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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 님의 서재입니다.

신선행!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오동
작품등록일 :
2022.05.11 17:45
최근연재일 :
2022.10.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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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2.09.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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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제 108화

DUMMY

태승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귀력을 바닥에 깔았다. 귀력은 사내들의 발에 달라붙었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


문 쪽으로 발을 옮기면서 태승은 포박승을 던졌다.


제일 먼저 공격당한 자는 결신경 초기의 수사. 포박승이 눈 깜짝할 사이에 수사를 감았다. 감는 순간 포박승은 사내를 기절시켰다.


'역시 상품영보구나.'


태승은 감탄과 동시에 몸을 돌렸다.


"뭐야?"


절정이라 반응은 빨랐다. 그러나 발을 떼지 못한다.


"이놈!"


남은 열 명 전부 번개처럼 무기를 꺼냈다.


휘리릭!


태승은 포박승을 풀어, 나머지를 전부 휘감았다. 무기로 막아도 소용없었다.

상품 영보는 절정 무인 따위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묶인 순간 그 자리에 쓰러졌다.


"이것들을 죽일 수도 없고. 미안하지만 니들 공력을 없애야겠다."


기절한 놈들의 단전을 다 부수었다. 결신경 초기는 영력을 없애고 하인을 불렀다.


"얘들 확실하게 묶으세요. 철저하게 뒤지고."


하인이 보고 깜짝 놀랐다. 환락방 부 방주 포함 열 한 명이 순식간에 기절했다.

다 절정 무인인데. 속으로 혀를 내두르며 허리를 굽혔다.


"알겠습니다. 큰 도련님."


태승이 회의실로 돌아가니 우정추, 우진, 우강 셋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우진이 먼저 말을 걸었다.


"다 해치웠어?"


"네."


"그럼 나랑 같이 가자."


"어디로 가는 겁니까?"


"중앙 탑에. 이 집을 건축할 때, 이런 일에 대비해서 만든 것이 있다."


"싫은데요. 내가 왜 갑니까?"


"한번만 도와주렴.

너에게 얘기도 안하고 일을 저질러서 미안한데, 다 잘해보자고 한 일이다.

이번만 도와주면 네 마음대로 살도록 허락하마."


"뭔가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지금도 내 맘대로 살고 있습니다.

부친과 숙부께서 이래라 저래라 할 처지가 아닌 듯합니다."


우정추가 나섰다.


"미안하다. 이번 한번만 도와다오.

너도 여기서 나가려면 포위망을 뚫어야 하지 않느냐.

이겨달라는 말이 아니다. 우리 네 식구 무사히 탈출할 수 있게 해 다오."


"도와줘, 형, 형님."


우강까지 거들었다. 태승이 자리 비운 사이 자초지종을 알았다.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태승에게 납작 엎드렸다. 자존심은 아까 부서져 가루가 된지 오래다.


다시 우진이 부탁했다.


"가자, 가서 한번 주위를 둘러보자. 활로를 찾을 수 있게 도와다오."


태승은 한숨을 쉬었다.


"앞장서세요."



왕궁과 세가의 대저택 중앙에는 비주가 뜨고 내릴 수 있게 탑을 세웠다. 우정추도 그것을 본떠, 집 중앙에 삼층탑을 세웠다.

비주가 한 번도 뜨고 내리지는 않았지만 겉보기에는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탑이 전투상황 보는 용도로 사용될 줄이야.


탑 삼층에 올라가 보니, 비주 열여섯 대가 공중을 날고 있다.

죄다 결신경 초기 수사들. 둘씩 짝을 지어 여덟 방향을 경계 중이었다.

옷깃에 원숭이가 수놓아져진 것으로 보아 헌원 세가의 수사들이 틀림없다.

공중으로 도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전부 무기를 들고 여차하면 던질 태세다.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네. 나 혼자라면 가능하지만.'


밑을 보니 포위망이 완성되는 중이었다.

동서남북 사방에 각기 다른 색의 옷을 걸친 사내들이 오열 종대로 집합했고, 중간 중간마다 헌원 세가의 무사들이 끼어있었다.


"저, 저 새끼들. 환락방, 거상방, 백룡방, 대붕방 놈들이 다 왔구나. 죽일 놈들."


우정추의 얼굴이 시뻘겋게 흥분되었다. 우진도 한마디 했다.


"관군까지. 거룡성주를 구워삶았구먼."


가장 밖에는 갑옷을 입은 거룡성 관군들이 빙 둘러 포위망을 치고, 구경하러 온 사람들을 좇아내었다.


볼거리 중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것이 싸움 구경.

사람들은 흑도끼리 혈투가 벌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부리나케 달려왔다. 오랜만에 피 튀기는 전투 볼 생각에 잔뜩 기대와 흥분을 했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는 속담 그대로, 순식간에 구경꾼을 수백 명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그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간식거리를 파는 행상까지 붐볐다.


"옷을 봐. 환락방, 거상방, 백룡방, 대붕방이다. 금사방 오늘 작살나겠는데."


"저 위에 파리처럼 날아다니는 수사는 어디야?"


눈 좋은 사내 하나가 으스대며 나발불었다.


"것도 몰라? 헌원 세가아냐."


"와! 충차까지! 금사방 끝났다."


멀리서 거대한 충차 좌우에 힘깨나 쓸 덩치 이십 씩 붙어 밀어오고 있었다.

충차도 거대했지만, 좌우에서 미는 사람들 때문에 도로 하나를 다 점용하고 오는 중이었다.


우진이 걱정스레 물었다.


"방어가 가능하겠느냐?"


"지금 형태로는 불가능합니다. 다른 수단이 있습니까?"


우정추가 외쳤다.


"벽을 올려라."


탑 밑에서 명령을 기다리던 수하가 크게 외쳤다.


"벽을 올려라."


기기기기깅.


말 떨어지기 무섭게 동서남북 네 방향의 두꺼운 벽 속에서 강철 벽이 높이 솟아올랐다. 이렇게 해서 십장 높이의 벽이 되었다.

벽 표면에는 기름이 번질번질했다. 절정 무사라도 한 번에 넘을 수는 없다. 여차하면 불을 붙일 수도 있다.


더구나 정문에도 강철 문이 솟구쳤다.


우정추의 집은 금성탕지의 견고한 성으로 변했다.


"어떠냐?"


태승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봤자, 비주에서 떨어져 내리면 소용없어요."


"그건 방어할 방법이 있다.

천망쇄를 펼쳐라."


역시 탑 밑의 수하가 따라 외쳤다.


"천망쇄를 펼치라 하십니다. 장로님."


"알았다."


장찰과 봉만의 음성이 지하에서 들렸다.


곧 이어 성벽 네 귀퉁이에서 강한 영력 파동이 태풍처럼 일어났다. 네 곳에서 일어난 영력 태풍은 중앙 탑 위에서 만났다.




큰 소리와 함께 중앙 탑 위에서 뭉쳐진 영력 파동은 아래로 퍼졌다.

영력은 그물처럼 뻗어 내려가서 강철 벽 꼭대기에 안착했다.

그물망과 망 사이에 영력이 파바밧 불똥을 튕겼다. 뚫고 들어오려면 영력 세례를 받아야 한다.


"모기장을 씌운 꼴인데, 이것으로 막을 수 있나요?"


태승이 미심쩍어하자, 우정추가 당당하게 대답했다.


"당연하지. 중품 영석을 백 개나 들여서 설치하는 건데. 아깝게도 하루밖에 못 쓰지만 결신경 수사도 막아낸다."


수비형 중품 영보. 방어력은 엄청 강하지만 단 하루 밖에 쓸 수 없다는 약점 때문에 중품 영보로 분류된다.


"위에서는 훤히 보이잖아요."


"조금 있으면 색이 검게 변한다."


말 그대로 그물망을 구성하는 영력이 시커멓게 변했다. 위에서 아래를 꿰뚫어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미덥지 않았다. 부친부터가 믿음직하지 않았으니.


"놈들이 하루 기다렸다가 들어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그때는 할 수 없이 싸워야지."


듣는 순간 이상했다. 우정추의 대답이 전혀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태승은 우정추를 힐끔 쳐다봤다. 진심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얼굴이다.


'못 믿어. 분명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야.'


태승은 우정추를 떠보았다.


"예령의 숙부들께는 연락할 수 없나요?"


"생각해 봤는데, 지금 연락해도 하루는 넘어야 도착할 수 있어."


우정추는 태승이 보는 앞에서 옥패를 반으로 분질렀다.

거룡산 수련동에 출입할 수 있는 옥패. 이것을 부수면 자동으로 예령과 숙부들에게 위급 상황이 알려진다.

그러나 거리가 너무 멀다. 비주를 타고 급하게 날아와도 하루는 넘게 걸린다.


형의 속셈도 모르고, 우진이 한마디 했다.


"너와 형수에게 의지하는 방법뿐이다."


"형수? 모친 말씀이세요?"


"그럼. 네 형수도 결신경이다. 오시라고 했으니 곧 나오실게다."



헌원책 역시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자신을 따라온 수제자를 불렀다.


"천망쇄를 썼으니 하루를 벌었군. 우정추가 하루 동안 뭘 준비할 것 같나?"


"싸움 대비를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도망갈 준비를 할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럼 어디로 도망갈까?"


"하늘과 땅으로는 완전히 포위되었으니, 땅 속으로 도망갈 겁니다. 거룡성 지하에는 강이 흐르고 있으니까요."


헌원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너도 많이 늘었구나."


"모두 사부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내 얼굴에 금칠할 필요 없다. 네가 노력한 결과다. 가서 흑도 놈들 대가리를 불러오너라."


거상방, 백룡방, 대붕방의 부 방주들이 다가왔다. 짠 것처럼 책임자들은 모두 부 방주였다.


"환락방 부 방주는 포로로 잡힌 것 같소. 내가 우정추를 우습게 본 모양입니다. 사죄드리오."


세 부 방주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남쟁 부 방주가 잘못해서 그렇지요. 책사장께서 사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좋게 봐 주니 감사하오.

우정추가 천망쇄까지 사용하여 도망갈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땅 속, 즉 지하 수로를 타고 튈 모양인데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도가 있습니까?"


세 부 방주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았다.


"당장 명하 상류로 수하들을 보내, 배를 타고 내려오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방법은 그것뿐입니다."


"문제는 위치를 잘 잡아서 대기해야 우정추를 잡을 텐데, 그게 어렵습니다. 땅 속이라 위치 잡기가 힘듭니다."


헌원책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냥 하류에서 기다리면 안 되나?"


"책사장님 말씀대로 일부는 하류에서 대기하죠. 일부는 상류에서 배타고 내려오고."


"좋습니다. 지금 수하들에게 명령하겠습니다."


백룡방 부 방주 동찬이 다른 의견을 말했다.


"하지만 중간에 새면 잡을 수가 없습니다."


나머지 두 부 방주가 동찬에게 눈알을 부라렸다. 쓸데없이 나서지 말라고.


헌원책은 생각에 잠겼다. 한참 있다가 결정을 내렸다.


"동찬 부 방주의 말이 일리가 있네. 지하는 지하대로 상류와 하류에서 지키도록 인원을 보충하기 바라오. 세가의 수사들 몇을 붙여드리리다.

지상에서는 하루 기다릴 필요 없이 공격 진행합시다. 벽 쪽은 뚫기 힘드니까 정문을 공격하는 걸로. 어떻소?"


'동찬 저 새끼가 괜히 입 놀리는 바람에 인원만 더 늘어나게 생겼군.'


부 방주들은 시선을 주고받은 다음, 당장 공격하겠다고 대답했다.



한편 거룡산 깊숙한 곳의 수련동.


"어머, 웬일이야?"


예령은 깜짝 놀랐다. 목에 걸려있던 수련동 출입 옥패가 마구 흔들리더니 쩍쩍 금이 간 것이다.

도사의 표정이 확 변했다.


"어서 벗어라. 긴급신호다. 금사방에 큰 일이 벌어진 모양이구나."


"그래요?"


"이숙과 삼숙을 불러라. 아니다, 내가 부르마."


곧바로 검은 도포 차림의 사내와 철탑처럼 거대한 덩치가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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