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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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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7.07 16:30
연재수 :
118 회
조회수 :
10,590
추천수 :
1,011
글자수 :
645,893

작성
24.05.18 15:31
조회
123
추천
10
글자
11쪽

25. 정말 죽을 뻔했다

DUMMY

그때였다. 아래에서 하윤이의 기합소리가 들렸다.


“노란 꽃아 기다려라! 이 나하윤 님이 네놈의 목을 베어주마! 이야아아압!”


젖 먹던 힘까지 끌어올린 하윤이가 나무를 향해 뛰어왔다. 점프를 하며 나무를 한 발로 차고 위로 뛰어올랐다. 아니 뛰어오르던 하윤이의 모습이 사라지고 2m 위에서 나타났다.

블링크를 한 것이다.


하윤이의 계획은 블링크로 꽃잎까지 올라가서 창으로 꽃을 자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미 마나가 거의 다 소진된 하윤이는 한 번 밖에 블링크를 할 수 없었다.

두 번째 블링크가 실패하며 하윤이의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어, 어! 이얍!”


떨어지던 하윤이가 있는 힘껏 바르나울의 창을 나무에 박아 넣었다.

바닥에서 겨우 2m 높이에 창이 꽂히고, 하윤이는 두 손으로 창대를 잡은 채 턱걸이를 하듯 매달렸다.


그때 노란 불덩어리가 날아왔다. 수진이가 다시 파이어볼을 날린 것이다. 노란색 파이어볼이 꽃에 맞으려는 순간, 꽃잎이 확 펼쳐지며 불덩이를 쳐내 버렸다.

노란 꽃잎이 펼쳐진 그 짧은 순간 하얀 화살 한 대가 날아들었다. 이번에도 하얀 화살은 정확하게 수술의 가운데 박혔다.


“크르르르르르륵!”


다시 한번 린제이쿠스의 괴성이 하늘에 울려 퍼지며, 마치 놀란 것처럼 황급히 꽃잎을 닫았다. 그리고 휘청거리던 나무가 다시 빳빳하게 섰다.


나무에 악착같이 매달려 있던 지오가 다시 나무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언제 다시 흔들릴지 모르기 때문에 지오는 최대한 빠르게 위로 올라갔다.


10층 높이까지 올라왔을 때 지오의 몸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나무껍질 사이로 올라온 검정색 산성액이 나무와 접촉하고 있는 지오의 신체 부위를 태우고 있었다. 켈베로스의 발톱을 제외한 전투복과 전투화에서 회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아,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는데······?’


위에 있는 꽃잎을 한번 바라본 지오가 고개를 숙여 아래를 봤다. 여기서 그냥 떨어지면 최소한 중상이다. 그때 지오의 눈에 나무에 박혀 있는 붉은색 창이 보였다.


‘그래, 저 창을 한번 이용해 보자!’


생각을 마친 지오는 다리에 힘을 풀며 칼날을 사라지게 했다. 지오의 몸이 그대로 아래로 추락했다.


“아이구, 선배!”

“지오야!”

“꺄악, 선배!”


아래에서 지오를 보고 있던 하윤이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활과 스태프를 들고 있던 솔미와 수진이도 나무에서 떨어지는 지오를 보고 모두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지오는 떨어지면서 허리를 비틀어 떨어질 위치를 조정했다. 야수감각이 잔뜩 긴장한 채 지오의 추락 위치를 가늠하고 있었다.

지오가 두 다리에 힘을 잔뜩 주었다.


“쿵!”


지오의 발바닥이 창대를 밟았다. 10층 높이에서 떨어진 지오의 무게에 창대가 부러질 것처럼 휘어졌다.

하지만 바르나올의 창은 희귀급의 아이템. 결코 쉽게 부러지는 재질의 창이 아니다.

창대는 엄청난 탄성으로 지오의 몸을 위로 밀어 올렸다. 동시에 지오는 발에 힘을 주고 구부렸던 무릎을 있는 힘껏 폈다.

휘청이는 창대 위에 서 있던 지오가 로켓처럼 위로 솟구쳤다.


피웅!


대기가 갈라지는 소리가 귓가를 스쳐지나가고, 지오는 단숨에 아파트 15층 높이까지 날아올랐다.

그곳에는 지긋지긋한 노란색 꽃망울이 있었다.

지오가 오른팔을 휘두르자, 날카로운 은빛 칼날이 꽃받침을 베었다.


“크르르르르······!”


요상한 소리가 힘없이 줄어들며 거대한 노란 꽃이 아래로 떨어졌다.


“이야아! 선배!”

“지오야, 만세다!”

“어머, 해 냈어!”


아래에서 함성을 지를 때 지오는 잘려나간 꽃잎 아래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하얀 구슬을 보았다.

지오는 순간적으로 저것이 린제이쿠스의 코어임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지오의 몸은 이미 아래로 떨어지고 있는 상태.


“으아악, 선배!”

“지오야! 정신 차려!”

“꺄악! 안 돼!”


지오는 아래로 떨어지며 백아를 위로 던졌다.


“백아야, 코어를 박살내!”


아파트 15층 높이에서 떨어지는 지오가 허공에서 몸을 뒤틀었다. 하지만 눈 깜빡할 새 지오의 발이 바닥에 닿을 만큼 떨어졌다.

세 사람은 눈을 질끈 감았다.


쿵! 휘리릭, 휘리릭!


바닥에 부딪쳐 박살이 날 것 같았던 지오의 발이 갑자기 위로 들려 올라갔다.


빙글빙글!


지오의 몸이 철봉을 잡고 회전하듯이 아주 빠른 속도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슬며시 눈을 뜬 세 사람은 이 기막힌 장면에 입을 쩍 벌린 채 아무 말도 못했다.


지오의 두 손은 바르나울의 창대를 붙잡고 있었다. 손아귀가 찢어지고 손가락이 부러질 것 같았지만 고통을 견디며 버텼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다섯 바퀴!


아래로 떨어지는 엄청난 힘을 회전 운동으로 전환하여 순식간에 다섯 바퀴를 돌았다.

지오는 자신이 착용하고 있는 켈베로스의 발톱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영웅 등급의 장갑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맨손이었으면 이런 행동은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야수격투술과 야수감각이 있었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몸놀림이 가능했다. 누가 15층 높이에서 떨어지면서 철봉을 붙잡을 수 있겠는가?


지오가 바닥에 착지를 하는 순간 엄청난 소리가 바닥을 뒤흔들었다.


콰아아앙!


15층 높이의 거대한 나무가 힘없는 실처럼 아래로 무너져 내리며 린제이쿠스의 등판을 때렸다. 백아가 린제이쿠스의 코어를 박살낸 것이다.


그리고 정말 반가운 목소리가 네 사람의 귀에 들렸다.


“보스 몬스터 린제이쿠스를 처치했습니다. 퀘스트 달성을 축하합니다. 보상은 인벤토리로 보냅니다. 코인은 공적치에 따라 차등 배분됩니다.”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은 지오는 팔다리가 후덜덜 떨리고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

어제 근력 물약을 하나 먹었는데도 힘이 달렸다. 근력이든 체력이든 스탯을 좀 더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오의 시선이 자신의 옆에 떨어진 노란 꽃으로 향했다. 시들어 버린 노란 꽃 앞에 처음 보는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하윤이가 그 상자를 집어 들고 왔다.


“선배, 이게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드랍 된다는 아이템인 모양인데요?”

“지오야, 괜찮니?”

“선배, 멋졌어요!”


솔미와 수진이까지 린제이쿠스의 등판 위로 올라와서 지오의 곁으로 왔다.


“안 괜찮아. 진짜로 죽겠어!”


지오가 앓는 소리를 하자 솔미가 두 손을 뻗어 신성력을 발휘했다. 하얗고 성스러운 빛이 지오의 몸에 스며들며 시리고 아픈 통증이 금세 사라졌다.


“선배, 나도 치료 좀! 이젠 걸을 힘도 없어요!”

“그래, 내게 아직 신성력이 있으니 너도 치료해 줄게. 하윤이도 수고했다!”

“하하하, 고맙습니다.”


솔미가 하윤이를 치료하는 모습을 보며 수진이가 머리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하윤이가 잘 한 게 뭔지 모르겠는데······?”


치료를 끝낸 하윤이가 몸상태가 좋아졌는지 큰소리로 웃었다.


“하하하하! 우리가 이렇게 커다란 놈을 잡았단 말이죠?”

“야, 네가 잡았냐? 지오 선배가 다 잡은 거나 마찬가지지!”


지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야, 수진이가 파이어볼을 쏘아서 레드웜을 모두 태웠고, 솔미 선배가 신성력으로 만든 화살로 꽃의 정중앙을 맞췄고, 하윤이는······.”


지오가 말을 하다 잠깐 멈추었다. 하윤이가 들고 있던 부르나울의 창을 앞으로 내밀었다.


“내가 나무에 이 창을 꽂아 놓았죠! 이 창이 아니었으면 선배가 저 위로 올라가지도 못했고, 꽃을 베었다고 해도 떨어져서 죽, 아니 많이 다쳤겠죠! 하하하!”

“그래, 그건 네 말이 맞다. 거기에 그 창이 없었다면 나도 할 수 없었을 거다.”


솔미가 어둑해지고 있는 하늘을 보더니 지오를 불렀다.


“지오야, 빨리 가자! 하늘이 더 어두어졌어!”

“네! 참, 하윤아, 그 상자 열어 봐! 그건 나누고 출발하자!”

“그런데 선배 보스 몬스터를 잡으면 마정석 같은 게 나오는 거 아닙니까? 제가 찾아볼까요?”


마정석! 마나를 머금은 돌을 말하는데 다른 말로는 코어라고도 부른다.


“하윤아, 내가 마지막에 백아를 던져서 코어를 부수었거든 그래서 마정석은 없을 거야!”

“아, 그거 아쉽네요. 보스 몬스터 마정석이면 최상급일 텐데 그러면 몇 십 억은 할 텐데!”


아쉬워하는 하윤이에게 솔미가 한마디했다.


“야, 그건 가지고 나가봐야 회사에 귀속시켜야 돼! 어차피 우리한테는 인센티브 정도만 줄 거니까 너무 욕심내지 마!”


수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 모두 안 다치고, 보스 몬스터 잡은 것만 해도 어디야?”


하윤이가 입맛을 다시며 들고 있던 상자를 앞으로 내밀었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보스 몬스터가 드랍한 아이템을 개봉하겠습니다. 모두 기대하시라!”


상자 안에는 4개의 물약이 들어 있었다. 친절하게도 병에는 단어가 하나씩 쓰여 있었다.


“스탯을 올려주는 물약 같은데, 보스 몬스터 잡고 얻은 거니까 제법 효과가 괜찮을 거야. 네 병이니까 각자 필요한 걸 골라 봐!”


하윤이가 망설임없이 체력이라고 쓰인 병을 집었다.


“아버지가 말씀하셨죠, 남자는 힘이라고! 하하하!”


수진이는 마나를, 솔미는 망설이다가 민첩을 골랐다.


“내가 민첩성이 좀 떨어져서 도망 잘 다니려면 이게 나을 것 같네.”


지오는 남아있는 근력이라고 쓰인 병을 집었다.



 이름 : 스탯 업 물약

 용도 : 근력 5포인트 up

 등급 : 고급



어제 마신 것과 똑같은 것이었다. 보스 몬스터를 잡고 드랍 된 아이템 치고는 좀 약한 것 같기는 했지만, 퀘스트 보상으로 희귀급 아이템을 준다고 했으니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갔다.

사실 휴겜스에 클레임을 제기할 수도 없고, 그냥 주면 주는 대로 받아먹어야 했다.


지오도 뚜껑을 따서 바로 마셨다.

온몸의 근육이 팽팽하게 부풀었다가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 몸에는 다시 활력이 차올랐다.


린제이쿠스의 아래로 내려온 네 사람. 하윤이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오그라든 하얀 촉수를 보며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선배, 우리가 이 커다란 보스 몬스터를 잡았습니다! 으하하하!”

“그래, 잡긴 잡았는데 정말 죽을 뻔했다.”

“사나이 한 번 죽지 두 번 죽습니까? 어쨌든 잡았으면 된 거지요. 하하하!”


아무래도 하윤이와 함께 있다 가는 제명에 못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오의 뇌리를 스쳐 지났다.


길찾기를 실행한 지오가 앞장서서 길을 나섰다.

함께 걸어가는 네 사람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그중 제일 심한 건 아무래도 지오였다. 다른 사람들은 신발과 바지만 숭숭 구멍이 나고 탔는데, 지오는 상의도 걸레가 되어 있었다.

꼬라지는 상거지였지만 그래도 네 사람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아직 열어 보지는 못했지만 인벤토리에 퀘스트 보상이 들어와 있을 것이다. 무려 희귀 등급의 아이템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으니 발걸음이 가벼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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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정말 죽을 뻔했다 +4 24.05.18 124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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