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BE Hell (Baby Earth)

웹소설 > 자유연재 > SF, 공포·미스테리

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67
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5.20 13:08
조회
18
추천
3
글자
8쪽

BE-Hell-4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하늘에서 세대의 경찰차가 내려왔다. 워낙 조용하고 얌전하게 내려 온 터라 사이렌 소리만이 유달리 크게 들려왔다. 경찰관들은 차에서 내려 재빨리 현장을 살피기 시작했다.


가장 계급이 높은 듯한 콧수염을 한 흑인경관이 주변 경찰들에게 바쁘게 뭔가를 지시했다. 그에 따라들 모두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역할대로 신속히 움직였다.


“경사님! 방금 블랙박스를 확인했습니다.”

앳되 보이는 신참경찰이 그의 옆에 다가와 대답했다. 티모씨 경사는 신참 경찰, 알렉스가 올린 자료를 손등위에 붙어 있는 패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홀로그래픽 화면으로 사고 당시의 영상을 보았다.


그의 손등위로 주황색 람보르기니가 500킬로가 넘는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흰색 세단은 사거리에서 파란 신호를 기다렸고 오른쪽으로 저 멀리 주황색 괴물한대가 미친 듯 달려오는 것을 보지 못 한 것 같았다.


신호가 파랗게 바뀌고 흰색 세단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갔다. 신호등도 무시하고 앞에 장애물이 있는 것도 모른 채 주황색 람보르기니는 그대로 세단의 오른쪽 앞쪽을 받더니 하늘로 치솟아 올라 팽이처럼 마구 돌면서 동시에 공중제비까지 하면서 물리적으로 가장 위험한 속도로 쏟아져 나가는데 마치 트위스트 돌풍이 솟구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미친듯이 계속 종횡으로 돌면서 어둠속으로 떨어져 나갔다. 그에 비하면 비록 희색 세단도 위아래 몇 바퀴를 계속 회전하며 그대로 튕겨져 나갔지만 람보르기니에 비하면 거북이가 움직이는 것처럼 얌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빌어먹을 람보르기니. 정말 아까운 클래식차인데.”

티모씨 경사는 혀를 차며 영상화면을 껐다.

“그러게 말입니다. 세상에 단 세대밖에 존재하지 않은 차종인데.”

알렉스의 감탄성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경찰의 음성이 전해져왔다.

“흰색세단의 운전자는 아직 생존해 있습니다.”

십 여미터 거리에 뒤집혀 있는 흰색 세단 안을 살펴보던 경찰이 음성을 전송해왔다.

“앰뷸런스는 불렀어?”

티모씨는 패드를 끄며 반문했다.

세단 옆의 경찰은 막 답을 하려다가 멈칫거리더니 이내 하늘을 가리켰다.

“지금 저기 내려오고 있네요.”

그 말과 함께 앰뷸런스가 조심스럽게 찌그러져 있는 흰색세단 옆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앉았다.

“어이. 팀! 람보르기니 운전자는 찾았어?”


저만치 어둠속에서 람보르기니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주변을 찾던 경찰 중 한명이 음성을 전송해왔다.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빨리 서둘러! 정말 지상에서의 차 사고는 오랜만인 것 같군. 한 십년만인가?”

티모씨는 비서처럼 옆에 머무르고 있는 알렉스에게 말했다. 알렉스는 대답대신에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자신 손등의 전자패드가 출력한 영상화면을 열심히 터치하며 자료를 찾는 중이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거 의외로 사고가 커지겠는데요.”

그의 목소리가 앳된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게 딱딱하게 굳어져 갔다.

“뭔데?”

티모씨가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

“차번호의 주인이...킴벌리 맥카씨입니다.”

“킴벌리 맥카씨?”

“못 들어보셨습니까? 킴벌리 맥카씨?”

티모씨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그 이름에 대해 신경을 집중시켰지만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게 누군데?”

“유니월드.”

“유니월드의 맥카씨 가문?”


티모씨는 입을 다무는 법을 잊은 듯 한동안 계속 입을 벌리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었는지 주변을 보며 목소리를 높혔다.


“빨리 찾아!”


그 자신도 원래의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로 구겨져 있는 람보르기니쪽으로 미친 듯이 달려갔다.


2100년 이후로 지구는 국가라는 정체성보다는 자본주의의 산물로 기업이라는 정체성에 더 사회의 비중과 무게를 두었다. 국가라는 기본 개념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역할을 했지만 그 국가라는 울타리를 뛰어 넘는 힘과 영향력을 가진 존재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기업 그것도 대기업이었던 것이다.


유니월드는 바로 세계 십대 재벌기업 중 하나로 서유럽의 유수 기업들이 하나로 통합되어 이뤄진 회사였다. 그걸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영국의 맥카씨 가문이었다. 유럽의 어느 국가나 어느 왕가보다도 더 막강한 힘을 가진 가문. 그 가문의 현 실세인 랜디 맥카씨의 손녀가 바로 킴벌리 맥카씨였던 것이다.


차주가 킴벌리 맥카씨라는 것이 알려지자 갑자기 열대가 넘는 경찰차가 어느새 도착하여 사방에 내려 앉았다. 그리고 경찰들이 우루루 쏟아져 나와 주변을 샅샅히 뒤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온정성을 다해 구조작업을 펼치는지 나중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었다.


만약 랜디 맥카씨가 고맙다고 한마디 한다면 피닉스 경찰국의 위상은 더없이 치솟아 올라갈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 꿈은 달콤함을 맛보기도 전에 너무나 짧았다.


“찾았습니다.”


한 경찰이 도로 옆 풀숲 도랑에서 크게 외쳤다. 그 말과 함께 멍하니 아래를 내려 보기만 하는 그 모습이 그곳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너무나 잘 말해주고 있었다. 티모씨는 미친 듯이 그곳으로 뛰어갔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던지 멍하니 아래만 쳐다보고 있는 경찰은 숨을 헐떡이며 다가오는 그를 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네요.”

티모씨는 풀숲위의 핏덩어리를 내려다 보았다. 무슨 생각도 떠올리기 전에 고개를 홱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용암처럼 뜨겁게 올라오는 것을 입으로 내뿜어야만 했다.

“으왝~우웨액”

그날 저녁 먹었던 것을 모두 뱉어내고야 비로소 제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형체를 제대로 구분할 수 없는 핏덩어리위에 곳곳이 흉측하게 찢어져 있는 치마가 다만 사람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DNA결과는?”

티모씨는 위장이 뒤죽박죽 꼬이고 뒤틀리는 듯한 기분을 억누르며 물었다.


시체를 제일 먼저 발견한 경찰은 이미 규정된 절차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그는 손바닥 반만한 크기의 직사각형의 검은 물체를 손에 쥔 채 끝에 새끼손가락 한마디만큼 톡 튀어나와있는 탐침을 핏덩어리의 표면에 조심스레 갖다 대었다. 몇 초가 지나자 그는 감정이 실려 있지 않는 목소리를 내뱉었다.


“킴벌리 맥카씨. 본인입니다.”


티모씨는 눈앞이 아찔해지고 심장이 두근두근 대는 게 당장 이곳이 아니라면 감옥이라도 환영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부하 경찰들 앞에서 도망갈 수가 없었다.


“그런데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8이 넘었습니다.”

티모씨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 지극히 사무조로 말했다.

“이런 미친.....서장님은?”

티모씨는 자신도 모르게 실수할 뻔 했다는 것을 느끼고는 간신히 말을 이성적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알렉스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대답해주었다.

“지금 시장님과 함께 오시고 계시 답니다. 주지사님한테도 연락이 되었구요.”

“제길...제길...빌어먹을....빌어먹을....하필 우리 구역에서 더럽게 재수 없게 되었군,”


고개를 쳐드니 저 멀리 위쪽에서 수십 대의 차들이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며 날아오는 것이 보였다. 모든 경찰들이 시체 주변을 보호하듯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에 제시의 존재는 모두에게 까맣게 잊혀진 것 같았다. 다행히 두 구급요원들의 철저한 직업의식으로 제시는 조심스럽게 구급차에 실려 조용히 하늘로 올라가 피닉스 주립병원으로 날아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BE Hell (Baby Earth)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BE Hell-23 20.07.01 14 0 10쪽
22 BE Hell-22 20.06.29 14 0 10쪽
21 BE Hell-21 20.06.26 17 0 9쪽
20 BE Hell-20 20.06.24 18 0 10쪽
19 BE Hell-19 20.06.22 15 0 8쪽
18 BE Hell-18 +2 20.06.19 28 1 7쪽
17 BE Hell-17 20.06.17 35 0 8쪽
16 BE Hell-16 20.06.15 29 1 7쪽
15 BE Hell-15 20.06.12 20 1 9쪽
14 BE Hell-14 20.06.10 30 1 10쪽
13 BE Hell-13 20.06.08 17 1 9쪽
12 BE Hell-12 +2 20.06.05 24 2 8쪽
11 BE-Hell-11 +2 20.06.03 36 0 11쪽
10 BE Hell-10 +2 20.06.01 28 1 10쪽
9 BE Hell-9 +2 20.05.29 24 2 10쪽
8 BE Hell-8 +2 20.05.27 25 3 9쪽
7 BE Hell-7 20.05.25 21 1 8쪽
6 BE Hell-6 +2 20.05.23 25 0 8쪽
5 BE-Hell-5 20.05.22 19 4 8쪽
» BE-Hell-4 20.05.20 19 3 8쪽
3 BE Hell-3 20.05.18 30 2 10쪽
2 BE Hell-2 +2 20.05.15 26 2 9쪽
1 Be Hell-1 +4 20.05.14 54 7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