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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10시50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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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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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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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볼디미르

DUMMY

강도짓을 하려고 했으면 죽을 각오도 했어야지 죽이지 않고 보낸게 어디야?

옷을 모두 벗기고 무기까지 빼앗아 쫓아냈으니 깨달은게 있겠지.

강태창은 캐스퍼에게 빼앗은 속옷을 보고 좋아하고 있는 엘리를 바라봤다.

사이즈가 터무니 없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엘리는 캐스퍼에게 빼앗은 가슴가리개를 보며 흡족해 했다.


‘다시 발견하면 무조건 목을 베겠다!’


그렇게 협박을 한 뒤라 짝퉁 매의 단은 풀어준다는 말에 빨개벗고 죽어라고 도망을 쳤다.

돌아와 복수를 할 수도 있겠지만 맨손에도 박살난 놈들이 복수하러 온다면 어쩔수 없이 죽여줘야지. 그정도로 멍청하다면 살아있는거 자체가 민폐니까.


“오오 멋진데!”


캐스퍼의 옷으로 갈아입은 엘리가 숲에서 나오자 강태창이 칭찬을 했다.


“고맙다! 강태창!”


그러자 엘리가 강태창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달라붙는 검은 가죽옷과 장화, 그리고 검은 검집에 끼워진 곡도까지. 거기에 단검까지 허리에 찬 엘리는 이제 정말 용병처럼 보였다.

아니 칼솜씨만 봐서는 용병으로 실제 활동해도 될 정도였다.

현대적 시각으로 보면 늘씬한 몸매의 글래머라고나 할까? 당장 런 웨이에 서도 될 것 같았다. 찰랑거리는 은발머리와 분홍빛 도는 눈빛이 기묘한 분위기를 풍겼으니까.

엘리가 캐스퍼의 속옷을 챙기는걸 보며 강태창은 실소를 삼켰다.


‘하여간 여자의 본능이란···’


이름말고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으면서 속옷을 입어야 한다는 본능이 남아 있다는게 놀라웠다.


강태창도 놈들이 남기고 간 옷을 싸이즈에 맞춰 챙겨 입었다.

초보 강도단이라며 그럴싸하게 보이려고 그런건지 옷은 꽤 좋은 걸로 챙겨 입었었다.

몸에 달라붙고 활동성이 좋은 가죽옷을 골라 가죽부츠까지 갈아입고 칼이 쓸모없긴 했지만 대검까지 옆에 차자 그럴듯해 보였다.


놈들이 빼앗았다는 물건들은 죄다 쓸모가 없었지만 바닥에 깔수 있는 털가죽 정도만 챙겼다.

18코인과 은화 하나가 든 주머니도 짭잘했다.

물가가 어느정도인지는 몰라도 18코인을 쓰면서 대강 물건 가격을 추정해 볼수 있으리라.

라우릴의 말로는 금 정이 있고 금정 하나는 금코인 10개와 같고 금코인 하나는 은코인 10개와 같으며 은코인 하나는 일반 코인 10개와 같다고 했다.


커다란 마석을 팔때 은코인 100개를 받으라고 했다. 그건 곧 금코인 10개나 일반코인 1000개를 받으라는 소리였다.

화폐가 코인인건 이해하는데 금코인, 은코인이 따로 있어서 정신차리지 않으면 혼란되기 딱 좋았다.


“내일은 꼭 볼디미르까지 가야하니까. 일찍 자!”


“응.”


강태창의 말에 엘리가 일찍 잠을 청했다.


놈들이 벗어던진 옷가지와 빼앗은 물건들까지 모두 당나귀에 실어서 잡화점에 팔아 치울 생각이었다.

아마도 첫날은 너무나 지쳐 잠에 빠져들었던듯 했다.

강태창은 모닥불이 꺼지지 않도록 중간 중간 일어나 나무를 집어 던졌고.

새벽까지 신경을 날카롭게 세웠지만 다행히 짝퉁 강도단은 북수하러 오지 않았다.




***




다음날 늦은 오후, 언덕에 있는 교회와 저택을 중심으로 발달한 작은 도시가 강태창의 눈에 들어왔다.

현대인의 기준으로 보면 그저 조금 큰 마을에 불과했지만 나무로 만든 목책이 둘러싸고 있고 마을 밖으로는 논과 밭이 펼쳐져 있는 곳, 볼디미르에 다달은 것이다.


“신분증을 보여주시오.”


강태창과 엘리가 당나귀에 짐을 싣고 도시 입구에 다달을 무렵 가벼운 갑옷에 창을 든 경비가 두 사람을 막아서며 말했다.


“신분증은 전투중 잃어버렸소. 우린 용병이오!”


“저 나귀에 실은 짐은?”


“강도단한테 빼앗은 전리품이지.”


경비가 강태창과 엘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썽 일으키지 마시오!”


말과 함께 길을 열어주었다.

라우릴의 조언대로 용병이라고 하길 잘한것 같았다.

짝퉁 강도단에게서 옷을 빼앗아 입은 효과도 있어서겠지만.


마을의 길은 포장이 안된 흙바닥이었고 군데 군데 웅덩이가 있었다.

사람들은 강태창과 엘리를 흘깃거리고 지나치곤 했는데 그닥 호의적인 눈빛은 아니었다.


먼저 여관을 찾아 방을 잡고 짐과 나귀를 정리하고 마석과 발광석을 처분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교회에 들려 사제에게 현자나 대주교, 또는 대마법사가 있는지 물어볼 생각이었다.

마법을 역추적해 엘리의 신분을 확인하거나 엘리에게 저주를 건 그 랭카스터라는 놈을 찾던지, 아니면 강태창이 저세계로 돌아갈 방법에 대해 조언을 얻어야 하니까.


여관을 찾는건 어렵지 않았다.

도시 입구에서 그다지 멀지 않았으니까.


당나귀를 밖에 두고 강태창이 엘리와 함께 들어가자.

1층에 앉아서 술과 음식을 먹던 이들이 모두 두사람을 바라봤다.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거대한 칼을 든 남자와 남자못지 않은 덩치에 소매를 걷어 우람한 팔뚝을 드러낸 여자가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었다.

손님을 맞이하는 건지 나가라고 시위하는 건지.


“어서오세요.”


“침대 두 개짜리 큰방 하나!”


대부분 이런 경우 이방인은 무뚝뚝해야 한다.

그래야 얕보이지 않지.


“며칠이나 묵으시게?”


“일단 하루 정도?”


“식사는 어떻게 하시려우?”


“저녁과 아침 두끼만 하겠소.”


“12코인입니다.”


이정도면 손님보다 주인이 더 무뚝뚝한거 아니냐?

강태창이 주머니에서 코인 12개를 거내 탁자에 놓자 순식간에 한 손으로 쓸어가 버린다.


“식사는 장담하지만 먹을만 할 겁니다. 제일 안쪽 방이에요. 따라오세요.”


식사 두끼와 하루 자는데 12코인이라··· 대강 물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커다란 덩치의 안주인을 따라서 2층 끝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작은 탁자 하나와 침대 두 개가 간신히 들어간 작은 방이었다.

아니 여기 기준으론 이 방이 큰 방이겠지.


“그럼 좀 있다가 식사하러 내려와요.”


여주인이 나가고 강태창은 짐을 내려놓았다.


“엘리 여기 얌전히 있어! 볼일 보고 올테니까.”


“나도 함께 간다.”


강태창이 나가려고하자 엘리가 벌떡 일어섰다.

엘리를 데리고 다니면 웬지 걸리적 거릴텐데.


“나도 배워야 일한다. 엘리는 강태창이랑 같이 간다.”


기억을 잃어버렸으니 엘리도 세상 돌아가는걸 보고 배우겠다는 뜻이었다.


“좋아 그럼 함께 가자!”


강태창이 엘리를 데리고 나섰다.




***




예상한 일이지만 짝퉁 강도단이 모은 물건들은 거의 쓰레기였다.

옷과 갑옷, 그리고 잡다한 물건들까지 모두 합쳐서 20코인을 받고 잡화점에 넘겼다.

당나귀는 마굿간에 100 코인에 넘겼는데 말 가격이 400코인이라 돈이 모자라 살 수가 없었다. 저세계도 돈이 중요했는데 이세계도 돈이 중요했다.

그리고···


“요즘 마석값이 떨어져서 이건 은코인으로 80개밖에 못드리겠소. 작은건 은코인 20개, 발광석은 은코인 3개씩 모두 은코인 112개 드리지, 팔면 팔고 아니면 마시오.”


마도구상 주인이 마석과 발광석을 감정하곤 그렇게 가격을 후려치고 있다.

한눈에 봐도 강태창과 엘리가 어리니 풋내기 여행자로 얕보고 가격을 후려친 것이다.

라우릴 말로는 큰 마석은 은코인 100개 작은 마석은 은코인 30개, 발광석들도 은코인 5개씩 이상은 받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시끄러 좀 꺼지라고!”


강태창이 상태창을 부르고 독심술을 시전했다.


“그 고대어는 뭐요? 마법사였소? 멋진 말이긴 하지만··· 그 이상 주진 못하오.”


강태창의 발동어가 이들에겐 마법주문 같은 고대어로 들리는 모양이었다.

하긴 저세계에도 마법주문은 오래된 라틴어를 사용하기도 하니까.

강태창이 상인의 눈을 바라보자 그의 생각들이 읽혔다.


[저 큰마석은 잘 세공하면 10금정도 받을수 있겠어! 작은 마석은 못해도 금화 다섯개는 되겠고. 발광석이 귀했는데 다행이야! 이웃도시에 팔면 은화 10개씩은 챙기겠군. 이게 왠 횡재냐?]


10금정이면? 100금화가 아닌가? 그러면 1000은화고.

물론 세공한 다음의 가격이겠지만 원석이라면 5금정은 받아야 정상이지. 그러면 은화 500개 아닌가? 날도둑놈 이었다.

라우릴 씨도 물가를 잘 모르네, 하긴 숲에서 사냥만 하는 사냥꾼이 물가를 어떻게 알겠어?


안재권에게 배운 최면을 사용할까 하다가 그건 최후의 수단으로 두기로 했다.


“다 아는 사람들끼리 장난하지 맙시다. 이 마석은 세공만 잘하면 10금정은 받을수 있는 거요. 내가 보르도바에 가서 팔까 하다가 번거로워서 여기에 팔려는 거요.”


“10금정이라니···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요즘 마석이 얼마나 흔한지 아시오?”


10금정 은화 1000개였다. 그걸 은화 80개로 산다고?


“5금정! 작은건 금화 네개, 발광석은 은하 일곱개씩! 살라면 사고 말려면 마시오.”


탁자위에 놓인 마석들과 발광석을 모두 한손에 쓸어담을듯 자세를 취하면서 강태창이 말했다.


상인의 눈썹이 가늘게 떨리더니.


“쳇! 그렇게 합시다. 풋내기들인줄 알았더니··· 나보다 더하군.”


투덜거리면서 동전을 센다.


“금화는 50개만 하고 나머진 은화로 주시오.”


“그러겠소.”


강태창은 큰 말 하나를 사서 거기에 강태창과 엘리가 함께 탈 생각이었다. 게다가 짐까지 더하려면 짐은 가벼워야 했다. 금화 50개와 은화 78개, 일반 코인으로 따지면 5780 코인이다. 그정도면 여행내내 돈이 모자르지 않을 터였다.


“부디 내가 이렇게 샀다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래서 내가 은화 하나 더 넣어드렸습니다. 이게 알려지면 난 폭삭 망해요.”


풋, 어디서 엄살을.

금화주머니는 품속에 넣고서 밖으로 나오자 엘리가 놀랍다는듯 강태창을 바라본다.


“대단하다 강태창 많이 배웠다.”


조금씩 지능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여행을 가기 위해 필요한 육포와 고기는 충분한데 다른 식량도 필요했다.

양신료와 소금, 후추도 사야하고 마른건식빵과 치즈도 도 필요했다.

그리고 스튜를 끓일수 있는 적당한 단지와 그릇들도.


“이번엔 내가 사보겠다.”


엘리가 나섰고 강태창도 엘리가 어떻게 할지 궁금해서 엘리뒤에 서 있었다.

식품료 점에서 엘리가 여러 치즈덩이를 눈여겨 보더니 하나를 만지작 거리자.


“아이고 치즈 볼줄 아시네. 이거 7코인만 내세요.”


“······”


“이 치즈가 치즈장인 봄불바 가의 목장에서 나온겁니다.”


“사코인.”


“에이 무슨 장난을··· 못받아도 5코인은 받아야 해요.”


“사코인.”


“아니 예쁘게 생기신 분이 그렇게 가격을 후려치시면···”


“사코인.”


엘리는 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그저 흥정할 가격만 이야기한다.

저게 먹힐까? 너무 무모한데?


“쳇! 정말 너무하네···”


원망의 눈초리로 잠시 엘리를 바라본 여자가 인상을 팍 쓰더니.


“가져가요 가져가!”


짜증내듯 소리친다.

지켜보던 강태창이 그 순간 나서서 아주머니 손에 동전을 쥐어주었다.


“5코인에 살게요.”


아니 후려칠데가 따로 있지 보석상이야 날로 먹으려는 거고 식료품은 사람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거 아닌가?


“저, 정말이오? 아휴··· 신사분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다른 것도 좀 보시려오?”


그렇게 소금과 향신료가지 잔뜩 챙길수 있었다.

적당한 크기의 스튜단지와 접시 포크와 나이프까지 잔뜩 짐을 챙겨 여관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엘리 덕분에 물건 가격은 20% 정도 깎았고 강태창이 10% 정도 깍은 가격으로 물건들을 구매했다.


“좋은거 배웠다.”


돌아가는 길에 엘리가 입을 열었다.


“뭘 배웠는데?”


“강태창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물건값 많이 깎지 않는다.”


“저분들도 먹고 살아야 하잖아! 이건 귀중품도 아니고 생활필수품인데.”


“생활필수품은 적당히 깎는다. 귀중품은 많이 깎는다.”


이정도면 로봇 아닌가?

엘리가 정보를 머리속에 입력하는듯 중얼거린다.


“나쁜 놈은 뚝배기 깬다!”


아니 그건, 맞긴 맞지만··· 엘리를 바라본 강태창 표정이 조금 불안해 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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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 방심할때 쳐라 24.06.18 541 20 12쪽
128 러시아 침투작전 24.06.17 558 21 12쪽
127 펜션 대신 러시아 24.06.16 584 22 12쪽
126 3차 대전 일어날지도 24.06.15 596 20 13쪽
125 당하면 갚아야지 24.06.14 610 22 13쪽
124 도피처 24.06.13 614 21 13쪽
123 강태창 죽다 24.06.12 616 23 12쪽
122 침입자3 +1 24.06.11 630 23 13쪽
121 침입자2 24.06.10 615 23 12쪽
120 침입자 24.06.09 644 19 12쪽
119 인간이냐? +1 24.06.08 645 23 12쪽
118 은밀한 만남 24.06.07 668 22 12쪽
117 침대에서 자고 싶다 24.06.06 675 21 12쪽
116 소름돋게스리 24.06.05 671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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