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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바인™
그림/삽화
아침10시50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2.14 08:30
최근연재일 :
2024.07.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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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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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전염병

DUMMY

잘 정리된 길이었기에 오르막 내리막 연속이었지만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다.

흔들흔들 말의 걸음을 따라 고갤 흔들거리며 카브가 강태창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입끝이 올라간걸 보면 약을 올리는거 같기도 하고.


‘그렇게 날 나쁜 놈으로 만들었다 이거지? 겂도 없이.’


강태창도 가끔식 카브를 노려보면서 경고의 메세지를 날려준다.


[전 그저 제가 당한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달했을 뿐입니다.]


‘나를 성격파탄난 아동학대범이자 사이코패스로 만들면서 말이야?’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그렇게 말하곤 카브는 모르는 척 노을이 져가는 먼 하늘을 바라본다.


‘잘 해라! 밤되면 들어가서 일하고.’


[일을··· 해야 한다고요?]


‘방패 안 만들거야? 널 아공간에서 꺼내줄때 틈틈이 들어와 일하기로 한거잖아!’


[그렇기는 하지만···]


새끼 말 바뀌네.

세상이 이런거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게 본능이지.


‘그래서 안하겠다는 거냐?’


[불침번도 서야하고··· 일도 해야한다고요?]


‘드래곤은 잠이 없다며?’


[누가 그런 소리를 합니까? 드래곤이야 말로 잠을 자야만 체력과 마력이 회복되어서 잠자는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드래곤 네스트에 박혀서 100년씩 200년씩 잠자는 고대용 전설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시끄럽고··· 방패라도 만들고 자던가.’


[······]


“자 이제 곧 해가 질 모양인데 이쯤에서 쉬어가는게 어떻겠습니까?”


이케람은 변방의 도시여서 이케람까진 관도가 깔려 있지 않았다.

대신 산속에 난 오솔길임에도 불구하고 관도 못지 않게 바닥이 편편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시냇물이 있는 적당한 공터를 발견하곤 일행은 짐을 풀었다.


로망이 친구에게서 챙겨온 향신료와 말린 식재료로 스튜를 만들기로 했고 엘리와 카브는 장작을 줏어와 불을 피우기로 했다.

강태창은 잠을 잘 공터의 돌들을 정리하고서 말의 안장을 내리고 풀이 제법 무성하게 자란 곳으로 말을 이끌었다.


엘리와 카누가 장작을 한 아름 들고 오자.


“딱 재료 손질이 끝나니 왔군요.”


깍뚝 썬 고기와 야채들을 스튜단지에 넣으며 로망이 말한다.

양쪽 지지대 사이에 나무를 걸고 거기에 스튜단지의 고리를 걸고 그 밑에 장작을 쌓더니.


카누가 검지를 튕기자 모닥불에 불이 붙었다.


“오! 역시 드래곤이라 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군.”


“그런데 드래곤은 입에서 불을 뿜는거 아닌가요? 어떻게 손가락으로.”


엘리와 로망이 신기하다는듯 말한다.


“인간형이 된 폴리모프 상태에서 입으로 불을 뿜으면 이상하게 보이지 않겠습니까? 작은 불 정도는 손가락으로도 만들수 있습니다.”


“아아··· 영민하기도 해라.”


“천재 드래곤 이었군요.”


고작 손가락으로 불꽃만드는게 천재라고?

이거 뭐 아주 새끼 드래곤에 홀딱 빠졌네.




***




닷새가 지난 뒤에야 이케람에 닿을 수 있었다.

멀리 산속에 양지바른 언덕에 지붕이 솟은 나무집들이 사이좋게 열을 지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현세계라면 마을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규모였지만 이세계에선 이정도가 도시라고 불리고 있다.

햇볕이 나무로 된 붉은 지붕위에 내려앉아 있고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연기만 하얗다면 식사를 준비하는 전원 마을같은 풍경이었을 텐데.


“2년만에 와보네요. 여기 사슴고기 꼬치구이는 정말 맛있거든요.”


이케람이 보이자마자 로망은 군침부터 흘리기 시작했다.

저렇게 먹성이 좋아서 살은 언제 빼려고.

오일동안 엘리와 열심히 싸우는 수련을 하는거 같더니 배는 어째 더 나온 것 같았다.


“이렇게 작은 도시에 상점이 있다고?”


카브에게 제대로 된 옷을 사주고 마차도 사려했던 강태창은 마을 규모를 보고 실망하고 말았다.


“이곳은 작은 도시지만 자주 상단이 오가는 곳입니다. 가죽이며, 약초며, 질좋은 포도주까지 상단이 탐낼만한 물건이 많거든요.”


“그런데 잠은 어디서 자지?”


“전 교회에서 자서 잘 모릅니다만 나그네는 마을 회관에서 자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모두 대주교를 만나봐야했다.

강한 신성력으로 엘리의 기억을 되찾아 줄 수 있는지도 물어보고 강태창도 저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하니까.

그런데.


“이게 뭐야?”


이케람 입구에 들어서기도 전에 일행은 모두 코를 막고 말았다.

이케람으로 가는 길에 죽어서 썩어가는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지독한 냄새와 사체에서 흘러나오는 정체를 알수 없는 썩은 물, 사체마다 구더기가 들 끓고 파리가 알을 까기 위해 시커멓게 달라붙어 있었다.


“우우우 우우에엑!”


로망이 헛구역질을 했다.

사람 시체도 간간히 섞여 있었지만 고블린에 오크, 변이된 늑대와 폴리베어에 심하게 부패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체들까지.


짐마차 두 개가 쓰러져 있고 짐이 마구 흩어져 있었다.

아마도 상단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상단 사람들은 근처에 보이지 않았다.

물건을 목숨만큼이나 귀하게 여기는 상인이 물건을 버려둘리가···


모두 몸에 있는 천조각으로 입과 코를 막고 이케람 입구로 다가갔다.

높이가 4미터쯤 되는 나무로 된 목책이 있었고 목책 앞에는 나무로 깎아 만든 창이 바깥쪽을 향해 튀어 나와 있고 목책 주위로는 길에서보다 더 많은 시체들이 쓰러져 있었다.


“전투를 치룬 모양이다. 그것도 여러번! 치열하게.”


엘리가 조용히 중얼거린다.

나무로 된 목책앞에 있던 시체들은 비교적 선명한 붉은 피와 녹색 피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이, 인간인가?”


목소리와 함께 목책 위에서 사람 머리가 몇개 튀어나왔다.

그들은 창과 화살로 강태창 일행을 겨누고 있었다.


“전 로망 보조사제입니다. 대주교님을 뵈러 왔습니다. 이 사람들은 제 동료 용병이고요.”


로망은 후드가 달린 회색 사제옷을 입고 있었기에 누가봐도 사제로 보였을텐데 목책위의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로 일행을 보고 있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정말 사제인가?”


“여긴 어떻게 왔소? 평범한 인간이라면 올수 없었을 것을···”


아니 그렇게 위험한 곳이면 일단 사람을 안으로 들여보내주고 말을 하던가.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전쟁이라도 치루셨나요?”


로망이 묻자.


“전염병이 퍼졌소! 그래서 대주교님이 오신거고. 대주교님이 오시자마자 마물들이 밤마다 습격을 했지. 삼일 밤낮동안 제대로 먹고 자지도 못했소!”


활을 든 남자가 겨냥한 화살을 풀며 말했다.


“일단 문을 열어주세요. 자세한 이야기는 안에서 하죠.”


겁에 질린 로망이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기에 강태창이 대신 말해야 했다.


“거기서 기다리시오. 한스! 문을 열어라!”


처음 말했던 남자가 소리치더니.


[끼이이이익!]


한 명이 문을 여는 순간에도 창을 든 두 사람이 잔뜩 경계하는 눈으로 문앞을 지키고 있었다.


“빨리 들어오시오!”


남자의 말에 모두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마을 안의 풍경은 멀리서 보던것과 달리 엉망이었다.

핏자국이 거리 이곳저곳에 뿌려져 있었고 사람들은 붉은 피와 녹색피를 뒤집어 쓴채 옷도 대부분 찢기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물로 더럽혀져 있었다.


“오면서 마물들을 만나지 않았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믿어지지 않는군···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기적같은 일이요.”


“대주교님은 교회에 계시겠죠.”


로망이 도시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잠시만 기다려주시오.”


남자가 로망의 앞을 막았다.


“지금 전염병이 돌고 있소. 안으로 들어갔다간 위험해요.”


“저, 전염병이라고? 어떤 전염병이죠?”


“보름전부터 갑자기 열이 오른 사람들이 나타나고 몸에 수포가 돋고 고름이 나오더니 살이 검게 썩어들어갔다오. 그리고 한명씩 죽어가기 시작했지.”


“살이 썩어들어가요?”


로망이 놀라 말한다.


“혹시··· 그렇게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지 않던가요?”


카브가 로브를 뒤집어 쓴채 조용히 묻자.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죽은 이들이 묘지를 뚫고 되살아나 산 사람들을 덮쳤어요. 그럼 그 사람들도 똑같이 열이 오르고 수포가 돋아나고 고름을 흘리며 살이 썩었지요. 그리고 밤만 되면 죽었던 이들까지 모두 되살아나 마물들까지 합세해 이케람 안과 밖에서 공격을 해 왔습니다. 다리를 자르고 팔을 잘라도 움직이는 괴물이 되어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 죽으면 모두 저렇게 태우고 있지요.”


남자가 원래는 도시의 쓰레기장이었을 공터에서 검게 타오르는 연기를 가리켰다.

멀리서 보았던 그 검은 연기가 시체를 태우는 연기였을 줄이야.


[전형적인 저주의 증세군요.]


강태창의 귀로 카브의 속삮임이 들려왔다.


“심상치 않은 전염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보르도바에 대주교님이 와 계시다는걸 알기에 한스를 보내 대주교님을 모셔온 것이죠. 대주교님의 신성력이라면 아픈 이들을 치료해 주실테니까.”


“그럼 대주교님은···”


“······”


“대주교님도 설마···”


로망의 말에 남자가 작정한듯 촛점을 모으더니.


“오시자마자 환자들을 위해 기도를 올려주셨죠. 그리곤 바로 다음날 아침 쓰러지셨고 오늘은 몸에서 수포가 돋으셨소. 전형적인 전염병 증세라오.”


“말도 안돼··· 대주교님이 병에 걸리실리가··· 어디에 계십니까?”


“교회에 계시오.”


“제가 가봐야 겠어요.”


로망은 옷 속에 있는 성물을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가시면··· 병에 전염될 겁니다.”


“아니··· 난 걱정 말아요. 절대 전염되지 않을 테니.”


중위 계급장의 위력이 실로 어마무시하네.

로망은 품속의 중위 계급장을 성물이라 믿고서 꼭 쥐고 교회로 향해 성큼 성큼 걸어간다.


“로망을 따라가자.”


강태창은 말을 끌고서 로망을 뒤따라 갔다.




***




일행은 교회 앞에 말을 메고서 로망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을 둘러보니 문과 창문을 조금 열고서 강태창 일행을 살펴보던 이들이 재빨리 문과 창문을 닫아버린다.


“인심 참···”


“나쁜 마음은 아닐거다. 전염병이 도니까 서로 조심하는 거겠지.”


엘리가 강태창을 위로하듯 말한다.


“좀 전에 말했지만, 이건 전형적인 저주의 마법입니다. ”


근방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자 카브가 조심스럽게 중얼거린다.


“저주의 마법이라··· 아마도 그렇겠지, 죽은 이가 되살아나는 전염병은 없을테니··· 그런데 그 저주를 어떻게 풀지?”


“보통은 저주를 내린 이를 죽이고 제단을 없애면 풀어지지요.”


강태창과 카브의 말을 들은 엘리가 입을 열었다.


“누가 그런 저주를 내린다는 거야?”


“보통은 사령술사나 흑마법사가 이런 짓을 저지릅니다.”


“왜? 뭐하러? 이런 짓을 저질러? 산속에 있는 작은 도시에 불과한 이케람에서.”


“그건 모르죠. 어쩌면 제가···”


카브가 안대를 내리고선 로브를 뒤집어 쓴채 사방을 천천히 둘러본다.


“놈을 찾을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교묘하게 마법의 결계을 쳤지만 마력의 기운을 완전히 삭제하진 못했거든요. 마법의 결정체라고 할수 있는 지고한 드래곤이 추적해 간다면 불가능하진 않을 겁니다.”


“그럼 그 사령술사나 흑마법사를 해치우면 전염병도 사라지는 건가?”


“아마도요.”


“그럼 찾아봐야지.”


그 순간 교회에서 로망이 비틀거리면서 걸어나왔다.


“로망!”


걸어오던 로망이 일행과의 거리가 다섯발자국쯤 되었을때 발을 멈췄다.


“더 다가가진 못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전염병에 걸리실수 있으니까.”


“대주교님은 괜찮으신거야?”


엘리가 묻자 로망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흑··· 흑··· 플라스코 대주교님이 엉망이 된 몰골로 죽어가고 계세요··· 끔찍한 수포가 온 몸에 빼곡하게 돋아나서 고름을 흘리고 있었죠. 힐을 아무리 써도 낫질 않아요. 우에에에엑··· 그리고 몸의 반정도가 검게 변하셨어요. 그래서 기도를 드리고 성물을 가슴에 올려드렸죠.”


“전염병이 아니다 로망!”


“네? 그럼···”


“저주의 마법이에요. 여기 이케람 전체에 저주의 마법으로 결계를 쳐 놨어요.”


“그, 그럴리가! 말도 안돼요.”


로망이 그럴리 없다며 고개를 흔든다.


“아스테리아 여신님을 모시는 교회의 대주교님이 저주마법 따위에 걸릴리가 없잖아요. 대주교님은 그 자체로 신성력의 결정체라고요.”


아니 그럼 전염병은 되고 저주마법은 안되는 거야?

무슨 그런 선택적 신성력이 있어?


“어떤지 보자고. 대주교한테 안내해라!”


“직접 보시려고요? 전염병이 옮을지도 모르는데요?”


“전염이 될 수도 있겠지··· 물리면. 앞장서라!”


강태창이 완고한 표정으로 로망을 향해 고갤 까딱거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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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합리적 날강도 24.07.18 420 15 13쪽
158 로망 사제 +1 24.07.17 423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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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신의 방패 +1 24.07.15 469 19 13쪽
155 고대의 신성한 존재 +1 24.07.14 468 21 12쪽
154 강력한 흑마법사 24.07.13 467 19 13쪽
153 카타콤의 제단 24.07.12 472 20 13쪽
» 전염병 24.07.11 503 20 13쪽
151 아동학대범 된 기분 24.07.10 538 20 12쪽
150 장비 업그레이드 24.07.09 546 19 12쪽
149 죄값은 치르고 죽어야지 24.07.08 577 19 13쪽
148 인간 푸줏간 +1 24.07.07 587 21 13쪽
147 보르도바 도착 24.07.06 618 19 12쪽
146 진실의 맹약 24.07.05 610 20 12쪽
145 드래곤 네스트 24.07.04 631 20 12쪽
144 고블린 동굴 공략 24.07.03 654 20 13쪽
143 인벤토리 +1 24.07.02 671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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