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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 님의 서재입니다.

신선행!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오동
작품등록일 :
2022.05.11 17:45
최근연재일 :
2022.10.21 11:40
연재수 :
13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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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38,436

작성
22.09.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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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 110화

DUMMY

사가는 헌원 가주 정실부인의 친정. 헌원 세가보다는 한 등급 아래의 가문이다.

특이하게도 사가에서는 토(土)속성 영맥을 가진 아이들이 자주 태어났다.


사가 육형제는 헌원가에 빌붙어 수련하다가 얼떨결에 휩쓸려 차출된 상태.


육형제의 맏이, 사일은 상황을 지켜보며 헌원책의 눈에 들 궁리를 하다가 선뜻 나섰다.


황의를 입은 결신경 초기의 수사 나머지 다섯이 앞으로 나섰다. 하나같이 덩치가 컸다.


웃통을 벗고, 윗도리를 둘둘 말아 목에 둘렀다.


"대력부!"


여섯 사내는 누런 황지에 주사로 써내려간 부적을 꺼내 몸에 붙였다. 제법 비싼 일회용 부적이었다.


쿠구구궁


육형제가 딛고 서 있던 땅바닥이 뱀처럼 꿈틀거리더니 쩍쩍 갈라졌다.

영력 파동이 땅 속에서 육형제의 발목을 타고 위로 회오리쳤다. 황색의 흙바람이 전신을 감고 휩쓸었다.


여섯 사내의 발밑에서 위로 올라가며 몸을 휘감은 영력 파동 때문에 사내들의 몸은 더욱 커져 일장 높이가 되었다.

흙바람이 몸에 달라붙어 흙으로 빚은 거인처럼 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허접한 흙 인형이 아니라 돌로 깎은 석인처럼 변했다.


피부에서 번쩍거리는 광채가 났다.

몸통은 아름드리나무에, 팔뚝은 어른 몸통 굵기. 누렇던 빛이 황금색으로 바뀌었다. 금으로 된 갑옷을 입은 것 같다.


"금갑역사다."


"아니야, 황건역사야."


태승은 정문 밖에서 영력이 마구 파동 치는 것을 느꼈다. 상대는 힘을 위주로 하는 공법을 수련한 것이 확연했다.


'토(土)속성 영맥! 조만간 정문을 들어내겠군. 상대하려면 나도 변신해야겠지.'


평범한 용모의 사내로 변했다. 환락방 부 방주를 기습할 때 갈아입었던 하인 옷도 바꿔 입지 않았다.


'가장 빠르게 수사들을 한꺼번에 쓰러뜨리려면? 당연히 미인혈루검이지.'


저물환에서 미인혈루검과 무혼침을 꺼내, 무혼침은 소매 속에 숨겼다.



"받침!"


육형제 중에서 셋이 기마자세를 취했다.


그 다음에 둘이 뛰어와, 셋의 어깨 위에 올라섰다. 둘은 하늘을 떠받치는 형태를 취했다.


마지막 남은 하나, 제일 막내가 멀리서 뛰어와 몸을 솟구쳤다.


휘익


공중제비를 돌아 둘의 손 위에 올라섰다.


"던져!"


말과 함께 중간에 섰던 둘은 받치고 있던 막내의 발을 있는 힘껏 위로 던졌다. 동시에 막내는 하늘로 높이 차올랐다.


텁.


막내의 두터운 손이 휘어진 정문의 꼭대기를 잡았다.


"뛰어!"


중간에 서 있던 둘이 몸을 날려 막내의 발을 잡았다. 둘이 대롱대롱 매달렸다. 제일 위에서 정문을 붙잡고 있던 막내의 팔이 부르르 떨렸다.


"잡아!"


밑에서 기마자세를 취했던 나머지 셋이 뛰어 올라 둘의 발을 잡았다.


제일 위에 매달려 있는 막내의 전신이 덜덜 떨렸다. 엄청난 무게가 밑에서 잡아당기니 죽을 정도로 힘들었다.

막내가 악을 썼다.


"씨바, 팔 빠져! 빨리!"


커다란 거인으로 변신해서 엄청 무거워진 여섯 거인이 매달리자 정문이 끼익 끼익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만근추!"


여섯은 영력으로 만근추를 운용해 몸무게를 한껏 무겁게 아래로 내리밀었다.


끄그그그긍


정문이 우그러졌다. 점점 아래로 내려와 직각으로 구부러졌다. 아래에 매달렸던 셋의 발이 땅에 닿았다.


"당겨!"


이이이이익.


여섯 거인이 정문을 잡아당기면서 용을 썼다. 강철 정문은 결국 반으로 접히면서 벽에서 뜯기기 시작했다.


우지지직


"좀 더! 좀 더 힘을 내!"




굉음과 함께 강철 정문이 뜯겨 내팽겨졌다. 정문과 중문 사이에 가득 찼던 시체가 우르르 쏟아졌다.


"이건 뭐야."


시체더미 위에 평범한 사내 하나가 혼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사가 육형제의 맏이가 내뱉었다.


"밟아 버려."


태승은 손에 늘어뜨렸던 미인혈루검을 번쩍 치켜들었다. 영력을 주입한 상태라, 검 중앙의 붉은 보석이 요요히 빛났다.


거대한 발을 들어 올리던 막내의 몸이 굳었다. 다른 형제들도 모두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이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붉고 요요하며 안온한 빛과 그것이 연상시키는 붉은 등불의 침상 위, 부드럽고 따뜻하고 요염한 여인의 육체밖에 없었다.


"으으으."


여섯 놈의 입에서 저절로 앓는 소리가 났다.

사가 육형제뿐 아니었다. 주위에 둘러싸 지켜보던 모든 사람들이 미인혈루검의 빛에 현혹되었다.

사가 육형제의 덩치에 가려서 제대로 못 본 수사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넋이 빠진 옆의 동료를 툭 쳤다.


"뭐해?"


"으, 응?"


머리를 흔들고 정신을 차린 수사가 깜짝 놀라 외쳤다.


"미인혈루검이다. 모두 깨워!"


그때야 현혹에서 깨어난다고 부산스러운 움직임이 있었다. 헌원책도 머리를 흔들었다. 잠시 홀렸던 것.


'귀시 경매에서 상림국 수사가 낙찰 받았다고 들었는데, 저 놈이 상림국 수사인가? 아니면 우정추란 놈이 상림국과 손을 잡은 건가?'


어쨌든 그건 급하지 않다. 헌원책은 소리를 질렀다.


"모두 깨워. 특히 사가 육형제를 깨워."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가 육형제는 완전히 홀려버렸다.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흔드는 바람에 발 한 쪽을 들고 있었던 막내가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갔다.


우당탕탕.


막내의 무게에 못이긴 형제들도 다 함께 넘어졌다. 일장 크기의 거대한 덩치 여섯이 중문 앞에 드러누우니 새로 벽이 생긴 셈이었다.


"저, 저! 어서 치워.!"


이미 태승은 몸을 순긴 상태. 헌원책은 태승이 도망간 줄 알고 명령했다.


태승은 숨은 상태에서 저물환에서 만근부를 꺼냈다.


'저것은 반드시 부숴야 해. 시간이 없으니 단 일격에!'


노리는 것은 충차. 바퀴가 거의 다 수리되었다. 충차로 돌격해오면 중문은 한방에 부서진다.


휘이이잉


영력을 주입해 기둥만큼 커진 만근부가 허공을 갈랐다. 태풍 부는 소리와 함께 문짝 크기의 도끼날이 충차에 떨어졌다.


"막아라!"


결신경 후기 수사는 얼마 되지 않는다. 결신경 초기나 중기가 막을 수 있는 공격이 아니었다.


쾅.


만근부의 단 일격에 충차는 반 토막이 났다. 엄청난 힘에 짓눌린 바퀴 축도 동시에 부러졌다. 충차 옆에서 수리하던 수사들과 무인들은 큰 충격에 사방으로 튕겨났다.


단 일격에 난장판을 만들어놓고 태승은 전이부로 공간이동을 했다.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제대로 당한 헌원책. 어안이 벙벙하여 아무 말을 못했다.


"사부님."


"으, 응. 저놈은 대체 뭐냐?"


"금사방주 비장의 무기임에 틀림없습니다."


헌원책은 음성이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호위 책임을 맡은 헌원 세가의 결신경 후기 수사였다. 눈으로는 태승의 영력 파동으로 경지를 가늠하는 중이었다.


"저놈의 경지는 어느 정도인가?"


"결신경 후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결신경 후기는 다섯 있습니다. 야, 다들 내려와."


결신경 후기 수사들은 공중에서 비주를 타고 천망쇄의 틈을 노리고 있다가, 호위장의 명령에 우수수 내려왔다.


호위장은 목에 핏대를 세우고 명령했다.


"저놈 봤지?"


"예."


"조금 있다가 무인들이 중문으로 돌진한다. 그때 너, 너. 둘이 같이 들어가서 그놈을 반드시 찾아 죽여."


"존명!"


이러면 되겠냐는 듯, 호위장은 헌원책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헌원책은 혼자 구시렁거리는 중이었다.


"충차가 개 박살이 났으니 거룡성주 얼굴을 어떻게 봐. 저것도 성주가 봐줘서 겨우 빌렸는데."


"돈으로 때워야죠. 금사방을 빠르게, 깨끗이 정리하면 가주께서도 허락하실 겁니다."


수제자가 옆에서 달래고는, 수하들에게 명령했다.


"공격에 방해되니 재들 빨랑 치워."


일장이 넘는 거인 여섯이 엉켜있었다. 여럿이 달려들어 옮기려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토(土)속성의 수사는 땅에 발을 붙이면 땅으로 부터 영력을 받아 힘을 발휘한다.


"깨워."


"안 깹니다."


"그럼 대력부를 떼. 그리고 옮겨."


"대력부도 뜯어지지가 않습니다."


"빌어먹을."


반시진이 흘러 겨우 여섯을 옮겼다. 중문 앞의 시체도 다 치웠다. 길이 열리는 것을 보고, 헌원책은 돌격 준비를 지시했다.



그 사이 우정추의 부하들은 충분히 쉬고 치료도 받았다. 냉두가 독주 항아리를 들고 다니며 수하들에게 먹였다.


"자, 한잔 씩 들어. 마시고 힘내서 저놈들을 잘 막아라."


모두 얼큰하게 취했다. 세상이 돈짝만큼 보였다. 밖에서 공격하는 놈들이 우습게 느껴졌다. 한주먹 거리도 안될 것 같았다.


냉두가 외쳤다.


"잘 들어라. 오늘만 버티면 된다. 오늘만 지나면, 방주께서 모두에게 금 열 냥씩 주신다고 했다."


"와!"


냉두 주위에 빙 둘러앉은 수하들은 무기를 들고 소리를 질렀다.


"좋으냐?"


"좋습니다."


"그럼 모두 연장 들어. 이제부터 들어오는 놈들은 깡그리 없앤다.

수사들은 큰 도련님께서 없앨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흑도 사대방파 놈들만 조져버려! 알았나?"


"존명!"



"돌격 앞으로!"


선두에 선 거상방의 덩치 사십 명이 한 손에 방패, 다른 손에 양날 도끼를 들고 굳게 닫힌 중문을 향해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이들은 충차를 끌었었는데 충차가 부서지는 바람에 할 일이 없어졌으니, 충차 대신 선봉에 서게 한 것이다.


"찍어!"


도끼로 중문을 두들겨 부수려는 순간, 문에 주먹만 한 구멍 수 백 개가 생겨났다.


원래 있던 구멍이었지만, 검게 칠을 해서 얼른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었다. 구멍을 통해 팔뚝만한 장창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갔다.


장찰과 봉만이 영력으로 쏘아 보낸 장창은 방패 따위는 종잇장처럼 찢고 육신을 관통했다.

선두 일렬의 덩치들은 중문에 걸려 꼬치에 꿰인 닭처럼 죽어갔다.

비명이 아우성치고 선혈이 강물처럼 흘러 내렸다. 끔찍한 광경에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흥, 계속해!"


헌원책도 이러리라 짐작했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살아남은 거상방의 수하들에게 명령했다.


"돌진!"


"중문은 반드시 부숴. 거상방의 명예가 달렸다."


쾅 쾅 쾅 쾅.


거상방의 덩치들이 끝없이 달려들어 계속 중문에 부딪쳤다. 문의 구멍에서 나오던 장창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준비한 장창이 다 떨어졌다.


"창이 다 떨어진 모양이다. 마음 놓고 깨부숴라."


수십 명이 개미처럼 달려들어 한참을 두드리고 흔들었다.

중문이 삐걱대며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결국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중문이 뒤로 넘어졌다.


"문이 부서졌다. 모두 돌진하여 금사방을 없애라!"


와아!


뒤에서 기다리던 흑도 사대방파의 수하들 수백 명은 마치 개떼처럼 부서진 중문을 넘어 안으로 쏟아져 들어갔다.

헌원 세가 수사들은 뒷짐을 지고 이런 모습을 냉정하게 구경만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25 오동
    작성일
    22.09.23 13:38
    No. 1

    어제 글과 오늘 글에서 미비한 점을 지금 봤습니다.
    다시 써 올리고 싶지만 보신 분들이 많아 그럴수 없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제대로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봉무산
    작성일
    22.09.24 09:24
    No. 2

    장르에서 "선협"으로 자리 잡는거 같은 신선소설이 울나라에서 매니아층 외에 큰 인기가 없는건 우리의 기본 정서들과 중국의 기본정서들이(지나친인명 경시, 장광설 등) 틀리기 때문인거 같은데 오동님의 이 글은 많이 개선되는거 같아요. 선협의 국산화라 하야 하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5 오동
    작성일
    22.09.24 11:58
    No. 3

    정확히 지적하셨네요.
    그런 의도로 한자를 덜 넣고, 말씀하신 대로 장광설 등을 넣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알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묵향온라인
    작성일
    22.10.14 20:03
    No. 4

    재미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육체피로
    작성일
    22.10.22 09:31
    No. 5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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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제 124화 +7 22.10.13 1,209 5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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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제 121화 +2 22.10.10 1,245 49 11쪽
120 제 120화 +2 22.10.07 1,385 4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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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제 117화 +2 22.10.04 1,274 42 11쪽
116 제 116화 +3 22.10.03 1,314 42 11쪽
115 제 115화 +3 22.09.30 1,429 46 11쪽
114 제 114화 +4 22.09.29 1,297 51 11쪽
113 제 113화 +3 22.09.28 1,300 51 11쪽
112 제 112화 +3 22.09.27 1,336 40 11쪽
111 제 111화 +3 22.09.26 1,307 52 11쪽
» 제 110화 +5 22.09.23 1,452 4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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