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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Hell (Baby Ea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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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사랑
작품등록일 :
2020.05.14 22:25
최근연재일 :
2020.07.01 20:01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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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2
글자수 :
89,271

작성
20.05.2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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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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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BE Hell-7

SF 호러 장르의 정통 소설입니다.




DUMMY

다음 날 오전 제시는 병실에서 회복하기도 전에 일단의 검은 색 양복의 정부기관 요원들에 의해 끌려 나가다 시피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미 언질을 받았는지 모르는 척 아니 오히려 기관 사람들의 업무에 순순히 협조했다.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이다.


그날 퇴근 후 들렸던 에이미는 제시에게 들렀지만 텅 빈 병실을 보고 놀라 담당 간호사에게 그가 어디 있냐고 다급하게 물었다.


담당 간호사는 당황하며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잡아떼었다. 에이미는 담당직원을 찾아가 따지듯 물었고 그녀가 들은 대답은 정부기관에서 데려갔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아낼 수가 없었다. 병원관계자들도 아는 것이 그것 밖에 없었기에 솔직하게 대답해 준 셈이었다.


에이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찰은 물론 주위의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지만 아무도 제시가 어디로 갔는지 아는 바가 없었다.


한편 제시가 병원에서 이송된 곳은 피닉스 외곽 변두리 지역으로 방치된 지 20여년도 더 된 오층짜리 낡은 빌딩이었다.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제시의 질문에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은 채 그를 그 빌딩 안으로 끌고 갔다.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는 관계로 사람들은 그를 계단을 통해 지하로 끌고 갔다.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제시는 자신이 도착한 곳의 풍경을 발견하고는 차마 말을 다 잇지 못했다. 낡은 빌딩의 지하는 작은 법정처럼 꾸며져 있었다. 중간 판사석에 중국계 판사가 앉아 있었고 원고 측 좌석에는 두 명의 중년남자가 앉아 그를 무덤덤한 시선으로 반기고 있었다.


좌우 두 명의 요원들은 제시를 아무도 없는 텅빈 변호석에 앉혔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제시는 몸 전체가 화끈거리는 고통 속에서 힘겹게 질문을 던졌다.

“미스 킴벌리의 죽음에 피고 제시 앤더슨의 책임에 대한 재판입니다.”

첸린 왕은 아래턱을 쭉 내밀며 엄숙하게 말했다.

“예? 도대체 그게 무슨?”

“원래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으나 어느 변호사도 피고에 대한 변호를 맡을 사선 그리고 국선 변호사도 없기에 변호사의 부재 속에 재판을 진행하겠습니다.”


첸린 왕은 선고를 내리듯이 말했다. 재판은 제시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설사 정신을 차렸다고 해도 어떤 해명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은 가운데 검사와 판사의 주고받는 대화 속에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제시는 지금의 재판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일처럼 전혀 현실감각을 느낄 수가 없었다. 최면에 걸린 듯 그저 멍하니 있었던 제시는 첸린 왕이 선고를 내리며 망치를 내려칠 때 비로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의 범죄행위에 대해 프로젝트 헬 형을 선고합니다.”

‘쾅! 쾅! 쾅!“

제시는 마치 긴 대못을 자신의 가슴에 대고 세 번 크게 내려치는 듯 몸서리를 쳐야만 했다.

뒤이어 하얗게 번져가는 그의 머릿속에 ‘프로젝트 헬.’이라는 단어가 검게 번져나갔다.



프로젝트 헬은 오십년 전에 최초로 실험이 진행되었고 십년 전부터 본격 시행된

새로운 사법집행제도 였다.


전 세계에 공식적으로 사형집행제도가 없어진지 십년이 되었고 비공식적으로는 100년도 더 되었다. 이전 최고의 중형이었던 사형집행제도에 대한 무용지물론이 한세기에 거쳐 사법기관에서 논란이 되어왔고 관련 사람들은 새로운 사법집행제도를 계속 물색해왔다.


사형선고를 받은 가해자들은 사형에 의해 죽고 나면 그만이었지만 -더군다나 죄에 비해 과분한 안락사라는 - 그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죽고 난 뒤에도 계속 고통을 받는 게 현실이었다.


어떻게 보면 사형제도는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게 죽으면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게 되는 일종의 면죄부나 다름없는 제도라는 관점이 점점 더 커지고 논란을 불러 일으켜왔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응책이 강구되지 않는 상황에서 항상 논의만 하는 시간낭비이자 소모적인 행위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런데 오십오년 전이었다. 옥스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코리 윌슨과 존 홉스킨 대학의 신경외과 롭 키튼 박사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서로의 연구를 함께 합치게 되었다.

사실 두사람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었다.


코리 윌슨은 자신의 손녀를 연쇄 납치 살인범에게 납치되어 잃어버려야만 되는 상처가 있었고 롭 키튼은 분노장애가 있는 남자의 공공장소 총기테러로 쇼핑을 하던 중인 셋째 아들을 잃어버려야만 했던 씻을 수 없는 상처의 과거가 있었다.


각각 두 명의 가해자들은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실제로 사형이 계속 연기되고 무기징역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상황에 크게 분노를 느껴야만 했다. 그 와중에 롭 키튼은 자신의 아들을 죽인 범인이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사형을 당하는 날이 오자 당장 그곳에 달려가 사형의 집행을 관람했다.


문제는 그 사형수의 죽어 있는 모습이 더없이 평온하게 보이는데 있었다. 입가에 미소를 띈 듯한 야릇한 모습에 지금까지 억눌러있던 슬픔이 한순간에 분노로 바뀌어 버렸고 자신은 지금 이순간도 고통 받는 가운데에 범인은 고통 없는 죽음을 맞이했고 그것으로 그 가해자의 고통은 끝이라는 것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이 터무니 없고 피해자들에게 불공평하고 정의롭지 않은 사형제도에 대해 증오심까지 느끼며 다른 대책을 강구하는 데 몰두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 대해 자료를 찾고 연구하는 과정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코리 월슨 박사를 알게 되었고 마침내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역사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서로 나름대로 피해자였던 두 사람은 서로의 생각과 비전이 일치하는 것에 대해 흡족해 하며 사형제도에 대한 대안책을 만들어 내는데 의기투합하였다. 그리고 복수심에 일환으로 그 프로젝트 이름을 가해자들에게 지옥 맛을 보여 준다는 의미로 프로젝트 헬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들은 자신의 연구초안을 가지고 미국과 영국 정부 관계자를 찾아갔다. 왜 사형제도가 무의미하고 무용지물인지를 설명하며 자신들의 프로젝트가 사법제도를 집행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주장하였다. 하지만 양 정부에서는 그 제안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다만 그들의 제안을 듣던 한 정부 관계자가 그들 둘에게 한 사단법인재단인 젬이라는 곳을 소개시켜 주었다.


젬이라는 단체는 바로 범죄의 피해자들을 지원해 주는 후원단체로서 익명의 자산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다고 했다. 사단법인 젬은 코리 윌슨과 롭 키튼 아이디어에 적극 관심을 가졌고 이내 전적인 후원을 하기 시작했다.


네바다의 외곽지연에 젬 연구소를 설립하고 두 사람이 연구에만 몰두하게 끔 총력으로 지원했다. 그리고 십년 동안 프로젝트 헬을 연구한 두 사람은 어느정도 자신들의 이론을 거듭 연구 실험한 끝에 실행 가능한 프로젝트로 만들었다.


사단법인 젬은 모든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동원하여 정부에 적극적인 로비를 하기 시작했다. 회의적인 정부와의 삼십년이 넘는 노력 끝에 마침내 프로젝트 헬은 정부에 승인을 받게 되었다. 물론 전체적인 사법제도의 개정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아래에 실험적으로 실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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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BE Hell-12 +2 20.06.05 24 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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