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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피의 상상극장.

내 꿈은 지구정복이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새글

김상준.
작품등록일 :
2024.08.12 15:17
최근연재일 :
2024.09.18 11:00
연재수 :
3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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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38,884

작성
24.08.23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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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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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유산 상속자

DUMMY

엄마. 대체 이게 다 무슨 얘기야???

난 도통 이해가 안 가서...


"아빠가 있다고요?"

"몰랐었나요?"

"한번도... 그런 말씀은 안 하셔서..."


아까 자기를 엄마 애인이라고 밝혔던 아저씨를 보면서. 어쩌면 난 불륜으로 태어난 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집에도 밝히지 못 하고 외갓집이랑 의절하고. 엄마는 그 책임을 혼자 떠앉으면서 날 키웠고.

설마 정말 그랬다 하더라도 상관 없었다.

왜냐면 애초에 아빠라는 사람에 대해서 크게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게... 두 사람의 깊은 내막은 우리도 잘 모르지만... 아무튼, 중길 학생은 안 상무 아들입니다."

"..."

"이거... 우리가 이런 얘기하는 게 맞는지..."

"맞죠. 이 친구도 알 건 알아야죠."

"그래도 자리가..."


엄마가 킬러다. 나도 모르는 빚이 수십억이다 같은 것보다 더 충격적인 내용에 말문이 막혔다.

그렇게 알게 된 아빠도 결국 떠난 사람이라니까.


"근데 고인이 되셨다고...?"

"..."

"으음..."

"돌아가신거죠?"

"몇 년 전 큰 사고로..."

"언젠데요?"

"8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해일이 밀어닥쳤던 사건 기억하나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가 그랬었는데."

"네. 알아요."

"그때. 출장중이던 안 상무님도 변을 당했습니다."


그때다. 엄마가 잠깐 집 좀 보고 있으라고 하고 나갔다 온 날.

그때가 크리스마스였어. 그날이 아빠였던 사람이 죽은 날이었다니. 난 외할머니 돌아가신 날인 줄...


"아무튼, 핵심은 이겁니다. 중길 학생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을 유산이 있어요."

"..."

"그걸 오너일가가."

"아. 뉴스 기억나요. 맞아요. 그때 무슨 재벌 누구 사고 당했다고."

"...네."

"그게 우리 아빠였구나. 하하... 와... 이럴수가..."


딱히 슬프거나 하진 않았다.

물론 충격은 받았지. 엄마 돌아가신 날. 아빠도 죽었다는 얘기를 들어야 하니까.

그냥 내가 느끼는 감정은 허무함이었다.


"아빠가 있구나... 나한테 아빠가..."

"미안해요. 우리도 이런 얘기 전해서."

"아니 뭐... 모르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나도 모르게 계속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 모습에 뭔가 조급해 보이던 아저씨들도 입을 다물었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감정을 정리한 뒤 겨우 고개를 들었다.


"유산은 뭔가요...?"

"괜찮나요?"

"네. 이제와서 뭐 어쩌겠어요. 이미 몇 년 전에 죽은 사람인데..."

"아니... 그게..."

"하실 말씀이 뭔지. 그거부터 들려주세요."

"다시한번 미안합니다. 우리도 생계가 걸린 문제라..."


모든 일들은 대한그룹이라는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벌어졌다.

엄마도 일찌감치 학교를 졸업하고 회가에 입사한 외모도 뛰어나도 두뇌도 명석한 직원이었단다.


"엄마 대기업 다녔구나..."

"유명했었죠."

"차장님 알고 계셨습니까?"

"알다마다. 김영아 씨 비서실에서도 우수하기로 유명한 분이셨는데."


대화가 진행되며 뒤에 빠져있던 가장 나이많은 아저씨가 나섰다.

엄마는 비서실 직원이었고 회사에서도 인기가 좋았단다.

비서실. 그리고 상무. 상무가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높은자리라는 건 알어.

뭔가 상사와 부하직원의 불륜같은 뻔한 과정이 있었던 건가? 싶어서 가만히 말씀하시는 분을 쳐다보니, 차장님이라 불린 아저씨가 내 의도를 눈치챘는지 달래듯 말씀하셨다.


"안상민 상무도 그땐 아직 총각이던 시절이니까. 두 사람이 연애한다고 흉 될 건 없던 거지."

"뭐... 엄마랑 아빠? 아빠라고 해도 되나... 아무튼, 그런 관계는 됐으니까요. 이야기를..."

"음."


안상민은 오너 일가다. 쉽게 회장 막내 아들이다.

그리고 그에겐 20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많은 주식이 있었다.

생전에도 지분에 있어 다른 형제들보다 더 많은 주식을 가지고 있었단다.


"근데 아저씨는 이런 걸 어떻게 아세요?"

"재판으로 밝혀냈습니다."

"재판요? 무슨 재판요?"

"그러니까..."

"차장님. 그냥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 해주시면 어떨까요?"

"아니. 나도 그러고 싶은데, 이 친구가 지금 자기 배경을 너무 모르고 있어서..."

"좀 그렇네요..."

"네?"

"중길 학생 방금 뭐라고요?"

"그러니까. 좀 그렇다고요. 내가 왜 배경을 모르니 뭐니 그런 말을 들어야 되는데요."

"..."

"저기, 우리도 학생 마음은 아는데."

"아저씨들이 제 마음 뭘 알아요. 난 모르는 게 아니라, 아무도 알려준 사람이 없는데. 왜 내가 이런 식으로 타박받는 느낌을 받아야 되는지."

"아니. 우리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뭔가 귀찮아졌어요. 드시고 가시든가, 계시든가. 알아서들 하세요."


진짜 욕 거의 안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씨발같은 느낌이라서.

내가 아빠가 있는지 뭔지 어떻게 알어. 그 사람이 주식을 더 가지고 있는지 뭔지 무슨 상관이냐고.


"하아... 진짜..."


아까 낮에 한 입관식을 취소할 수 없을까?

하다못해 엄마 얼굴이라도 보면서 따지면 덜 속상하겠어.

엄마 대체 뭘 하고 다닌 거야. 누굴 만나고 다닌 건데? 난 왜 태어난 건데???


향불이 꺼지든 말든 가족실에 들어와 가만히 있으니, 잠시 뒤 아저씨들이 찾아왔다.


"중길 학생."

"들어오지 마세요. 여긴 가족들만 올 수 있는 데니까."

"..."

"그리고 난 가족 없어요. 혼자니까."

"우리 얘기 좀 들어줘요..."


그냥 벽만 보고 있었다. 차장 아저씨도 그 사이 생각이 정리됐는지 아까보단 더 빠르고 함축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중길 학생이 받을 유산을 사주 일가가 그동안 막고 있었어요."

"..."

"지금 우리 대한그룹은 두 개로 나뉘어 싸우고 있습니다."

"알아요. 저도 그거 뉴스에서 봤어요."

"그래요?"

"몇 년 전 회장 죽고, 경영권 분쟁이니 뭐니. 엄마 뉴스 볼 때 같이 봤었어요."

"아이고. 어린 친구가 그런 건 또 어떻게 알고."

"어리다고 하지 마세요. 저도 직장 다녀요. 사회생활 하고있고."


신기한 마음에 다시 돌아앉아 차장 아저씨를 보았다.

지금 내가 느끼는 서글프고 아픈 감정과는 별개로, 뉴스에서 보던 일이 나와 깊이 관여되는 건 놀랍긴 하니까.


"신기하네요. 그래서요?"

"사회생활을 한다고요?"

"네? 어. 네."

"학생 아니고?"

"...엄마 혼수상태 빠지는 거 보면서. 일주일은 걱정만했고, 보름은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만 했어요."

"음..."

"그리고 나머지 한달. 혼자 어떻게든 살아보자. 내가 그렇게 해야 엄마가 걱정없이 간다. 그 마음에 취직했어요."

"어디 취직을?"

"식당 주방요. 정직원이에요. 월급 많이 받아요. 저."


차장 아저씨는 굉장히 커다란 감명을 받은 듯 나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얼굴을 보면서. 만약 아빠란 사람이 지금 내 이야기를 들었어도 저런 얼굴을 했겠구나 싶었다.


"대단하네요. 생각보다 더 똑똑한 친구고."

"먹고는 살아야죠. 죽을 순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고생도 이제 끝입니다. 중길 학생이 잃어버린 권리만 되찾으면."

"..."

"이제 그런 힘든 일 안 하고 살아도 됩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상황이 나한테 너무 유리하단 생각이 든다.

그래. 아빠가 있었고, 물려받을 유산이 있었어.

그래서? 그게 당신들이랑 무슨 상관인데? 왜 내가 못 받을 걸 찾게 해주려고 당신들이 나서는 거지?


착각해선 안된다. 이 사람들은 길조 형이 아니야. 우리 GOLDSEA 식구들이 아니라고.

이들은 목적이 있다.

본심을 숨기고 있어. 그걸 알아야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걸 어떻게 받을 수 있는데요?"

"우리는 장필근 전무님의 사람들입니다. 전무님은 선대 회장님의 오른팔이자 차기 경영인으로 지목을 받았고요."

"네."

"그분이 도와주실 겁니다."

"..."

"이해가 되나요?"

"아니요. 모르겠는데요."


응답과 다르게 아주 빠르게 이해했다.

그러니까. 내가 물려받을 유산을 받아서. 주식을 들고, 자기들 편을 찍으라는 거 아니야. 지금.

대한그룹 경영권 분쟁이 심각한 건 벌써 몇 년 째 뉴스를 통해 봐서 알고, 장필근이 누군지는 몰라도 방금 이 아저씨 말에 의하면 그쪽의 대표자로 나선 사람이라고 봐야겠지.


"으음. 이걸 학생한테 어떻게 얘기를 해줘야."

"그쪽은 유산을 어떻게 막았대요?"

"뭐라고요...?"

"그러니까. 뭐. 사주일가? 오너일가? 그 사람들이 나한테 올 유산을 막고 있었다면서요. 그런 건 그냥 바로 오는 게 아니에요?"


조금 더 디테일한 상황을 알고 싶으면 장 전무란 사람과 통화를 연결해 주겠단다.


"좋아요. 받아 볼게요."


뭐라뭐라 상황을 설명한 아저씨가 핸드폰을 내밀어 주었다.

생각보다 무거운 목소리에 조금 긴장되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그래. 반갑구나.

"네. 안녕하세요."

-안 상무 아들이 벌써 이렇게 크다니. 세월이 참.

"음... 절 아세요?

-알지 그럼. 아빠한테서 너에 관한 이야기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데.

"그분이 제 얘기를 했었다고요?"

-많이 했었지. 늘 보고 싶어 했고.

"그분이 절 알고 있었다고요?"

-그럼. 너 어릴 땐 엄마랑도 가끔 셋이 만나고 했다고 했었어.


동공이 마구 흔들린다.

오늘 하루 들었던 그 어떤 이야기보다 이것이 더 충격이었다.

우리가족이 셋이 함께 있던 적이 있었다고???


"근데... 왜 결혼을 안 하고..."

-집안에서 반대가 너무 심했거든.

"아..."

-자네 할아버지 될 양반도 그땐 성격이 너무 강경했고, 또 안 상무는 아직 그런 걸 이겨낼 배짱이 없기도 했던 것이. 그렇게 된 거지.

"근데, 아저씨는... 그런 걸 어떻게 아세요?"

-괜히 최측근인가. 함께한 세월만큼 서로 감추고 싶은 많은걸 공유했지.


결혼을 하려고 했는데... 반대가 있어서... 그래서 그냥... 엄마랑 날 이렇게...


-중길이라고 했지?

"네."

-난 네가 빼앗긴 인생을 보답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리 사람들이 계속 함께 있을 테니까. 일 다 마치고 함께 날 찾아오려무나.

"음. 일단, 생각해 볼 게요."

-뭘 생각해?

"일단, 통화 마치겠습니다."

-이봐. 어이. 중길아?


이 사람도 눈앞의 차장님과 똑같은 불편한 느낌이다.

너무 상황이 나를 위해 흘러간다. 나의 편의를 봐주고 나의 분노를 대변해 준다.


"끊었어요?"

"네."

"아직 전무님은 말씀 안 끝나신 거 같던데?"

"전 할 얘기 다 했어요. 다시 전화와도 전 바꿔주지 마세요."

"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차장 아저씨 핸드폰에 진동이 울렸다.


"그리고 저 뭐 데리고 가신다고 하는데. 그건 어려울 거 같아요."

"왜요?"

"내일 아침. 아까 비서실? 그 영 보스 같은 아저씨들이 운구 도와주러 온다고 했었거든요."

"..."

"그분들이 절 아저씨들 조용히 따라가게 놔둘까요?"


나름 상황을 정확하게 집은 것 같다.

내 이야길 들은 차장 아저씨는 바로 나가 사람들을 불러 앉혀놓고 말했다.


"총무실이 내일 새벽 온다고 하는군. 그러니까 우리도 새벽까지 있다 같이 움직이자고."

"네. 알겠습니다."

"다들 집에 오늘 못 들어간다고 전화해. 상갓집 와 있다고 하면서."


영 보스들도 내가 필요한 상황이고 여기 이 장 전무 사람들도 내가 있어야 한다.

엄마.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일단 알겠어.

걱정하지 마.

나도 사회인이니까. 마음 굳세게 먹고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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