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BE Hell (Baby Earth)

웹소설 > 자유연재 > SF, 공포·미스테리

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45
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5.23 19:00
조회
24
추천
0
글자
8쪽

BE Hell-6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주지사가 랜디 맥카씨를 위해서 피닉스 최고의 호텔인 힐튼 플라자의 VIP실을 예약해 두었지만 랜디는 피닉스의 썬퓨처텍 빌딩의 사장실에 머물렀다.


썬퓨처텍은 맥카씨 가문 계열의 투자자문회사로 피닉스에 지부를 두고 있었다. 사장실 곁에 회의실에 랜디 맥카씨와 윌리엄 맥카씨가 긴 마호가니 회의 테이블에 중간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 맞은 편엔 세 명의 가문 변호사들이 앉아 있었다.


두 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는 모두 오십대 후반의 지긋한 나이가 변호사의 능력과 경륜을 잘 나타내주고 있었다.


랜디는 붉게 충혈된 눈으로 중간에 대머리 남자에게 아무런 감정도 실려있지 않은 채 말했다.

“찰스! 어떻게 할 건가?”

그의 질문을 받은 찰스는 착찹한 어조로 말했다.

“맥카씨씨 모든 증거가 킴벌리 양이 이 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음주 운전을 한 차가 신호를 받고 출발하고 있던 차에 돌진한 것으로 그 차량의 주인 제시 앤더슨씨가 명백한 피해자입니다.“

“나도 이미 영상으로 봤네. 그래서?”


랜디의 목소리가 한층 더 차가워졌다. 옆에 있는 윌리엄은 물론 넓은 회의실 안이 단숨에 얼어붙어가는 것 같았지만 아무도 그 분위기를 흐트릴 수 는 없었다.


“도대체 뭘 원하시는 건지?”


찰스는 이마에 식은 땀을 닦으며 최대한 정중하게 반문했다. 랜디는 점점 무거워지는 머리를 애써 세우며 짧지만 명확하게 말을 전했다.


“복수!”


그러자 옆에 있는 여자의 입에서 그녀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새어나왔다.


“복수!”


랜디의 말이 칼날처럼 그녀 자신의 전신을 베어내는 듯 한 기분이었다. 그녀 뿐만 아니라 친아들인 윌리엄 조차 모골이 송연해졌다.


“킴벌리양이 가해자입니다. 복수는 피해자에게 어울리는 용어이지. 가해자가 복수라니 도대체 무슨 의도로 말씀하시는 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찰스는 난처한 표정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자네는 지금 내가 충격에 노망이 났다고 생각하나.”

“아뇨 그럴리가요.”


찰스는 랜디의 차가운 눈빛에 다시 가슴이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


“가해자인 죽은 내 손녀에게 복수라는 용어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


랜디의 말에 세명의 변호사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랜디가 심장마비라도 일으키는 듯 자신의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꽉 움켜쥐었다. 마치 스스로 심장을 뜯어내려는 듯 한 기세였다.


“킴벌리의 죽음으로 내가 받은 슬픔, 고통, 상처는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가 없네. 지금 나의 심장은 반으로 쪼개진 것 만큼...아파...100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이런 고통은...처음이야. 그런 내가 피해자가 아니란 말인가?”


모두들 아무런 말도 대꾸하지 못했다. 차가운 엄숙함만이 더욱 진하게 퍼져나갔다.


“내 손녀는 죽었네. 죽은 자에게 복수가 무슨 소용이 있고 그녀가 어떻게 그 일을 알 수 있겠나? 나는 죽은 킴벌리를 위한 복수가 아니라 바로 살아서 고통 받고 있는 나에 대한 복수를 원하는 것이야.”


지금까지 죽어 있던 랜디의 잿빛 눈동자가 점점 빛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세 변호사들 어깨들이 점점 더 무거워졌다.


한마디도 하지 앉은 채 이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윌리엄은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정작 자신의 딸이 죽었는데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정작 그를 숨막히게 하는 것은 무기력한 상황이 아니었다.


인간 말종이라고 여긴 딸의 비극적인 죽음이 아직도 그에게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 가운데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아버지 랜디의 분노가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게 그의 심정을 얼어붙게 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슬픔을 그의 아버지만큼 비슷하게 흉내 내는 것 뿐이었다.


랜디 외에는 모두 언어 능력을 잃어버린 듯 아무도 하지 못했다. 어색하고 차가운 침묵이 점점 더 짙어지는 가운데에 세 명의 변호사들의 눈빛은 암흑이라는 미로 속을 헤매고 있었다.


모두 랜디의 입이 열리기를 그 곳에서 한줌의 빛이 밝혀주기를 간절하게 바랬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감각을 잃은 가운데에 영원히 붙어버린 듯한 랜디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동시에 세 변호사의 눈빛에 초점이 잡혀왔다.


“내가 원하는 것은....”


찰스는 자신도 모르게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동시에 자신의 좌우에 있는 두 명의 주니어 파트너가 자신들의 최고급 속옷에 소변이라도 찔끔 쌌는지도 모르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비록 찰나였지만 말이다.


“프로젝트 헬이네.”


순간 찰스는 눈앞이 아찔해지고 전신이 무기력해지는 게 어쩌면 정말로 자신이 속옷에 실수라도 한 것 같다고 여겨졌다. 아울러 좌우의 변호사들의 입에서 헛바람을 들이키는 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전해진 것 같았다. 자신의 좌우 귓가에 솜털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처럼 말이다.


Chapter 4


캠벨 주지사는 육십 중반인데도 불구하고 삼십대 후반의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가 매스컴에서 운동중독자라고 불리는 이유이자 결과물이기도 했다. 귓가에 희끗희끗한 머리카락만 아니라면 사십대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피닉스 지역 출신의 상원의원인 로버트 닉슨과 피닉스 지역 판사장인 첸린 왕과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집무실에 모여 있었다.


실내의 분위기는 그들의 표정만큼이나 무겁고 어두워 보였다. 한 켠에 랜디의 의사를 전달한 찰스가 물잔을 천천히 내려 탁자위에 놓았다. 캠벨은 찰스가 건네 준 하얀 편지 봉투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로버트와 첸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캠벨은 떨리는 손을 자제시키며 편지봉투를 열었다. 그리고 하얀 편지지를 펼쳐보였다.


‘정말 오랜만에 종이 편지지를 만져보는 군.’


문득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생각에 실소가 나올 뻔 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표정을 더욱 굳혔다.

정 중간에 한 줄의 짧은 글씨가 나머지 흰 백지 공간을 낭비하게 만들었다.


‘미스터 캠벨! 그 일이 가능하게 만들게.’


그는 자신도 모르게 미스터 캠벨이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믿기지 않는 듯 주위의 사람들에게 말했다.


“미스터 캠벨...랜디씨가 나를 미스터 캠벨이라고 부르다니...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캠벨은 자신의 앞에 놓여있는 위스키 잔을 집어 들고는 단숨에 들이켰다. 로버트와 첸린은 더없이 그 내용이 궁금했지만 인내심을 발휘했다. 캠벨은 빈 잔 옆에 편지지를 내려 놓으며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찰스를 직시했다.


“이미 대통령께서 최대한의 협조를 지시했으니 우리로선 그저 따르는 수 밖에 없지.”


마치 자신은 무죄라고 미리 변명의 여지를 남기는 듯한 말투였다.

찰스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세 사람에게 눈길을 한번 씩 주고는 말을 이었다.


“회장님께서 이번 일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절대로 이 은혜는 잊지 않겠다고 거듭 당부 말씀 하셨습니다. 그럼!”


그는 가볍게 머리를 숙이고 나서 조용히 집무실을 나갔다.


“제시 앤더슨이라고 했지.”


캠벨의 말에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젝트 헬이라니 세상에서 가장 운이 없는 사람이 되었군,”


캠벨은 자신의 빈 잔에 황금빛 위스키를 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7 석비
    작성일
    20.06.05 00:10
    No. 1

    주지사의 대사 중 "랜디씨가 나를 미스터 잭슨이라고 부르다니"는 미스터 캠벨이라고 부르다니가 맞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2 자유사랑
    작성일
    20.06.05 09:10
    No. 2

    아...맞네요...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감사..감사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BE Hell (Baby Earth)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BE Hell-23 20.07.01 14 0 10쪽
22 BE Hell-22 20.06.29 13 0 10쪽
21 BE Hell-21 20.06.26 16 0 9쪽
20 BE Hell-20 20.06.24 17 0 10쪽
19 BE Hell-19 20.06.22 14 0 8쪽
18 BE Hell-18 +2 20.06.19 27 1 7쪽
17 BE Hell-17 20.06.17 34 0 8쪽
16 BE Hell-16 20.06.15 28 1 7쪽
15 BE Hell-15 20.06.12 19 1 9쪽
14 BE Hell-14 20.06.10 29 1 10쪽
13 BE Hell-13 20.06.08 16 1 9쪽
12 BE Hell-12 +2 20.06.05 23 2 8쪽
11 BE-Hell-11 +2 20.06.03 35 0 11쪽
10 BE Hell-10 +2 20.06.01 27 1 10쪽
9 BE Hell-9 +2 20.05.29 23 2 10쪽
8 BE Hell-8 +2 20.05.27 24 3 9쪽
7 BE Hell-7 20.05.25 20 1 8쪽
» BE Hell-6 +2 20.05.23 25 0 8쪽
5 BE-Hell-5 20.05.22 18 4 8쪽
4 BE-Hell-4 20.05.20 18 3 8쪽
3 BE Hell-3 20.05.18 29 2 10쪽
2 BE Hell-2 +2 20.05.15 25 2 9쪽
1 Be Hell-1 +4 20.05.14 52 7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