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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그림/삽화
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최근연재일 :
2024.07.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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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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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합리적 날강도

DUMMY

동굴 안은 카브가 꼼꼼히 불살라 버렸고 로망은 약속했던 것처럼 동굴 밖 양지 바른 언덕에 구멍을 파고 데모데스와 그의 부모님 유골을 함께 묻어줬다.


무고한 죄없는 이를 죽인 사악한 흑마법사였지만 그가 그렇게 된 이유는 있었다.

선량하게 살아간 부모님이 마녀로 몰려 마을 사람들에게 끔직한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로망이 데모데스의 부모님 뼈를 들고온 것은 이케람을 잠식했던 저주와 원한을 없애고자 한 것이었다.

강태창은 함께 구멍을 파고 기도까지 하고 있는 엘리와 로망을 지켜봤다.


‘사제는 사제였네.’


어쩐지 그렇게 커다란 짐을 지고 오더라니.


“다 끝냈습니다.”


엘리와 로망이 기도하고 있는 사이 카브가 돌아왔다.

기도를 끝낸 로망이 카브를 돌아보더니.


“카브 성자님께서도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시겠습니까? 아무래도 아스테리아 여신님께선 이들을 용서하시지 않을것 같아서요. 그래도 성자님께서 기도해 주신다면 조금은 더 귀 기울여 주시지 않을까요?”


“글쎄요.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제가 성자가 아니라 제 까마득한 조상님이 성자셨습니다. 하지만 저도 신심을 다해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빌어 보겠습니다.”


카브도 그렇게 말하곤 주저앉아 그들이 묻힌 땅위로 손을 얹었다.

잠시후 따뜻해보이는 노란 황금 물결이 카브의 손에서 퍼져 땅으로 스며들었다.


“자 이제 돌아가자! 돌아가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온 몸이 엉망이 되었지만 길에서 잠을 자고 싶진 않았다.

저주받았던 마을이라지만 그곳에서라도 몸을 깨끗이 씻고 잠을 자고 싶었다.

그렇게 짐을 정리해 내일 아침 일찍 이케람을 떠나고 싶었다.


이케람에 와서 겪은 모든 일들이 개운치 않았다.

저주에 희생된 이케람 마을 주민들. 그리고 저주를 뿌렸던 흑마술사 데모데스.

과거에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거꾸로였다.

전염병이 돌아 죄없는 이들을 마녀로 몰아죽인 이케람 마을 주민들, 그리고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은 데모데스. 그렇게 엇갈린 운명속에 원한과 저주로 얽혀있었던 것이다.

어쨌든 데모데스는 찾아서 죽였을 것이지만 로망이 없었다면 더 찝찝할 뻔 했다.


“그런데 참··· 남는게 없네 남는게··· 금붙이도 보석도 없는 던전이라니···”


이제 빈털털이가 된 강태창이 투덜거렸다.




***




“네에?”


돌아오자마자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

플라스코 대주교가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공교롭게도 사망시간은 대충 데모데스가 죽었던 시간과 비슷했다.

플라스코 대주교가 이케람의 주교였던 시절, 데모데스의 부모님이 마녀란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고 했었다. 그들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는데에 주교였던 플라스코의 책임이 컸었다는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성물은 대주교님의 뜻에 따라 로망사제님이 비스토리우스 대현자님께 가져다 주셨으면 합니다.”


이케람의 주교가 주머니 안에 든 중위계급장을 다시 로망에게 내밀었다.


“다른 신실한 사제분께서 하실순 없는 것입니까? 전 너무 부족함이 많아서···”


로망이 사양하려 했지만 주교는 완고했다.


“다른 사제들은 대주교님의 시신을 다시 보르도바로 운송해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귀중한 성물이 이케람에 있다는게 알려지면··· 별의별 도적들과 마물들이 이곳으로 올 겁니다. 저흰 이 성물을 지킬수도 없고요. 데모데스를 해치운 용사님들이시라면 충분히 이 성물을 지켜주실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뒷감당이 안되는 물건이니 가지고 가라는 뜻이었다.

로망이 강태창 일행을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으며 말한다.


“아무래도 계속 함께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어차피 세 분은 비스토리우스 대현자님을 뵈러 여행을 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기는 한데··· 중간에 오브도 찾아야 하고···”


플라스코 대주교가 오브를 찾아 비스토리우스 대현자를 찾아가면 저세계로 돌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오브 없이 만나본들 의미가 있을까?


“강태창! 남는 장사다!”


강태창의 손을 붙잡고 뒤편으로 몸을 돌리더니 엘리가 속삭인다.


“응?”


“일단 먹는것부터 해결되겠지. 로망 사제는 요리를 잘하니까. 그리고 불침번도 서고··· 궂은 일도 하시지.”


“응 그렇군.”


뭐 이미 계산이 서 있었지만 강태창은 엘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이케람 주교에게로 다가갔다.


이쪽이 남는 장사긴 하지만 어디서 이양반들이 맨입으로 보디가드를 부려먹으려 그래?


“지금 그 말씀은 아직 보조사제인 로망 사제를 호위해 저 귀한 성물을 가지고 비스토리우스 대현자께 모셔다 드리라는 뜻입니까?”


“그, 그렇소만···”


“그렇다면 균형과 조화를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아스테리아 여신께서 이 일을 매우 중요한 일로 생각하시겠습니다.”


강태창은 볼디미르 교회의 사제로부터 아주 중요한걸 배웠었다.

이세계에서 공짜는 없으며 특히 교회 관련한 일에는 악착같이 받아내야 한다는 것을.

때마침 저 탐욕스러운 드래곤이 금덩이와 보석을 모두 먹어치우지 않았던가?

이 다음에 어떻게 하더라?

강태창이 주교를 바라보면서 눈을 최대한 크게 뜨고 두번 깜박였다.

볼디미르의 사제가 그렇게 했었지?


“험험! 당연히 중요한 일에는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하는 법.”


이케람의 사제가 품에서 돈주머니를 꺼냈다.

강태창이 열어보니 금정 몇개에 금화 몇개 대부분 은화였다.


“이케람의 주교님께서는 조금 더 아스테리아 여신님의 뜻을 받드셔야 할것 같습니다. 교단의 성물을 이렇게 갑싸게 생각하디니 이런 쯧즈···”


눈을 게슴츠레 뜬 이케람의 사제가 입술을 씰룩거리며 또다시 돈주머니를 꺼냈다.

안을 보니 금정 스무개였다.


“큰 일을 겪으셨으니 이케람의 교회 사정도 봐드려야겠군요.”


“그렇게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그럼··· 보조사제의 목숨이 얼마나 귀하게 여기시는지도 확인해 봐야겠군요.”


“네?”


“아니 설마··· 보조사제는 지키지 말아도 된다는 뜻입니까?”


강태창이 놀라서 말하자.


“끄응···”


이케람의 주교가 품에서 금으로 수가 놓인 주머니를 꺼냈다.


“금정 몇개와 보석과 마석 몇개 들었습니다. 그 이상은 정말 업습니다.”


주머니 안에는 금정 열개정도와 보석과 마석이 있었다.


“저희도 큰 일을 겪으신 이케람 교회에 더 무리한 요구를 하는것은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강태창이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던 촌장 위건을 바라보았다.


“이케람의 저주를 없애고 원흉을 제거한 것에 대해 계산을 시작해 볼까요?”


이케람 촌장이 화들짝 놀라 강태창을 바라보더니.


“도, 돈은 얼마 없습니다. 싸그리 긁어모아봐야 금정 서른개가 전부입니다. 용사님! 상단에 팔 물건은 많지만 아시다시피 상단조차 오지 못해서 돈은 없는 상태거든요.”


강태창이 이케람 촌장을 향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걱정마십시오 촌장님! 이케람의 사정에 대해서는 저희도 당연히 배려해야지요. 금정 삼십개면 정말 작은 액수로군요. 그래도 다행히 저희는 현물도 받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 현물도요?”


이케람 촌장의 눈이 주먹만큼이나 커졌다.




***




“용사를 하지말고 상단에 가라 강태창!”


“이정도면 거의··· 날강도도 이렇게 낱낱이 털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내가 다 창피했다 강태창!”


엘리와 로망이 너무했다며 말했지만 강태창은 그 말에 별로 타격 받지 않았다.


“이케람에 있었던 이들은 모두 죄값을 제대로 받았지, 죽어간 이들은··· 하지만 산 사람들은 죄값을 받지 않았어. 적어도 이정도면 조금의 죄값은 받은 셈이다.”


강태창은 악착같이 모두 털어왔다.

말 한필과 마차부터 시작해 훈제한 고기들과 밀가루, 말린 빵, 향신료와 털가죽, 약초, 말린 버섯에서, 희귀한 광물과 허브에 포도주까지.

아마도 이케람은 몇년동안 경제사정이 조금 어렵겠지만 조만간 다시 정상적으로 굴러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린 아이들과 청년도 있었지만 나이든 이들은 과거 데모데스 부모가 마녀로 모함받고 죽은 일에서 완전히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저주로 죽어갈 걸 구해줬으니 그정도는 받아야지.


“그런데 마차에 짐이 반도 차지 않았네요. 다 어디다 두신 겁니까?”


“잘 뒀으니 걱정 마라!”


“아 그 마법주머니에 넣으셨군요.”


현물로 받은 짐들의 반이상, 특히 깨지기 쉬운 포도주들을 아공간에 넣어뒀다.

뭐 카브도 없고 금은 보화도 대부분 사라진 마당에 남은 공간 놀리면 뭐해?


“그런데 정말 마차를 타니까 좋네요. 짐을 들고 갈 필요도 없고.”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가고 있으니 좋기는 하다.”


마부석에 앉은 로망과 엘리가 좋다고 낄낄 거린다.

강도가 따로없다고 욕할때는 언제고.

원래 데려왔던 튼튼한 말과 이케람에서 얻은 말, 그렇게 두마리가 끄는 마차는 언덕길을 올라갈때도 매끄럽게 올라갔다.


“그나저나 대현자는 어떻게 찾아가지?”


강태창의 말에 로망이 이케람 교회에서 받아온 지도를 펼친다.


“비스토리우스 대현자님께서는 키레토스 황무지 어딘가에 계시다고 합니다. 우리는 글루덴으로 간다음 티르베 공작령을 지나 아스테론에 들려 저벨론 평야를 거쳐 빗셀 산맥을 넘을 겁니다. 그다음 엘론드에 가서 키레토스로 가야 합니다.”


“엘론드요?”


“아스테론을 간다고?”


카브와 엘리가 동시에 말한다.


“뭐 그게 뭐가 문제인데?”


뭘 알려주고나 놀라던지 해야지. 그나저나 엘리가 왜 놀라? 머리속에 들어있는 것도 없는데? 그러고보니 카브는 또 왜? 태어난지 고작 열흘밖에 안된 도마뱀 놈이.


“엘론드는 마법사들로 유명한 곳이거든요. 오래전 드래곤들이 그 곳에서 마법을 가르치고 별의별 인간종족과 엘프와 드워프들이 드래곤에게 마법을 배웠다는 곳입니다. 그곳을 간다는거 자체가 드래곤에겐 매우 의미있는 일이어서요.”


“또한 동시에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하지요. 최근 아스테리아 대륙에선 엘론드로 간 여행자가 없으니까요.”


“그런가요? 엘론드에 갈때엔 매우 주의해야겠습니다.”


어쩌다보니 평생 교회에서 쳐박혀 있던 보조사제가 세상 돌아가는것에 제일 박식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나저나 엘리! 왜 아스테른에 간다는 것에 놀라지?”


강태창이 묻자.


“나도 모른다. 그 이름을 들었을때 두렵고 무서웠다.”


“하하! 시골에서 자라셔서 그런가 봅니다. 저도 어릴때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아스테른이 아스테리아 왕국의 수도인 대도시니까. 거기에 가면 눈깜짝할 사이에 코베이는 줄 알았었죠. 그런데 어디나 사람사는 곳은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너무 걱정마십시오.”


“그래···”


로망이 넉살좋게 말했지만 엘리는 어두운 표정으로 짧게 말한다.

예전에 엘리의 기억속 랭카스터라는 흑마법사가 엘리에게 저주를 걸었었다고 말한적이 있었다. 혹시 그것과 연관된게 아닌지 생각했다. 엘리의 기억이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언젠간 어떻게 된 것인지 모두 기억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럼 그 오스몬드 공이라는 놈도 쫓아오겠네?”


“그게 누굽니까?”


“아! 카브는 모르지? 로망의 성물을 노리는 놈 있었어! 다크 엘프를 보냈었는데 엘리가 뚝배기를 다 깨서 돌려보냈지.”


“그 바람에 발롱사제님도 돌아가셨죠.”


주변머리 없이 해골바가지로 돌아다닐 다크 엘프들을 상상하며 웃음이 나왔지만. 로망이 슬픈 목소리로 말한다.


“여신님과 함께 편안한 안식을 얻으시길···”


로망이 짧게 기도를 하고선 검지를 하늘로 찌르고 주먹을 입에 맞춘다.

그거 저세계 축구선수들 골 넣은 뒤에 하는 세레머니라니까.


“그나저나 글루덴은 어떤 곳이지?”


“국경도시입니다. 인근에 분쟁도 있고 전쟁도 있었지요. 그래서 지금은 용병으로 득실득실합니다.”


“귀찮은건 딱 질색인데··· 피해가면 안되나?”


“그리로 가서 우리가 가져간 현물을 모두 팔 생각인데요? 글루덴은 국경도시라 물자가 귀해 제값을 받을수 있다고 합니다.”


“그 뒤에 티르베인가? 공작령에 가도 되잖아!”


강태창의 말에 로망이 쪽문으로 고개를 내밀며 말한다.


“티르베야 말로 들리지 않고 건너 뛰어 갈 생각입니다.”


“왜? 거기 공작령이라며?”


“거기 티르베 공작이 공작령 안에서 갖은 만행을 다 저지르고 있다고 하거든요.”


“만행이라고?”


“거긴 아스테리아 중앙의 법이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공작령이니까요. 지나가는 여행자와 공작령에 사는 주민들로부터 재산을 빼앗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다는 군요.”


재산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다는 말에 강태창의 눈을 반짝거렸다.


“가야지! 그런데를 왜 지나가? 가서 털어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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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리적 날강도 24.07.18 439 15 13쪽
158 로망 사제 +1 24.07.17 436 16 13쪽
157 함정인가 작전인가 +2 24.07.16 444 15 13쪽
156 신의 방패 +1 24.07.15 487 20 13쪽
155 고대의 신성한 존재 +1 24.07.14 484 21 12쪽
154 강력한 흑마법사 24.07.13 483 19 13쪽
153 카타콤의 제단 24.07.12 487 20 13쪽
152 전염병 24.07.11 518 20 13쪽
151 아동학대범 된 기분 24.07.10 557 20 12쪽
150 장비 업그레이드 24.07.09 561 20 12쪽
149 죄값은 치르고 죽어야지 24.07.08 595 19 13쪽
148 인간 푸줏간 +1 24.07.07 601 21 13쪽
147 보르도바 도착 24.07.06 633 19 12쪽
146 진실의 맹약 24.07.05 624 20 12쪽
145 드래곤 네스트 24.07.04 641 20 12쪽
144 고블린 동굴 공략 24.07.03 665 20 13쪽
143 인벤토리 +1 24.07.02 682 19 12쪽
142 다크 엘프 24.07.01 674 22 12쪽
141 넝쿨째 굴러온 사제 24.06.30 731 23 12쪽
140 예상된 습격 24.06.29 737 26 12쪽
139 균형과 조화의 여신 24.06.28 767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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