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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BE Hell (Baby Earth)

웹소설 > 자유연재 > SF, 공포·미스테리

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59
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6.29 20:19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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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BE Hell-22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호프먼과 죠앤은 제시가 경험하고 있는 끔찍한 광경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었다.


제시가 허공에 빈 허공을 여기저기 응시하다가 고개를 숙이고 그렇게 꼼짝도 하지 않다가 다시 발작을 일으키기라고 한 듯 몸을 부르르 떨며 앞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이 일련의 연관성 없는 행동들이 기이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놀랍군..놀라워...이렇게나 빠르고 깊게 환각이 진행되다니...정말 드문 케이스야.”


호프먼은 연신 감탄을 마지 않았다.


“거기다가 신경감각수용증폭제까지 쓴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정말 기대가 되네요.”


죠앤의 손에 작은 약병하나가 들려있었다. 그 약병 안에는 녹색 형광물질로 된 액체 약물이 들어있었다. 그녀는 주사총안에 탄창을 키우듯이 약병을 끼워 넣었다.

어느 새 호프먼의 눈동자가 녹색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주디는 늘상 그렇듯 아침 여섯시 반에 잠에서 깼다. BE안의 시간은 지구 시간과 미국 휴스턴을 기준으로 열 두시간의 차이가 있었다. 주디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볍게 세수를 하고 광선 칫솔질을 했다.


특수 광선이 나오는 칫솔을 입안에 넣고 이 여기저기에 한번씩 비치면 그걸로 끝이었다. 채 삼십초도 되지 않았다. 주디는 욕실에서 나와 조깅복으로 갈아 입고는 밖으로 나왔다. 물론 귀에 무선 이어폰을 꼽는 것을 잊지 않았다. 루시가 이미 그녀가 좋아하는 노래들 리스트를 만들어 들려주고 있었다.


주디는 그렇게 자신의 방에서 나와 삼층 복도를 뛰기 시작했다. 상의 회색 운동복이 살짝 땀에 젖었을 때 갑자기 뒷목덜미가 근질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잠시 걸음을 멈쳐 제자리를 가볍게 뛰다가 뒤를 홱 돌아 봤다. 밑으로 휘어진 복도에는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BE의 1층은 원으로 된 통로의 지름이 가장 짧아 밑으로 휘는 면이 급하게 이루어져 있다. 가장 안쪽이라 직선 시야가 채 이십미터도 되지 않았다.


바깥 층으로 갈수록 통로의 지름이 넓어져 밑으로 휘는 면이 점점 더 길게 멀어진다. 5층에서는 가장 멀리 밑쪽으로 휘게 된다. 3층의 경우 그 중간이며 50미터 정도의 직선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50미터 밖이면 밑으로 완전히 휘어져 시야 밖이었던 것이다.


지구의 경도와 위도처럼 통로가 나뉘어져 있었고 평균적으로 십여미터 간격으로 교차통로가 나 있었다.


주디는 계속 제자리 뛰기를 하면서 뒤쪽에 누가 나타나나 살펴봤지만 사람의 그림자도 비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몸을 돌려 다시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얼마되지 않아 다시 뒷목덜미가 간질거렸고 누군가 바로 뒤에 바짝 붙어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디는 그 자리에서 멈추며 뒤를 쳐다봤다.


역시 50미터 안으로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회백색 복도 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주디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허공에 대고 물었다.


“루시! 뒤에 아무도 없지?”

[지금 3층에는 주디 외에는 아무도 없는데 왜?]


늘 그렇듯이 루시가 친절하게 답변해 왔다.


“아니...괜히 뒤가 근질거리는 게 누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감시 카메라를 조사해도 아무도 보이지 않고 내 감시 센서에도 아무것도 안 느껴져.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


루시는 자신 있는 어조로 주디를 안심시켰다. 주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앞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잠깐 뒤를 살펴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한동안 계속 뒤통수가 개운하지 않았다.


주디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BE안에 있는 생존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생산 분배하고 그것의 양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루시와 함께 논의하는 데 하루를 다 보냈다.


일에 완전히 시간을 뺏긴 그녀는 갑자기 배가 많이 고프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뜩 들며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저녁 일곱시 삼십 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이 점심도 건너 뛰었다는 것을 깨닫자 더욱 허기가 졌다.


“맙소사 루시 시간이 이렇게 되었잖아.”

[미안 일에 너무 집중했나보다.]


주디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계가 잘 못 된 거 아니지?”

[현재 일곱시 삼십 일 분 사십 이초를 막 지났어.]


루시는 정확하게 시간을 알려줬다.


“뭔가 이상한데.”

[왜? 뭐가?]


루시는 호기심이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


“보통 여섯시면 동료들이 내 방을 들릴텐데 말이야.”

[맞다. 함께 저녁 먹자고 들릴텐데. 신기하게 오늘은 아무도 안 들렸네.]


루시는 맞장구를 쳤다. 주디는 컴퓨터 화면을 끄고는 재빨리 자신의 연구실로 나왔다. 5층 복도는 텅텅 비어있었다. 태양이 지구의 여명을 열고 있는 광경이 위쪽 창문을 통해 살짝 비쳤다.


평소에 그녀라면 그 광경에 잠시 감상적으로 변해 있을 테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어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신의 옆 연구동에 도착하여 문을 열었다. 바이오 약제를 연구하는 곳으로 퇴근 시간이라 해도 서너명의 연구원들이 남아 일을 하고 있을 텐데 연구실안은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연구 자재들은 실험 중이었는지 여전히 테이블위에 설치되어 있었고 불도 켜져 있었다. 보통 마지막으로 퇴근하는 연구자가 모두 뒷정리를 하고 불을 꺼고 나갈는 것이 룰인데 누군가 방금전까지 일하고 있었던 것 같은 분위기였다.


“헬로우! ”


주디는 혹시나 누가 있나 싶어 크게 불러봤다.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주디를 고개를 갸웃거리며 혼잣말을 했다.


“이상한데....”


주디는 루시를 부르려다 말고 그 연구실을 나왔다. 그리고 일분이 지나 그 옆 연구실을 들어섰다.


바로 식물 종자 및 재배 연구실이었다. 이 곳 역시 불이 환하게 켜진 채로 있건만 사람의 그림자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비록 퇴근 시간이라 해도 여기 역시 한두명이 남아 있는 게 보통이었고 설령 그게 아니라면 불이 완전히 꺼져 있어야 했다. 주디는 갑자기 불길한 기분에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루시!”

[주디!]


루시는 상냥하게 대답을 했다.


“지금 사람들이 어디있지?”

[사람들이라니? 누구를 얘기하는 거지?]


주디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연구실안에서 늘상 보는 이름들을 불렀다.


“케이시 그린필드, 린지 키신저. 애그니스까지 모두 지금 현재 어디있지?”


잠시 침묵을 지키던 루시가 대답해 왔다.


[지금 섹터 3에는 아무도 없는데.]

“아무도 없다고?”


주디는 루시의 대답에 갑자기 머리가 혼란스러워 졌다. 3섹터에 자신이 말한 세사람들이 없다는 건지. 아니면 3섹터 전체에 사람들이 아예 없다는 건지 헷갈렸다.

전자라면 가능하지만 후자라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주디는 다시 루시를 불러 설명을 요구했다.


“루시! 3섹터 아무도 없다는 말이 뭐지? 섹터 전체에 사람이 전혀 없다는 말이야?”


곧바로 루시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침묵많이 그녀를 맞이해 주었다.


“루시! 루시? 루시?”


주디의 목소리가 걱정과 긴장으로 올라갔다.


“루시...어떻게 된거야? 루시?”


주디는 왼쪽팔 피부에 손을 갖다대었다. 홀로그램 제어프로그램이 떴다.

주디는 통신채널을 열고 말했다.


“케이시! 린지! 애그니스!”


세사람을 불렀다. 그리고 오초간 대답을 기다렸지만 누구도 대답해오지 않았다.


“케이시! 린지! 애그니스!”


주디는 또 다시 오초를 기다렸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연구실을 나와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캡틴! 캡틴?”


하지만 캡틴 미카엘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주디는 절대로 그럴 리가 없지만

불길한 상상이 들었다. 혹시 BE전체에 자신 혼자만이 있는 거 아닌가 하는 무서운 예감이 들었다. 물론 절대로 그럴 리가 없지만 말이다.


그녀는 통신 전체를 BE전체로 열고 다시 한번 말했다.


“누구라도 대답해 주세요. 누구 있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발걸음 만큼 조금은 절박해 졌다.


“루시! 루시! 거기 있어?”


다시 한번 허공에 대고 루시를 불렀지만 언제나 부르면 바로 대답하던 루시는 사라진 듯 침묵을 지켰다.


걸어가는 누군가를 마주치거나 아니면 자기부상보드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이라도 볼 수 있게 마련인데 BE안의 사람들이 모두 증발이라도 된 듯 사람 그림자조차 구경할 수 없었다.


그렇게 두 세 개의 연구실을 연달아 방문하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녀는 카페테리아 문을 마주하게 되었다.


365일 24시간 항상 열려있는 이곳은 식사는 물론 만남과 대화의 장소였다. 그렇기에 언제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있기 마련이었다. 근무시간에는 전문 요리사인 비비안 오마하 아니면 매튜 맥그리거가 번갈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마련이었다.


지금 시간은 일곱 시 사십 분 여전히 요리사들의 근무시간 이었다.

주디는 문이 옆으로 스르르 움직이자 성큼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문 사이로 들어와야 할 불빛 대신에 깜깜한 어둠이 그녀를 마중하는 바람에 발걸음이 멈쳤다. BE안에서 절대로 불이 꺼지지 않는 두 곳 중 하나가 이곳인데 주디는 도대체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을 믿을 수가 없었다.


“헬로우! 누가 있어요?”


어느새 그녀의 목소리는 조심스러워져 있었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안으로 들어갔다. 놀랍게도 항상 켜져 있어야 할 비상등마저 꺼져 있어 안쪽은 완전한 어둠이었다.


갑자기 등뒤의 문이 스르르 닫히자 안은 우주만큼 아니 우주보다 더 철저한 암흑공간으로 변해버렸다. 우주에는 무수한 별들이라도 빛을 나눠 주련만 이 안에는 아무것도 빛을 내지 않았다. 주디는 황급히 자신의 왼쪽 팔을 만졌다.


홀로그램 패드 자체가 어느 정도 발광기능이 있었고 그 안 프로그램 중에 조명기능이 있었기에 그것을 작동시려고 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방금 전 까지 잘 작동되는 칩이 고장이라도 난 듯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남들이 보면 그녀는 자신의 왼팔을 긁고 때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눈앞이 하얘지는 것 충격속에도 계속 왼팔 피부안의 칩을 두드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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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BE Hell-21 20.06.26 1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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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BE Hell-18 +2 20.06.19 27 1 7쪽
17 BE Hell-17 20.06.17 3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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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BE Hell-15 20.06.12 20 1 9쪽
14 BE Hell-14 20.06.10 30 1 10쪽
13 BE Hell-13 20.06.08 17 1 9쪽
12 BE Hell-12 +2 20.06.05 24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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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E-Hell-4 20.05.20 18 3 8쪽
3 BE Hell-3 20.05.18 2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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