 상인이어서 그런지 그런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일은 어떻게 되었나?”


시몽에게 맡긴 일은 상거래만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그 일이 더 중요했다.


***


“알폰소와의 이야기는 잘되었습니다.”


시몽이 아를의 참사회 의원 중 한 명을 포섭했다.


“저희에게 협조하기로 했습니다.”


알폰소는 기독교인의 세력이 커지는 걸 환영했다.

기독교인은 아를에서 비주류였다.

가장 많은 이들이 사라센이었다.

그다음이 유대인, 카타리파, 기독교 순이었다.

베르트랑이 아를의 영주가 된 건 그에겐 기회였다.

그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다.


“그가 바라는 건 뭔가?”

“아를에서의 자신의 기득권을 인정해달라고 합니다.”

“그건 어려울 게 없지.”


기득권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가진 권리였다.

협조의 대가로 기득권을 인정 해주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추가로 더 주기로 했다.

그를 완전히 수하(手下)로 만드는 일이었다.


“그가 지은 죄가 있다면 그것도 사(forgive)해주지.”


기독교에서 죄를 용서해 줄 수 있는 존재는 하나님이다.

그러나 점점 그러한 권한은 넓어져 갔다.

교회와 군주에게 이르기까지 죄를 사면해 주는 경향으로 나아갔다.

사면권은 종교에서 정치 영역으로 변화하게 된다.

알폰소의 죄를 사해줄 수는 없지만···.

누군가 그의 죄를 물으려고 할 때 베르트랑의 이름을 팔 수 있었다.

처벌하기 전에 베르트랑을 떠올리게 될 것이었다.

더 이상 아를에 숨어 살 필요가 없었다.


“그가 크게 기뻐할 것입니다.”


알폰소를 베르트랑의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말이었다.

그에게 큰 힘이 실리게 되었다.

아를이 베르트랑의 울타리 안에 들어오게 되었다.


“다른 것들은?”

“몇가지 좋지 않은 소식이 있습니다.”

“그게 무언가?”

“아를의 지나가는 배들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말은 론강을 통해 이동하는 물류가 줄었다는 말이었다.

상당히 중요한 사항이었다.


“누가 한 이야기인가?”

“알폰소입니다.”

“음···.”


알폰소가 직접 아를을 지나가는 배의 숫자를 세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겠군.”


그 말고 지나가는 배를 헤아리는 이들이 있었다.

카마르크에 있는 사라센 해적이었다.

그들이 떠든 이야기가 알폰소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서 원인은 알아보았나?”


시몽이 아를을 지나가는 배들이 줄었다는 이야기만 전해준다면 정보원으로서는 실격이었다.

원인과 상황을 파악해서 정보의 신뢰성을 높여야 했다.


“마르세유의 상인 길드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 일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었습니다.”

“간략하게 보고해 보게.”


시몽은 론강의 물류가 감소한 이유에 관해서 설명했다.


***


“아비뇽의 통행세가 두 배로 올랐습니다.”

“음···.”


대략적인 상황이 짐작이 갔다.

아비뇽은 물류가 모이는 곳이었다.

론강과 듀랑스 강이 합류하는 삼각지에 있었다.

작은 배에 실려 내려온 내륙의 상품들이 아비뇽에 집결(集結)했다.

그곳에서 큰 배로 갈아타고 지중해로 향했다.

통행세 수입이 만만치 않았다.

레이먼드가 프로방스의 다른 지역을 포기해도 아비뇽을 사수하는 이유였다.


- 아비뇽을 피해 가기가 쉽지 않아.-


작은 배로 론강 하류로 가긴 쉽지 않았다.

지중해의 파고도 문제이지만···.

해적도 큰 문제였다.

작은 배는 해적의 목표가 되기 쉬웠다.

아비뇽을 피해 육로를 가는 방법도 좋지 않았다.

배에서 짐을 싣고 내리는 것도 문제이지만···.

육로의 치안은 더욱 안 좋았다.

아비뇽 주위는 무법지대나 마찬가지였다.

레이먼드와 프로방스 영주들이 그 지역을 초토화했다.

마을들이 파괴되었다.

길에 지나가는 이들을 보기 드물어졌다.

패잔병들이 강도가 되어 그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상단은 좋은 목표가 되었다.

결국 비싼 통행세를 물고 상품을 날라야 했다.

이 시대엔 물류비가 상품 가격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물류비가 증가한 만큼 상품의 운송이 감소한다.


“또 다른 이유는 해적들입니다.”

“해적들이라···.”


지나가는 배들이 줄어든 일과 해적은 상당히 연관되어 있었다.

해적들이 더 설치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하던 대로 하는 것뿐이었다.

다만, 지나가는 배가 적다 보니.

당하는 빈도수가 높아진 것이다.

100척이 지나가다가 1척이 당하면 1%였다.

10척이 지나가다가 1척이 당하면 10%였다.

당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본다면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었다.


“새끼 돼지 가문이 해적질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들은 한 지역을 다스리는 영주이기도 하지만···.

수적(水賊)이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시기엔 영주와 도적은 구분이 힘들었다.

특히 배의 경우는 증거 인멸이 쉬웠다.

사라센 해적의 탓으로 돌려도 그 사실을 밝히기가 쉽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론강을 물류에 문제가 생겼다.


“아비뇽에서 마르세유로 오는 배가 크게 줄었습니다.”

“마르세유의 상인들이 곤란해하겠군.”

“그렇습니다.”


론강의 물류는 마르세유에 중요했다.

론강 인근의 산물들이 마르세유에 모여 이탈리아 도시로 흘러 들어갔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마르세유 수익의 상당 부분을 잃게 생겼다.


“마르세유의 상인 길드는 어떻게 한다고 하던가?”

“그 일로 주군께 긴히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시몽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무슨 일인지 말해보게.”


***


“레오라는 대형 갤리선의 선장이 있습니다.”

“음···.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군.”


타라스콩에서 물레방아 마을로 물자를 실어 나르는 배의 선장이었다.

물레방아 마을이 성장한 후 마르세유와의 교역에도 활용되었다.

에릭의 보고서에 시몽과 함께 종종 언급된 이름이었다.


“그자가 무슨 일인가?”

“그를 이용하는 것이 어떤가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보게.”


아비뇽 대신에 아를을 물류의 집산지로 만들자는 말이었다.


“한 척 정도라면 큰 문제가 안 될 것입니다.”

“음···. 괜찮은 생각인 것 같군.”


작은 배들이 아비뇽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아를로 오는 것이었다.

레오 선장의 배가 그것을 싣고 마르세유로 가는 것이다.

아비뇽 대신에 아를을 이용하면 비싼 통행세를 아낄 수가 있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장점이 있었다.

카마르크의 해적은 아를에서 출발하는 상선을 건드리기 어려웠다.

아를의 사라센인과 카마르크의 사라센인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새끼 돼지가문도 레오의 배를 건드리기 어려웠다.

대형 갤리선은 승무원이 많았다.

거기에 마르세유의 선박이었다.

잘못해서 놓치게 되면 큰일이 발생했다.

새끼 돼지가문은 얼마 전까지 마르세유와 적대적인 사이였다.

프로방스 백작을 상대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연합을 맺은 것이다.

우호적인 관계가 끝장나고···.

마르세유 해군이 새끼 돼지 가문을 공격할 것이었다.

레이먼드도 이 일로 베르트랑에게 문제를 제기하기가 어려웠다.


-타라스콩과 아를은 경우가 다르지.-


아를은 자유도시와 비슷했다.

일종의 자치도시였다.

영주는 세금을 받는 역할이었다.

베르트랑에게 문제를 제기하면 모르는 일이라고 하면 되었다.


“이야기는 어디까지 진행되었나?”

“레오 선장과 알폰소, 마르세유의 상인 길드는 어느 정도 이야기된 상태입니다. 주군의 허락만 떨어지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좋아. 추진하게.”


처음엔 한 척의 갤리선이었다.

그다음은 하기 나름이었다.

아비뇽의 역할을 일부만 가져와도 아를엔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물류의 거점이 가져다주는 이점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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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9. 물류의 거점. +2 24.05.20 415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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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은과 금. 24.05.08 429 17 13쪽
55 55. 보 가문에 원하는 것. +6 24.05.07 457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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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중세의 숲. 24.05.04 494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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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마음을 되돌리는 일. +2 24.05.01 496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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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마르세유 상인 길드. +2 24.04.29 501 13 13쪽
46 46. 겨울의 지중해 항해. +2 24.04.28 51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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