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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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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1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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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66.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사람.

DUMMY

66.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사람.


“아를에 조심해서 다녀오게.”

“좋은 성과를 내고 오겠습니다.”


에릭과 시몽이 물레방아 마을을 떠나 아를로 향했다.

십여 대의 마차와 수행원, 병사들이 함께했다.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상단의 마차엔 아를에서 팔 상품이 가득했다.

빵과 포도주, 올리브유, 잡화, 의류, 철제 농기구 등이었다.

물레방아 마을 대장간의 규모가 커졌다.

마을과 주변 지역에 철제 농기구를 공급하고도 여유가 남았다.

그 일에는 원활한 강철 공급도 한몫했다.

잡철이 제련소에서 질이 좋은 강철로 탈바꿈했다.

물레방아 마을에서 만드는 철제 농기구는 큰 인기였다.

여유가 생긴 농기구를 교역품에 포함했다.

수행원은 에릭의 보좌관과 상단의 직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를에 거점을 마련하기 위한 이들이었다.

병사는 에릭 행정관과 아를 상단을 보호하기 위해 동행했다.

물레방아 마을과 아를은 거리가 멀지 않았다.

프로방스의 치안이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짧은 거리를 가는데도 병력이 필요했다.

마차엔 돈이 되는 상품이 가득 실려 있었다.

털리고 난 다음 후회해 봐야 소용없었다.

베르트랑을 떠나는 이들을 배웅했다.

이제 그가 일을 해야 할 때였다.


“피에르 사제. 잠깐 나를 보지요.”


***


“지금 논을 만든단 말입니까?”

“몽마주르 수도원을 잇는 제방이 완성되었으니. 이제 슬슬 논을 만들어야지요.”


나무다리를 만들면서 말뚝을 박았다.

말뚝이 지반을 안정화했다.

그 위에 돌과 흙을 부어 제방을 만들었다.

제방에 의해 물길이 가로막혔다.

늪의 절반이 마른 땅이 되어 가고 있었다.


“마침 인원도 여유가 있지 않나요?”

“그건 그렇습니다.”


제방에 완공됨으로써 일거리가 크게 줄었다.


“그래도 그 인원을 개간으로 돌리는 것이 낫지 않습니까?”

“개간은 이제 천천히 해도 돼요. 한동안 식량은 부족하지 않을 거예요.”


물레방아 마을과 주변의 곡물이 충분히 공급되었다.

그것으로 빵을 만들어 팔 정도였다.

인구가 늘어날 때까지 개간에 여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개간이 늘어나는 것이 좋지만은 않았다.

무분별한 개간은 토지를 황폐화했다.

숲과 휴경지를 두는 이유였다.

베르트랑은 휴경지 대신에 다른 방식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것은 논과 콩이었다.

지금은 개간지를 정비할 필요가 있었다.


“논을 만들어도 당장 쓸 수 없지 않습니까?”


종자와 농업기술이 없었다.

빈 땅으로 놀리는 일이었다.


“물을 대지 않으면 돼요.”


논에 물이 없으면 밭이었다.

겨울 보리는 한반도의 비가 적은 겨울을 활용한 밭작물이었다.

논은 밭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인력의 낭비였다.

논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로와 논둑을 만들어야 했다.

모두 사람의 손이 가는 일이었다.

많은 노동력이 들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에요. 미리 한다고 생각하세요.”


에릭이 종자와 농업 기술자를 데려오면 시작할 일이었다.

미리 논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았다.


“최근에 수확량이 줄어들기 시작했잖아요. 이 일이 수확량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돼요.”


물레방아 마을과 가까운 땅은 개간이 일찍 되었다.

벌써 몇 번의 밀 수확이 이루어졌다.

비옥한 농토가 척박해졌다.

같은 작물을 여러 번을 이어서 지으며 일어나는 일이었다.

화전민의 경우는 척박해진 땅을 버리고 다시 숲을 불태웠다.

물레방아 마을은 그렇게 할 수 없었다.

그곳은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할 땅이었다.


“밀을 수확한 후 봄에 논에 물을 대면 땅이 비옥해져요.”


프로방스는 겨울에 비가 많이 내렸다.

알프스의 눈 녹은 물이 봄에 론강을 통해 흘러들었다.

그런 물에는 영양염류가 풍부했다.

밀이 흡수한 영양염류를 채워줄 것이었다.


“그런 후 물을 빼고 콩을 심는 거예요.”


습기 먹은 땅에 콩을 심는 것이다.

콩이 건조한 프로방스의 여름을 날 수 있었다.

콩이 수확된 이후엔 땅이 더욱 비옥해졌다.

가을에 밀을 심으면 봄에 풍성하게 수확할 수 있었다.

프로방스의 자연과 환경, 식물의 생태를 이용한 방법이었다.

논을 만들기 전까지 그 땅에 많은 콩과 밀을 수확할 수 있었다.


“콩은 좀···.”


콩은 인기 없는 작물이었다.


“완두와 병아리콩은 그런대로 먹을 만해요.”


수프나 죽에 넣어 먹으면 좋은 음식이 되었다.

육식을 금기하는 수도원에서 많이 재배되었다.

수도사의 주식이기도 했다.


-그래서 피에르 수사가 좋아하지 않을지도···. 하하.-


“콩은 가난한 자와 청빈한 이의 고기에요. 그걸 싫어하시면 안 되죠.”

“아닙니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

“정 남아돌면 가축의 사료로 써도 돼요. 주목적은 밀 수확을 늘리기 위함이에요.”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밀 수확이 목적은 아니었다.

콩 자체도 유용한 작물이었다.

그래도 밀 수확을 늘리기 위함이라고 말하는 것이 나았다.

빵이 사람들에게 가지는 의미는 남달랐다.


[빵과 서커스. -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

[빵과 포도주.- 이냐치오 실로네.]

[빵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프랑스 시민.]

[빵의 평등권(The Bread of Equality).-1793년 11월에 국민의회.]


빵은 이밥에 고깃국처럼 상징적인 의미였다.


“그럼. 논을 만드는 데 사람을 동원하세요.”

“알겠습니다.”


물레방아 마을에 본격적으로 논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밭이 논으로 바뀌면서 주위의 풍경이 서서히 변화되어 갈 것이다.


***


베르트랑은 군사 훈련에 들어갔다.

물레방아 마을엔 50명이 넘는 정예병이 있었다.

마을의 규모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숫자이지만···.

충분하진 않았다.

프로방스의 혼란은 점점 더 심해졌다.

치안의 악화로 각지에서 무법자와 패잔병, 도적이 날뛰었다.

이런 시기에 무력은 강하면 강할수록 좋았다.

그렇다고 상비군을 함부로 늘릴 수는 없었다.

상비군은 오직 전쟁에만 전문적으로 대비하는 군대였다.

전쟁이 없더라도 해산하지 않고 유지되었다.

그동안 훈련하기에 전투력이 높았다.

병사를 징집할 필요 없이 빠르게 부대를 운영할 수 있었다.

대신에 돈이 많이 들었다.

생산은 하지 않고 오직 소비만 했다.

물레방아 마을에 50명 이상의 상비군은 무리였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자경단의 훈련 강도를 높이겠네.”


자경단을 통한 군사력 강화였다.

자경단은 일종의 예비군이었다.

본업을 하면서 군사 훈련을 받는 존재였다.

마을의 치안을 담당했다.


“그렇게 되면 반발이 심할 것입니다. 주군.”


예비군으로 복무하는 것도 열받는 일인데···.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면 반발하기 마련이었다.

공짜로 일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에게 보수를 줄 것이네. 공사장에서 일하는 일꾼과 같은 훈련비를 지급할 것이야.”


제방과 수로, 성벽 구축과 같은 토목 일은 강도가 높은 노동이었다.

흙을 파고 퍼 나르고,

돌을 옮기고 쌓는 일이었다.

그 일을 모두 사람 손으로 했다.

군사 훈련에 못지않은 힘든 일이었다.

밭농사는 틈틈이 비는 시간이 있었다.

그 기간에 자경단일 뿐 아니라,

공사장에서 날품을 파는 이들이 있었다.

오히려 훈련을 반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었다.

공사장의 일이나 훈련 모두 일정한 강도 이상의 일은 못 시켰다.

단순노동보단 군사 훈련이 나았다.

병사로 복무할 수도 있었고···.

자기 몸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다.

혼란한 시기엔 자신과 가족의 몸을 지키는 기술은 중요했다.

돈을 주고 병사로 훈련하는 데 큰 반대는 없을 것이다.


“훈련은 어떤 식으로 하실 것입니까?”

“방패 창병으로 훈련해야 하지 않겠나?”


창은 배우기 쉬운 무기 중의 하나였다.

무기는 길이가 짧을수록 다루기가 쉬웠다.

그와 달리 길이가 길수록 전투에 유리했다.

창을 잘 다루긴 어렵지만···.

그 길이만으로 유리한 무기였다.

장창의 경우는 가만히 들고만 있어도 위협적인 무기였다.

100개의 장창은 코끼리도 뚫지 못했다.

방패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공격력과 방어력이 생겼다,

방패 창병은 공방이 우수한 병사였다.

장창의 길이를 다소 희생해야 하지만,

다수가 제식에 맞추어 움직이면 웬만한 군대는 무너트릴 수 있었다.

징집병에게 창을 들려주는 것도 그런 이유였다.

징집병이 약한 건 창을 들어서가 아니었다.

충분한 무장과 훈련을 받지 못해서였다.

제대로 훈련을 받는다면 정예병 못지않았다.


“중장보병을 보조하는 데는 충분할 것이네.”


물레방아 마을에 있는 50여 명의 병사는 사슬갑옷과 방패, 검을 든 정예병이었다.

그들 중 일부는 말을 보유하여 기병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정예이지만 숫자가 부족했다.


“100명의 방패 창병이 보충된다면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이네.”


가죽 갑옷과 방패, 창으로 무장한 방패 창병이 진영의 좌우익에 배치된다면,

150명의 정예병이 있는 것과 비슷했다.


“장비는 어떻게 하실 것이십니까?”


자경단이 제대로 된 병사로 만들기 위해서 훈련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장비도 필요했다.


“가죽과 철은 이곳에 풍부하지 않나. 필요한 장인을 데리고 왔으니.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네.”


물레방아 마을은 가죽이 풍부했다.

사냥으로 잡는 멧돼지는 물론 소를 키웠다.

특히 소가죽을 기름에 삶은 보일드 레더 아머(Boiled Leather Armor)는 웬만한 금속 갑옷 못지않은 강도를 지녔다.

검에 쉽게 베이지 않았다.

창날은 철이 많이 들지 않았다.

질 좋은 강철은 창날로도 좋았다.

방패는 나무 방패에 가죽을 씌우고,

철로 된 테두리를 두르면 훌륭한 방어구이자 무기가 되었다.

창과 가죽 갑옷, 방패는 효율적인 무장이었다.

100명을 무장시키는데···.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지 않았다.

병력을 추가로 늘리더라도 비용이 적게 들었다.

인구와 돈은 군대를 늘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알겠습니다. 주군. 제대로 된 병사로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병사가 필요할 것이다.

자경단을 쓸만하게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


“활을 쏠 줄 아는 이들에게는 쇠뇌를 보급하게.”

“그건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창과 쇠뇌는 위험한 무기였다.

평범한 농민도 창과 쇠뇌로 정예병과 기사를 죽일 수도 있었다.

지역과 상황에 따라 창과 쇠뇌를 농민이 함부로 소지 못하게 하는 곳도 있었다.

농민의 봉기와 반란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특히 쇠뇌는 몇 주만 훈련받으면 기사도 죽일 수 있었다.

사슬갑옷은 관통 무기 특히 쇠뇌에 약했다.

기사인 에드몽이 쇠뇌의 보급을 꺼리는 것도 당연했다.

농민에 관한 기사의 우위(優位)를 깨어지게 만드는 무기였다.


“제노바에서는 용병과 시민 병사가 쇠뇌를 사용하네.”


쇠뇌는 이미 제노바를 시작으로 유럽에 퍼지고 있었다.


“쇠스랑과 도리깨로도 기사를 죽일 수 있네.”


쇠뇌가 아니더라도 농사에 사용되는 낫과 쇠스랑, 도리깨도 훌륭한 무기가 되었다.

얀 지슈카의 군대는 도리깨로 십자군 기사들을 쳐부수었다.

플랑드르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중요한 건 그들의 손에 무기를 들리는 것이 아니네.”


농기구뿐만 아니라,

사냥용 활과 식칼도 무기가 될 수 있었다.

나무작대기나 곤봉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우리를 위해 싸우게 만드는 것이네.”

“맞는 말씀입니다. 주군.”


에드몽은 베르트랑의 현명함에 감탄했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어린 나이에 그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 다 내가 잘 가르친 덕분이지. 하하.-

- 알고 있으니. 그만해.-


수다쟁이 악마는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말이 많았다.

베르트랑은 물레방아 마을을 농업과 군사 체계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그때···.


“주군. 큰일입니다. 아버님이 파문당하셨습니다.”


악마의 말대로 레이먼드가 파문당했다.

프로방스는 더욱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작가의말

실수록 등록을 잘못해서 두 개가 올라갔네요.

여행 중이라 비축이 없어. 내일이나 모래 안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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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 중요한 건 도구가 아니라 사람. +2 24.05.17 396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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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아를의 사람들. +4 24.05.12 433 17 14쪽
59 59. 날아오를 때. +6 24.05.11 440 20 12쪽
58 58.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다. 24.05.10 44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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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은과 금. 24.05.08 429 17 13쪽
55 55. 보 가문에 원하는 것. +6 24.05.07 458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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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중세의 숲. 24.05.04 494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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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 겨울의 지중해 항해. +2 24.04.28 51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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