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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피의 상상극장.

내 꿈은 지구정복이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새글

김상준.
작품등록일 :
2024.08.12 15:17
최근연재일 :
2024.09.18 11:00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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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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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8,884

작성
24.09.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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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작용과 반작용.

DUMMY

"어떻게 된 거야...?"

"통과가 됐다고???"


바로 옆에 있는 상택이 형도 굳은 듯 자리에 멈춰있었고. 회장 파 사람들, 심지어 전무 파 사람들도 모두 웅성웅성 거리며 주변을 통해 사실인지 아닌지 묻고 있었다.


그래. 결정했어. 지금 나가는 건 말이 안 돼.

남자가, 예비 히어로가. 지구를 정복하러 갈 사나이가!

상황을 만들고 도망칠 순 없는 노릇이니까. 보자. 여기서 끝까지 지켜보는 거야.


"중길아...?"

"네?"

"..."


아무래도 상택이 형은 내가 전무 할아버지한테 투표했다는 걸 믿을 수 없는 듯 바로 옆에 있으면서도 계속 고개만 갸웃거렸다.

오히려 빠르게 현실을 파악한 건 전무 파 사람들이다.

아까 한숨쉬며 지켜보던 맨 끝좌석 사람들이 대놓고 일어서서 날 보고 있다.


"너..."

"저 뭐요?"

"..."


그때 단상 아래 회장 파에서 큰 소리치던 아저씨들이 뛰어나가 의장에게 따져묻기 시작했다.


"의장! 통과가 되다니요?"

"어... 일단 결과는 그렇게 나왔습니다."

"보여주세요. 진짜입니까!?"

"의장님! 아니 사장님. 이게 무슨...?"

"나. 나도 잘... 근데 결과는... 어이. 이봐 이거 진짜 맞는 거 맞어? 오류있는 거 아니야?"


한 차례의 혼돈 끝에 느리지만 확실하게 모두가 상황을 이해했다.

양쪽 모두가 남게 된다.

안형일 부회장도 장필근 전무도. 각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중길 학생?"

"어? 아저씨."

"이...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설명 좀..."


그런 와중에 차장 아저씨가 중앙통로 앞에 있는 내게 찾아왔다.

차장 아저씨가 다가오자 고모님의 보디가드 윤 실장 아저씨가 손을 내밀어 저지한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저기. 전 이 학생과 인연이 있습니다."

"네. 있는 건 맞아요."

"그래도. 지금은. 누구도 쉽게 다가오는 걸 허락해서는"

"야!!! 거기 너!!!"


아래에서 큰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니. 매번 회의 때마다 전무 파를 향해 소리치던 백발의 아저씬지 할아버진지. 여튼 애매하게 나이 많은 드신 분이 사람들을 이끌고 내게 오며 소리치셨다.


"너냐? 니가 그런 거야!!"

"중길아!"

"네?"

"일단 나가자... 빨리!!"


그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며 상택이 형이 나를 이 자리에서 대피시키려 하는데, 저쪽에서 외친다.


"어딜 가!! 아무도 내보내지 마! 잡아!! 문 막어!! 여기서 아무도 못 나가!!"


저 사람은 또 뭐지? 뭔데 저렇게 당당하게 소리치고 외치지? 그런다고 사람들이 나갈 거 못 나가는 것도.


"왜 이래요!!"

"안 됩니다."

"어이 안 비켜!! 우리까지 왜 막는데!"

"죄송합니다. 보안상의 이유로 잠시 출구룰 봉쇄하겠습니다. 금방 열어드리겠습니다!!"


되네? 막히네? 이게?


저 할아버지 같은 사람 한 마디에 바로 출구가 봉쇄당했다.

뭐하는 사람이든, 일단 파워가 있다는 건 알겠네.


"이봐요. 왜 이러십니까!"

"비켜."

"비켜?? 당신 뭐야? 사람이 왜 이렇게 매너가 없어!!"

"비키라고!!! 같잖은 것들이!!"


중앙통로를 저벅저벅 올라오는 저 인간을 향해, 전무 파에서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었는지 몇 명이 다가가 말려보는데 힘으로 저지당했다.


"죽을라고 감히 누구 앞을 막어. 이 씨!!"

"신기하네."

"뭐라고?"

"아저씨 되게 신기하다고요."

"허..."


그렇게 나와 그분이 마주섰다.

짧은 일문답으로 소란스럽던 강당이 조용해졌다.

상택이 형도 놀라서 날 잡았다.


"주... 중길아???"

"형 저분 누군지 아세요?"

"어... 아니..."

"허허허. 허허! 하하!!"


저 아저씨도 상택이 형을 보며 묻는다.


"상택아 얘냐??"

"네..."

"하아. 상일이 이 새끼..."


으음. 그렇구나 '가족' 부류에 들어가는 사람이구나.

그러니까 이렇게 목소리가 거침이 없지.

대충 짐작이 간다.


"너. 니가 저쪽에 지지표 다 쏟았어?"

"네."

"허..."

"그게 왜요?"

"야... 안희영 이사장 어딨어. 어딨어!!!"

"고모님은 왜 찾으세요?"

"하아.. 상택아. 저 새끼 당장 내 앞에서 치우"

"아저씨도 총무실 출신이죠?"

"뭐라고???"

"내 말 맞죠? 그쵸? 예전에 총무실에서 일하셨죠? 지금은 그냥 대주주로 이렇게 있는 거고."

"이 자식이..."

"욕하지 마요. 왜 욕을 해요. 사람들 앞에서. 날 언제 봤다고."


거친 언사. 남을 업씬여기는 행동. 빽-! 소리 한번 질렀다고 바로 여기저기 검은 옷 입은 아저씨들이 빠릿빠릿 움직이는 모습 등등을 종합하면. 아무래도 권 실장인가 그 사람 이전에 있던 총무실장이 아닐까 싶었는데.


"너... 너?"

"왜요? 주먹 왜 쥐세요? 설마 치려고요?"

"허-! 허허..."

"때리면 저도 반격합니다."

"와아~~ 하하!! 흐하하..."


아직 이름도 모르는 '가족'에 속하는 사람이 나를 보면서 고개를 삐닥하게 하고는 말한다.


"소문이 사실이구나. 권 실장한테 주먹 날렸다는 얘기가."

"네. 맞아요."

"와... 니네 엄마가 집안교육 그렇게 가리켰니?"

"아쉽게도. 엄마는 잘 가르치셨는데, 아빠 없이 자라서 제가 버릇이 없네요."

"허어..."

"그리고. '가르치다'죠. 가리키다는 이렇 게 어딘가 한 지점을 가리키다 할 때 쓰는 말이고."


손을 들어 멀리 한 지점을 찌르며 말했다.


"그러니까 말씀 조심하세요. 저도 주주로 참가했어요 여기."

"야!? 윤기수!"

"네!!"

"너 당장 20층 올라가서 안 이사장 데리고 와."

"어..."

"우와! 아저씨도 총무실 출신이셨어요??"

"저기... 학생 일단 가만히..."


저 사람이 뭐하던 사람인진 몰라도. 여기 많은 인물을 공포에 떨게 하는 존재라는 건 알겠다.

어쩌면 장 대표님이 말씀하신 대한그룹이 조용히 은밀하게 움직이던 그런 배경이 바로 이 사람 아닐까?


좋아. 그렇다면.


"의장님!!!"


주주로서 손을 들어 나도 처음으로 발언해본다.


"의장님!!"

"네!? 네? 왜 그래요 학생?"

"다 끝난 거죠?"

"그... 그렇습니다. 회의는 일단 다 마쳤습니다."

"근데 이래도 돼요? 저 오늘 처음 주주총회 왔는데. 이렇게 문 막고 사람 못 나가게 하고 협박하고"


짝!!!


가족 부류에 속하는 그분이 갑자기 눈앞까지 와서는 내 얼굴에 뺨을 날렸다.


"건방진 새끼가 지가 무슨 잘못을 한 줄은 모르"

"에잇 씨발!!!!"


먼저 때렸다. 그러니까 나도 참을 이유 없어.

바로 눈앞에 있는 인간의 가슴팍을 끌어안고 중앙통로로 몸을 던졌다.


"어- 어!!!"

"대! 대표님!!?"


둘이 우당탕 구르고 자빠진다.

하지만 워낙 둘러쌓은 인파가 많아서 계단은 두어 계단만 굴러떨어지고 끝났다.

그래도 이 미친 인간의 고통스런 얼굴은 봤다.

바로 벌떡 일어나 상대방의 자켓을 붙잡고 고개를 들어올려 소리쳤다.


"왜 때려!! 왜!!!"

"아으- 으윽— 이... 이. 정신 빠진 놈이...!?"

"또 쳐봐!! 죽여버릴테니까!!!"

"뭐라고??? 이런 미친 놈의 자식...?!"

"하... 학생? 이러지 마!!"

"그. 그래! 학생 괜찮아?"

"대표님? 대표님!! 잠깐 나와보세요!!"

"비켜주세요!! 대표님!?"


일대소란이 벌어지고. 나도 상택이 형이나 윤 실장님 같은 분들이 다가와 붙잡고 뜯어냈다.


"아-! 아! 건들지 마. 허리 허리...! 허리 나갔다고 이놈들아!!"

"허억! 허억!!"

"뭐 저딴 놈이 다 있어...?"


건들지 마. 나 당신들 안 좋아해. 빌런이랑 싸워봐야 히어로 인증도 못 받는 거. 나도 괜한데 힘쓰고 싶지 않으니까.


"중길아? 야?? 너??"

"너 괜찮은 거 맞니?"

"헉. 허억. 가요. 이제 그만."


아무도 말리지 마. 난 주주로서 할 일 했고. 내 뜻대로 결과 얻었어.


"야! 이것들아 저 새끼 누가 보내랬어! 막으라니까!!"


뒤에서 어떤 절규가 들리든 나는 내 발로 걸어 문 앞에 섰다.


"혹시, 아저씨들 먼저 그때 그 회의실에서도 봤던 분들 맞으세요?"

"..."

"음..."

"나와주세요. 비키시라고요."


힘으로 막으면 도리가 없다. 그리고 딱 봤을 때 윤 실장 아저씨도 덩치만 크지 이럴 때 나설 수 있는 사람 아니야.

상택이 형이나 그쪽 경호원들도 상택이 형 지킬 사람들이고. 여기서도 내가 혼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을 뿐.

어떻게 해야될까? 이분들한테 몸으로 덤빈다고 답은 없는데.

그때였다.


"비켜주시십요. 이 학생의 앞길을 열어주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저희도 그러고 싶지만 보안상의 이유로..."

"당신들 지금 국회의원 가둬놓고 보안 따집니까?"

"..."

"내가 오늘 옷에 금베지 달고 왔어야 해요? 경찰 부를까요? 밖에 기자들 있는 거 만나서 입 열까요?"

"저... 의원님. 저희도..."

"나오라고. 나와!! 누가 주주총회에서 이딴 짓을 해!!"


이 씨... 내가 비키라고 할 땐 안 비키더니...

국회의원이 뭐라고 하니까 바로 비키네.


국희의원 아저씨는 빌런 대마왕에게도 한 마디 일갈하셨다.


"안병일 대표."

"으으..."

"이봐요 안 대표!!"

"아 뭐요!! 의원님! 뭐!!"

"부끄러운 줄 아십시요! 가자 얘야."

"네?"

"어서 나가자고."

"..."


근데 왜 이래? 왜 친한 척이야?


일단 국회의원 덕분에 시끌벅적한 주주총회의장에선 밖으로 나왔다.

근데 나와봐야 여기도 아직 대한그룹 안이라. 결국 똑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이쪽저쪽 다들 장사진을 이룬 상태로 어떻게 된 건지 사태를 파악하기에 바빴다.


"안에서 어떻게 된 겁니까?"

"황 의원. 진짜 전무님이 대표님이 된 게 맞어?"

"네. 맞습니다. 이 친구가 큰 역할을 해준 것 같습니다."

"어... 그 애는...?"

"회장 쪽으로 넘어갔다고 들었는데?"


아. 그런 거구나. 국회의원이라서 지금 나를 앞세워서 뭔가 해보시겠다?


"아저씨 이거 놓으세요."

"어? 음?"

"놓으시라고요. 왜 남의 어깨를 잡고 계세요."

"아. 미안하구나. 난 아까 크게 넘어지길래 혹시나 다쳤을까."

"그런 거 없어요. 저 튼튼해요."


국회의원과 떨어져 걷자, 밖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쳐다봤다.

다들 내가 누군지 아는 것 같다. 그냥 상황이 상황이고 엮일 일 없으니까 말을 안 걸었을 뿐이지.


"이봐. 학생. 네가 그랬어??"

"뭘요?"

"..."

"뭘 그랬는지 물어보셔야."

"저기. 그 친구 맞지? 그 유산 상속자..."


정장 팀. 조끼 팀. 번갈아 가면서 하나 둘 다가와 묻는다.


"네. 맞아요."

"저기. 얘야... 너 보호자는...? 아니 대리인은... 누구를..."

"없어요. 제가 결정했어요."

"뭐라고?"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대표 임명이 저 어린 놈에 의해 결정됐다는 게..."


저벅저벅 로비를 향해 걷자 또 몇 사람이 다가와서 붙들고 묻는다.


"진심이냐? 안 회장이 그렇게 하라고 사주한 거 아니고?"

"놓으세요."

"이건 애들이 나설 일이!!"

"알았으니까! 놓으라고 나 붙잡지 말고!!"


쌔게 팔을 팍! 하고 뿌리치자 상택이 형이나 윤 실장 아저씨. 그 외 상택이 형 경호원들과 국회의원 아저씨까지 다가와 날 에워쌌다.


"힘으로 이러지 마세요."

"아직 어린 친구입니다."

"아니, 어리고 자시고. 저 놈이 우리들 운명을 결정지었으니까 그렇지!!"

"맞어. 왜 애가 나서... 당신도 회장 쪽 사람이지? 어? 당신도 유산 상속자야?"

"아무나 누가 얘기 좀 해줘 봐!! 끝난 거야 뭐야!?"


안에 있던 사람들도 밖으로 나오고, 밖에 있던 사람들도 결과를 듣고 큰 충격에 빠진 듯 조끼니 정장이니 할 것 없이 서로서로 상황을 파악한다.

건물 로비쪽도 정신없다.

기자들도 우르르 들어오려 하는 걸 검은 옷 아저씨들이 층층이 겹을 이루어 막고 있는데, 어쩐지 회의실 내부에 총무실 사람들이 별로 안 보인다 싶었더니, 다들 저기 막느라 그랬구나.


"아니, 대체 왜 애가 이런 일에 끼어들게 놔뒀어요!!"

"우리가 끼어든 게 아니잖아요! 당신들이 끝까지 유산갖고 법정이니 뭐니 끌고 다니니까!!"

"하하하하!"


너무 재밌어서 웃음을 참지 못 했다.

그래서 크게 웃어버리자 다시 모두가 나를 주목한다.


"너 지금 웃었니?"

"하하하! 웃기잖아요."

"중길아... 왜 그래 자꾸..."

"형. 안 웃겨요? 어떻게 이렇게들 징하게 싸우지?"

"주... 중길아. 알았으니까 지금은 웃을 때가..."


어느덧 차장 아저씨까지 내쪽으로 다가와 계셨다.


"중길 학생. 가만히 있어 왜 그래?"

"네? 아저씨. 뭐가요?"

"왜 이렇게 사람들을 자극해. 웃을 때가 아니잖아... 상황이 심각하게 됐어."

"어디가 심각한데요. 난 너무 잘 풀린 거 같은데?"


그러자, 딱히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어느 진형이라고 할 것도 없이. 여기저기서 다양한 사람들이 우르르 다가오며 내게 소리쳤다.


"저기. 어이?"

"야. 너!!!"

"너!! 그래 거기 너!! 너 임마!!"

"니가 그랬다면서? 누가 시킨 게 아니라 니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면서? 사람들이 드러는데."


네. 맞습니다. 제가 딱 바라던 그대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뭐가 문제시죠?


"뭐가 문제냐고? 넌 지금 이 상황이"

"아저씨 전무 할아버지네 편이죠. 그렇게 일 관두고 싶으셨어요?"

"뭐라고?"

"그리고 그쪽에 저한테 소리치신 분. 넥타이 맨 아저씨."

"난 뭐?"

"얼굴 되게 피곤해 보이세요. 그동안 사람들 절반 떨어진 상황에서 혼자 일하느라 힘드셨던 거 아니세요?"

"...지금 그게 무슨 소리?"

"제 말은 이겁니다."


이제 싸움은 끝났다.

각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니, 그만들하고 일들 하셔라.


"..."

"허허..."

"우리더러 일을 하라고?"

"네. 아니면 계속 싸우고 싶으셨어요?"


너무 신기하지 않어? 자기들끼리 싸우다 이제는 왜 나랑 싸워?? 그것도 서로 합심해서???


"이봐 학생. 거 모르면 그냥 가만히"

"누구세요? 어디시죠? 아. 거기 아저씨.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왜 제가 가만히 있어야 돼요. 저 생각보다 많이 알아요."

"니가 대체 뭘 안다는 거냐?"

"아저씨들은 싸움이 끝나는 걸 아쉬워 하고 있다는 거요."


어느덧 내 앞에 모인 사람만 수백병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를 향해 이글이글 뜨거운 감정을 보내고 있다니.

너무 좋아. 미치겠어. 어떡하지 나? 진짜 너무 기뻐서 소리치고 싶은데. 지금은 꾹 눌러참고 뜻만 전한다.


"자. 모두들 주목하세요. 이제 싸움은 끝났어요. 일 시작하시면 됩니다. 아시겠죠?"

"..."

"제가 지켜드립니다. 전무 할아버지네든. 회장 일파든. 총무실이든. 뭐 개인이 잘못해서 짤리는 건 어쩔 수 없어도. 앞으로 이렇게 단체로 우르르 잘라내고 이런 건 없을 테니까. 그리고 그런 일로 반란 일으키고 이런 것도 없을 거고요."


찰칵찰칵 여기저기서 카메라 소리가 들려왔다.


"3년동안 다투면서 못 느끼셨어요? 사람 함부로 자를 수도 없고, 자른다고 내가 편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거. 그러니까 이제 화해들 하세요. 일 하세요. 회사가 많이 위기라고 하네요."


정말 누가 사진을 찍든말든 난 이번 기회에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냈다.


"일시적이나마 두 집단이 힘을 모아 저를 향해 분노의 화살을 쏟을 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근데 그거야말로 서로 화해하고 지내면 잘 지낼 수 있단 뜻 아닙니까? 이제 그만하시고 잘 좀 지내봐요."

"얘... 너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애는 애답게 어른들 일에 나서지 말고..."

"말고 뭐요?"

"가서 공부나 하든가..."

"하하하. 공부라..."


당신들이 나한테 공부할 시간 줬어?

아니, 내가 공부할 수 있게 배려해줬냐고.


됐어. 이런 거 따져봐야 감정싸움밖에 안돼. 오히려 지금 내가 묻고 싶은 건 그런 것보다.


"아줌마. 아줌마가 답해주실래요? 애와 어른을 구분하는 기준은 뭔가요?"


여기서 저도 돈 버는데요? 저도 사회인인데요? 같은 소리를 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반문을 했다. 그러자 저분이 답하신다.


"그런 것도 모르니? 애들은 감정대로 휘둘려도 되지만. 어른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자. 보시죠. 지금 이 자리엔, 이제 그만하고 서로 힘 합쳐 위기에 빠진 회사를 정상화로 돌리라고 말하는 제가 있고."

"..."

"너 이게 무슨 짓이니? 애가 왜 이런 데 나서? 라고 따지는 여러분이 있습니다."


다들 고개를 피한다. 아니 어쩌면 그냥 상종하기 싫어서 그런 걸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눈을 마주보는 사람은 없다.


"누가 감정적으로 굴고 있죠? 누가 애고 누가 어른인지..."


싸우고 싶으면 더 싸우시던가. 이제 일하고 싶으면 일 하시던가.

맘대로들 하세요. 스스로 선택해서 걷는 자. 그게 어른의 조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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