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BE Hell (Baby Earth)

웹소설 > 자유연재 > SF, 공포·미스테리

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550
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6.08 20:25
조회
16
추천
1
글자
9쪽

BE Hell-13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흥미롭군..”


옆에서 모니터를 조정하여 유리방안의 제시의 모습을 영상으로 잡아내고 있던 죠앤이 짧게 대답했다.


“그렇죠.”


이심전심이라고 호프먼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있었다.

그에게 흥미로운 일은 자신에게도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호프먼은 대답대신에 잠시 죠앤의 눈을 쳐다보다가 모니터의 스피커 버튼을 눌렀다.


“미스터 앤더슨, 그만 주무시고 일어나시죠. 당신이 어디있는지 알고 싶어했잖아요. 바로 당신의 앞에 바로 아름다운 우주가 펼쳐져 있잖습니까?

참! 당신은 이 우주와 어떤 불행한 역사가 있었죠. 그래서 당신은 이 우주를 두려워 하시죠? 이 기회에 한번 그 공포증을 극복하는 것도 괜찮겠죠.

우리가 하는 것을 고문으로 받아 들일 수도 있고 공포증 극복 프로젝트로 여길 수도 있으니 이 기회를 잘 활용해보세요.“


염려가 담겨있는 어조 였지만 그의 눈빛과 표정은 그와는 정반대로 우주공간만큼이나 차가울 뿐이었다.


“어서 친해지는 게 나을 것입니다. ”


그말과 함께 호프먼은 스피커 버튼을 해지시켰다.


“약물을 주입할까요?”


죠앤이 기대어린 목소리로 물어왔다. 그녀가 말하는 약물은 신경감각수용증폭제를 말하는 것으로 온몸의 감각을 수배 이상 확대하며 환각현상도 일을 킬 수 있는 물질이었다.


“아냐! 이제 시작이니 서두를 필요 없을 거야. 닥터 죠앤 이게 우리의 처음도 아닌데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고. 최대한 오랫동안 즐겨야지.”


죠앤은 호프먼의 말에 기대어린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이미 프로젝트 헬 실험을 세차례 경험한 적이 있었다.


영국 옥스퍼드에서 교수생활을 할 때 사설심리연구소인 스톤파운데이션에서 객원 연구자로 초빙되어 프로젝터 헬의 대상자를 실험한 적이 있었다.


세사람 중 두명은 고소공포증, 한명은 물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대한 그들의 공포를 이용해 정신적 육체적 고문을 가했고 그 세사람 모두 결국에는 사망하게 되었던 것이다.


프로젝트 헬에서의 대상자들은 결국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 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결국 얼마나 버티나 하는 시간의 문제일 뿐 모두가 극심한 공포로 인한 부작용으로 사망하기 마련이었다. 그 시간을 당기고 공포의 효과를 극대화 하는 약품이 신경감각수용증폭제였던 것이다.


호프먼은 커다란 모니터에 비친 제시의 모습을 잠시 물끄러미 쳐다봤다. 사각형의 유리방은 완전히 BE밖으로 삐쳐나와 우주에 노출이 되어 있었다.


그 방 모퉁이에 온몸을 쭈그리고 고개를 무릎사이로 쳐박은 제시의 모습은 얼어붙은 듯 영원히 움직이지 않을 것만 같았다. 물론 그게 사실은 아닐테지만 말이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군.”


그의 목소리에 은근한 열기가 실려있었다. 그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는 연구실 옆의 문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호프먼 박사 개인의 공간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방 문 앞까지 다가갔고 문은 호프먼 박사를 알아 본 듯 기다렸다는 듯이 스스르 옆으로 미끄러지며 열렸다. 호프먼은 안으로 발을 내밀기 전에 갑자기 생각난 듯

뒤를 돌아다 보지도 않고 입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오지.”


순간 모니터를 관찰하던 죠앤의 얼굴이 홱 돌아갔다. 마치 기다리고 있던 주인의 부름을 받은 강아지처럼 두 눈을 잔뜩 빛내며 몸을 호프먼쪽으로 돌려 세웠다.



호프먼의 방은 단촐하기 그지 없었다. 자신의 일이외는 워낙 다른 것에 별다른 욕심이 없다는 사실이 그의 특징이라 할까 벽에 붙어 있는 침대만이 눈에 띌 뿐이었다. 그 위에 호프먼은 누워있었고 그 위에 죠앤이 올라타고 있었다.


호프먼과 죠앤 누구도 옷을 벗고 있지는 않았다. 늘상 그렇듯이 서로의 알몸을

볼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적어도 호프먼은 그랬다.


호프먼은 누워서 천정의 회색 벽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위로 입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벌리며 비명짖고 있는 제시의 모습이 잠시 그려졌다. 사라졌다.


죠앤의 몸이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져 갔다. 호프먼은 늘 상 그렇듯이 아래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가만히 누워 있었다. 다만 그가 하는 것은 평범한 죠앤의 얼굴을 보다가 두 눈을 조용히 감았다.


그러면 눈앞의 죠앤은 어느새 다른 사람으로 겹쳐지며 변해 있었다. 그곳엔 주디가 있었다. 그녀는 긴 금발을 왼쪽으로 흘러내리며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벌거벗은 몸은 다소 마른 듯 했지만 야생마처럼 탄력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쌍의 눈동자는 존경과 흠모로 가득차 있었다.


늘 상 그렇듯 어느 순간 “주디!‘이라는 말이 입 끝에서 튀어 나오려다가 간신히 멈쳤다. 현실과 이상속에 그의 본능이 넘어서는 안될 선을 위태롭게 유지해 갔다.


어쩌면 ‘주디!’라고 내뱉어도 죠앤은 신경쓰지 않을 것 같았다. 십 여년을 서로 가깝게 지내다 보면 물어 보지 않아도 실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사실이었다.


죠앤의 성격과 자신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잠자리에서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부른다 해도 죠앤은 절대로 어떤 반응을 보이거나 화낼 여자가 아니었다. 적어도 자기에게 만은 말이다. 원하든 안하든 좁은 방의 열기가 죠앤의 움직임 만큼이나 뜨거워져 갔다.



그 시각 제시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공간에 대한 현실감마저 제대로 느낄 수 가 없었다. 살며시 실눈을 뜨보면 다리 가랑이 사이로 암흑과 별빛이 뒤죽박죽 섞여 들어왔다.


그의 이성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다시 두눈을 꼭 감고 잔뜩 웅크린 몸을 앞 뒤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의 나이가 시간을 거슬러 점점 줄어 들더니 이십년 전 열두살의 연약하고 외로운 아이로 돌아가 있었다.



“여보 언제 다시 내려와요?”


미카엘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뜸을 들였다.


“아마 육개월 이내에는 힘들거야. 여기저기 일정에 차질이 벌어져서 말야.”

“다음 주 토요일이 막내 소니아의 생일인거 알죠?”

“안 그래도 그때 맞춰 선물이 도착하게 해놨어.”

“유럽 전역에서 친척들이 다 모일 건데....당신만 없으니..서운하네요.

특히 소니아가 제일 섭섭해 하고 있어요.”


화면 안에 갈색 머리의 여인은 대화내내 서운한 표현을 감추지 못했다.

미카엘 역시 미안한 표현을 수염으로 겨우 가리고 있을 뿐이었다.


“미안해. 여보.”

“그래도 힘내요. 아버지를 자주 못 봐 서운해 하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아빠라고 항상 자랑하고 뿌듯해 하니까요. 당신에게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다들 얼마나 공부도 잘하고 모범적으로 행동하는데요. 어쩌면 당신이 이곳에 있으면 애들이 망가질지도 모르죠.”


그녀는 자신의 농담이 웃긴지 잠시 웃었다. 그녀의 하얀 볼이 붉게 상기되었다.


“어머니는 괜찮지.”

“나이 때문에 기력이 없어서 그렇지 정신도 멀쩡하시고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계세요.”

“그게 다 당신 덕이지.”

“그럼 한시라도 빨리 집에 오려고 노력 해 봐요.”

“사랑해 여보!”


미카엘은 아내의 마지막 요구에 어떠한 대답도 해 줄 수없는게 미안하기도 해서

그렇게 얼버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엄지와 중지를 자신의 입술에 대었다가 화면에 있는 그녀의 얼굴에 갖다대었다. 그녀 역시 키스를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사랑해요.”

“이번 일이 마지막이니까? 우리 그때까지만 참아 보자고.”

“나도 알아요.”

“고마워. 내 곧 다시 연락할게.”

“그래요. 그때까지 건강하고 사랑해요.”

“나도.”


두 사람은 매번 그렇듯이 그렇게 다정하고 애타게 통신을 마쳤다.

미카엘은 잠자리에 들려 침대위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늘 상 하던 일을 이어갔다.


“루시!”

[예. 캡틴!]

그러자 허공에서 여자 아이의 음성이 들려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딸 소니아의 음성을 흉내내는 루시였던 것이다.


“지금 현재 BE안의 인원은 몇 명이지?”

[삼백명입니다.]


루시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장 대답해왔다.


“보고할 사항이 있나?”

[현재 아무런 변동 사항이나 이상 현상이 없습니다. 모든 시스템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습니다.]

“오케이. 고마워. 루시.”

[천만에요. 캡틴!]


잠시 침묵이 흐르다고 루시가 계속 말을 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BE Hell (Baby Earth)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BE Hell-23 20.07.01 14 0 10쪽
22 BE Hell-22 20.06.29 13 0 10쪽
21 BE Hell-21 20.06.26 16 0 9쪽
20 BE Hell-20 20.06.24 17 0 10쪽
19 BE Hell-19 20.06.22 14 0 8쪽
18 BE Hell-18 +2 20.06.19 27 1 7쪽
17 BE Hell-17 20.06.17 34 0 8쪽
16 BE Hell-16 20.06.15 28 1 7쪽
15 BE Hell-15 20.06.12 19 1 9쪽
14 BE Hell-14 20.06.10 29 1 10쪽
» BE Hell-13 20.06.08 17 1 9쪽
12 BE Hell-12 +2 20.06.05 23 2 8쪽
11 BE-Hell-11 +2 20.06.03 36 0 11쪽
10 BE Hell-10 +2 20.06.01 28 1 10쪽
9 BE Hell-9 +2 20.05.29 23 2 10쪽
8 BE Hell-8 +2 20.05.27 25 3 9쪽
7 BE Hell-7 20.05.25 20 1 8쪽
6 BE Hell-6 +2 20.05.23 25 0 8쪽
5 BE-Hell-5 20.05.22 18 4 8쪽
4 BE-Hell-4 20.05.20 18 3 8쪽
3 BE Hell-3 20.05.18 29 2 10쪽
2 BE Hell-2 +2 20.05.15 25 2 9쪽
1 Be Hell-1 +4 20.05.14 53 7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