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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피의 상상극장.

내 꿈은 지구정복이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새글

김상준.
작품등록일 :
2024.08.12 15:17
최근연재일 :
2024.09.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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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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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피가 물보다 진한 이유

DUMMY

죄책감이라는 게 진짜 있나?

그때는 그렇게 반대했던 마음이 우리를 외면하는 결과를 낳았다는데. 그래놓고 지금은 또 나를 보고싶어 직접 찾아왔고...

모르겠다. 역시 어른은 복잡해.


"잘 하네. 손이 야무져."

"라면 몇 개 끓이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요."

"그럼 다른 것도 할 줄 아니?"

"당연하죠. 닭도리탕 같은 건 지겨워서 안 먹어요."

"그런 요리도 할 수 있어?"

"쉬워요. 야채 씻고 다듬어서 뚝뚝 자르고. 닭고기랑 양념장 파는 거 같이 넣고 끓이면 되니까."

"엄마한테 배웠니?"

"그냥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무엇보다 제가 주방에서 일하잖아요. 이제와서 웬만한 요리 정도야."


짜장라면을 검고 진하게 끓여서 식탁에 올려놓았다.


"이걸 다 먹을 수 있니?"

"국물 없는 건 보통 2개씩 먹지 않나요? 계셔서 4개 끓였는데?"

"난 반개 정도만 먹을 건데."

"재벌이라서요?"

"아니... 무슨 재벌에 억하심정있는 질문 같다."

"그런 걸 떠나서 그냥 돈 많은 분들은 이런 거 잘 안드시나 싶었서요."

"아니야. 먹는 사람들은 잘 먹어. 그냥 내가 밀가루 소화 안 되는 체질이라."

"그럼 말씀하시죠. 밥도 있었는데."

"괜찮으니까. 먹자."


두 봉투는 여유롭게 먹어도 셋은 도전하기 어려웠는데. 오늘은 일이 힘들었는지 아니면 파김치가 맛있는지 음식이 쭉쭉 들어간다.

눈앞에 누가 있든 우선 내 배부터 채워야 하는 걸 보면 나도 은근 본능에 충실한 인간인 거 같다.


"잘 먹네. 배고팠나봐."

"일했잖아요. 저녁은 또 배고파지죠."

"일은 언제부터 한 거니?"

"엄마 아프면서요."

"병원비 때문에?"

"그것도 있지만, 혼자 살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누구한테...?"

"엄마죠. 아픈 사람이 멀쩡한 사람 걱정하면 안 좋잖아요."

"어. 음..."


울어? 이런 얘기에? 생각보단 감수성이 여린 분이네.


"미안하구나. 잠깐 감정이 올라와서"

"아니요. 괜찮아요."

"볼썽사납지? 갑자기 고모라고 찾아오고. 몇 마디 안 했는데 울고."

"괜찮아요. 저도 엄마 추억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아마 찾아갔을 거예요."

"...넌 어떻게 이렇게 씩씩하니?"

"성격이죠. 환경에 따른 변화도 있을 테고."


떠들다보니 어느새 라면도 다 먹고 빈 그릇만 눈앞에 굴러다닌다.


"뭐 더 드릴까요?"

"아니야. 방금 밥 먹고 뭘 더 먹어."

"요만큼밖에 안 드셨잖아요."

"괜찮아. 배는 충분히 불렀어."


가족 간에 쌓인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는데 먹는 동안 얘기를 안 꺼낸 건 소화가 안 될까여서일까? 아니면 나만 너무 떠들어서일까. 먼저 화두를 던져볼까.


"혹시 그분 사진 있어요?"

"누구?"

"아빠라는 분."

"한번도 본 적도 없는 거니?"

"없어요. 얘기 듣고 인터넷에 검색도 해봤는데, 뭐 나오는 게 없어서."

"없지. 우리 동생이 별로 유명한 사람도 아니었으니까."

"그건 봤어요. 인도네시아 해일 때 사고 당했다는 기사."

"아..."

"휴지 드릴까요? 또 울 거 같으신데?"

"정말... 성격이 엄청 강하구나. 그런 걸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는 자체가."

"엄마 돌아가신 날. 장례식장에서 아빠란 분도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

"그래서 뭐 어쩌라고? 부모 다 돌아가셨으니 나까지 같이 죽으라는 소린가? 순간 그런 생각도 해봤는데요 뭐. 하하하!"

"웃으면서 할 얘긴 아닌 거 같은데..."


핸드폰을 꺼내 이것저것 찾아보신다.


"집이라면 상일이 사진이 몇 장 있지만, 오래전이라. 그땐 스마트폰도 나오기 전이었고."


마침 얼마 전에 생각나서 찍어놓은 게 있다면서 보여주셨다.

큰 가족사진을 따로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었다.


"가족사진이네요."

"그래. 아마 마지막으로 온 가족이 다 같이 찍은 사진일 거야."

"어어."


온 가족이 다 같이라는 말이 조금 걸렸지만 의식하진 않았다.


"할아버지는 봤니?"

"네. 이분은 사진 많아서 얼굴 봤어요."


연한 정장을 입은 안주일 회장을 중심으로 좌우에 손자 같은 애들이 셋. 그리고 뒷줄에 안형일 부회장. 아마 여긴 부인이겠지? 그리고 또 처음보는 덩치 큰 아주머니랑 아저씨도 한 사람. 고모님. 그렇다면 내 아빠라는 사람은.


"이분인가요?"

"맞아. 잘 생겼지."

"모르겠는데."

"왜? 인물은 우리 형제 중에 젤 낫지."


눈앞의 고모님과 그리고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보았다.

모르는 사람들이 봤다면 둘이서 부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그렇게 우리 식구들이야."

"근데 왜 고모님은 혼자세요? 고모님도 결혼 안 하셨어요?"

"이혼했어. 그것도 두 번. 이땐 첫 번째 이혼한 뒤였고."

"아. 네."

"애도 없어. 아마 그래서도 이혼 한 거 같기도 하고."


꽤 오래전에 찍은 사진이란다. 사진 속 애들도 지금은 다 커서 20대 중후반 형 누나들이라고 했다.


"큰 애가 상택이 우리 집안 장손. 나머지 두 사람이 성민희 문태. 언니네 큰 딸, 아들."

"애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네요."

"적지. 너도 곧 보게 될 거야."

"제가 왜요?"

"가족이 될 거라면서."

"그런가요? 전 안 보고 살 거 같은데."

"왜? 혹시 거절했니?"

"입양은 찬성했어요. 근데, 제가 이분들 볼 일은 없을 거 같은데."


현실적으로 말했다. 이제와서 가족이라고 하하호호 할 것도 아니고 굳이 명절이라고 또 서로 부둥켜안고 그럴 사이도 아니지 않나.

나는 나대로 살겠다. 그러니 그쪽들도 그대로 살아라. 그게 맞는 것 같다.


"매정하게 그러니."

"그럼 가족들끼리 자주 모이세요?"

"모이지. 부모님 제사 때도 꼭 보고. 니 아빠 때도 어쨌든 모여서 식사는 하고."

"잘 뭉치시는구나. 신기하다."

"왜? 뭐가 신기하지?"

"전 드라마같이 재벌들이면 서로 으르렁거리고 싸우고 그럴 줄 알았거든요."

"누가 그래? 우리 집안 서로 사이 안 좋다고?"

"그건 아니지만. 그냥 대한그룹 싸우는 걸 보면 집안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래. 그 일로 알게 됐다고 했지.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네. 너로선."

"그리고 저한테 하는 것만 봐도"

"너한테 뭐?"


알게 모르게 나는 대화 중간중간 승부수를 띄우고 있었다.

그렇게 가족끼리 사이가 좋다면. 어디 한번 나도 한 자리 끼워줘봐라. 같은 식으로.


"그냥. 여기는 다들 돈에 미친 사람들인가. 싶었어요."

"..."

"그럼 형제고 가족이고 의미 없을 테니까요.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제가 오해한 거 풀죠 뭐."


일부러 쌀쌀맞게 말했다.

조금은 먹히는 것 같기도 하고, 얼굴이 불편하단 식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야 안 그래. 우리 서로 도울 건 돕고. 그러고 살고 있어."

"네. 그래서 저도 다행이라고요."

"혹시, 엄마... 때문에 그러는 거니?"

"조금은 있죠. 그리고. 저한테도. 어쨌든 매너없게 행동한 건 맞잖아요. 장례식장에 찾아와서 난동부리고."

"그건 장필근 전무 쪽에서 그랬다고 들었는데..."

"총무실도 다를 건 없어요. 그나마 그쪽 아저씨들보단 아주 살짝 배려가 있었을 뿐이지."


이쯤되니 저쪽도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근데 왜 입양을 찬성한다고 했어?"

"안 그럼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서요."

"누가? 뭘? 어떻게? 너한테 뭘 한다고?"

"모르죠 그거야. 솔직히 오늘 이 자리에 찾아온 게 고모님 아니라 다른 힘 있는 아저씨들였을 수도 있고. 내가 오늘 저녁에 먹은 게 짜장라면이 아니라 물고문이었을 수도 있고."

"..."

"무서워요 조금은. 원체 모르던 사람들이 엄청 거대한 몸짓으로 다가오니까."


어때요? 딱하죠? 안 그래요? 불쌍하지 않아요? 양심적으로 뭔가 움직이는 느낌 안 드십니까?


"미안하구나... 그렇게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 했어."


왔다. 온다. 흔들리고 있어. 그렇다면 지금 더 밀어붙여야 한다.


"전 조용히 있고 싶어요. 애초에 유산이란 것도 제가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런 게 있는줄도 몰랐으니까."

"그래. 그렇지..."

"이제와서 포기할 순 없죠? 다 없던 일로 할 수도 없는 거죠?"

"포기한다고? 듣기론 안 그런다고 했다면서?"

"그건 전무 할아버지네가 붙잡고 있으니까 제가 포기한다 만다 할 수도 없잖아요. 저쪽은 그걸 꼭 받아내야 하는 상황이던데."

"후우... 그분들도 참..."


이렇게 저렇게 찔러대는 이야기에 고모님도 속 얘기를 꺼내신다.


"안 그래도 형제들끼리 참 많이 고민했어. 아버지는 왜 뒤늦게 이런 문제를 만드셔서 상황을 복잡하게 꼬으시는걸까. 하고 말이야."

"어떻게 결론 났나요?"

"그냥. 노망이었다 망령이 들었다. 가시는 길에 상일이, 네 아빠 얼굴 보는 게 두려우셨나보다 하는 식이지..."

"전 다르게 생각하는데."

"어떻게?"

"저도 일단 당사자라는 건 인정하시는 거죠?"

"그렇지. 그건 인정해야지."

"고민 많이 했어요. 평생 없던 할아버지도 생각해보고 가족이라는 집단도 떠올려보고."

"음..."

"얼마 전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어느 조직이든 제일 약한 사람에게 하는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메시지를 준다고."


영보스가 했던 말이다. 우리 회사가 나에게 잘 해주는 건 그분들이 좋은 사람이라서가 아닌, 나름의 계산이 깔린 행동이다. 그 얘길 살짝 변형해서 말했다.


"제가 집안의 제일 막내인 거잖아요. 일단은?"

"그렇게 되겠지. 아마 맞을 거야."

"그러니까. 그분. 할아버지는 그런 거 아닐까요? 제일 약한 나를 가족으로 끌어들이면 형제들이 서로 똘똘 뭉쳐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까?"

"..."

"오히려 이런 큰 돈이 누군가의 손에 쥐어지면 서로 가지겠다고 싸울 테니까."

"저기. 혹시 주변에 누가 이런 걸 알려준 사람이 있었니?"

"네? 아니요. 제가 생각한 건데요?"


고모님은 한 번도 그렇게는 생각 못 했다는 듯 놀라운 얼굴로 변해서 물었다.


"정말 너 혼자서 그런 걸 생각했다고?"

"네."

"어..."

"형제끼리 사이 좋으시다면서요. 잘 뭉치고. 서로 의지하고."

"맞어. 그래... 적어도 우리끼리는..."

"그런 게, 당신 떠나면서 깨지는 걸 걱정했던 거 아닐까요?"

"듣고보니 그런 거 같기도... 어. 음... 정말로... 아버지 뜻은..."


생각보다 점수를 많이 딴 거 같다. 이후로 고모님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엄마와 생물학적 아빠와의 관계는 물론, 그때 당시의 상황까지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았다.


"그럼 큰아버진가 그분은 반대는 안 했던 거네요."

"오빠는 그냥... 니 아빠 좋을대로 하자고 했어. 무슨 상관이냐고."

"큰 형이랑 막내동생이라서 관심이 없던 건 아니고요? 그렇게는 남자 형제니까."

"누가 그래? 남자 형제끼린 관심 없다고?"

"요즘 아줌마들이랑 일하다보니까 여러 가지 듣는 얘기가 많아요."

"그래? 그런 걸까? 어떻게 보면 그랬을 수도 있었을 거 같네. 오빠랑 상일이는 별로 가깝다고 보긴 어려웠으니."

"나이 차이가 많이 나요?"

"많지. 나랑 큰 오빠도 여덟 살 차인데. 상일이가 막 장난치고 클 때 오빠는 해외 나가서 공부하느라 별로 마주칠 일 없었고. 상일이 다 컸을 땐 오빠도 일하느라 바빴고."

"할머니? 그분도 일찍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맞아. 그래서 상일이는 언니가 엄마였어. 나도 그랬지만. 난 정말 누나같은 위치였거든"

"큰 고모님이란 분이 제일 앞장서서 반대하셨나봐요."

"..."

"대답은 굳이 안 하셔도 괜찮아요."

"못 할 소리를 많이 했던 걸로 알어... 아마, 네 엄마 상처 많이 받았을 거야."

"뭐. 그런 건 어른들 이야기니까."

"아빠가 원망스럽니?"

"아니요. 별로 관심 없어요."

"싫다는 걸 돌려말하는 거 같은데?"

"하하... 모르던 사람인데. 싫고 좋고가 어딨어요. 오히려 고모님이 궁금하신 건 엄마가 고모님이나 다른 가족들 원망하지 않았나. 아닌가요?"

"너... 그냥 애가 아니구나..."

"저 사회인이에요. 월급 받고 사는. 나이만 열 일곱이지."

"그렇네. 지금은 정말 어른 같다."


쌓인 이야기는 얼추 푼 거 같은데, 엄마와 아빠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알았고. 무엇보다 그때 그 일이 눈앞의 고모님을 비롯 다른 분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남겼다는 것 같은데.

죄책감. 뒤늦은 후회. 할 수 있어. 시도해보자. 이 사람은 양심이 있는 거 같애. 그런만큼 상황을 나에게 유리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진짜 주제를 던질 때가 됐어.


"신경쓰지 마세요. 이제와서 이런 얘기 한다고 떠난 사람들이 돌아올 것도 아니고."

"그래... 그렇지. 시간이 약이겠지?"

"지난 일은 내려놓으시고 저나 좀 도와주시죠."

"하하. 어떻게? 내가 뭘 해줄까?"


진지하게 말하자. 그래야 설득력이 높다. 상대방이 방심하고 있을수록 나는 무게감을 가지고 있어야 돼.


"후견인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 뭐라고?"

"영 보스. 그러니까 김 팀장님한테 그랬거든요. 입양 찬성하는 대신 후견인은 내가 선택하고 싶다고."

"왜?"

"이 문제에 제 의견을 반영하고 싶어서요."


느긋하게 인생이야기나 나누다 현실적인 문제가 덮쳐오자 고모님은 꽤 심각하게 당황하셨다.


"부, 부탁이 그거니?"

"네."

"왜...? 왜...? 내가? 후견인을 네가 선택한다고??"

"제가 고르면 안 되나요?"

"아니, 그래도... 그런 건... 어른들이 결정해야지..."

"그 어른들이 제 의견을 반영 안 해주잖아요."

"아..."

"사정 봐주는 사람도 없고. 저한테 벌어진 일 그대로 말씀드릴까요? 장례식이었고 엄마 화장중이었어요. 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순간이."

"..."

"저 지금 굉장히 많이 참고 있는 거에요."


그러자 저쪽도 뭔가 들은 게 있는 듯 눈이 바쁘게 움직인다.

회사 건물에서 그 난리를 부렸는데 말도 돌았겠지.

심지어 이분도 내가 아빠 닮았다고 하는 게. 그날 회의실에서 있던 사람 중에 연결되는 인물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저한테 모든 걸 가족이라고 받아들여라?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믿고 따라라? 말이 안 되죠."

"아니 그래도 유산은..."

"엄청 큰 돈인 건 알아요. 그 말씀 하고 싶으세요?"

"..."

"그래서 내가 큰 돈을 가지게 되니까 다른 사람들 의견을 들어야 한다?"

"중길아."

"입양? 아들? 아니요.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이건 내 생존을 위한 거래다 라고 보고있어요."


말문이 막힌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떠드는 것은 어디까지 효과적일까.

지금 이 대화는 나에게 이익으로 작용할까 불이익으로 작용할까.

뭐가 어떻게 되든, 워낙 작용과 반작용이 오는 사람들이라 모든 게 걱정스럽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날 순 없으니까.


"후견인 부탁드릴게요. 고모님이 해주세요."

"그렇지만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꽤나 어려운 문제를 논의해야 되는 자리고."


뭔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된다 안 된다. 주저하는 모습이, 스스로 무언가 선택을 짊어지는 걸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 같다는...

어쩌면 이분은 나보다 더 자기 인생을 혼자 결정하고 걸어온 경험이 부족할지도 몰라. 어른이라고 보기엔... 그냥 나이만 먹은 사람이라고 봐야하는 건지.


"회장님 지지할게요."

"뭐라고...?"

"뉴스에서 봤어요. 부회장 해임 건의 안. 적어도 그분이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게는 할 게요."

"지지선언을 네가 선택하겠다고?"

"네. 제 의견을 반영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계속해서 몰아 세우자 고모님도 조금 목소리에 힘을 주셨다.


"저기. 있잖니. 이 문제는 나도 조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싶어. 회사 경영이 어떤 지 모르면 나서지 않는 게."

"결국 먹고 사는 문제잖아요."

"..."

"서로 일자리 뺏길까봐 두렵고. 뺏으려고 하고.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전 부회장님 그분이 더 필사적으로 싸우는 거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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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가 물보다 진한 이유 24.09.08 127 7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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