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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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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5.1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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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8.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다.

DUMMY

58.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다.


“수로도 미리 닦아두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목재 다리가 시간이 흘러 제방이 되면 물길이 바뀐다.

그런 물길을 수로로 물레방앗간에 연결하는 것이다.

수차를 더 설치할 수 있었다.


“다리 먼저 건설하자고 하지 않았나.”

“그 이후의 일입니다. 다리를 제방으로 바꿀 때 함께 진행하자는 말입니다.”


그때쯤이면 몽마주르 수도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공사 인원은 충분했다.


“그럼. 빵의 생산량을 바로 늘릴 수 있습니다.”


레 보 드 프로방스와 길이 연결되면 빵의 수요가 폭증했다.

생산량의 증대가 필요했다.


“제빵소도 늘여야겠군.”


제분소가 확충되면 그에 맞추어 제빵소도 용량을 확충해야 했다.


“땔감이 문제가 되겠어.”


지금은 개간으로 충분한 목재와 땔감이 공급되지만, 숲은 무한하지 않았다.

지속적인 공급원이 필요했다.


“주군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론강의 수운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선착장과의 거리가 문제군.”


물레방아 마을과 론강은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땔감과 목재는 부피가 크고 무거운 상품이었다.

도로로 운송하기 좋지 않았다.


“언젠가는 운하를 건설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운하는 소규모 수로가 아닌 배나 뗏목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큰 물길이었다.


“론강 주위에서 논을 만들려면 운하가 필요하긴 하겠어.”


언젠가 그곳에 논을 만들어야 했다.

작은 수로로는 벼농사에 필요한 충분한 물을 농경지에 공급할 수 없었다.


“이제 슬슬 주군이 말씀하신 대로 콩을 심어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물레방아 마을 주변의 개간지는 비옥한 토지라 밀을 이기작(二期作)으로 심었다.

가을밀과 함께 봄밀도 심은 것이다.

아무리 비옥한 토지라도 밀 이기작은 많은 지력을 빨아먹었다.

가을밀에 비해 봄밀의 수확량이 좋지 않았다.

계속 같은 곳에 밀만 심으면,

단위 면적당 수확량 감소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지력이 다한 땅에는 콩과 함께 보리를 심도록 하겠소.”


밀보다 돈은 되지 않지만,

보리와 콩도 중요한 식량이었다.


“이번에 맥주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주변 지역에서 모이는 보리의 양도 상당했다.

보리를 재배하면 남아돌 것이다.

이곳은 물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물은 생각보다 깨끗한 편이었다.

습지의 물이 지저분하다는 건 오해였다.

식물이 정화작용을 했다.

알필 산맥은 석회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식물은 천연 필터였다.

물에 많이 함유된 석회질을 제거했다.

마시기 힘든 경수(硬水, hard water)가 연수(軟水, soft water)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 흐르는 물은 썩지 않았다.

수로를 통해 한 번 더 정화되는 것이다.

물이 좋은 이곳은 맥주를 만들기 좋은 장소였다.


“좋네. 생산량을 늘리게.”


주점이 활성화되어 맥주의 수요가 많았다.

그러나 보리와 곡물은 식량의 재료이기도 했다.

그걸 모두 술로 담아버리는 것은 곤란했다.

개간이 확대되어 식량 공급량이 늘었다.

개간지에 보리가 심어지게 되면 남아돌게 된다.

그런 보리로 맥주를 만들면 수익이 늘어났다.

운하가 건설된다면 무거운 맥주도 실어 나를 수 있었다.

맥주가 물레방아 마을의 특산물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었다.


“콩은 기름을 짜도록 하겠습니다.”


콩의 수요는 많지 않았다.

지력을 위해 심는 것이었다.

콩기름이 올리브유만큼 인기가 있지 않지만,

기름이었다.

물레방앗간에서 기름을 짜면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기름은 가격이 비쌌다.

기름을 짜고 남은 올리브나 콩은 가축들의 좋은 먹이가 되었다.

밀보단 수익이 못해도 콩과 보리 모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동시에 지력을 유지하며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물레방아 마을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계획대로 변하고 있었다.

악마의 조언 덕분이었다.

이들은 그걸 몰랐지만,

마을을 위한 최선을 선택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


행정관이 에릭이 물레방아 마을의 현 상황을 보고했다.


“현재 마을의 인구는 1,800명 정도 됩니다.”


1,800명은 적은 인구가 아니었다.

대도시로 불리는 마르세유의 인구가 2만 명에서 3만 명을 오갔다.

보 가문의 성, 샤를 데 보 프로방스의 마을 인구는 3,000명이 안 되었다.

레 보 드 프로방스 지역 전체 인구가 1만 내외였다.

타라스콩의 인구도 1만이 안되었다.

물레방아 마을은 인근에서 상당히 큰 규모였다.


“인구가 많이 늘었군.”

“일시적으로 마을을 머무는 사람을 포함하면 2,500명이 넘습니다.”


품을 팔러온 일용직 노동자와,

이곳을 들리는 상인,

잠시 볼일을 보러온 이웃 마을 사람을 합치면 유동 인구가 700명에 이르렀다.

물레방아 마을이 이 지역의 중심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지역의 중심지로 생산되고 소비되는 물량이 많았다.

서서히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인구가 3,000명이 넘으면 도시라 부를 만했다.

중세 유럽의 도시들은 규모가 작았다.

도시의 크기는 주변 지역의 생산력과 교통이 좌우했다.

이 시기 많은 도시가 이탈리아 북부와 플랑드르 지역에 몰려 있었다.

아니면 마르세유같이 해안을 끼고 있던가,

파리처럼 큰 강을 끼고 있어야 했다.

로마 시대에 많은 도시가 유지되었던 건,

교통 인프라가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마는 도시 국가에서 발전했다.

관련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열심히 도로와 항구를 건설한 것이다.

그런 인프라가 파괴된 지금은 대도시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다른 곳에선 별말이 없던가?”


물레방아 마을로의 인구 유입은 다른 지역의 인구 감소를 뜻했다.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몽마주르 수도원 인근 지역은 최근 조용합니다.”


물레방아 마을과 몽마주르 수도원은 대립에서 협력 관계로 거듭났다.

거기에 시비를 건다는 건 몽마주르 수도원과 베르트랑에게 싸우자고 덤비는 것과 같았다.

그런 간 큰 이들은 그곳에 없었다.

불만이 있어도 조용히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면 더욱 조용해질 것이다.

대규모 공사를 벌이거나 공장이 들어서면 지역 유지도 덕을 보기 마련이었다.

그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간다.

괜히 그런 것들을 유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곳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럼. 라크라우 지역은?”

“아직은 조용합니다. 계속 이대로 진행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레방아 마을에 항의하는 곳은 포고문을 붙여 이주를 금지했다.

포고문을 붙인다고 올 사람이 안 오는 것은 아니었다.

이주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것에 다들 불만이 있지만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라크라우 지역은 분열이 되었다.

그들의 일부는 마르세유에 있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아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들의 대부분은 항의 조차 하지 않았다.

일부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이들이었다.

발을 뻗을 자리를 보고 눕는 사람이었다.

괜히 베르트랑과 마르세유 자작에서 밉보이면 손해였다.

일부 불만이 있는 사람도 침묵했다.

물레방아 마을에 있는 병력이 상당했다.

몇몇이 힘을 합쳐도 그 정도의 병력을 상대하지 못했다.


“보고한 바에 따르면 상황이 심각해지기 전까진 그들은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에릭은 시몽을 마르세유로 보내 그런 상황을 파악했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잘 되었군. 이번에 오는 이주민이 마지막이 될 것이네.”


곧 타라스콩에서 300명의 이주민이 물레방아 마을로 오기로 했다.

그들이 마지막 이주민이었다.

타라스콩과 보께흐 지역에서 보낼만한 사람은 다 보냈다.

이제는 스스로 성장해야 했다.

주변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은 필수였다.


“주군께서 오시기 전까지 마을의 규모를 최대한 키워야 하네.”


베르트랑이 물레방아 마을로 올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 안에 최대한 성과를 보여야 했다.

주군인 베르트랑 주위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에드몽은 그들중 첫 번째 가신이 되어야 했다.


***


시몽은 마르세유로 향한 상행을 준비했다.

곧 타라스콩을 출발한 레오의 갤리선이 물레방아 마을의 선착장으로 오기로 되어 있었다.

레오는 그곳에 가져온 짐을 내리고 마르세유로 갈 상품을 실을 것이다.

상행을 위해 마르세유에 팔 상품을 창고에 모았다.

대표적인 상품은 변함없이 빵과 올리브유, 무두질한 가죽, 양모로 만든 실이었다.

물레방아 마을은 주위의 물산이 모이는 곳이었다.

행상들과 일하러 오는 인부들이 가져오는 물량이 상당했다.

그것들을 가공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가치가 생겨났다.

부가가치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었다.

궂은일의 상당 부분을 기계가 대체해 줬다.

그만큼 상승한 가치가 시세 차이를 나타내었다.

마르세유로 가져가면 무조건 이득을 보는 상품이었다.

그 외에 꿀과 약초, 버섯, 말린 열매 등 주변 지역에서 나는 소소한 산물들이 있었다.

물레방아 마을과 마르세유의 교역이 이루어짐으로 그런 산물들도 내다 팔 수 있게 되었다.

도시는 다양한 상품을 소비했다.

그만큼 팔 것도 많았다.

마르세유에서 가져오는 건 대부분 가죽제품과 의류, 장신구와 같은 도시에서 생산되는 상품이었다.

물레방아 마을에서 행상들에 의해 주변 지역으로 팔려나갔다.

잡철과 소금도 무시하지 못했다.

철과 소금은 어디에나 필요한 물품이었다.

그 외에는 동방에서 들어온 사치품도 포함되었다.

비단으로 만들어진 양말이나 속옷은 이곳에서도 인기였다.

비단은 속옷으로 최고의 재료였다.

매끄러운 촉감뿐만 아니라···.

땀의 흡수와 통기에도 좋았다.

비단의 수요는 꾸준했다.

값비싼 향신료도 곧잘 팔렸다.

마을이 부유해지자 향신료를 음식에 사용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자신이 즐기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접대용이었다.

향신료가 음식의 품격을 좌우했다.

여관에서도 소량 사용되었다.

타라스콩의 상인 중에는 비싼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을 시키는 사람이 있었다.

향신료의 유행은 위에서 아래로 퍼지고 있었다.

향신료가 본격적으로 널리 사용된 것은 십자군 원정 이후이지만···.

로마 시대로부터 많이 사용됐다.

민족 이동의 혼란이 진정되고 사회가 안정화되었다.

버려진 농지가 개간되고 삼포제도 도입되었다.

인구 증가로 경제가 성장했다.

금과 은이 빠져나가고 비단과 향신료가 수입되고 있었다.

지금은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십자군 원정은 종교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적인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었다.

일본과 유럽의 봉건제를 자주 비교했다.

그 둘은 상당한 유사점이 있었다.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돌리는 것도 비슷했다.

일본이 전국 시대의 분출하는 에너지를 조선으로 돌렸다면···.

유럽은 이교도를 향했다.

같은 기독교인들끼리 싸우지 말고 그 힘을 이교도에게 사용하라는 말이었다.

이미 이베리아반도에서 레콩키스타(Reconquista), 재정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면 외부로 뻗어나가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예루살렘, 레반트로 향하는 십자군은 어쩌면 필연이었다.


“항해하기 좋은 날씨입니다.”


1077년 가을은 맑고 푸르렀다.

레오 선장이 시몽 상단주에게 말을 건네었다.


“네. 마르세유로 가기 딱 좋은 날이군요.”


물레방아 마을에 쌓인 에너지가 조금씩 주변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에 맞추어 주위의 상황도 바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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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59. 날아오를 때. +6 24.05.11 439 20 12쪽
» 58. 내부의 에너지가 쌓이다. 24.05.10 441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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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6. 은과 금. 24.05.08 429 17 13쪽
55 55. 보 가문에 원하는 것. +6 24.05.07 457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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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52. 중세의 숲. 24.05.04 494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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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마음을 되돌리는 일. +2 24.05.01 496 12 12쪽
48 48. 교역의 조건. 24.04.30 475 13 13쪽
47 47. 마르세유 상인 길드. +2 24.04.29 501 13 13쪽
46 46. 겨울의 지중해 항해. +2 24.04.28 517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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