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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그림/삽화
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최근연재일 :
2024.07.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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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18,363

작성
24.02.2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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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글자
12쪽

영웅의 자질을 타고 난 자

DUMMY

평생 그런 적이 거의 없었지만 얌전히 공부하고 책을 읽으며 수업시간을 착실하게 보냈다.

점심을 막 먹었을 때.


[부르르르.]


상태창의 전화기가 울렸다.

모르는 번호라서 받지 않았더니.

잠시후에 같은 번호로부터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어제 구해주신 아이의 아빠입니다. 소중한 은인께 감사의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 연락드렸습니다. 꼭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으니 연락주십시오.]


어제 구해줬던 아이의 아빠에게서 문자가 온 것이다.

아이 엄마가 핸드폰 번호를 달라고 사정하더니 아이 아빠에게 준 모양이다.

바른 사람들 같으니···

태창의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아! 전 괜찮습니다. 지혜가 너무 귀엽더라고요. 지혜 건강하게 잘 길러 주세요. 그러면 됩니다. 감사 인사는 받은걸로 할게요.]


어쩔수 없이 문자를 보냈다.

벽상호를 검거할때엔 보상금을 노리고서 한 거고. 아이를 구할때엔 무슨 보상을 원해서 한건 아니니까.


[죄송합니다만 그냥 이대로 넘어가는건 도저히 안될것 같습니다. 사람의 도리상 꼭 만나뵙고 감사의 인사를 드렸으면 합니다. 연락 꼭 주십시오.]


선량하고 바르고 고지식한데다 집요한 사람들이었다.

성가시긴 했지만 태창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래 이런 일을 해야겠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소중한 이들을 지키는 일 말이야.’


상태창이 자신에게 생긴 이유가 그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게이트가 열리는건지, 아니면 언제 이세계로 가게될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신이 뭘 해야 할지 방향을 찾은거 같았다.


이세상 사람들이 겪는 모든 사건 사고에 끼어들순 없지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냥 넘어가진 않으리라.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누군가를 구할 수 있다면.


천성이 나대는거 싫어하고 그저 조용히 나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던 기존의 가치관은 변한 것이 아니나. 대단한 능력에는 대단한 책임감이 따른다고 했던가?

망토입고 설치는건 별로지만 눈앞에서 발생한 불의와 위험을 못본척 지나가진 않으리라.


수업시간이 다시 시작되어 교실로 돌아왔을때 뭔가 바뀌었다는걸 태창은 깨달았다.


“오늘 끝나고 한판 땅겨?”


“됐어 새끼야! 내가 또 당하냐?”


“21세기 콘서트 갔었잖아 지석이 오빠 얼마나 멋졌는지···”


“엄마가 구0 질렀어! 내가 토요일날 메고 올게.”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떠들고 있었다.

일진이었던 고석필이 설치던 때엔 감히 꿈도 못꾸던 장면이었다.

고석필은 책상에 누워 자고 있다. 아니 자는척 하고 있는 거겠지.


교실을 돌아보던 중 오선영과 그 순간 눈이 마주쳤다.

태창이 씨익 웃자 오선영이 도끼눈을 뜨고 태창을 노려보더니 새침하게 고개를 돌린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




수업시간이 끝나고 자율학습할 아이들은 남고 하교하고 있을 때였다.


‘나도 기초를 다 닦고난뒤에 학원을 다녀야 겠어.’


대부분 학원을 가기위해 자율학습에서 빠지는 것인데 태창은 학원에 다니는 것도 아니면서 자율학습 하는게 싫어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오곤 했다.

‘니 인생 니가 알아서 해라!’ 주의였던 엄마와 아빠는 공부하라고 닥달하지 않으셨다.

동생 지은이는 아직 1학년이지만 매일 두 개 이상의 학원에 다니고 있었던걸 생각하면 그동안 너무 태평했던 거였다.


레벨업이 급한 상황인데 공부를 하던지 운동을 하면 경험치가 오른다. 이 꿀빠는 상황을 놓치고 싶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공부를 해보니 머리가 그나마 있어서인지 조금씩 재미를 느껴가고 있었으니까.


광택고 앞으로 500미터쯤 사람도 다니고 차도 다니는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이 나 있었고 그 옆으론 철거를 기다리는 허름한 집들이 왼쪽 편에 도열해 있다. 그 사이사이 골목에서 자율학습 끝나고 나오는 광택고 애들을 붙잡고 양아치 놈들이 삥을 뜯곤 했었다.


50미터쯤 앞에 걸어가고 있는 오선영의 뒷모습이 보였다.

여자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머리 하나가 더 튀어나와 있다.


[뿌다다다다다!]


[빠라빠라빠라밤!]


갑자기 요란한 머플러 소리를 내며 오토바이 십여대가 등장했다.

오토바이들은 오선영에게 다가가 오선영을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아악!”


“왜 이래요? 어머.”


“악! 위험해!”


별다른 위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오선영 주변의 여자아이들이 무서워 비명을 지른다.

오선영은 꼿꼿이 서서 오토바이를 탄 놈들을 노려보고 있다.

저놈들이 누군지는 태창도 잘 알고 있었다. 이 일대에 유명한 폭주족들이니까.

‘블랙 타이거’ 지네들이 지은 이름은 그럴듯 한데 애들은 그들을 그저 ‘시끄러운 똥방구 애들’이라고 부른다.


“이거였군··· 저 새끼들이.”


태창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박민기와 마형석이 주고 받았던 말이 생각 나서였다.

그 순간 오토바이들이 멈췄고 낯익은 한 명이 소리를 지른다.


“야 오선영! 니가 그렇게 잘났어? 엉?”


마형석, 오선영한테 추근거리다 돌려차기 한방에 나가떨어졌던 양아치였다.

근방에 박민기가 있을 거고.

주변을 살펴보니 오선영으로부터 20미터쯤 뒤에 박민기가 가방을 내려 놓고 대기하고 있다.


박민기와 마형석이 약속한 작전을 진행하려고 하는 것이다.

스케일 참 크게 노네.


‘니들 원하는 대로 해 줄순 없지.’


“썬영아 싸랑한다 보고싶다.”


조용히 발동어를 중얼거리며 태창이 나서려고 할 때였다.


“하, 학생들 괴롭히지 마, 마십시오.”


190이 넘는 키, 120킬로는 될 것같은 두툼한 살집에 교복을 입은 남자아이가 나선다.


‘이건 또 뭐야?’


뜻밖의 전개에 당황한건 박민기와 마형석 뿐만이 아니었다.

태창은 그 남자아이를 잘 안다. 오타쿠라고 놀림을 받던 아이.

내성적이라 아이들이 놀리거나 장난쳐도 그저 가만히 있었던 오덕규라는 친구였다.

할머니가 광택시장앞에서 직접 만든 두부장사를 하셔서 매일 새벽 할머니를 돌아드리던 친구.

오늘 새벽에도 두부가 가득 담긴 고무 다라이를 들고가던 오덕규의 모습을 보지 않았던가?


“넌 또 뭐야 새끼야! 저리 안 꺼져?”


마형석이 오토바이 체인을 꺼내 빙빙 돌리면서 말한다.


‘설마 저걸 휘두르겠어? 저건 쇠파이프보다 더 위험한 건데.’

제대로 맞으면 뼈도 부러지고 살점이 찢겨지는 위험한 흉기였다. 저런걸 휘두르는건 만화책에서나 보던 건데. 아마도 마형석이 제대로 연출하려고 들고 온 모양이었다.


“왜 가, 가만있는 여, 여자애를 괴롭힙니까? 가··· 가세요.”


누구한테 보고 들은 내용이 아니지만 저 오덕규가 그냥 평범한 학생이 아닌걸 태창은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오덕규를 그저 물렁살에 살이 불어터진 물돼지로 알고 있었지만 저 물컹해 보이는 살 안에는 곰같은 탄탄한 근육이 숨어 있다.

새벽에 태창이 운동나갈때마다 꽤 무거워 보이는 두부가 가득 든 고무다라이를 번쩍번쩍 두손으로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았으니까.


오덕규가 오선영앞으로 나서서 완강히 버티자 마형석이 박민기를 바라본다.

이제 어떻게 하느냐는 뜻. 박민기가 고개를 왼쪽으로 까닥 거린다.

오덕규를 치우라는 뜻이리라.


“어딜 나서 돼지새끼가! 에잇!”


마형석이 오토바이에 탄 채 휘두른 오토바이 체인이 오덕규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파박!]


오덕규는 고개를 틀어 피했지만 체인은 오덕규의 어깨를 후려쳤다. 하지만.


“나, 나도 말로 안하겠습니다.”


체인을 한손으로 움켜쥐고선 갑작기 훅! 잡아당겼다.


“어! 어!”


[쿠웅!]


체인을 잡고 있었던 마형석이 오토바이와 함께 쓰러져 버린다.


“모, 모두 물러나세요!”


“뭐해? 쳐!”


마형석이 소리치자 오토바이를 탄 불량배들이 저마다 각목과 쇠파이프 같은 흉기를 꺼낸다.

그 순간, 마형석과 마형석의 오토바이가 쓰러지며 만들어진 빈틈으로 오덕규가 순식간에 파고들더니.


[쿠앙!]


나란히 선 오토바이를 발로 차버렸다.


“어어어!”


“어어!”


[쿠웅, 쿵, 쿠웅, 쿵, 쿵.]


도미노처럼 오토바이들이 중심을 잃고 그 위에 탄 사람과 함께 쓰러져 버린다.

놀라운 힘이었다. 오덕규는 반대편에 서 있는 오토바이들을 향해 태클을 하듯 몸을 던져 부딪쳤다.


“아악!”


“악!”


[쿠웅, 쿵. 쿵! 쿵]


비명과 함께 오토바이들이 쓰러져 폭주족들을 깔아 뭉겠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오타쿠라고 놀림받던 얌전한 오덕규의 힘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이다.


“이 새끼가!”


[팍! 팍, 팍! 팍! 팍!]


깔렸던 오토바이에서 빠져나온 마형석이 오덕규의 뒤에서 옆구리와 허리로 주먹을 날렸다.

평범한 아이였다면 한대만 맞아도 쓰러질만큼 강력한 주먹이었지만.

오덕규에겐 아무런 피해도 줄수 없었다.

오히려 오덕규가 몸을 돌리며 귀찮다는듯 솥뚜껑 같은 커다란 손으로 후려치자.


[퍼억!]


“아악!”


마치 자동차에 친것처럼 마형석이 오덕규의 손바닥을 맞고 날아가 쓰러진다. 놀라운 장면이었다. 제대로 때린 것도 아닌거 같은데, 그냥 휘둘렀을 뿐인데 말이다.


“피, 피해! 지금.”


오덕규가 오선영을 돌아보며 말한다.

오선영도 놀라 멍하게 서 있다가 오덕규의 뜻을 알아차린다.


“고, 고마워!”


마치 보디가드처럼 오선영이 앞서고 오덕규가 쓰러진 일당을 경계하며 뒷걸음질을 친다.

오토바이를 탄 폭주족 놈들은 대부분 오토바이에 낀 몸을 빼기 위해 바둥거리고 있었다.


“이거 이러면 스토리가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태창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그 장면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야 좀 당겨봐!”


“아이씨 마후라 깨졌겠네.”


“히히히.”


아이들이 쓰러진 폭주족들을 스쳐가며 웃자.


“뭘 웃어 이것들이? 엉?”


폭주족들이 오토바이에 깔린 채 눈을 부라리며 위협해 보지만.

오히려 그게 더 한심해 보였다.

태창이 돌아보니 박민기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서 있다.




***




오덕규, 부모님이 안 계셔서 여동생과 함께 친할머니집에서 살고 있다.

친할머니는 콩을 삶아 직접 두부를 만들어 광택시장 상인들에게 납품을 하고 일부는 시장입구에 좌판을 깔고 판매하고 계신다.

새벽에 운동하며 오덕규가 두부가 가득찬 고무다라이를 들어서 옮기는걸 몇번 봤었다.


커다란 덩치, 두꺼운 안경, 그리고 얼굴에 난 여드름과 말을 더듬는 버릇때문에 아이들에게 오타쿠라 놀림을 받는 내성적인 아이. 아이들이 괴롭히고 놀려도 그저 묵묵히 참고 있었던 오덕규가 사실은 괴력의 소유자였다.


덕분에 경험치를 획득할 기회를 잃긴 했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힘을 숨긴 찐따’라는 말이 있었는데 오덕규가 딱 그거였다.


저녁을 먹고 공부할 것들을 대강 정리한다음 태창은 밖으로 나왔다.

새벽에 일어나 뛰었지만 저녁에 자기전에 한번 달려주면 잘때 개운하게 잘 수가 있다.

게다가 경험치도 조금 오를거고.


평소 달리는 광택천으로 향하기 위해 광택시장을 지나고 광택천 입구로 들어설 때였다.

양복을 입은 불량스러운 사람들이 곰같은 사람을 감싸고 있었다.

태창이 발걸음을 멈춘건 그 곰같은 사람이 바로 오덕규였기 때문이다.

어두웠기에 그들은 태창을 발견하지 못하고 태창은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일도파에서 가만 있지 않을거다. 너뿐만이 아니라 니 할머니나 동생도 위험해.”


“그래도 싫습니다. 전 그런 일 안해요.”


“너보고 힘든 일 하라는게 아니야. 와서 조금씩 적응하면서 일 배우라는 거지. 너 할머니 계속 고생 시킬꺼야?”


“······”


“그래, 처음엔 보안일을 해! 클럽 입구에 그냥 서 있기만 하면 돼!”


“아니요. 전 그쪽 일 안합니다.”


대강 내용을 들은 태창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저 불량해 보이는 어른들이 오덕규를 자신들의 일파로 끌어드리려는 거다. 오덕규는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거고.


“그럼 빚은 어떻게 갚을래? 이자가 불어서 천만원이야!”


“할머니가 빌린건 오백만원이잖아요.”


“그러게 제때 이자를 내던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천만원 받았어. 너희 할머니 힘들게 사시는거 보고 깎아준거야.”


“······”


“우리 시키는대로 안 할거면 당장 다음주에 천만원 들고 오던가. 그냥 우리랑 같이 일하면 일도파 놈들도 우리가 막아줄거고, 빚도 탕감해줄거고 얼마나 좋아.”


망설이고 있던 오덕규가 입을 열었다.


“고민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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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아동학대범 된 기분 24.07.10 558 20 12쪽
150 장비 업그레이드 24.07.09 563 20 12쪽
149 죄값은 치르고 죽어야지 24.07.08 597 19 13쪽
148 인간 푸줏간 +1 24.07.07 602 21 13쪽
147 보르도바 도착 24.07.06 634 19 12쪽
146 진실의 맹약 24.07.05 625 20 12쪽
145 드래곤 네스트 24.07.04 643 20 12쪽
144 고블린 동굴 공략 24.07.03 666 20 13쪽
143 인벤토리 +1 24.07.02 683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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