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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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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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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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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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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운송비.

DUMMY

76. 운송비.


- 운송비를 낮추려는 노력은 중요해.-


악마의 말처럼 운송비는 중요했다.

운송비는 많은 것에 영향을 주었다.

교역은 각 지역의 상품의 가격 차이에서 발생했다.

그 차이보다 운송비가 비싸다면 교역이 일어나지 않았다.

청어가 암스테르담의 중요 교역품이 된 것은 운송비를 낮춘 덕분이었다.

낮은 운송비 발트해와 저지대의 도시들이 성장했다.

양모와 모직물 산업도 운송비와 관련이 깊었다.

운송비는 분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영국의 양모가 플랑드르 지방에서 모직물로 바뀌었다.

그것이 다시 영국에 수입되었다.

운송비가 비싸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무역은 많은 부분에서 운송비에 영향을 받았다.

아를을 교역과 산업도시로 키우기 위해서는 운송비를 낮출 노력을 해야 했다.

그것은 십자군을 레반트로 나르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었다.

최소한 수만 이상의 병력이었다.

그들이 장비와 말, 식량까지 포함하면 엄청난 양이었다.

수송 능력과 함께 운송비도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선···.


-발트해와 저지대의 조선공을 받아들이라는 거지.-

-그래. 아를이 가진 사라센의 조선 기술과 합치면 괜찮은 결과물이 나올 거야.-


베르트랑은 발트해와 저지대의 배에 관심이 생겼다.

그곳의 조선공을 아를로 데리고 오기로 마음을 굳혔다.


-우선 코그라는 선박을 아를에 도입해야겠네.-

-그래. 백 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낫지. 하하.-


백 번 듣는 것보단 한 번 해보는 게 나았다.

배를 건조하고 운용해 보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을 시몽에게 전달했다.


***


“영주님께서는 코그라는 배를 도입할 생각입니다.”

“그 배는 어선이 아니오.”


레오 선장도 그 배를 알고 있었다.

지중해에선 잘 보기 힘들지만···.

발트해와 북해에서 최근에 사용되기 시작한 배였다.

이 시대의 코그는 상선이라기보다 어선에 가까웠다.


“어선뿐만 아니라···. 상선으로도 쓸만합니다.”

“그래봐야 많은 짐을 실을 수는 없소.”


배를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양이 중요했다.

수송량은 운송 단가와 밀접하게 연관되었다.

적재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운임이 내려갔다.


“그건 옛날 말입니다.”


코그의 성능이 개선되고 크기가 커지고 있었다.

수십 톤에 불과하던 적재량이 수백 톤으로 늘어났다.

더 이상 어선으로 부르기 힘든 배가 되었다.

크기가 커지면서 상업용으로 유용했다.


“북쪽 지방에선 상선으로도 많이 이용됩니다.”


아직 상선의 주류는 갤리선이지만···.

발트해와 북해에서부터 코그선을 상선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


“미안하지만···. 그들의 배는 이곳에서 쓸모가 없소.”

“롱쉽(longship)이 한때 이곳을 휩쓸지 않았습니까?”


바이킹의 최전성기에는 남프랑스와 이탈리아 바다까지 휩쓸었다.

북해와 발트해에서 대서양을 지나 지중해까지 넘어온 것이다.

그들의 습격에 사라센 해적마저 움츠러들었다.


“그들의 배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바이킹이 유럽의 바다를 누비게 된 것엔 선박의 발전이 크게 이바지했다.

뛰어난 조선 기술이 없었다면 대서양과 지중해로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이킹은 클링커 이음(Clinker Built)이라는 선박 제조 방식을 개발했다.

바다가 거친 북부 유럽에서 많이 쓰인 방식이었다.

클링커 이음은 선체를 만들 때 각 판재를 서로 겹치게 해서 고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클링커 이음으로 만들어진 배는 튼튼했다.

판재를 서로 겹치게 만들어 누수도 적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배는 거친 북해와 대서양을 항해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클링커 이음 방식으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배가 롱쉽과 코그였다.

레오 선장이 무시할 만한 배는 아니었다.


“내 말은 그런 의미가 아니오.”

“그럼. 왜 그 배에 부정적입니까?”

“지중해(地中海, Mediterranean sea)는 해적들의 바다요.”


지중해는 해적들의 바다라는 말이 어울렸다.

바다 민족(Sea Peoples) 또는 바다의 사람들(People of the Sea)이라 불리는 이들은 기원전 2,000년 전 이집트의 상형문자로 기록되었다.

지중해가 오래전부터 교역의 통로로 이용된 만큼 해적의 역사도 오래되었다.

그리스와 로마 시대, 중세에 이르기까지 해적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다.

사라센 해적들은 지금도 이탈리아와 프랑스 남부, 이베리아반도를 지나는 배를 습격했다.


“그런 배는 바로 해적의 먹잇감이 될 것이오.”


코그와 같은 배는 해적선으로 사용되는 소규모 갤리선의 좋은 먹이가 되었다.

적은 선원으로 배를 운용한다는 점과···.

노를 사용하지 않는 건···.

해적을 만났을 때 큰 단점이 되었다.

소규모 갤리는 가속력과 선회력이 좋았다.

순식간에 해적에게 따라잡혀 먹잇감이 될 것이다.


“아! 그걸 걱정하신 것입니까? 그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왜 그게 문제가 안 된다는 말이오. 해적은 그리 만만한 이들이 아니오.”


해적과 자주 만나는 만큼 그들의 무서움을 알았다.

그들은 늑대나 승냥이와 같았다.

한번 물면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여러 마리가 덤비면 대형 갤리선도 잡아먹을 수 있었다.

대형 상선인 레오 선장의 선박도 해적들의 습격에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선원 수도 적고,

가속력이 낮은 코그선이 지중해를 누빈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저희 영주님께서는 다 계획이 있으십니다.”

“대체 어떤 계획 말이오?”

“여러 배로 선단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무리에는 무리로 대항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었다.


“어떤 식으로 말이오.”

“코그가 상품의 운송을 맡고 선장님의 배는 호위를 맡는 것입니다.”

“운송과 호위를 분리한다는 말이오?”

“그렇습니다.”


그러한 방법을 찾아낸 베네치아가 제노바를 제치고 해상강국으로 떠오른다.


***


지금은 피사와 제노바의 시대였다.

베네치아는 동로마에서 독립한 지 얼마나 시간이 흐르지 않았다.

이탈리아반도의 남쪽에 있는 아말피는 노르만의 침공을 받았다.

피사와 제노바가 해상 패권을 다투고 있었다.

그중 피사는 최전성기를 맡고 있었다.

1017년 사르데냐에서 경쟁하던 제노바를 밀어내고 티레니아해의 패권을 차지했다.

1035년에는 사라센 세력에게서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를 얻어내었다.

1052년에는 사르데냐 위에 있는 섬인 코르시카를 정복했다.

코르시카는 제노바의 영역이었다.

결국 1060년 피사와 제노바는 전쟁을 벌이게 되었다.

그 전쟁에서 피사가 승리함으로써 전성기를 이끌었다.

1963년에는 노르만인들과 함께 사라센인들에게서 팔레르모를 빼앗았다.

그들은 교황 그레고리 6세와 황제 하인리히 4세 사의를 줄타기 하면서 최대한 이권을 챙겼다.

피사는 제노바와 함께 1차 십자군 원정에도 참여하여 큰 역할을 하였다.

그 결과 안티오키아와 아크레, 야파, 트리폴리, 티레, 라타키아, 아코네에 식민지를 세웠다.

피사의 전성시대라고 불러도 될 정도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제노바였다.

제노바는 병력의 정예화로 피사를 따돌리고 지중해의 패자로 다시 떠올랐다.


***


제노바 쇠뇌병(Genoese crossbowmen)은 곧 유명해진다.

1차 십자군에 참여하여 큰 공을 세웠다.

궁수가 부족한 십자군에게 매우 중요했다.

레반트 지역의 해안가 도시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병종이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1차 십자군은 더 큰 어려움에 부닥쳤을 것이다.

제노바는 무역뿐만 아니라 산업도시이기도 했다.

그곳의 장인은 뛰어난 쇠뇌를 만들었다.

그 외에 파비스라는 방패와 금속 투구와 백병전용 단검, 그리고 사슬갑옷과 고지트라는 목 보호대 등을 병사들에게 제공했다.

무장이 웬만한 중장보병 못지않았다.

쇠뇌병은 제노바의 성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선장님의 선원은 모두 석궁을 잘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소만···.”

“호위 임무에 제격입니다.”


레오 선장과 선원은 대부분 제노바 출신이었다.

제노바의 노잡이와 선원은 모두 자유민이 담당했다.

그들은 전투가 벌어지면 해상과 육지에서 쇠뇌병이 되어 싸웠다.

갤리선은 움직이는 병영이었다.

제노바는 선원은 바이킹과 비슷했다.

그들은 뛰어난 항해사이자 전사였다.

상업용 대형 갤리선의 선장과 선원으로 제노바인을 선호하는 건 당연했다.


“제노바에서 조선공을 데려올 수는 없지만 선원은 데려올 수 있지 않습니까.”


제노바 쇠뇌병은 용병만이 아니었다.

동시에 뱃사람이기도 했다.

그들은 자신의 도시를 위해 병사가 되었다.

그런 제노바인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들을 뒷방으로 몰아낸 이들에 베네치아인들이었다.

제노바인이 뛰어난 뱃사람이라면···.

베네치아인은 뛰어난 상인이었다.

상인다운 발상으로 제노바를 누르고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했다.


***


상인은 어떤 의미에서 분업의 선구자였다.

농부와 장인이 생산한 상품의 유통과 교역을 담당했다.

유통과 교역은 일종의 분업을 촉진하는 활동이었다.

분업은 각자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생산하기 유리한 상품이 다 달랐다.

북해에 청어가 있다면···.

지중해 북부엔 올리브가···.

이집트엔 밀이 있었다.

그러한 특산물이 없다면 가공으로도 교역이 성립했다.

영국의 양모가 플랑드르에서 모직물이 되었다.

북해의 목재가 영국이나 네덜란드에서 선박으로 바뀌었다.

밀이 물레방아 마을에서 빵으로 만들어졌다.

분업에 의해 차이가 발생했다.

교역은 그러한 차이를 활용하는 것이다.

베네치아인은 상인으로서 그러한 차이를 선단 운용에 도입했다.

선단의 구성에 차별화를 둔 것이다.

운송 선단을 전투선과 운반선으로 구분했다.


“제독으로서 아를 상선단의 호위를 맡아주십시오.”


베네치아를 도입한 방식을 아를에서 먼저 실행할 계획이었다.


***


제노바와 베네치아의 승패를 가눈 것은 갤리선의 운용 방식이었다.

제노바는 모든 배가 전투선이자 운반선이었다.

운반선이라고 적은 선원을 태울 수는 없었다.

필요하면 모든 배가 전투선이 되었다.

갤리선은 운용 인원에 비교해서 적재량이 적었다.

선원이 많아지는 만큼 많은 병력을 실을 수가 없었다.

배에 탄 십자군보다 선원이 많을 때도 있었다.

그것은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후발 주자인 베네치아는 그런 제노바와 다른 방식을 도입했다.

전투와 운송을 분리했다.

운반선은 운송만···.

호위함은 전투만 담당한 것이다.

갤리선이 두 가지 형태로 분화된 것이다.

운반선은 운송에 특화되었다.

그러한 분업은 운송능력과 높이고 단가를 낮추었다.

한 번에 더 많은 십자군을 나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십자군 원정은 육로에서 해로로 바뀌었다.

병력을 저렴하게 레반트로 수송하는 것이 중요했다.

대규모 병력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곳은 베네치아밖에 없었다.

결국 운송비 문제로 4차 십자군 수송이 베네치아에 맡겨진 것이다.

4차 십자군으로 인해 동 지중해의 패권이 베네치아로 넘어갔다.

베네치아는 그때 얻은 영토와 부를 바탕으로 네 차례에 걸친 전쟁으로 제노바를 밀어내었다.


“내가 제독이 된다는 말이오?”


제노바인으로서 제독은 영광스러운 직책이었다.


“그전에 선단을 먼저 만들어야겠지요.”

“내가 무엇을 하면 되겠소.”

“아를에 선단을 만드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모아주십시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북해와 발트해에 가서 코그를 만들 조선공과 운항할 선원을 모아야 했다.

제노바에서 호위 선단을 만들 배와 선원을 구해야 했다.

둘 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맡겨주시오. 어떻게든 해내겠소.”


거절하기엔 보상이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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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 세금을 내게 하는 법. +2 24.05.13 424 18 14쪽
60 60. 아를의 사람들. +4 24.05.12 440 17 14쪽
59 59. 날아오를 때. +6 24.05.11 447 20 12쪽
58 58.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다. 24.05.10 447 21 12쪽
57 57. 모두의 머리를 모으다. 24.05.09 441 17 12쪽
56 56. 은과 금. 24.05.08 435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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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54. 레 보 드 프로방스. 24.05.06 483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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