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방구석백수

스팀펑크의 대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문학공대생
작품등록일 :
2021.05.25 17:50
최근연재일 :
2021.06.18 23:50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6,235
추천수 :
280
글자수 :
135,452

작성
21.06.03 20:30
조회
221
추천
11
글자
12쪽

10화

DUMMY

스팀펑크의 대마법사


10화






처음엔 지팡이를 골라서 구매를 하려고 이곳에 왔지만, 우연히 보게 된 월석을 손에 넣게 되었다.


월석은 순전히 바실의 도움으로 얻은 것이었기에, 건물의 옥상에 착륙한 비행선을 타려고 할 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옥상으로 올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무 말 없었던 바실은 비행선에 탑승하고 나서야 말을 꺼냈다.


“그 운석 어떻게 쓸 건가?”


소름이 끼치게도 바실은 이미 이것이 운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바실은 태연하게 비행선의 시동을 걸었다.


“그······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게 운석이란 것에 확신은 없었네. 다만 높은 확률로 운석일 거라 생각했네”


보조석에 앉아 보이는 바실의 흰머리가 보였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광물이 얼마나 많겠는가, 모든 광물을 내 손으로 직접 만지지는 못했지만 보고 들은 것이 있으니 모르는 것은 없다고 봐야겠지.”


비행선의 프로펠러가 돌아가면서 천천히 상승하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광물이라면 당연히 이 세상 밖에서 온 것이겠지.”


바실의 경험과 연륜이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정답을 말해준 것이다.


“거짓을 말한 것에 대해서 책망하지는 않겠네. 자네의 사정이 있겠지.”


월석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은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정보의 가치가 높아서 월석을 누군가에게 뺏길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실은 뺏기는커녕 내 손에 쥐여주었다.


바실은 운석이 월석이란 것을 모르고 있지만 알게 되더라도 지금과 같을 것 같았다.


짧은 대화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비행선이 아침부터 분주하게 연기를 내뿜는 건물들 사이로 날아올랐다.


양쪽의 프로펠러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한 명을 제외한 그 누구도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할 때쯤에 말을 꺼냈다.


“이 운석은 월석입니다. 이 안에 달의 힘이 담겨있어요.”


“그 힘을 이용하려면 달이 떠있는 밤에 특별한 가공을 해야 합니다.”


“달빛이 월석을 비출 때 마나를 불어 넣어야 하죠.”


나는 눈을 감고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말했다.


“그러고는 간절히 원하는 것 하나를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 월석은 그것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 어떤 것이든.”


그때의 나는 우연히 얻게 된 월석을 가공하여, 그것을 재료로 불완전하게나마 이곳에 오게 된 것이었다.


“다만 한번 형태를 갖추게 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더군요.”


내가 눈을 떴을 때에 손에 들린 월석은 여전히 검은색의 덩어리였다.


“그거 참 신기하군.”


월석의 엄청난 가치를 말했음에도 예상대로 바실은 무덤덤했다.


“근데 나도 모르는 것을 자네는 어찌 알고 있나?”


바벨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사실을 고백했다.


“저도 오래전에 우연히 밤하늘에서 떨어진 것을 주웠었든요.”


“깜깜한 밤하늘에서 별똥별인줄 알았던게 제 앞으로 굴러떨어졌었죠.”


“그때에 이게 달에서 떨어진건지는 모르지만, 달빛에 반응하는 돌이라 제가 월석이라 지었습니다.”


두근대는 심장을 다스리지 못한 채 물었다.


“교장님은 이게 욕심나지 않으십니까?”


그야말로 꿈에 나올법한 물질이 뒤에 있는데도 바실은 여전히 똑같았다.


“욕심나지 않는다면 거짓이겠지, 그야말로 ‘현자의 돌’과 같은 것이 뒤에 실존하는데.”


“그렇지만 말일세 바벨, 자신의 주제를 넘어선 욕심은 화를 부를 뿐이야.”


“그리고 늙은이가 쓰는 것보단 젊은이가 쓰는 게 더 유용하지 않겠나?”


바실의 말은 해탈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 같았다.


“근데 그것으로 무엇을 만들건가?”


“저도 이걸로 뭘 만들지 고민입니다.”


마법사들에겐 상상에서나 존재하는 꿈과 같은 물질이다.


예전엔 호기심으로 이곳에 오는데 이용하였지만 지금은 원하는 것도 없다.


창공(蒼空)에 떠있는 붉은 비행선에서 바벨은 고민을 더해갔다.


그 사이에 바실은 욕심은 없지만 호기심은 있었기에 말을 꺼냈다.


“근데 그것을 가공하는 데 얼마나 걸리나?”


“오늘 밤에 달이 뜨고 지기 전에 끝날 겁니다.”


“흠······ 나중에 완성되면 한번 보여줄 수 있나?”


바실은 나이가 많아도 처음 보는 광물인지라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을 참지 못했다.


“당연히 보여드려야죠.”


문득 바벨은 찔리는 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월석을 고작 밀린 월세와 교환하기엔 좀 그렇지 않습니까?”


“······ 이건 파블로에게는 비밀로 하지.”


파블로가 월석을 알게 된다면, 아마 오늘의 일을 후회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잘 것이었다.






* * *






비행선은 곧장 왔던 길을 되돌아서 학교로 가지 않았다.


바실은 자신이 지팡이를 사주지는 않았으니까 대신 옷을 사주겠다고 했다.


아마도 지금까지 똑같은 옷만 입고 다녔으니 불쌍해 보였나 싶었다.


학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입을 옷을 몇 벌 사고 나서야 만족했는지 학교로 돌아왔다.


교장실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숙소가 있는 층으로 도착했다.


방으로 돌아와 선물 받은 옷들을 내팽개치고, 텅 빈 책상 위에 월석을 올려놓았다


아직 가공되지 않은 까만 월석을 들여다보았다.


한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는 것을 매만져보았다.


‘그때와 똑같군.’


이곳은 다른 세상인데도 불구하고 월석을 겉으로만 보자면 똑같았다.


월석을 손가락이 하얗게 변할 정도로 꽉 쥐어보았다.


돌 자체의 단단함 마저 똑같았다.


심장을 지나 오른팔을 지나고 손가락에 마력을 모았다.



악력보다도 강한 마력의 힘으로 월석을 움켜쥐었다.


여전히 미동도 없이 어느 부분 하나 찌그러진 곳 없었다.


이번에는 마력으로 월석을 공중에 띄웠다.


보이지 않는 거미줄에 붙어있는 것처럼 둥둥 떠있는 월석의 겉면에 불을 질렀다.


마력으로 만들어낸 꺼지지 않는 불로 불태우려 했다.


월석에 변형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온도인지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이번에는 급격한 온도 변화를 주기 위해서 돌을 얼렸다.


본래의 평범한 돌이라면 금이 가거나 깨지기 마련이다.


얼음에 가둔 월석은 오롯이 제자리에서 형태를 유지했다.


예전에 알고 있던 월석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마력의 공급을 멈추었다.


달이 뜬 밤에 쓸 마나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힘없이 월석은 책상 위로 떨어졌다.


단단한 월석은 책상에 자신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떨어지는 월석을 손으로 잡지 못해서 책상이 움푹 파였다.


‘아······ 이런 멍청한······’


나는 떨어진 월석을 원망하기보다는 내 멍청한 두뇌를 원망했다.


월석인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으니 이제는 밤을 준비해야 했다.


침대 쪽에 붙어있는 창문으로 가서 밖을 확인했다.


쇼핑을 마치고 나서니 그새 하늘은 주홍빛의 노을이 지평선에 가득했다.


해가 지고 나면 달이 뜰 것이다.


한밤중에 있을 월석의 가공을 위해서 지금 당장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시계를 보니 저녁 식사시간이 다 되었지만 식사는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밥을 같이 먹자며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고 월석의 생각에 허기짐마저 느껴지지 않았기에.


해가 지고 머리 위로 달이 솟아 나올 때까지 잠을 자기로 했다.


단지 쇼핑을 하고 지쳐서 그런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사용한 마나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 * *






알람을 맞추지는 않았는데도 알아서 몸이 일어났다.


달이 뜬 것을 확인하려고 창문 밖을 내다보았다.


새하얀 빛을 내뿜는 달과 붉은빛을 내뿜는 달이 밤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이전에는 달은 오직 하나였는데, 이곳은 두 개의 달이 떠있었다.


예전과 월석은 같으나 달빛이 달라졌다. 아니 추가가 되었다.


달라진 변수는 달라진 실험값을 내놓기에 당황스러웠다.


‘아니······ 왜 달이 두 개나 되는 거야?’


이 월석을 실험용으로 삼아서 가공할 수는 없었다.


월석은 이것 하나밖에 없었고 앞으로 구할 수 있을지의 유무도 알 수 없었다.


단 한 번의 기회로 성공을 해야 했다.


좁은 방안에서는 실험을 하기에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야 했다.


주위에 실험을 방해할 요소가 없고, 장시간 동안 달빛을 받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찾아야 했다.


학교 밖으로 나가기에는 어떤 장소가 괜찮을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았다.


아무리 비행선을 타고 오고 가며 본 것들이 있지만 변수가 많았다.


학교 안으로 범위를 좁히자 떠오른 장소가 있다.


학교 도서관의 위층, 학교의 옥상이 월석을 가공하기에 적합했다.


다만 옥상이 있다는 것은 도서관의 책을 읽어서 알고 있었지만 가는 길은 몰랐다.


마냥 한가롭게 고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일단 도서관으로 올라가야 했다. 그곳이 옥상과 가장 가까운 층이기에.


엘리베이터에 탔지만 역시 옥상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옥상과 가장 가까운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은 전과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조용한 곳에 수많은 책장 속의 책들만이 가득히 있었다.


햇빛이 들어오지 못했던 도서관의 창문은 달빛 또한 접근을 거부하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실험을 하기에 방해할 요소가 없는 것은 좋지만, 제일 중요한 달빛이 들어오지 못해서 도서관에서 월석을 꺼낼 수는 없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옥상으로 올라갈 방법을 강구했다.


사방을 둘러보다가 열리지 않는 창들 사이로 조금이나마 열리는 작은 창문을 발견했다.


그리고 무식하고 단순한 방법을 떠올렸다.


단단히 나사로 고정되어 있는 창문을 조심스럽게 분해했다.


조심스럽게 창문을 떼어내고 도서관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창문에 대한 방비 시설은 없는 모양인지 별다른 소음이 들리지는 않았다.


‘마법사 팔자에도 없는 노릇을 하고 있네’


바벨이 생각한 방법은 창문을 통해 나가서 학교의 벽을 오르는 일이었다.


오직 옥상으로 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마력으로 몸을 띄워서 가면 되지만, 월석을 가공하려면 마력을 아껴야 하기에 할 수 없는 방법이었다.


바벨은 손가락 끝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그러고는 천천히 창틀에 손가락을 대보았다.


접착제로 손가락과 창틀을 붙인 것처럼 잘 떼어지지 않았다.


마력의 공급을 끊자 손쉽게 손가락이 떼어졌다.


바벨은 성공적으로 마법이 되는 것을 보고는 학교의 외벽을 등반할 준비를 했다.


품속에 월석을 넣고 작은 창문에 몸을 쑤셔 넣었다.


마법사라 체격이 크지 않아서 다행스럽게도 창문에 끼는 일은 없었다.


천천히 몸을 뒤집고 두 손으로 황동으로 된 학교의 외벽을 짚었다.


그러고는 창문을 경계로 도서관에 있는 하체를 빼내었다.


외벽에 매달린 상태가 된 바벨은 두 발끝에도 마력을 불어 넣었다.


때마침 불어온 강풍이 바벨의 몸을 뒤흔들었다.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울분을 삼키고, 먼저 오른손의 마력을 끊고 떼어낸 손을 먼저 위로 뻗었다.


다시 황동으로 된 외벽에 오른손을 붙이고 이번엔 왼손을 떼고 다시 벽에 붙였다.


손과 같이 발 또한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어느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거미와 같은 모습으로 외벽을 올라갔다.


밤하늘에 떠오른 두 개의 달빛이 바벨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마침내 외벽을 간신히 기어올라간 바벨은 학교의 꼭대기에 오를 수 있었다.


꼭대기엔 사람의 머리만 한 종이 있었다.


종을 주위로 얇은 기둥이 세워져 있었고 그 위에 지붕이 있었다.


이곳이 학교의 소박한 옥상이었다.


입구도 출구도 없는 옥상에는 쓸쓸하게 존재하는 청동으로 된 낡은 종이 존재했다.


마력은 아꼈지만 체력은 많이 소모가 돼버린 바벨이 숨을 고르면서 기둥에 기대었다.


그리고 품속에 있던 월석을 꺼내들었다.


검게 물들어 있던 월석이 달빛을 받아 서서히 검은 부분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윽고 검었던 월석은 은은한 은빛을 띄고 있는 월석이 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팀펑크의 대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21.06.20 139 0 -
공지 매일 오후 8시 30분에 뵙겠습니다! 21.06.07 95 0 -
27 26화 21.06.18 76 4 10쪽
26 25화 21.06.18 72 1 11쪽
25 24화 21.06.17 76 2 11쪽
24 23화 +2 21.06.16 86 3 11쪽
23 22화 21.06.15 92 3 12쪽
22 21화 21.06.14 103 4 12쪽
21 20화 21.06.13 113 5 11쪽
20 19화 +1 21.06.12 133 6 11쪽
19 18화 +1 21.06.12 135 7 11쪽
18 17화 +1 21.06.10 172 8 12쪽
17 16화 +1 21.06.09 174 12 12쪽
16 15화 +3 21.06.08 183 12 12쪽
15 14화 +3 21.06.07 174 11 12쪽
14 13화 +1 21.06.06 197 10 11쪽
13 12화 +3 21.06.06 209 15 10쪽
12 11화 +1 21.06.04 197 13 11쪽
» 10화 +1 21.06.03 222 11 12쪽
10 9화 +3 21.06.02 231 13 11쪽
9 8화 +1 21.06.01 238 12 12쪽
8 7화 +2 21.05.31 269 13 12쪽
7 6화 +1 21.05.30 297 13 11쪽
6 5화 +2 21.05.29 306 13 11쪽
5 4화 +1 21.05.28 327 13 13쪽
4 3화 +2 21.05.27 355 13 11쪽
3 2화 +3 21.05.26 428 15 11쪽
2 1화 +2 21.05.25 589 23 12쪽
1 프롤로그 +3 21.05.25 772 25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