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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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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5.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

DUMMY

65.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


시몽에게 시킬 일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자네가 늘 하는 일이네. 물건을 팔고 물건을 사는 일이지."


그는 상인이었다.

바라는 일은 특별한 게 아니었다.

아를에서 상단을 운영하는 일이었다.

베르트랑은 거점을 점차 아를로 옮길 생각이다.

상단의 중심은 물레방아 마을이 아닌,

아를이어야 했다.


“그곳에서 상단을 성장시키게. 아를이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도시가 성장하면 아를 상단도 커질 것이다.

상단을 통해 베르트랑의 영향을 키워 나갈 것이다.


“저는 아를에 대해 잘 모릅니다.”


상인에 있어서 정보는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나폴레옹 전쟁의 결과를 가장 먼저 알았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영국 국채 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비슷한 사례로 JP모건이 있었다.

프로이센과 프랑스 전쟁으로 폭락한 프랑스 국채를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거두었다.

상인은 누구보다 정보의 중요성을 아는 이들이었다.

시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전에 관련 정보를 파악했다.

행상을 떠나기 전 물레방아 마을 주점을 들른 이유도 그것이었다.

주점에서 동료 상인에게 물레방앗간과 고철에 관해 들었다.

연못 아랫마을까지 동행한 장과 피에르를 통해서 주변 지역의 정보를 얻었다.

그곳에서 고철을 수집해 와 큰돈을 벌었다.

에릭의 의뢰가 없었더라도 했을 일이었다.


“시간이 다소 걸릴 것입니다.”


아를은 폐쇄적인 곳이었다.

물레방아 주변 마을들과 마르세유와 달리 관련 정보가 없었다.

정보를 얻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아를에 대해 알려주지. 괜찮은 정보원이 있네.”

그건 악마였다.


-아무나 얻을 수 없는 지식이지. 하하.-

-알겠으니. 이야기나 해봐.-


악마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

“아를의 특산은 가죽 가공품과 양초, 비누이네.”

“아! 그렇습니까. 그것들은 괜찮은 상품들입니다.”


가죽 가공품과 양초, 비누는 인기 상품이었다.

수요가 많고 가격이 비싼,

돈이 되는 상품들이었다.


-그걸 차버린 나라가 있었지.-


그건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었다.

중세 후기 이베리아 지역에서 대규모 유대인의 추방이 이루어졌다.

신대륙의 발견과 유대인의 추방이 동시에 이루어졌다.

그 이후로 스페인의 수공업이 쇠퇴했다.

상품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전환된 것이었다.

유대인 추방은 여러 가지 산업에 영향을 주었다.

추방된 유대인은 네덜란드로 많이 이동했다.

유대인이 운영하는 금융과 산업, 상업 회사들이 네덜란드에서 발전했다.

유대인 추방으로 스페인의 관련 산업이 쇠퇴했다.

금융과 산업, 상업 활동은 상당히 중요했다.

아메리카에서 들어오는 금과 은도 스페인 경제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유대인이 있었다면 그런 금과 은을 더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야.-


유대인은 뛰어난 금은 세공업자이기도 했다.


***


“금은 세공품도 아를에서 괜찮은 가격으로 살 수 있을 것이네.”


해적이 약탈한 금은보화와 유대인이 가공한 금은 세공품이 아를에 있었다.

장물은 싸게 팔리기 마련이었다.

그 가공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를에서 다른 곳보단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쌀과 염장 어물, 소금도 얻을 수 있을 것이네.”


쌀과 소금은 카마르크의 특산이었다.

아를은 사라센인에 의해 어업이 흥했다.


“쌀과 염장 어물, 소금 말입니까?”


쌀과 염장 어물, 소금은 동양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상품이었다.

서양은 쌀 대신에 밀과 빵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수요, 거래가 많은 상품은 돈이 되기 마련이었다.

쌀은 몰라도 염장 어물과 소금은 매우 중요했다.

절인 청어가 북해 연안 국가를 먹여 살렸을 정도였다.


[암스테르담은 청어 뼈 위에 건설됐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이 청어잡이와 교역으로 성장했다는 말이었다.

유대인의 이주와 함께 네덜란드 인근 북해에서 대규모로 청어가 잡혔다.

그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했다.

그 일로 네덜란드의 무역과 경제가 큰 성장을 거두었다.

대항해시대의 주역이 스페인에서 네덜란드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 정도로 절인 생선은 중요한 교역품이었다.

북해의 청어 정도는 아니지만···.

지중해를 접한 아를 인근에서도 많은 생선이 잡혔다.

소금과 생선을 떼려야 뗄 수 없었다.생선을 염장하는데 많은 소금이 들었다.


-무엇보다 소금 그 자체가 돈이 되지.-


육지의 소금,

암염에 의해 도시가 흥하고 망할 정도였다.

유럽에는 그러한 청어와 소금의 교역로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쌀은 이곳에서 밀만큼 중요하지 않지만···.-


식량이었다.

탄수화물이 풍부한 곡물은 어디에서나 인기였다.

곡물은 언제나 중요한 교역품이었다.


“아를에 괜찮은 상품이 많은 것 같습니다.”


괜찮은 상품이 많다는 말은 부가 모이는 장소라는 뜻이었다.

아를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였다.


***


악마에게 들은 이야기를 시몽에게 전해주다가···.

베르트랑은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럼. 카타리파와 기독교인들은 아를에서 무슨 일을 하지?-


그 둘에 관한 이야기가 빠져 있었다.

그들도 무언가를 하며 먹고 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를에서 살 수 없었다.

놀고먹는 이들을 두고 볼 사람은 없었다.


-카타리파는 농사를 지을 거야.-


카타리파는 종교의 순수함을 강조하는 종파였다.

기독교의 청교도와 비슷했다.

그들의 주산업은 농업이었다.

육식도 하지 않았다.

생선을 먹는 것이 다였다.

카타리파는 농부였다.

그들은 가장 중요한 식량인 밀을 생산했다.

아를은 농사짓기 좋고 생선이 풍부했다.

카타리파가 그래서 아를에 정착했다.

-그럼. 기독교도는?

-그들은 용병이 되었지.-


아를에 모인 기독교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들이었다.

돌아가면 패잔병과 무법자로 처벌을 받았다.

그건 죽음이었다.

그러한 패잔병과 무법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뻔했다.

무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를을 지키기 위해선 무력이 필요했다.


-그들은 무력을 제공하고 돈을 받지.-


아를은 생각 외로 균형이 잘 잡힌 도시였다.

인구에 비해서 생산하는 부도 컸다.

그렇기에 아를의 대주교에게 높은 세금을 바치고 자유를 살 수 있었다.

아를은 베르트랑에게 중요한 도시였다.

그곳을 완벽하게 장악할 필요가 있었다.


***


교역은 쌍방향이었다.

사는 게 있으면 파는 것도 있어야 했다.


“아를에 빵과 포도주, 올리브유를 판다면 괜찮은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네.”


빵과 포도주, 올리브유는 물레방아 마을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의복과 생필품도 좋은 상품이 될 것이야.”


사라센과 유대인에게 그런 물품을 공급받겠지만···.

종교와 문화가 다르면 의복과 생필품 달라지기 마련이었다.

기독교도의 의복과 생필품은 비쌀 수밖에 없었다.

물레방아 마을은 그런 것들을 타라스콩과 마르세유에서 공급받고 있었다.

역시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수요와 공급, 가격의 차이가 교역이 일어나는 이유였다.


"그런데···. 그들이 저를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시몽이 그 부분에 우려를 표했다.

그런 물품은 경쟁이 심한 상품이었다.

수요가 있으면 어디에서든 공급하기 마련이었다.

아를에 그것들을 공급하는 상인이 있을 것이다.

상인의 텃세는 무시하지 못했다.

자신의 상권을 지키기 위해 신규 상인의 유입을 방해할 것이다.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아를은 나의 영지이네."


아를이 베르트랑의 영지가 되었다.

영주가 운영하는 상단을 거부하긴 힘들었다.

베르트랑이 세금을 추가로 내라는 것도.

부역을 시키겠다는 것도.

전쟁을 위해 병사를 소집하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이유 없이 상단의 방문을 거부하면,

영주가 개입할 빌미를 줄 수 있었다.

아를의 참사회는 반대 의견을 누르고 시몽의 활동을 승인할 것이었다.

처음부터 영주와 척지는 것은 좋지 않았다.

베르트랑은 언제든 아를에 무력행사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사소한 문제는 넘어갈 것이다.

시몽의 상단은 아를에서 무난히 받아들여질 것이었다.


***


"알겠습니다. 그들과 거래를 트겠습니다. 그 외에 제가 무엇을 하면 됩니까?"


시몽은 어리석지 않았다.

마르세유와의 교역은 수익을 얻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곳의 정보를 얻기 위함도 있었다.

베르트랑과 에릭은 상인을 정보원으로 사용했다.

시몽도 그 사실을 알았다.

정보원, 간자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는 자기 일에 확답을 받기 원했다.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함이었다.


“늘 해오던 일들이네.”


상인은 뛰어난 정보원이었다.

상품을 거래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시세와 정치경제 상황은 떼려야 뗄 수 없었다.

사소한 대화 속에도 많은 정보가 녹아 있었다.

시몽은 마르세유에서 들은 이야기를 상세히 에릭에게 전달해 주었다.

에릭은 그걸 베르트랑에게 정리해서 보고했다.

늘 해오던 일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그곳에서 들은 이야기를 에릭에게 전해주게.”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상인이 하는 일은 마르세유와 아를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곳에서의 활동은 쉽지 않을 것이네. 내가 간단한 조언을 해주지.”

“명심해서 듣겠습니다.”

“아를엔 다양한 이들이 살고 있네.”


사라센인과 유대인, 이단, 도망자들이었다.

모두 상대하기 껄끄러운 이들이었다.


“그들 중 교회를 다니는 이들을 우선 만나보게.”


도망자라고 종교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아를에도 교회가 있었다.

그곳이 아이카드 대주교의 거점이었다.


“그들이 자네가 가져온 물건을 가장 원하는 이들이네.”


빵과 포도주, 올리브유, 의복, 생필품은 모두 아를의 기독교인들이 원하는 상품이었다.


“자네가 가져온 상품과 소식에 관심이 많을 것이네.”


폐쇄적이라는 말은 외부 소식을 듣기 어렵다는 말과도 같았다.

도망자는 외부 소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었다.

그들이 떠나온 곳에 대한 소식을 궁금해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건 누구나 비슷했다.


“다른 이들보다는 그들이 자네가 가까이하기 좋을 것이야.”


상품을 거래하고 이런저런 소식을 주고받다 보면 친해지기 마련이었다.

술까지 들어가면 할 말 안 할 말 다 하게 되었다.

아를의 상황을 자세히 듣게 될 것이었다.


“그들을 기반으로 서서히 아를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게. 먼저 알폰소라는 이를 만나보게.”


알폰소는 베르트랑과 협상하기 위해 나온 기독교 참사회 의원이었다.

기독교가 아를에서 숫자와 경제력에서 약하지만···.

참사회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 그가 아를의 무력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지.-


인구의 숫자와 경제력이 약하더라도 무력을 담당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참사회에 일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협상에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무리 베르트랑과 같은 기독교라고 해도···.

영향력이 없는 사람을 협상 테이블에 내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를에서 베르트랑이 한 조치로 그의 입지가 더 높아졌을 것이다.

외부인을 상대하는 역할,

아를의 영주를 상대하는 역할이었다.


“그가 자네를 도울 것이네.”


그는 시몽의 상단에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우선 그를 자네의 편으로 만들게. 그다음 아를의 참사회에 자리를 만들게.”


행정관 에릭이 아를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었다.

그들에게 받아들여지기는 힘들었다.

영주의 대리인으로 우선 벽을 쌓고 대할 것이다.

반면에 시몽의 상단은 달랐다.

서서히 아를에 파고들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다.

그를 가신으로 받아들여 아를로 파견하는 이유였다.

에릭(행정)과 시몽(경제), 알폰소(무력)를 기반으로 도시를 장악해 나갈 계획이었다.

베르트랑이 결국 아를을 지배하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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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 24.05.17 364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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