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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BE Hell (Baby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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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51
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6.05 21:00
조회
23
추천
2
글자
8쪽

BE Hell-12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섹터2의 그 넓은 공간은 바닷물로 반쯤 정도 채워져 있었다. 비록 반 쯤 채워져 있다고 해도 오른쪽 가장자리의 인공모래톱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바닷물 밑으로 잠궈 놓고 있었다.


평균 깊이 20 미터로 바닷물의 양 또한 미국의 소도시를 잠굴 정도로 엄청난 양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바닷생물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목표치인 50미터보다는 아직 한참이나 못미치는 양이었다.


“이런 저런 핑계로 자기들 마음대로 일정을 조정하고 미루면 도대체 저희는 어떻게 일하라는 건지.”


모래톱위에서 파란 바닷물을 쳐다보고 있는 주디가 혼잣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티모씨와의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그는 그녀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았다.


“그러게 말입니다. 지구쪽에서는 일정이 늦어진다고 재촉하는 데 정작 문제의 근원은 자신들이면서 우리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일하고 있다는 것을 과연 알기나 하는지...”


티모씨는 해양동의 입체 구조도를 눈앞에 홀로그램으로 펼쳐 보이며 거듭 이상이 없는 지 검사하였다.


주디 역시 자신의 퍼스널홀로그램장치를 통해 바닷물의 온도와 그 속에 살고 있는 각종 어류와 해조류들의 상태를 자세하게 검사했다.


“도대체 뭘까요?”


티모씨가 불쑥 질문을 던졌다. 주디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반문했다.


“뭐가요?”

“일급보안으로 보안체크도 건너뛰고 들어 온 물건요.”

“글쎄요.”


주디는 별로 궁금하지 않다는 듯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굉장히 작은 컨네이너로 들어왔다는 데 그것 때문에 해수 운반이 다음으로 미뤄진 것 아닙니까?”


정곡을 찌른 티모씨의 말에 주디의 고개가 움직였다. 그녀의 동그란 눈 안이 순식간에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그 시각 3섹터의 3-5층 선원실 거주지, 35-022 실에는 제프와 애그니스가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있었다.


두 사람이 들고 있는 와인잔안에는 레드와인이 반쯤 담겨져 있었다. 두 사람은 건배를 하고 서로의 잔을 기울였다. 와인을 한모금 삼킨 제프가 입을 열었다.


“도대체 호프먼 박사가 진행하는 일급 보안 프로젝트가 뭘까?”


애그니스는 옆 테이블에 와인잔을 놓고는 제프의 입술에 짧게 입맞춤을 하고는 대답했다.


“위쪽에서 쉬쉬하는 일이니 난들 알겠어? 그리고 관심도 없어. 호프먼 박사...윽...”


갑자기 담요밖으로 드러난 그녀의 하얀 어깨가 부르르 떨렸다.


“그 사람은 생각만 해도 기분 나쁜데. 내가 왜 그 사람일에 관심이 가겠어.”

“하긴 호프먼 박사는 정이 안가는 인물이지.”

“호프먼 박사는 말이야. 그런 느낌있지?”


애그니스가 마치 장난감이라도 받은 듯 흥분된 표정으로 말을 꺼냈다.


“무슨 느낌?”

“늪속에 사는 괴물같은 느낌. 두 눈은 이미 죽어있는 듯 생기가 없고 피부는 항상 축축하고 분위기는 음침하고 영락없이 늪속에 살아가는 괴물이잖아. 그 사람은 그런 괴물같은 느낌이라 상상하기도 싫어.”


제프는 대답대신에 낄낄 웃으며 맞장구를 쳐 주었다.


“더군다나 항상 나를 볼 때마다 내 알몸을 훔쳐보려는 듯 한 변태같은 시선으로 느껴져서 최대한 그 사람하고는 안 부딪히려고 해.”

“그래도 말이지..”


제프는 남은 와인을 모두 비우고는 말을 이었다.


“심리 연구자가 일급 보안을 핑계로 무슨 일을 벌이는 지 정말 궁금하단 말이야. 더군다나 내가 보안 책임자인데도 그가 하는 일을 알 수 없으니 내가 답답한 심정 알겠어?”


애그니스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허공에다가 대고 말했다.


“루시! 이 번에 새로운 물품 보안코드를 내려준 사람이 누구라고 했지?”


[미스 왕! 죄송하지만 보안코드가 유니월드 소속이란 것 외에는 다른 것들은 모두 비공개로 되어 있어 알려줄 수가 없습니다.]


허공에서 낮고 잔잔한 여성의 음성이 흘러나왔다.


“루시도 알 수 없다고 했잖아. 루시가 알아도 우리에게 비밀로 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니 더욱 궁금할 수 밖에 없잖아.“


제프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루시는 BE의 광자 인공지능으로 BE의 두뇌기능을 하고 있었다. 또한 BE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개인비서, 일의 조수이자 파트너로 최고의 지원을 하고 있다.


“루시 호프먼 박사의 연구실에 대한 영상화면이나 관련자료를 구할 수 없을까?”


[죄송합니다. 제프! 영상화면이나 관련 자료가 있다 해도 이 역시 일급 보안사항이라 지구의 최고 책임자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공개해 줄 수가 없습니다. 그것보다도 솔직하게 말하자면 호프먼 박사의 보안 프로그램이 너무나 철저해서

저로서도 그것을 뚫고 정보를 가져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설마! 루시 네가 뚫을 수 없다는 말이야?”


제프는 루시의 능력을 누구 보다도 더 잘 알 고 있기에 루시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절대적으로 불가능 하지는 않지만 얼마나 오래 걸릴지 예측이 난해한 관계로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영원토록 뚫을 수 없는 시스템이란 존재하지 않죠. 만약 일년 이년 삼년 이렇게 기간을 정해 놓는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도전해 볼 수 있지만 다시 말하다시피 저에게는 접근 권한이 없기에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제프.]


“고마워! 루시.”


[천만에요. 미스 왕! 제가 다른 도와드릴 일이 있나요?]


“괜찮아. 그게 다야.”


[그럼 멋진 시간 되세요.]


루시는 더없이 친절한 어조로 말을 뱉고 나서 침묵했다.


“정말 이러면 호프먼 박사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 더 궁금해 지잖아.”


제프는 오른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쿵쿵 내리쳤다.

곧 바로 작고 하얀 애그니스의 손길이 그 가슴을 뒤덮었다.


“그 사람 얘기는 내가 싫다고 했잖아. 그만 모두 잊어버리고 우리 기념일에나 전념해.”

“오케이.”


제프는 그대로 사냥을 하듯 애그니스를 덮쳤다.

뒤이어 룸 35-022안에는 색스폰 재즈 연주음이 퍼져나갔다.


Chapter 7.


‘안~ 돼~’


제시는 자신의 두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벽은 좌우로 스스로 열리며 삼미터 정도 간격을 두고 멈췄다. 그 사이로 짙은 암흑속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 그리고 푸른 지구가 내뿜는 광채가 오른쪽 하단 벽면에 자리잡고 있었다.


솔직히 그 지구가 아니었다면 그 암흑과 별빛만으로 자신이 어디 있는지를 여전히

몰랐을지도 모른다.


“안~ 돼~”


그제서야 머릿속에서만 외쳤던 탄성을 가까스로 내뱉을 수 있었다. 그의 두손이

그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머리를 감쌌다.


‘쿠쿵..’


갑자기 낮게 울리는 기계음과 함께 좁은 방전체가 꿈틀대며 움직이는 듯 했다.

그리고 벽 너머의 세상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제시가 있는 방이 벽 밖으로 천천히 나가고 있었다.


제시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을 쳤다. 하지만 서너발자국 뒤에 차가운 거울벽이 그를 굳건히 막고 있었다. 어느새 유리벽으로 되어 있는 방의 삼분의 일이 우주 공간으로 돌출되어 있었고 계속 진행해 나갔다.


제시는 두발에 힘이 스르르 빠지는 것을 느끼며 털썩 그 자리에 쓰러지듯 앉았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무릎사이로 고개를 쳐넣었다.


“이건 사실이 아닐꺼야! 이건 꿈일거야. 곧 있으면 난 내 방의 침대에서 깨어날 꺼야. 틀림없어...틀림없어...”


그의 목소리는 사그라드는 촛불마냥 힘없이 꺼져 들어갔다.


한 편 거울 넘어 특수 유리방이 완전히 우주공간을 빠져나간 다음에 생긴 공간 너머 유리창을 통해 이 모든 광경을 보고 있는 호프먼의 입가에 씰룩 미소가 실렸다가 이내 사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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