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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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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1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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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64. 아를의 특산품.

DUMMY

64. 아를의 특산품.


에릭은 바로 시몽을 불러왔다.

그가 물레방아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

시몽은 마르세유 길드 소속이었다.

그러나 길드 소속이라고,

항상 그곳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었다.

상단의 본점은 물레방아 마을에 두었다.

그 대신 마르세유에 지점을 두고 있었다.

그가 마르세유에 가는 일은 분기에 한 두 번이었다.

마르세유와의 거래는 그리 많지 않았다.

자주 갈 필요는 없었다,

그나마 최근 들어 자주 가는 편이었다.

레 보 드 프로방스 지역이 론강과 연결되었다.

물레방아 마을이 만든 길 덕분이었다.

보 가문과 마르세유 자작과의 관계가 최근 들어 깊어졌다.

그들은 프로방스 백작을 상대하는 동맹이었다.

물레방아 마을을 통해 교류가 서로 이루어졌다.

두 지역의 물류가 물레방아 마을을 지나가게 되었다.

물레방아 마을은 그 중계지로 덕을 보고 있었다.

베르트랑이 기다린 지 얼마 않아···.

세파에 찌든 중년의 상인이 들어왔다.

떠돌이 행상 출신 상인이었다.

그의 삶이 평탄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영주님을 뵙습니다."

"자네가 이곳에서 상단을 운영하는 시몽인가?"

"그렇습니다."

"나의 이름으로 상단을 운영한다고?"

"혹시 무례가 되었다면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의례적인 사과였다.

이미 에릭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베르트랑이 그 일로 뭐라 할 생각이 없다는 걸 알고 왔다.

그럼에도 자신을 낮추는 것이 아래 사람의 좋은 처신이었다.


“용서를 구할 필요는 없네. 잘했네.”


베르트랑의 잘했다는 말에 얼굴이 풀어졌다.


“다만···.”


시몽이 긴장했다.

귀족의 변덕은 예측하기 힘들었다.

웃는 얼굴로 사형을 내릴 수 있는 이들이 귀족이었다.

베르트랑은 그런 그의 걱정을 풀어주었다.


“그리 긴장할 필요가 없네.”


그에게 상을 내렸다.


“자네를 정식으로 기용하려는 것이네.”

"정식으로 말입니까?"

"인장을 찍은 상업 허가장을 발급하겠네."


이건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귀족의 깃발과 문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문장과 깃발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우선 내 사람이라는 표시였다.

그를 건드린다는 건 베르트랑과 대적하겠다는 말이었다.

대항해시대 배에 국가의 깃발을 다는 것과 같았다.

깃발의 단 선박을 공격한 배는 그 나라의 공적이 되었다.

문장과 깃발은 세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했다.

국가나 야쿠자나 큰 차이가 없었다.

영주의 깃발과 문장이 있으면 상행이 더 안전해진다.

공식적으로 베르트랑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마르세유에서의 거래도 영향을 받았다.

비공식과 공식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상단의 이름도 정해주겠네."


상단엔 따로 이름이 없었다.

물레방아 상단이나,

시몽의 이름으로 불리었다.

영주의 공식적인 상단이 생겼으니.

그에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야 했다.


"어떤 이름으로 말입니까?"

"아를 상단이네."


***


영지의 이름을 상단이나,

작위 앞에 붙이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툴루즈의 백작과 마르세유의 자작, 아키텐의 공작 등.

영주는 일반적으로 이름보다 지배하는 영지의 호칭으로 불렸다.


-강한 영지를 지배하는 자가 강한 영주야.-


아를은 유명한 고대 도시의 이름이자,

왕국의 이름이기도 했다.

아를 왕국은 한때 프로방스 지역뿐만 아니라,

부르고뉴 지역도 지배했다.

프랑크 왕국의 5대 공국 중 하나였다.

한때는 독립된 왕국의 지위를 가지기도 했다.


-아를이라는 이름은 중요해. 이 지역뿐 아니라 프로방스 전역과 부르고뉴 지역에 대한 권리도 주장할 수 있어.-


레이먼드가 훗날 툴루즈 백작의 지위를 내세우는 것과 같았다.

그는 프로방스 후작과 고티 공작의 작위도 획득했다.

툴루즈는 백작령이지만, 인구와 영역이 다른 작위보다 더 넓었다.

지배하는 사람과 땅이 작위의 힘이었다.

그런 작위를 맨 앞에 내세우는 것이었다.

아를 왕국은 상당한 영토를 가졌었다.

툴루즈나 프로방스보다 더 큰 땅이었다.

아를의 이름으로 그 땅을 지배할 생각이었다.


"아. 괜찮은 이름입니다."


***


"앞으로 나의 영지를 지나갈 때는 통행세를 물지 않을 것이네."


상단의 수익을 상납하는 대신에 통행세를 물지 않게 되었다.


-통행세는 상품의 가격을 올리는 주범이야.-


그러나 기사와 도적, 무법자까지 통행세를 받았다.

무력만 있으면 가장 손쉽게 거둘 수 있는 세금이었다.

그 결과 통행세는 상인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세금이었다.


-상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통행세를 낮추어야 해.-


앞으로 베르트랑과 그의 가신 영지를 지날 때는 통행세를 내지 않게 될 것이다.

그건 그 지역의 도적과 무법자도 마찬가지였다.

영주의 깃발을 단 상단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다.

잘못하면 토벌당했다.


"이건 허가장이네."


상업 허가장에 베르트랑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그건 아를 왕가의 문장이었다.

프로방스와 바르셀로나 백작의 문장이기도 했다.

둘 다 아를 왕국에서 갈라져 나온 가문이었다.

훗날 두 가문은 프로방스를 두고 다투게 된다.

모두 아를 왕가와 연결되어 있었다.

툴루즈와 바르셀로나의 분쟁도 마찬가지였다.

아를 왕가는 사라졌다.

그 후 결혼과 인척 관계로 상속권이 복잡하게 얽혔다.

툴루즈는 바르셀로나와 프로방스, 아키텐과 인접했다.

동시에 그들은 서로 친척이기도 했다.

영토를 두고 싸울 수밖에 없었다.


"영주님을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자네를 믿겠네."

"감사합니다."

"앞으론 주군이라 부르게."

"아!"


시몽을 인재로 등용했다.

상인을 가신으로 삼는 경우는 드물었다.

마몬의 자식이라 부를 정도로···.

상인에 관한 평가가 높지 않았다.

그들은 일반 평민이었다.

훗날 기사나 귀족의 작위를 사서 신분이 상승하지만,

아직 그런 시대는 아니었다.

가신으로 삼는 것은 기사 취급을 한다는 말과 같았다.

행정관 중에 기사와 귀족 계급은 있어도 상인 중에는 없었다.

마르세유의 부유한 참사회 의원도 일반 평민이었다.


"주군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이 일은 그가 기사 계급이나.

귀족이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아예 선례가 없진 않았다.


-악마를 받아들였는데···. 마몬의 자식이라고 못 받아들이겠어.-

-악마가 아니라니까. 뭐, 마몬도 실제는 악마가 아니니. 상관은 없겠네.-


"그대가 에릭과 함께 해줘야 할 일이 있네."

"어떤 일이든 주군을 위해 해내겠습니다."

"아를로 가게. 그곳에서 해야 할 일이 있네."


에릭과 함께 시몽을 아를로 보내기로 했다.


***


-아를의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어.-

-그건 에릭으로 충분하지 않아?-

-에릭으론 힘들어 그들이 경계할 거야.-


아를이 베르트랑의 영지가 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아를은 폐쇄적으로 운영되었다.

외부인에 대해 경계하게 마련이었다.

특히 영주가 보내는 이라면,

행정관이든,

세금 징수관이든,

자신의 내밀한 속사정을 알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이 내어주는 정보는 세금이나 부역, 징병의 도구가 되었다.

무조건 사정을 감추기 마련이었다.


-상인은 외부인이지만 조금 다르지.-


행정관이나 세금 징수관보다 상인은 경계를 낮추기 좋았다.

마몬의 자식들은 필요한 물건을 가져오는 존재였다.

아무리 아를의 사람들이 사라센과 유대인, 카타리파와 교류하더라도 부족한 것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들과 교역할 만한 것이 있을까?-

-생각 외로 많을 것이야. 문화와 종교가 다르잖아.-


문화나 종교가 다르면 그 생산물도 다르게 된다.

이슬람은 술을 금기시했다.

그런 곳에선 술을 빚기 어려웠다.

다른 것으로는 햄과 소시지와 같은 돼지 가공품이었다.

그러나 아를에는 이슬람을 믿지 않는 사람도 살고 있었다.

유대인과 서방 기독교, 이단이었다.

아를에 수요는 있는데 생산이 적었다.

먼 곳에서 수입해 와야 했다.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아를은 여러 가지 부분에서 다른 지역과 생산물이 다르기 마련이었다.

가격과 함께 그런 생산물의 차이가 교역을 발생시켰다.


***


-아를의 사라센인들은 농부이자, 어부야.-


사라센인은 기독교도보다 선박 건조 기술이 발달했다.

인도와 무역을 하는 다우도 그들이 개발한 배였다.

노뿐만 아니라, 돛을 사용하는 기술이 뛰어났다.

그와 함께 어로 기술도 우수했다.

론강과 강어귀둑, 지중해에서 물고기를 잡았다.

여름의 건조하고 뜨거운 날씨에 생선을 말리거나,

카마르크에서 생산되는 소금으로 그것들을 염장했다.

생선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슬람교도들이 좋아하는 단백질원이었다.

카마르크 지역 외에도 수요가 많았다.


-농부와 어부인 동시에 장물아비이기도 하지.-


대주교가 관할하는 도시에서 해적 행위를 할 수 없었다.

그런 이유로 해적 행위는 못 하지만,

그들과 교류는 할 수는 있었다.

해적이 해적 깃발을 달고 항구로 들어오는 건 아니었다.

일반 상선의 모습으로 들어왔다.

아를에 들어온 해적들은 장물을 팔고,

자신들이 필요한 물건을 샀다.

장물 거래는 아를의 큰 수입이었다.

론강 하류와 지중해가 이어지는 곳은 해적들이 활동하기 좋은 곳이었다.

카마르크의 사라센인과 폰스 지역의 새끼 돼지 가문은 부업으로 해적질했다.

그런 장물을 아무 곳에서나 처분할 수 없었다.


-유대인은 장물을 처분하기 좋은 이들이야.-


그들은 소외된 어두운 곳에 숨어 사는 이들이다.

그런 유대인의 네트워크는 끈끈했다.

유대인의 많은 직업 중 하나는 금은 세공업자였다.

녹인 금과 은의 주인을 찾긴 어려웠다.

장물을 처리하긴 제격이었다.

유대인이 금은보화를 가지고 있어도 이상 할 게 없었다.


- 카마르크는 벼농사를 짓지만···. 소금도 만들어.-


아를 주위 카마르크의 특산은 쌀과 소금이었다.

그곳은 습지와 석호로 이루어진 지역이었다.

강과 가까운 지역은 습지였다.

벼농사를 짓기 좋은 곳이었다.

바다와 가까운 지역은 석호, 소금호수였다.

건조한 여름이 되면 소호수에 소금 결정이 생겼다.

소금 결정이 생기는 염도가 높은 물을 끓이면 쉽게 소금을 생산할 수 있었다.

생산 단가가 마르세유보다 더 저렴했다.

저렴한 소금이 아를과 함께 사라센의 다른 지역으로 팔려나갔다.

쌀과 소금은 아를의 대표 상품이기도 했다.


-아를은 고리대금업(은행)도 해.-


해적은 토벌당하기 마련이었다.

자신의 본거지에 금은보화를 두는 것은 어리석었다.

그걸 유대인에게 맡겼다.

그런 자금이 유대인에게 흘러 들어갔다.


-기독교인과 이슬람인은 빌려준 돈에 이자를 받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그 돈을 유대인에게 투자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투자라고 부르지만, 일종의 예금이었다.

유대인은 그 돈으로 고리대금업이나 사업하여 수익을 배당했다.

유대인은 고리대금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이 돈이 많아 고리 대금업을 하는 게 아니었다.


***


해적은 약탈한 금은보화를 유대인에게 맡겼다.

금과 은, 보석 등이었다.

유대인은 그걸 그대로 두지 않았다.

재가공했다.

출처를 지우는 동시에 재물의 가치도 올라갔다.

금은 세공품은 아를의 특산이 될 수 있었다.


-유대인의 수공업은 유명하지. 가죽 가공업과 양초, 비누와 같은 것이지.-


정상적인 사업을 할 수 없는 유대인은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하기 마련이었다.

예를 들면 도축업이었다.

도축하여 고기를 팔고 나면,

부산물로 무두질한 가죽과 기름이 남았다.

그것은 보통 도축업자의 몫이었다,

유대인은 그런 가죽과 기름으로 상품을 만들어 팔았다.

가죽 가공업과 비누, 양초 사업 또한 유대인이 주로 하는 사업이었다.

모두 괜찮은 수익이 나는 상품이었다,

특히 유대인이 만드는 비누는 유명했다.


***


비누는 처음엔 동물성 기름으로 만들었다.

염소 기름과 너도밤나무를 태운 재는 쉽게 비누가 되었다.

그러나 동물성 기름으로 만든 비누는 냄새가 고약했다.

몸을 씻는 데보다 세탁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올리브유와 해초를 태운 재로 만드는 비누가 나왔다.

목욕용 비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비누? 목욕을 잘하지 않지 않아.-

-그건 일부에 해당하는 거야.-


북유럽의 게르만족은 사우나와 목욕을 즐겼다.

사라센도 비슷했다.

이슬람교는 청결을 강조했다.

자주 손발과 몸을 물로 씻어야 했다.

이탈리아의 문명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로마 문화의 영향으로 목욕을 즐겼다.


-남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향 비누는 큰 인기야.-


올리브 향과 라벤더 향이 나는 비누는 큰 인기 상품이었다.


-프로방스는 라벤더꽃과 올리브유로 유명하지.-


아를에서 그것으로 유대인들은 비누를 만들었다.

프로방스의 비누였다.


"제가 그곳에서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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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 24.05.17 364 13 12쪽
» 64. 아를의 특산품. 24.05.16 417 18 13쪽
63 63. 인재를 등용하다. +2 24.05.15 435 17 12쪽
62 62.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르다. +2 24.05.14 404 21 14쪽
61 61. 세금을 내게 하는 법. +2 24.05.13 418 18 14쪽
60 60. 아를의 사람들. +4 24.05.12 433 17 14쪽
59 59. 날아오를 때. +6 24.05.11 440 20 12쪽
58 58.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다. 24.05.10 441 21 12쪽
57 57. 모두의 머리를 모으다. 24.05.09 435 17 12쪽
56 56. 은과 금. 24.05.08 429 17 13쪽
55 55. 보 가문에 원하는 것. +6 24.05.07 457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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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중세의 숲. 24.05.04 494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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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마음을 되돌리는 일. +2 24.05.01 496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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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마르세유 상인 길드. +2 24.04.29 501 13 13쪽
46 46. 겨울의 지중해 항해. +2 24.04.28 51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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