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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BE Hell (Baby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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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49
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5.27 20:10
조회
24
추천
3
글자
9쪽

BE Hell-8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제시는 사방이 꽉 막혀 있는 좁은 방안에서 사지가 묶인 채 긴 의자위에 꼼짝 못하고 있었다. 고개도 돌릴 수 없게 머리 위를 의자와 함께 고정되어 있는 둥근 금속테로 고정시켰고 그 고정테 이곳 저곳에는 전선이 의자 뒤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의 앞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펼쳐져 있었고 그곳에는 온갖 사물들 -곤충에서 가구, 자동차, 하트모양, 우산, 물 등 모든 카테고리의 사물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다 바뀌어져 가고 있었다.


한편 벽면 유리창을 통해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일본계로 날카로운 눈빛과 유달리 신경적으로 생긴 다카키 필더 박사는 서른 여덟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마흔다섯이 넘어 보였다. 그 옆에 제시와 관련되어 모든 과정을 직접 처리해야하고 지켜보고 있는 찰스가 나란히 서있었다.


“저도 프로젝트 헬에 대한 자료를 좀 읽어봤지만 정확하게 그것은 뭡니까?”


찰스의 표정에서 좀처럼 읽을 수 없는 호기심이 나타났다. 다카키 박사는 두눈을 더욱 가늘게 좁히며 반문했다.


“자료를 읽으셨다면 혹시 카일 웨스트우드 실험에 대해 읽어보셨나요?”


찰스는 고개를 돌려 키가 작은 그를 내려다 보아야만 했다.


“카일 웨스트 우드 실험요?”


캠벨의 목소리가 더 알고 싶다는 듯 올라갔다.

다카키 박사는 마치 캠벨의 시선을 못 느끼는 듯 아니면 창문안의 제시의

모습을 조금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동자도 돌리지 않은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카일 웨스트우드 실험은 프로젝트 헬을 가장 또렷하게 설명해주는 자료이니 직접 찾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캠벨은 뒤쪽에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로 갔다. 그리고 의자에 앉자마자 왼손 등의 패드를 살짝쳤다.

“카일 웨스트우드 실험.”


동시에 그의 입에서 명령어가 튀어 나왔고 눈앞에 한 남자의 사진과 함께 자료들이

홀로그램을 통해 튀어 나왔다. 머리털 하나 없는 큰 머리를 가진 30대 후반의

백인 남자는 전형적으로 머리보다는 몸을 쓰는 타입의 직업이 어울려 보였다.


술과 담배 그리고 마약으로 찌든 듯한 얼굴이 실제로는 삼십 두 살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겉늙어 보였다. 눈 밑의 검은 그림자와 거친 피부 그리고 죽은 듯 괭한 눈빛이 결코 모범시민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캠벨은 옆에 자료들 중 카일 웨스트우드 실험을 발견하고는 그곳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친절하게 화면이 바뀌고 정보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카일 웨스트우드 나이 32 출생지 픽슨 네브라스카. 직업 무직.

전과기록 폭행, 차량절도, 어린아이 유괴 살인.


카일 웨스트우드는 어린이 유괴살인과 관련되어 사형판결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사법기관의 협조 하에 프로젝트 헬의 실험자가 되었으며 그 이전에도 여러 명의 실험자가 있었으나 최초의 가장 성공적이고 효과적인 사례로 프로젝트 헬의 정부 승인을 받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카일 웨스트우드는 바로 이곳 젬 실험실에서 제시가 앉아 있는 그곳에서 이십년 전에 똑같은 실험을 겪었었다.


연구자들은 화면 실험을 통해 카일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거미인 것을 알아냈다. 거미공포증을 겪고 있는 카일에게 본격적인 독방실험이 진행되었다. 작은 간이침대위에 아무것도 없는 사방이 막혀있는 흰 방안에 그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을 점차 잃고 있었다.


어느 날 카일은 침대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구석에 작은 검은 점을 발견하고는 그게 도대체 뭔지 알아보기 위해 가까이 갔다. 그리고 그게 약간씩 움직이고 있는 것에 놀라 움직임을 멈쳤고 그것이 거미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뒤쪽으로 미친 듯이 달아났다.


벽이 단단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뚫어버릴 듯한 기세였다. 그는 미 친 듯이 비명을 지르며 침대위에서 온몸을 웅크린 채 바르르 떨기 시작했다. 불행중 다행인게 거미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그곳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었지만 카일은 그 거미가 언제 자신에게로 다가올지 몰라 두 눈을 부릎 뜬 채 감시하고 있었다.


‘오지마! ’이 미친.‘ ’죽어!‘ 갖가지 저주성의 말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흘러나왔다. 자신의 새끼손톱만큼 작은 거미와 삼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그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기원대로 거미는 이따금씩 팔다리를 푸는 정도의 기척만 보일 뿐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카일은 여전히 두 눈을 감지 못한 채 계속 뜬눈으로 거미를 노려볼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 가운데 마침내 그의 욕구가 그의 정신을 사금사금 갉아먹기 시작했다. 카일은 점차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쪼그리고 앉아 있던 그의 머리가 낚시찌처럼 아래로 까닥까닥거렸다. 그러다 벌떡 놀라 고개를 들고는 거미쪽에 시선을 두었지만 그 시선속에 의식은 옅어 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의 머리가 무릎 위로 안착했고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자 그의 몸이 스르르 옆으로 쓰러졌다.


좁은 실험방안이 이내 코고는 소리로 가득찼다. 그가 사흘가까이 자지 못한 잠을 충족하는 동안 거미는 조용히 치워졌다. 그리고 잠든 카일의 몸에 주사를 놓았다. 신경감각수용증폭제로서 몸이 느끼는 감각을 몇배나 더 예민하게 느끼게 하는 약이었다.


카일은 꼬박 하루가 지나서야 깼다. 그가 깨고 나서 처음 한 일은 구석의 벽 쪽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의 부스스한 눈이 거미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는 부릎 뜨졌다. 그는 갖은 욕과 함께 구석진 벽 주위를 뚫어져라 쳐다보았고 이내 좁은 방 전체를 눈으로 뜯어먹듯 차근차근 검사했다.


하지만 거미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해서 침대 위 아래 다리까지 모두 검사해 봤지만 거미는 전혀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등쪽이 간질거리는 듯한 야릇한 기분과 함께 카일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최대한 고개를 돌려 등쪽을 쳐다보았다.


왠지 그곳에서 뭔가가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카일은 갑자기 온몸으로 밀려드는 공포를 느끼며 번개처럼 자신의 옷들을 모두 벗어 버렸다. 그리고 버려진 옷들을 집어들고 바닥에 미친 듯이 내리치기 시작했다.


혹 그곳에 거미가 숨어있다면 그 충격에 튕겨 날아가거나 터져 죽을 게 분명했다. 미친 듯이 옷들을 바닥에 두드려대다가 숨이 가빠질 쯤에 옷을 제대로 들어 앞뒤 안팍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떤 거미의 흔적도 옷 안밖으로 남겨지지 않았다.


다시 한번 방안전체와 침대 자신의 옷까지 모두 뒤져 거미가 없다는 것을 발견한 카일은 자신의 벗은 몸들을 천천히 살피기 시작했다. 손과 발을 먼저 보고 등을 벽대 부딪히면서 배와 가슴을 살펴보았다.


그곳에도 거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카일은 도대체 거미가 어디에 숨었는지 미칠지경이 되었다. 하지만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무런 변함없이 시간은 또다시 지나갔고 두려움과 궁금증에 사로 잡혀있던 카일의 마음도 점차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며칠 후 -물론 카일은 의식 못하는 가운데에- 한쪽 구석에 두 마리의 거미가 나타났다. 카일은 몇 번이나 자신의 두 눈을 깜았다가 떴고 몇 번이나 부비고 나서 현실인지 환각인지를 알아내려 했지만 뭐가 진실인지 도저히 느낄 수가 없었다.


용기를 내어 그곳에 다가가 보려는 의도도 잠깐 가졌지만 거미는 너무나 역겹고 징그러운 존재였기에 그만 포기하고 말았다. 거미가 다가 올까봐 노려보고 있는 가운데에 거미들도 자신을 노려보고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차마 잠깐도 눈을 감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잠깐 눈을 깜빡였다고 생각한 찰나 어느새 두 마리의 거미는 깜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카일은 다시 미친 듯이 방안을 뒤지기 시작했고 자신의 옷을 벗어 몸 구석구석 짧은 머리카락도 쥐어짜듯 훑어가며 거미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러나 거미들은 깜쪽 같이 사라져버렸다. 그때부터인가 귀가 간지러운 듯 한 현상이 벌어졌고 손으로 귀를 탁탁 치기 시작했다.


공간과 시간 감각의 상실, 자유에 대한 구속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원치않는 환상을 급속도로 당겨왔다. 누군가는 명상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하겠지만 카일은 그런면과 전혀 거리가 먼 스타일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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