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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 님의 서재입니다.

신선행!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오동
작품등록일 :
2022.05.11 17:45
최근연재일 :
2022.10.21 11:40
연재수 :
1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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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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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436

작성
22.09.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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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105화

DUMMY

태승은 저물환에서 쌍두이룡의 사체를 꺼내어 종지운에게 드렸다.

태승의 행동에 종지운이 당황했다.


"이게 무슨 짓인가? 관계를 끊자는 것인가?"


"솔직히 저의 경지에는 불필요합니다. 그렇잖아도 드리려고 했습니다.

저는 이번 사냥에서 화령마조를 만난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큰 가르침을 받았어요."


당탕란이 다시 나섰다.


"앞으로 열흘이면 거룡성에 도착합니다. 그 동안 우리 모두 잘 생각해 봐요. 어떤 방향이 최선인지. 그리고 마지막 날 다시 만나서 얘기합시다."


그 열흘 동안 거룡성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일월문주가 죽던 순간.


일월문 조사당(祖師堂).


몇 천년 동안 이어진 일월문주들의 검은 영패가 줄줄이 세워진 그 곳에, 단 하나 밝은 빛을 내던 영패.

바로 당대 일월문주 나백의 것이었다.


위험한 곳을 가기 전, 문주는 반드시 자신의 피가 담긴 영패를 세워둔다.

그래야 나중에 문주가 죽었는지 살아있는지를 제자들이 알기 때문.

이건 표향문도 마찬가지다.


현재 제자 서열 이위 두역표가 폐관수련중이라, 문주 대행을 하고 있는 서열 삼위 항초.

그에게 조사당 담당 이대제자가 안색이 흙빛이 되어 달려왔다.


"삼사형! 큰일 났습니다."


'아, 씨. 또 뭐?'


항초는 눈살을 찌푸렸다. 표향문 새끼들이 똥물을 끼얹은 지 며칠 되었다고 또.


"수사가 진중하지 못하게! 이게 무슨 꼴이냐."


"문주님의 영패가 시커멓게 죽어버렸습니다. 정말 큰일입니다."


항초가 황급히 달려가 보니 나백의 영패는 그 전에 죽은 문주들 영패와 같이 검게 변했다.


'야단났다! 사부님께서 돌아가셨다. 그런데 돌아가신 것이 맞기는 맞나?'


부정하고 싶었다. 벽신국 최강자를 누가 감히.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미리 정해놓은 순서에 따라야 한다.


"두역표 사제를 깨워라. 두역문 대사형이 돌아오실 때까지 비상체제로 전환한다.


이제부터 천주부동대법을 철저히 감시하고, 어느 누구도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잡인들이 들어와서도 안 되고. 잡인들과 접촉해서 무슨 말이라도 흘리면 즉시 처단한다. 빨리 알려라."


"네."


비슷한 현상이 표향문에서도 벌어졌다.


시커멓게 변한 영패를 보고 기절할 만큼 놀란 강곤.

문주 사망의 소식을 막기 위해 식자재나 세탁 등을 위해 출입하던 모든 상인들의 출입을 금했다.


두 문파는 천주부동대법을 설치하고 철저히 봉쇄했다.


이상하다는 소문이 당연히 돌았고, 그 내막을 탐색하려는 갖가지 시도가 집요하게 펼쳐졌다.



헌원 세가의 가주 헌원광은 엄청 답답했다. 오른쪽 줄에 책사, 왼쪽 줄에 정보 전문가를 일렬로 앉혀놓고 으르렁거렸다.


"도대체 왜? 왕이 영석 광산을 금사방 따위에게 주려는 거냐?

왕이 미치지 않고서야 우리 헌원 세가를 왜 배척하는 거냐고? 아님 엄청난 뒷배가 생겼거나.

책사라는 것들이 아는 놈이 하나도 없어요. 밥버러지들 같으니."


책사들이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반대편 사람들의 입가에는 즐거운 미소가 떠올랐다. 헌원광의 말이 계속되었다.


"그렇다고 다른 놈들은 아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전부 다 식충이들이라니까!"


정보 분석자들도 고개를 숙였다.



우정추는 영석 광산을 손에 넣기 전에, 엄청 조심하며 사전 작업을 했다.

영석 광산이야 왕이 주는 것이니, 자신은 인력문제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광산을 차지해도 일할 사람이 없으면 껍데기만 가지는 꼴이 된다.


왕이 공식적으로 영석 광산을 주기 전에, 극비리에 인력을 포섭했다.

헌원 세가에서 알면 크게 반발할 것이니까 굉장히 조심하며 사람을 구했다.

광산에서 일하다가 나이가 많아 그만 둔 사람들을 찾아가 극진하게 대접하며 간청을 했다.


단 일 년만 광산에서 다시 일해 달라. 조수를 붙여 줄 테니 잘 가르쳐 달라. 그러면 십년의 연봉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물론 그 제안에는 헌원 세가에 알리지 말라는 단서를 붙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헌원 세가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우정추는 돈만 많이 주면 말을 잘 들을 줄 알았다. 헌원 세가를 너무 쉽게 본 것이었다.

그만 둔 노인들 중에는 영혼까지 헌원 세가에 충성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금사방의 수작은 일찌감치 헌원 세가주의 귀에 들어갔다.


헌원광은 금사방의 수작이 같잖았다.

흑도 제 오위의 방파라고 하지만 그의 눈에는 피라미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영석 광산에 인부를 대는 흑도 상위 네 개 방파에게 명령하면 하루아침에 쓸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자중했다.


'뒷배가 누구냐?

금사방 따위가 감히 헌원 세가의 영석 광산을 먹으려 들 배짱은 없다.

뒷배부터 파악해야 쓸어버리든지 말든지 하지.'


금사방을 철저히 감시했다. 들락거리는 사람을 추적해 거슬러 올라갔다.

마지막에 닿은 곳은 왕실. 틀림없이 젊은 왕이 뒷배라는 결론이 나왔다.

헌원 세가주는 그래도 참았다.


'왕이 왜?'


특별히 밉게 보인 것은 없는데 왜 이러지 하고 머리를 싸맸지만 알 수 없었다.


이유를 알아야 움직일 수 있다. 움직일 때는 핵심만 찌른다. 세가에서 한번 움직이는데 드는 돈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때 수석 정보원이 급히 뛰어와 전음을 보냈다.


(가주님, 긴급정보입니다. 일월문주와 표향문주가 양패 구상했다 합니다.)


"뭐?"


헌원광은 귀가 번쩍 뜨였다. 갑자기 뭔가 잡힐 것 같았다. 몽롱했던 머릿속이 완전하지 않았지만 밝아졌다.


(왜 싸웠대? 누가 둘을 싸움 붙였지?)


(그것까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알아내. 그것만 알면 모든 것이 확실해진다.)


(존명.)



헌원 세가의 정보력은 막강했다. 돈으로 처바르고, 감금과 협박에 고문까지 해서 단 하루 만에 모든 것을 알아왔다.


황량산, 화령마조의 영핵, 당탕란, 소상루 연합, 태승, 예령 등 등.


헌원광은 이제야 납득되었다. 그림이 맞춰진 것이다.


"판을 갈아엎겠다는 뜻이구나.

기존의 세력을 처단하고, 왕의 세력을 깔아서 거룡성을 온전히 자신의 손에 쥐겠다는 생각이다."


헌원광은 비웃었다.


"그런데 당탕란과 소상루 연합, 태승과 예령이라는 애 정도로?

소꿉놀이하는 것도 아니고, 왕의 안목이 그 정도라니 실망인데."


가주가 비웃으니 책사라는 놈들도 모두 따라 비웃었다. 갑자기 가주가 웃음을 멈추고 으르렁거렸다.


"그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나?

책사장이 말해 보게."


책사들의 우두머리, 책사장 헌원책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예 처음부터 왕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함부로 못 설치게 다른 세가에 세가 연합을 제안하시지요."


"그건 차후 문제. 당장 영석 광산이 손에서 떠나게 되는데 그것부터 막아야지."


"아직까지는 왕이 정식으로 금사방에게 넘긴 것이 아닙니다.

왕의 정식 문서가 내려오기 전에 최대한 빨리 금사방을 없애버리죠?

받아먹을 놈이 없어지면 왕이 뭘 어떻게 하겠어요?"


헌원광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동안, 금사방 정보원들 적당히 가지치기 했지?"


"예."


"잘했다. 금사방주가 눈치 채기 전에 쓸 만 한 놈들 모아서 금사방을 쓸어버려라. 책사장이 책임지고 끝을 내."


"세가의 고수는 가급적 작게 쓰고, 흑도 방패의 인원을 동원하시는 게 상책입니다."


"맞다! 흑도 사대 방파들에게 요청해.

이백 명씩 보내라고. 허접한 놈 들 말고, 일류 이상의 고수들로.

보내온 놈 들 상태를 보고, 내년도 분배를 결정한다고 해."


"존명!"


"세가에서도 이백 명을 차출해. 그렇게 해서 모두 천 명. 간단히 쓸어버릴 수 있겠지?"


"당연합니다. 현명하신 판단이십니다."


모두 이구동성으로 합창했다.


소상루 일행이 탄 비주가 거룡성 중앙, 비주 착륙장에 내린 것이 이때였다.



착륙 직전, 거룡성이 보이자 당탕란은 태승을 불렀다.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시위가 되실 생각은 없나요?

태수사의 능력으로는 시위장이 될 수도 있어요.

내가 폐관 수련때문에 자리를 비울 거고, 그 자리에 태수사를 꽂아줄게요.

시위장이 되면 왕실 보물창고에서 인급 영보, 명품 영약을 하나씩 골라 가질 수 있어요. 금사방 정도 되는 방파쯤이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권력이 있어요."


'어울리지 않게 사탕발림까지.'


"전혀 생각 없습니다. 부친과 숙부의 일을 정리하고 수도에만 전념할 생각입니다."


왕 따위 필요 없다. 양신경만 되어도 왕이 고개를 숙이는 세상이다. 6경 연허경이 되면 황제도 존대를 한다.

물론 태승은 이런 권세를 누리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모르니까, 왕과 만나 보시는 건 어때요?"


"지금 왕실에 가시는 겁니까?"


"당장 가서 보고 드려야죠."


"그럼 가셔서 말씀만 전해주세요.

저는 시위가 될 생각이 없으니, 부친과 계약한 영석 광산은 두 분께서 알아서 하시라고요."


"그랬다가 부친과 숙부에게 피해가 가면 어쩌죠?

아직 젊은 왕이라 성질나면 붙잡아 가둘지도 모르는데."


'겁을 줘?

이 아줌마가 조금 전 사탕발림에, 이제는 협박까지.'


반발감이 생겼다. 그 동안 쌓였던 친근한 감정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맘대로 하시라고 하세요. 나가보겠습니다."



당탕란이 일행들을 불러 해명했다.


"죄송합니다. 왕께 급하게 보고드릴 것이 있어 거룡성에 내렸습니다.

불편하시더라도 내리셔서 연도관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오는 도중에 영핵을 배분하여 일행들은 모두 기쁜 마음이다. 무조건 찬성했다.


백대운이 끼어들었다.


"오랜만에 거룡성에 왔는데, 하루 놀다 가죠?"


"미친! 선법 대회가 몇 달 남았다고 여유부리나?"


"오라버니, 우리도 가요."


"앵매, 급한 일로 지금 당장 집으로 가야해."


태승은 몹시 미안한 표정으로 백희앵의 제의를 거절했다.


"하루나 이틀이면 끝날 거야."


"알았어요."


급 실망한 백희앵.

오는 도중에도 무슨 고민이 있는지, 태승이 내내 우울하여 말도 못 붙였다.


'두고 봐. 며칠 있다 오기만 하면, 그때는 그냥 놔두지 않을 거야.'


무시무시한 속셈을 들키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인 백희앵.

태승과 작별하고 일행과 함께 거룡성을 떠났다.



왕의 어서방.


당탕란은 왕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녀를 내려다보는 왕의 입이 귀에 걸렸다.


"수고했다. 다친 데는 없고?"


"다치긴 했지만 다 나았습니다."


"둘 다 죽은 건 확실하지?"


"황량지역에 들어온 두 문파는 문주 포함해서 모조리 전멸했습니다."


"하하하하!


왕은 통쾌하게 웃었다. 속이 시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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