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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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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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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7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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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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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60. 돌입

DUMMY

*


쾅!


하는 거대한 폭음이 멀리서 울렸다.


세슈칸 시내에서 그런 소리가 들릴 일은 별로 없는데도, 갑작스러운 충격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였다.


도로변의 가판대를 내어 놓은 무기상 '미첼스 할버드' 앞에서 자신의 예비 단검을 고르고 있던 어느 민첩 전사 클래스의 플레이어 하나도 고개를 돌렸다.


시내 중심부 쪽, 그가 서 있던 방향에서는 그대로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멀리를 처다보게 되는 상황이었다.


페레이라는 작힘 성을 본다. 깨나 거리가 멀었지만 그럼에도 잘 보일 정도로 성은 거대하다. 세슈칸의 여러 랜드 마크가 될만한 것들이 있었고, 개중에 작힘 성은 분명 하나이리라. 회색의 고성, 외벽과 내부 성채가 모두 비슷한 톤으로 지어져 있는 오래된 유물이었다.


콘란드 대륙의 다른 역사도 깊지만, 중부 대륙의 고국 산슈카와 그 내부의 유물들은 수 천 년이 가뿐히 넘는 시간을 지탱해 온 물건들이었다.

지구에 가장 오래된 물건들이라면 피라미드이니, 뭐 로마 제국의 건축물이니 하는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런 류가 조금 더 평범하게 늘어져 있는 것이다.


게임 내에서 느낄 수 있는 생경한 감각들은 참으로 마음에 든다. 오래된 역사를 좋아하는 그로서는 말이다.

페레이라는 검은색의 외장으로 자신의 몸을 두르고 있었고, 얼굴과 손 정도만 내어 놓고 있었다. 검은 천이나 방어구로 감싼 이곳저곳에는 다양한 암기와 아이템들이 내장되어 있고, 위급 시에는 하나씩 꺼내져서 전투를 도울 것이다.


개중에서도 단검술은 그가 좋아하는 종류의 전투였으므로 고심해서 고르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세슈칸의 회색 성에 어느 미친 놈이 스킬을 난사한 모양이었다.


첫번 째의 괴성으로 회색 성벽의 한 면이 전부 얼어버렸다. 그는, 뜨악했다. 어느 정도 레벨이어야 저 따위 짓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일반적인 초상술사는 아니었다. 스펙이 높은 100레벨 대 이상의 빙술사나 저런 짓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양반이 보통 세슈칸에서 난리를 치나?

퀘스트라는 건 보통 지역성을 가진다. 마을간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면 세슈칸에 적을 둔 플레이어일텐데··· 세슈칸은 중수들의 도시였다. 레벨 100에 채 다다르지 못한 자들 말이다.


명백한 오버 스펙이다.


그게 아니라면 지역간 퀘스트 이상의 스케일이 이쪽으로 넘어온 경우였다. 여러 개의 대도시나 일국의 지방, 나아가서 대륙 일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종류가 지역급이었다.


그런 퀘스트의 일환이라면 페레이라, 그가 모르는 산슈카의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되었다.

파괴적인 연출이 나타나는 퀘스트로 지역급이라면, 일국의 내전이나 내란이 아무래도 쉽게 상상이 된다.

전쟁은 병사를 필요로 한다.

그는 용병이었고.


페레이라는 얼음 투성이가 되어버린 빙벽에 날아와 꽂히는 화염과 이어지는 폭발을 보면서, 전쟁에 참여해야 하나 혹은 다른 지방으로 도망을 가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플레이어는 언제든지 로그아웃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있어 NPC들보다 주변 환경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었지만··· 계속해서 플레이를 하고 안정적으로 레벨링 등을 하려면 아예 자리를 옮기는 것이 나았다, 차라리.


그런 그의 상념을 날려버릴만큼 화끈한 폭음이 세슈칸의 작힘 성 주변 거리를 울렸다.


*


성벽 파괴는 성공적인 일이었다.


짐승이 베어 문 듯한 자국이 돌벽 한 가운데에 나 있었고, 사람들이 돌입한다.


사실 무모한 일이기는 하다. 성 내에 포진하고 있을 병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해보았다면 말이다.


사병 규모만 천 단위다. 기사단 등 엘리트 병력이 백에 가까웠고.


아티팩트를 들려준 특수 사병 따위가 있다면 엘리트 전력과 마주할 수 있는 전력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도 한다. 작힘 가는 재력이 좋은 편이었고.


다행히 작힘 가 내부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어느 내무관이나 그레이 하운드 기사단의 일원이었던 안드레가 한 편이 되어주었다.


아주 오랜 옛날 로멜리아 성이었던 작힘 성 내부의 지도는 로멜리아 가 일행도 갖고 있었고 말이다. 지나치게 예전이라 몇 개의 건물이 더 생기거나 허물어졌을지 모르지만, 외성벽이 모습을 그대로 유지했듯 핵심적인 구조는 그리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러하다. 작힘 백작은 성벽 내부 본채, 본궁, 본성이라 할 수 있는 중심부의 거대한 건물에 기거하고 있었고 그 자리는 예전 로멜리아 공작이 앉던 곳이었다.


사람들이 구멍으로 들어갔다.


성벽 내부에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던 인물들이 기겁하지는,


않았다.


운트 작힘 백작 아래에서 살아가는 일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으니까. 그러나 어쨌든, 대영주의 본성에 누군가 침입한다는 게 쉬운 상상은 아니다.


훈련의 내용은 그러하지만 실전을 상정하지는 않았던 병사들도 기겁을 했다.


성벽을 띄엄띄엄 순찰하고 경계를 서던 수비 병력들이 비명처럼 타종을 울렸다. 평소에 쓸 일이 있을까 싶었던 물건들이었다.


땡, 땡 땡! 하고 무언가 깨지듯한 소리가 요란스럽게 울린다. 한 순간에 하얀 낮, 평화로운 오후의 한 때가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타종 소리에 잠을 깨듯 오랜 무관심과 방심에서 깨어난 인물들이 제 자리에서 일어서 달려나왔다.

일단 본능적으로, 반사적으로 움직였지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자는 얼마 없었다.


경장으로 채비를 갖추고 대기하고 있던 사병 병력들이 제대로 도열하고 운용되기까지 조금의 텀이 있었다.

조금 더 실전적인 대처와 반응을 해내는 건 아무래도 그레이 하운드 기사단이었다.


릿샤와 함꼐하는 일행들이 세운 작전에도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자들이요, 가장 큰 난관으로 보는 무리가 그들이었다.


작힘 성 남동부 어느 공터 쪽으로 기사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민감한 감각을 갖고 있었기에 요란스러운 일이 터졌을 때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아도 하나 둘 알아서 모여들게 되어 있었다.


단장 아래 부단장, 그리고 십인장 아래의 각개조로 편제된 인물들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현재 성내에 거하고 있는 기사단원은 약 오십여 명이었다.

그것만 하더라도 상당한 전력이다. 작힘 백작은 여러모로 산슈카 내에서 일을 꾸미고 있는 작자였고, 로멜리아의 후예들을 암살하려 했던 것같은 수준의 일을 여기저기서 벌이고 있었다.


작힘 가의 가신으로 지내고 있는 워 메이지들, 초상술사들 역시 열댓명은 되었다.


그들은 성벽 내부 외딴 곳 하나의 건물을 받아 연구를 하며 처박혀 지내고 있다가 일이 생기면 나타난다.

다소 굼뜬 자들이었고,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들이 참전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작힘 성 내부 인원들이 반응하기까지의 그 지연이 로멜리아 가 일행의 작전 시간이었다.


사람들이 미친듯이 달렸다.


안드레 챈, 켄과 옌을 비롯한 갈색 사슴 기사단의 단원들, 호아킨과 제냐, 최태현. 질리언과 페이브. 줄리앙 리스트. 그리턴 가의 술사 둘과 또 중앙에서 파견 나온 친위대 셋. 그리고 로웰 드버.

릿샤는 포문을 여는 역할이었으므로 조금 뒤늦게 그 뒤를 따랐다. 허공을 날았던 바람의 술이 잽싸게 그녀를 옮겼기에 그리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크허헝!


작힘 성 내부의 정원에서 한 마리 야수가 울부짖었다.


호아킨의 변신이다.


얼떨떨한 모습으로 모여든 병사들이 조금 있었다. 수는 약 수십 여 명. 근처에 있던 수비 병력들이 위치를 가늠하지 못했지만 여기저기 떠돌다가 그들과 조우한 모양이다.


아직 기사단은 보이지 않았다.


호아킨은 속으로 짧은 묵념을 보냈다.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쪽의 기세가 꺾여서도 안된다.


한 순간의 임팩트가 중요하리라. 단번의 공격으로 반파하는 것이 좋겠다.


NPC들이라지만 사람과 극도로 흡사한 자들을 부수는 게 기분 좋지는 않다. 그럼에도 다시 말하자면 이건 전쟁이었고, 한 쪽을 선택한 이상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호아킨은 야수의 모습으로 애초에 달렸다. 처음 대기하고 있던 건물에서 튀어 나올 때는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는 인간의 거한이었으나, 성벽에 난 구멍을 뛰어넘을 때 즈음에는 거대한 곰의 형상이 되었다.


갈색 톤의 긴 체모를 지닌 야수는 일반적인 곰에 비해서 훨씬 거대했고, 몇 배는 더욱 날렵했다. 로웰 드버가 그를 도왔다.


일시적으로 몬스터들을 테이밍 해 군사로 부리는 그의 스킬들 중에서도 버프Buff, 지원 기술 정도는 있었다. 도리어 엘리트 몬스터를 만드는 방식이 아니기에 단발적인 즉효성은 더욱 클 수 있으리라.

금방 끝나지만, 금방 강해진다.


몬스터 테이머로서 그가 발휘하는 다양한 스킬들이 '야수화'한 변신술사에게 먹혔다.

일반적인 사람을 대상으로는 아예 발동되지 않는 종류도 많았고, 위력이 반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몹과 같은 외형으로 변신을 하고, 물성 또한 가지고 있는 일류 변신술사의 경우에는 몹으로 인식하기라도 하는지 아무런 문제 없이 부여가 되었다.


'야성'이 중요한 포인트인 모양이었다.


호아킨의 정신은 조금의 이질감 없는 사람의 사내였으나 외견은 완벽한 맹수의 그것이었다.


그 스스로가 갖고 있는 물리 계열 스킬들도 복합 발휘되므로, 곰은 그야말로 초인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초웅적이라는 농담도 어울린다.


지상으로부터 수 미터는 위에 뚫린 구멍을 향해서 제 발치의 담을 넘듯이 훌쩍 뛰어 넘었고, 그 움직임 역시 일반적인 곰이라고는 절대 볼 수 없는 순발력이었다.

날개가 달린 무언가처럼 미끄러지듯 움직였고, 그 거대한 질량감은 고급 변신술을 익힌 호아킨이라 실제이기에 그대로 파괴력이 된다.


붉은 날개를 사용한 코미어가 기류와 닮은 MP체를 날개로 썼듯이, 그의 네 발에도 푸르스름한 날개들 따위가 작게 만들어져 달려 있었다. 한 발마다 복숭아 뼈 부근 양 옆으로 작은 날개가 달려 마치 그것으로 통해 나는 듯한 모습이다.


현실적으로는 말이 되지 않는 양력과 날개의 크기였지만, MP는 초현실적인 상승기류를 만들어내며 거대한 곰의 형상을 위로 띄웠다.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일반적인 걸음보다 훨씬 멀리 나아가며, 바람을 탄 비호, 비웅처럼 움직이는 호아킨이다.


기본적인 순발력도 빠르거니와, 그 움직임 자체가 바람을 타고 있기에 그야말로 질주라고 해도 좋을 속력이었다.


호아킨은 한 이, 삽십 여 명 정도 되어 보이는 병사들의 무리를 향해 크게 울부 짖는다.


"크허헝."


곰의 성대는 사람의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훨씬 묵직하고 두꺼운 톤의 굉음이 목으로부터 터져 나온다. 짐승이 낸 사자후는 먼저 위압적으로 병사들을 내리눌렀다. 일반적인 곰에 비해 두, 세 배 정도는 거대한 체구였다. 몸무게를 잰다고 해도 비슷할 것이다.


사실 곰이라고 보기보다는 괴수라고 봐야 하는 수준이다. 콘란드 대륙의 인간, 혹은 병사들은 이따금씩 그런 괴물들을 상대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느껴야 하는 부담감이 줄지는 않는다. 그 자신들이 하나하나 초인이 아니고서야.


곰의 울부짖음이 대기를 찢는 듯이 울려퍼졌다. 근방에 있는 이들이 모두 알았으리라. 호아킨은 내지른 베어 피어Fear 다음에 아차, 싶었지만 어쩔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이미 저지른 괴성이다.

주변에 그들의 위치를 찾고 있을 작힘 가의 병사들이 다 들었으리라. 피어 류의 스킬은 강자의 권리였지만 지금 그들은 철저하게 약자의 입장이다.


소규모로 치고 들어온 식이었고,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 상대의 전력이 한 지점에 몰리는 일을 피해야 했다.


곰의 앞을 가로막은 병사들은 길다란 창대를 들고 있었다. 창대의 앞에는 날카로운 쇳덩이가 갈려 꽂혀 있다. 창술을 연마한 정병들이었고, 나름대로 번쩍이는 판금 갑옷을 몇 개 부위에 걸치고 있다.

중갑옷 까지는 아니었고, 경보병이라고 부르면 좋을 모습이다. 투구나 각반, 몸통 갑옷 등 일단 주어진 보급품은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호아킨의 완력, 특히 곰으로 완전히 변한 이후의 그것이라면 종잇장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


곰은 그 울음 소리 다음으로 자신의 몸을 경보병들의 무리에 볼링핀을 맞추는 공처럼 다가가 갖다 박았다.


거칠게 들어가면서 깊게 앞발을 휘둘렀고, 일반적인 곰보다 호아킨은 무술에 대한 이해가 훨씬 높은 놈이었다. 어쨌든 곰도 사지가 달려 있었고, 야수 형태로 오래도록 싸우다보면 나름의 싸움법이 생기긴 한다.


제 몸을 굴 속을 더듬는 사냥꾼의 그것마냥 깊게 넣었고, 어깨까지 빠져서 휘두르는 앞발은 발톱이 날카롭게 세워져 있었다. 앞 발이 무척이나 빨랐다. 휘둘러지는 창대나 채찍의 말단같은 느낌의 속도였다.

그의 속도를 높여주는 작은 날개, '날개 신발'이라는 레어 스킬은 깨나 오래 지속되었다. 속도는 곧 힘이었으므로, 전사에게 유용한 스킬이다.


기력술이 앞 발에 적용되었다. 아무튼 강맹한 기운으로 곰 휘두르기가 시전되었고, 수수깡처럼 병사들이 든 창대가 부러졌다. 사람의 몸이 조금 더 재미있게 날아갔다. 물론 날아가는 입장은 조금도 우습지 않은 공포 뿐이다. 철저하게 보는 입장에서의 묘사이다.


"으아아아."


멀리로 빠르게 사라지는 비명이 우습게마저 보인다.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병사의 시선에서는, 거대하고 시커먼 물체가 다가오더니 자신을 날려버렸다. 시야가 페이드 아웃되더니 순식간에 뒤집어져 허공을 날고 있다. 쿠당탕, 하고 철갑옷 따위가 서로 부닥치고 땅바닥을 휩쓸었다.


요란스런 소음이 폭음처럼 들린다. 투구를 쓰고 있는 병사 스스로의 귀에는 말이다. 한 두 바퀴를 회전하는 동안 뇌진탕에 걸려 블랙 아웃된 자가 대다수였다. 거기서 버틴 놈이 많지 않다.


"으아아아아악!"


오래도록 작힘 백작의 휘하에서 정예군으로 키워진 자들임이 무색하게 소리를 질렀다. 앞의 소리는 날아가는 놈들이 외치는 반사적인 외침이었다. 두번째는 그 꼴을 보고 남은 자들이 지르는 악에 받친 공포감이었으므로, 보다 절실한 톤이다.


호아킨은 멈추지 않는다. 참지도 않고. 어차피 내친 걸음, 최대한 호쾌하게 굴어서 빠르게 박살내는 게 편한 일이다. 그리고 압도적인 전력 차를 보여주는 것이 늘 모든 전쟁에서 쓸 데 없는 사상자를 줄이는 법이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그들이 결국 약자였지만, 기습의 이점을 살린다면 이렇듯 소규모 접전에서는 강자 행세를 할 수가 있었다.


겁에 질린 놈들은 진형이 조금 무너졌다. 호아킨은 자신의 거구를 최대한 이용해서, 다이빙을 하듯 파고들며 좌우로 미친 듯이 몸을 뒤흔들었다. 그것만으로도 팔 다리 따위에 걸리는 놈들은 장난감처럼 날아갔다.


한 순간에 한 소대 정도 되는 병사들을 분쇄해놓고, 그가 계속해서 전진한다. 그를 도와줄까 해서 근처에 잠시 멈췄던 친구들도 다시금 달린다.


목적지는 하나 뿐이다. 운트 작힘이 머무르고 있는 본성. 이대로 주욱 달려 몇 개의 건물과 정원을 지나면 나온다. 고풍스러운 양식미와 실용적인 기능미를 동시에 갖춘 고대의 성은 이 건축물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부위다.


예전에, 지금 침입한 자들 중에도 별로 아는 자가 없는 옛날에는 온갖 초상 스킬과 아티팩트가 펼쳐져 있어 정원을 지나는 길도 험로 그 자체였지만, 지금은 외벽만 뚫으면 여느 평범한 정원과 같은 곳이다.

로멜리아 가의 세력이 흥왕할 때는 침입자가 별다른 특수 능력을 깨우치지 못한 일반인이라면 잘못 들어왔다가 숨조차 제대로 쉬기 힘든 압박과 함정, 공걱 따위를 받고 금세 스러졌으리라.


걸음마다 걸려서 발을 느리게 하는 온갖 디버프와 환상 계열 스킬로 인한 미로들. 그것들의 활약은 역사 속에나 기록되어 있고 이제 기억하는 자가 따로 없다.


그들은 구불거리며 이어지는 정원과 샛길을 통해 무작정 달린다.


개중 제냐도 있었다.


*


작가의말

음.

조금 더 몰입감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 글 쓸 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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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62. 전투, 전쟁 23.08.18 27 2 19쪽
62 61. 일점돌격 23.08.17 26 2 29쪽
» 60. 돌입 23.08.16 27 2 16쪽
60 59. 태양의 숨결, 폭풍의 한 자락 23.08.16 57 2 24쪽
59 58. 릿샤Rissha의 방 23.08.16 26 3 17쪽
58 57. 사연 23.08.13 35 3 24쪽
57 56. 누군가의 죽음 23.08.13 31 3 13쪽
56 55. 어느 법관의 정의正義 23.08.13 26 3 27쪽
55 54. 돌아가는 길 23.08.13 28 3 14쪽
54 53. Could you join us? 23.08.05 35 4 34쪽
53 52. 그는 그렇게 외치기로 했다. 23.08.04 34 4 35쪽
52 51. 굳세어라 안드레 23.08.04 30 4 19쪽
51 50. "허억." 23.08.04 30 4 20쪽
50 49. 달려가는 소시민들 23.08.02 36 4 25쪽
49 48. 갈색 사슴 기사단의 방어진 23.08.02 30 4 36쪽
48 47. 최태현은 빨랐다. 23.07.31 32 4 25쪽
47 46. 로웰 드버는 결심했다. 23.07.31 36 4 34쪽
46 45. 석별惜別 23.07.30 40 4 25쪽
45 44. 결정의 주체 +3 23.07.29 42 4 45쪽
44 43. 그리턴 자작가에서 그간 23.07.29 34 4 25쪽
43 42. 호아킨 팍스Joaquin Pax 23.07.25 32 3 29쪽
42 41. 사촌 형제 23.07.24 31 3 18쪽
41 40. 로키 캐슬 23.07.24 30 3 20쪽
40 39. 운트Unt의 의뢰 23.07.23 28 3 30쪽
39 38. 그리턴, 갈색 사슴 23.07.23 35 3 29쪽
38 37. 등산 23.07.23 28 3 31쪽
37 36. 트레이닝Training 23.07.23 28 3 32쪽
36 35. 제이미 숄더 23.07.20 29 3 51쪽
35 34. 전진하는 요새 23.07.19 38 3 32쪽
34 33. 강도단 23.07.19 33 3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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