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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님의 서재입니다.

BE Hell (Baby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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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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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5.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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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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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BE Hell-9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카일은 깨어있는 동안 자꾸 자신의 귀를 비비고 때리고 후비면서 자신의 피부를 뚫어지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뭔가 해답을 찾으려는 듯 미간을 찡그리며 무척이나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피부 이곳저곳을 쳐다 보았다.


그러다 세 마리의 거미가 나타났고 서로 대치하다가 갑자기 카일의 눈앞에서 깜쪽같이 사라져 버렸다. 카일은 자신의 눈을 몇 번이나 비비다가 다시 귀를 미친 듯이 때리고 자신의 피부 이곳 저곳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기를 이틀이 지났을 때 갑자기 카일은 급격한 이상징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피부를 손톱으로 긁어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손톱으로 길게 피부를 긁어대며 팔과 다리 곳곳이 이내 상처투성이가 되고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하하하 드디어 찾았다. 거미가 여기 안에 있어. 봐! 거미가 이 안을 기어다니고 있잖아.”


그는 미친 듯이 웃어대다가 자신의 피부를 손톱으로 긁어대었다. 마치 남의 피부에 상처를 입히는 듯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마취에 고통을 못 느끼는 듯 한 표정으로 팔, 다리,배, 목 심지어 얼굴과 이마까지 전신을 손톱으로 미친 듯 긁어대며 피부를 갈라놓고 있었다.


촬영카메라의 영상안에서는 단순히 미친 남자의 광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카일 그 자신에겐 피부 안으로 거미가 꿈틀대고 휘젓고 다니는 듯 것이 보이고 느껴지기에 전신을 누비는 거미들을 밖으로 꺼집어 내기 위한 필사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카일은 정확하게 한 달하고 보름 뒤에 온몸에 긴 손톱자국을 남긴 채 피로 뒤덮힌 혈인이 되어 사망하고 말았다. 사인은 상처나 출혈이 아니라 그의 심장이 머리가 만들어 낸 공포를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마비가 일어나 사망하게 된 것이었다.


연구자 누구도 카일이 45일간 겪었던 그 공포가 어떤 지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었다.


“죄인에게 저 정도로도 과연 충분할 까 싶지만 그냥 사형보다는 더 정의로운 처벌에 가까워 진 것 같아.”


코리 윌슨 박사가 카일의 마지막을 목격하면서 한 말이었다. 카일의 거미는 실제로 살아있는 거미가 아니라 실체가 없는 홀로그래픽이었을 뿐이지만 카일에게는 너무나 생생한 실체였다.


카일 웨스트우드의 성공적인 실험 사례가 정부의 관심을 끌었고 그 이후에 물 공포증, 고소 공포증, 밀실 공포증, 전자기기 공포증 등 세상의 모든 공포증을 이용한 실험들이 차근차근 성공사례를 만들어 갔다.


그리고 마침내 정부의 승인을 일시적인 조건하에 얻어내게 된 것이었다. 여러 인권단체들이 프로젝트 헬에 대해 반대운동을 하고 여러 가지 반대 활동을 펼쳐오고 있지만 직접 피해를 당한 피해 당사자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고 공식적으로 세 건 비공식적으로 오십 여건 정도의 프로젝트 헬이 현재 집행되고 있다고 한다.


“아시다시피 지금 보고 계신 자료들은 이 연구소안에서만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프로젝트 헬과 관련된 모든 자료들은 모두 삭제되고 접근금지가 될 것입니다.”


다카키 박사는 제시에게 눈을 떼지 않은 채 사무조로 말했다. 찰스는 그의 목소리에 비로서 현실감을 찾고서는 홀로그램화면을 닫았다.


좁은 방안에서 미친 듯 움직이고 자신의 피부를 긁어대는 광경들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그의 피부에 한기를 불러 일으켰다.


“이번 죄수는 깨나 돈이 들것 같군요.”


캠벨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1058번의 공포증은 다름아닌...”


다카키 박사는 뒤를 돌아다 보며 잠시 뜸을 들이다가 오른손 검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우주입니다.”


캠벨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올렸다. 우주 대신에 하얗게 페인트칠한 천장이 보일 뿐이었다.



에이미는 보름 가까이 정신을 놓다시피 한 채 좀처럼 일상생활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었다. 제시가 병원에서 사라지고 난 뒤 그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찾아 다녔지만

사방이 꽉 막혀버린 밀실에 갇혀 버린 듯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죽하면 경찰에 실종신고까지 했지만 그 뒤로 어떤 답변도 오지 않았고 어떤 대답도 해 주지 않았다. 회사 안에서 제시에 관해 주변사람들에게 하소연을 하듯이 대화를 꺼냈지만 모두들 제시와 그렇게 가깝지 않았고 그를 달갑게 생각지 않았던 터라 다들 사람 좋은 에이미에 예의상의 대꾸 외에는 별다른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없어진 것에 대해 편안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제시가 사라진 지 보름이 지났을 때 에이미는 팜맥스 1호 빌딩의 최고층에 부름을 받았다. 이곳에서 일한지 팔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곳에는 한 번도 불려간 적이 없었기에 에이미는 다소 당황되고 불안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엘리베이트가 올라가는 동안 어쩌면 제시와 관련된 일이 아닐까하는 추측이 들어 가슴이 무섭게 뛰기 시작했다.


리처드 리버맨은 마흔 여덟로 팜맥스 애리조나 지부장을 맡고 있었다. 어울리지 않튼 말든 코와 턱 전체에 수염을 짧게 관리하고 있었다. 구리색 피부가 백인 보다는 폴리네시안에 더 가까운 이미지였다.


“미스 엑크먼! 이렇게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뭐라도 마시겠습니까?”


그는 그녀의 상사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정중하게 그녀를 맞이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그냥 에이미라고 불러주세요.”


리처드는 그녀를 맞은 편 의자를 가리키며 앉으라는 제스쳐를 했다. 리처드의 등 뒤 유리창을 통해 애리조나 사막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는 듯 했다.


농업용 건물이 아니라 관광용 타워 꼭대기에서 경치를 감상하는 듯 한 기분이었다.


“에이미 양. 다름이 아니라 제시 앤더슨에 대해 계속 묻고 다니고 있다고 해서 직원들이 좀 불편하게 여긴다는 의견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에이미는 속으로 역시나 제시에 관한 것이구나 하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아무도..”


에이미는 억울한 감정에 복받쳐 와 대꾸를 하려 했지만 리처드는 침착하게 자신의 말을 이어가 그녀의 말을 낚아챘다.


“물론 제시 앤더슨 씨에 대한 에이미 양의 사적인 감정은 잘 알겠지만 회사 내에서 공공연하게 물의를 일이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에이미는 아랫입술을 한 번 지그시 깨물었다. 그리고 결심한 듯 속에 담았던 말을 내뱉었다.


“어떻게 아무도 모른 척 할 수가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그에 대한 제 개인의 감정을 제쳐 두고라도 제시는 여기서 십년 가까이 일해 온 직원인데 갑자기 그가 사라졌는데도 아무도 모른 척 할 수 가 있죠?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났는지 걱정은커녕..마치 그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여기는 게...”


에이미는 감정이 복받쳐 뒷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리처드는 잠시동안 생각을 정리하는 듯 두 눈을 좁히며 에이미를 쳐다 보기만 했다. 또한 그녀가 감정을 추스르는 시간을 주려는 듯 했다.


“지금부터 제가 얘기하는 것은 회사 기밀이니 절대로 외부에 알려서는 안됩니다.”

리처드의 말이 한옥타브 낮아지며 더없이 무거워졌다. 덕분에 에이미의 격한 감정이 단숨에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시 앤더슨 씨는 지금 BE프로젝트 위해 우주로 파견근무를 나갔습니다.”

"BE 프로젝트요?“


에이미는 자신의 귀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반문했다.


“Baby Eeath Project. 물론 들어보셨죠?”


에이미는 대답 대신에 고개만 끄덕였다.


“하긴 지구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아야 되죠.”


리처드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어떻게 제시가...그곳에..”


에이미는 믿기지 않는 듯 더듬거렸다.


“아시다시피 저희 팜맥스는 소형지구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다른 대형팜회사들과 함께 녹색환경과 식량생산부분을 맡고 있습니다. 제시 앤더슨씨는 저희 팜맥스의 연구진 중 한명으로 발탁되어 보름 전에 급하게 떠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최고위층에서 직접 내려 온 명령이라 신속하게 실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연락하나 할 수가 없죠?”

“워낙 기밀 프로젝트라 담당 인사들은 외부와의 연락이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BE프로젝트 자체가 워낙 통제와 제한이 심한 대형 기획이니까요.

제 위치에서도 더 이상은 알아낼 수도 없는 기밀사항이니

제시 앤더슨씨에 대해서는 더 이상 파고 들지 마시고 이쯤에서 끝내세요. 이상입니다.“


에이미는 방금들은 얘기를 받아들이려도 해도 현실감이 와 닿지 않았다.


그러나 그저 자리에서 일어나 엘리베이트 쪽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좀비처럼 생기하나 없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고 엘리베이터 문이 유령처럼 열렸다. 그녀가 그곳으로 몸을 싣자 뒤쪽에서 리처드의 목소리가 달려들었다.


“제시 앤더슨씨는 잊어버리세요. 계속 문제를 일으키시면 알래스카나 그린랜드로 발령이 날지도 모릅니다.”


에이미가 몸을 돌려 리처드를 돌아다 보았을 때 그의 가죽의자는 창밖을 향해 있었다. 엘리베이터문은 스르르 닫히고 그녀를 아래로 끌어내렸기 시작했다.


언젠가부터 그녀의 머릿속은 BEP에 대한 내용으로 들끓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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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BE Hell-17 20.06.17 35 0 8쪽
16 BE Hell-16 20.06.15 29 1 7쪽
15 BE Hell-15 20.06.12 20 1 9쪽
14 BE Hell-14 20.06.10 30 1 10쪽
13 BE Hell-13 20.06.08 17 1 9쪽
12 BE Hell-12 +2 20.06.05 24 2 8쪽
11 BE-Hell-11 +2 20.06.03 36 0 11쪽
10 BE Hell-10 +2 20.06.01 28 1 10쪽
» BE Hell-9 +2 20.05.29 2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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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BE-Hell-5 20.05.22 19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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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E Hell-3 20.05.18 2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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