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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백수

스팀펑크의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문학공대생
작품등록일 :
2021.05.25 17:50
최근연재일 :
2021.06.18 23:50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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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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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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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7화

DUMMY

스팀펑크의 대마법사


17화






스으으으——


김이 빠지는 듯한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석탄을 가득 쌓고 불을 붙여서 발생하는 열로 기차 내부에 있는 물을 데우고 만들어진 수증기가 빠져나오는 소리.


이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석탄을 들이붓는 곳에서는 빨리 움직이라는 둥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다가 누군가 종을 빠르게 치는지 뎅—뎅—뎅— 소리가 들렸다.


삐이이익——


충분한 수증기가 모여서 기차 엔진 안에 있는 피스톤을 움직일 동력(動力)이 되었는지 출발 신호가 들렸다.


이 모든 소리를 듣고 있는 사람은 바벨이었다.


출발하려는 기차 내부의 승객실에 앉아있는 바벨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검은 기차는 속도를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한 것인지 내부는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바닥에 붙어있는 의자 몇 개, 내부의 벽에 붙어있는 창문,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전부였다.


초라하다고 볼 수 있는 기차의 내부에 바벨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바벨의 옆자리에는 전투를 대비하는 전사처럼 무장을 하고 있는 록시.


록시는 허리 쪽에 매달려 있는 권총을 손으로 잡으면서 자고 있었다.


하얀 손 틈 사이로 보이는 권총의 손잡이가 지난번 바벨이 록시의 방에서 본 권총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앞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쉴 새 없이 휴대용 타자기를 두드리고 있는 쟈니가 있었다.


그들 사이에서 평범한 검은 정장 차림을 하고 있는 바벨은 생각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이곳에 있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지 바벨은 멍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드디어 출발을 하려는 것인지 기차의 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수증기를 내뿜었던 기차가 검은색의 매연을 내뿜으면서 선로 위에서 천천히 움직였다.


의자에는 안전벨트는 고사하고 손잡이조차 없었기에 바벨은 두 손으로 깍지를 꼈다.


그리고 옆에 붙어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도시의 풍경을 빠르게 지나치고 있었다.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동쪽에서 뜬지 얼마 안 된 해가 이른 아침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바벨은 창문으로 머리를 박고 어제의 일을 생각했다.


‘빌어먹을 드워프······’






* * *






“자네 출장 다녀올 생각 없나?”


바실의 뜬금없는 말이었다.


‘이게 뭔 소리야?’


자신이 일주일에 2시간만 강의를 하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할지라도 갑자기 출장이라니.


수업계획을 수정한다고 자신을 귀찮게 만들어 짜증이 났기에 나에게 엿을 먹이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분명히 바실의 두 눈은 짜증이 난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나에게서 무엇인가를 뜯어먹으려는 장사꾼의 눈이었다.


그 눈빛에 바실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출장이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말과 함께 찡그리는 표정은 덤이었다.


바벨은 6개월 동안 성실하지만 조용하게 근무를 하고 싶어 했다.


어차피 학교는 잠깐 돈벌이 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자네가 짐작한 대로 철광산에 문제가 생겼어.”


마침내 담배를 다 핀 바실이 재떨이에 꽁초를 꽂고는 이어서 말했다.


“그 문제는 얼마 전에 발견된 철광산의 위치 때문일세.”


“철광산은 정확히 우리가 살고 있는 더블린 도시와 보슬로 도시의 경계선에 있네.”


바실은 끊임없이 말했기에 바벨은 질문도 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듣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일이 복잡해졌어.”


“식량만큼 중요한 것이 철인데 말일세.”



“그 때문에 위에서는 광산이 자신의 것이라며 서로 우기고 있지.”


바실은 이어서 책상 위에 팔을 올리고 깍지를 낀 손을 얼굴에 붙였다.


“뭐······ 큰일이군요.”


별다른 대답이 생각나지 않아서 영혼 없는 대답을 한 바벨이었다.


“서로 간에 양보 따윈 없어서 직접 만나서 얘기하기로 했지.”


“원래라면 내가 직접 가야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말일세.”


“쟈니를 대신해서 시켰지만 아무래도 인원이 부족해서 말이야.”


“자네도 출장에 가주면 좋을 것 같은데.”


오랫동안 살아온 바실은 미묘하게 바벨을 압박하면서 부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실의 부탁에도 아랑곳 않고 바벨은 당당하게 말했다.


“제가요? 왜요? 저 바쁩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닐세. 하루에서 이틀 정도면 충분할 거야.”


“글쎄요······”


미적지근한 바벨의 태도에 바실은 출장에 대한 보상부터 말했다.


“아마 학교 측에서 출장비는 나올 것이고, 광산에 대해서 좋은 소식이 있다면 시에서 보상이 나올지도 모르네.”


“그······ 시에서 주는 보상이 어느 정도입니까?”


단지 보상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한 것일 뿐이라는 듯한, 바벨의 태도에 바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수백 골드는 될걸세.”


학교에서 임시로 선생이 된 바벨이 6개월 동안 월급을 모은다고 하더라도 시의 보상에는 못 미친다.


이는 지금 당장 돈이 없는 바벨에게 움직이게 만드는 충분한 명분이 되었다.


흔들리는 바벨의 눈동자를 본 바실이 쐐기를 박아 넣었다.


“정말로 하지 않을 것인가? 부탁일세.”


바벨은 바실의 연이는 부탁에 마지못해서 들어주는 척했다.


그래야만 바실에게 빚을 지우는 느낌을 줄 수 있었으니까.


이렇게 교장실에 서류를 검토 받으러 온 바벨은 출장을 명 받았다.


하지만 바벨이 모르는 것이 있었다.


출장지인 광산에 대해서 바실이 말을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그저 출장지인 광산으로 떠나는 시간과 동행하는 인원만 말해줬을 뿐.


해가 뜨기 전인 새벽에 일어나 바벨은 내려가는 눈꺼풀을 붙잡고 짐을 꾸렸다.


방에서 나와 같이 광산으로 떠날 일행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들떠 있었다.


고작 해봐야 이틀밖에 되지 않는 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쟈니에게 설명을 듣고 나서야 출장을 나선 것에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광산으로 가는 기차가 열악한 것은 그렇다 치고, 광산에서 지내면서 철광석 샘플을 캐야 한다는 것이다.


쟈니는 감독으로, 록시는 호위 역할을 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모두 바벨의 몫이었다.


기차역에서 모든 전말을 알게 된 바벨이 속으로 되뇌었다.


‘빌어먹을 드워프’






* * *






삐이이익——


출발할 때 들렸던 소리가 똑같이 울리면서 기차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그 소리에 화들짝 놀란 바벨이 눈을 뜨게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가볍게 두 손으로 양 볼을 두드리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자신이 잠이 든 사이에 쟈니와 록시는 이미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바벨의 모습이 못마땅한지 록시가 앉아있는 바벨의 정강이를 걷어차면서 말했다.


“빨리빨리 좀 움직여!”


빡——


“악!”


꾸준히 몸을 단련한 총잡이의 발길질은, 운동 한번 하지 않은 마법사의 몸을 가지고 있는 바벨에겐 너무 큰 고통을 선사해 주었다.


사람은 너무 큰 고통을 받게 되면 말을 하지 못한다고 했던가.


바벨의 모습이 그 말에 딱 들어맞았다.


자신의 정강이를 부여잡고 있는 바벨을 본 록시는 당황했다.


자신의 생각보다 바벨의 몸이 너무 약했던 것이다.


쟈니는 그 모습을 봤기에 자신의 정강이를 지키려고 허둥지둥 기차에서 먼저 내리기 시작했다.


먼저 쟈니가 내리자 록시는 바벨에게 사과의 말도 하지 못하고 기차에서 내렸다.


바벨은 그 광경을 몸을 웅크린 채 보고 있었다.


‘이제는 귀쟁이까지······’


기차도 다시 도시로 돌아가야 했기에, 바벨은 아픈 다리를 억지로 일으켜 기차에서 내렸다.


이들이 내린 곳은 주위에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 황무지였다.


다만 기차의 짐칸에서 꺼낸 오토바이 3대가 나란히 있었다.


세명뿐인 인원이지만 황무지에 도착하는 목적을 달성했다 는 듯 기차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치이이익——


멀어지는 검은 기차를 바라보는 것도 잠시 일행은 이곳에서 광산으로 빨리 이동해야 했다.


행동이 느릴수록 이곳에 있어야 할 시간도 늘어나기에.


다만 능숙하게 오토바이에 탄 쟈니와 록시와는 달리 바벨은 멈칫했다.


한 번도 타본 적도 없고, 조종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바벨이 오토바이에 타지 않자 답답한 록시가 직접 나섰다.


“오토바이도 안 타봤어?”


바벨은 차마 대답은 못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한 걸음에 록시가 다가오자 바벨은 아까 맞았던 다리를 뒤로 뺐다.


그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록시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기 시작했다.


“자, 이게 손잡이야.”


“내가 그거 하나 모를 것 같아?”


“그래······, 그러면 오른쪽 손잡이를 돌리면 시동이 켜지고, 그 상태로 오른쪽 발판을 밟으면 오토바이가 나가는 거야 알겠지?”


“멈출 때는 반대로 왼쪽 발판을 밟아야 해.”


몸이 약하다고 해서 바벨의 머리가 안 좋은 것은 아니었기에 손쉽게 이해했다.


“알아 들었어.”


“한번 움직여봐.”


둘과는 달리 어색한 포즈로 오토바이에 앉게 된 바벨은 시동을 먼저 걸었다.



천천히 손잡이를 돌리자 오토바이가 응답했다.


부르르릉······


얌전한 소리가 마음에 든 듯 바벨은 오토바이를 왼손으로 살짝 쓸었다.


시동이 걸린 것을 확인한 바벨은 곧장 오른쪽 발판을 밟았다.


지금까지 조용했던 엔진은 굉음(轟音)을 내기 시작했다.


부아아앙——


오토바이는 바벨을 태우고 황무지를 내달렸다.


빠르게 돌아가는 바퀴 때문에 생기는 흙먼지가 자욱해질 때쯤.


오토바이는 부드럽게 방향을 바꾸고 다시 일행에게 돌아왔다.


그 사이에 고글을 낀 쟈니와 록시가 바벨을 칭찬했다.


“처음치고 운전을 잘하시네요.”


“뭐 봐줄 만하네.”


바벨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 록시 모습이 황무지와 퍽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기색을 감추고 말했다.


“내 고글은?”


얄밉게 말하는 바벨에게 록시가 오토바이 안장(鞍裝) 속에 들어있는 고글을 꺼내서 직접 씌워주었다.


그리고 벗겨지지 않게 단단히 가죽 줄을 조이고 키득거리며 말했다.


“마법사가 아니라 부랑자 아니야?”


그 모습을 보면서 왠지 모르게 소외감을 느낀 쟈니가 말했다.


“이제 슬슬 광산으로 출발하시죠.”


쟈니를 선두로, 중간엔 록시, 후미는 바벨이.


오토바이가 줄지어 황무지를 달렸다.


끝없이 펼쳐질 줄 알았던 황무지가 시간이 조금 지나자 지평선 너머로 검은색의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선두에서 그것을 본 쟈니가 소리를 질렀다.


“조금 있으면 광산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쟈니의 말대로 지루할 틈도 없이 검은 산 앞에 도착하게 되었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은 채 검은 흙과 돌이 쌓인 산 앞에서 일행은 오면서 묻은 흙먼지를 털어댔다.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나서 록시가 먼저 산의 입구를 발견했다.


동굴처럼 보이는 산의 입구 바닥에는 누군가가 들어간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늘 상 웃고 있었던 쟈니가 정색하면서 말했다.


“그들이 먼저 왔군요.”


일행보다 먼저 발루아의 사람들이 이 광산에 도착한 것이다.


어둠에 가려져 안쪽이 보이지 않는 입구 속으로 일행들은 들어갔다.


작가의말

제목 바꾸고 싶은데 변경이 안되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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