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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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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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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5
추천수 :
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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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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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1쪽

19. 우리가 던전을 발견한 것 아닙니까?

DUMMY

돌로 만들어진 건물은 온통 잎새가 말라버린 나무 넝쿨로 뒤덮여 있었다. 벽면을 따라 걷다 보니 문처럼 보이는 것이 나타났다.


하윤이가 들뜬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라, 이거 우리가 던전을 발견한 것 아닙니까?”

“그럼, 보물이라도 찾을 수 있는 거야?”


간혹 헌터들은 게이트 안에서 판타지소설에 나오는 던전 같은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 던전에서 엄청난 아이템을 얻은 헌터들도 있었다.

솔직히 주은 것인지 훔친 것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물론 그 안에서 죽은 헌터들도 있고!

어쨌든 그래서 하윤이와 수진이가 호들갑을 떠는 것이다. 반면, 솔미는 겁을 냈다.


“얘들아, 왠지 귀신이 나올 것 같지 않니?”


지오는 한 발 뒤로 물러나서 문을 응시하며 속으로 질문을 했다.


‘여긴 어디고, 무얼하는 곳이지?’


반투명한 창에 정보가 나타났다.



아넬레오스의 검투사 훈련소

아넬레오스 행성에 있었던 검투사들의 훈련소. 이곳은 이미 오래 전에 폐쇄된 장소입니다.

명칭은 훈련소이지만 사실 다른 행성에서 잡아온 전사들을 원시격투대회에 참가시키기 위해 가두어 놓았던 장소입니다.

여기에 갇힌 전사들은 최종적으로 원시격투대회에서 죽거나, 아니면 부상을 당해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그들 중에는 이곳을 탈출하기 위하여 땅굴을 판 전사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훈련소에서 배출된 유명한 검투사로는······.



지오는 일행이 떨어진 구멍이 바로 그 땅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오가 문을 열기 위해 문 앞으로 가자, 겁이 많은 솔미가 지오를 간절하게 불렀다.


“지오야, 여기 안 들어가면 안 돼? 꼭 귀신이 나올 것 같은데!”


지오가 솔미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살짝 윙크를 날렸다.


“우리에게는 프리스트가 있으니까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여길 빠져나갈 길도 찾아야 하고!”


하윤이와 수진이도 반짝이는 눈으로 솔미를 쳐다봤다.


“맞네! 우리에게는 귀신에게 쥐약인 프리스트가 있네! 하하하!”

“언니, 잘 부탁해요! 저도 귀신은 싫어요!”


이들에게 빚이 있는 솔미는 세 사람의 눈빛을 무시할 수 없었다. 솔미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래, 이번엔 나만 믿어! 신세진 걸 갚을 테니까!”

“오예!”


결국 네 사람은 지구인에게 처음 발견된 아넬레우스의 검투사 훈련소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지오가 돌문에 손을 대자 문이 스르륵 옆으로 밀려났다. 아주 오래된 건물인데도 자동문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었다.


“와! 문이 잘 열리네요?”


사실 이 문은 바깥에서는 쉽게 열리지만, 안에서는 키가 없으면 절대 열 수 없게 만들어져 있었다.


어두운 건물 안에서 하윤이가 랜턴을 이리저리 비추었다.


“저기 벽에 횃불이 걸려 있네요.”


수진이가 다가가서 횃불에 손가락을 가져가자 불이 붙었다. 세 사람은 횃불 하나씩을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나 오래된 건물인지 온통 흙먼지가 자욱하게 쌓여 있고 거미줄도 많았다. 거미는 모두 굶어 죽었는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안으로 좀 더 걸어 들어가자 누군가 귀에다 대고 작게 속삭이는 것처럼 무슨 소리가 들렸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인데 왠지 빨리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는 것 같았다.


“선배, 누가 부르는 것 같지 않아요?”


수진이도 그걸 느꼈나 보다. 아니 들었나? 어쨌든 지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 정신 바짝 차려! 귀신에게 불려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살 수 있다고 했어!”


하윤이가 지오의 말에 태클을 걸었다.


“선배, 귀신이 아니고 호랑이 아닙니까?”

“귀신이나 호랑이나!”


계속 안으로 들어가자 벽 대신 아치형으로 돌기둥이 줄지어 서 있는 회랑이 나왔다. 돌기둥의 바깥쪽으로 갈대처럼 키가 큰 잡초가 무성했다.


“선배, 이거 잔디 아니예요? 옛날에 검투사 나오는 영화 보니까. 이런 데서 훈련을 하고 그러던데!”


지오가 잡초를 검색해 봤다. 하윤이의 말대로 이건 잡초가 아니고 잔디가 맞았다.

잔디가 얼마나 오랫동안 자라면 이렇게 갈대처럼 커질 수 있을까?

이 갈대처럼 커다란 잔디를 깎으면 제법 넓은 공간이 만들어질 것 같았다.

이곳이 검투사들의 훈련소라고 했으니 하윤이 말대로 여기서 훈련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통로를 따라 걸어 들어가자, 뼈다귀와 해골 그리고 낡아빠진 무기들이 나뒹굴고 있는 복도가 나왔다. 복도의 양쪽에는 5개의 방이 엇갈리게 있었다.


맨 앞에 있는 방문을 열어 봤다. 여기에도 낡고 녹슨 검 두 자루와 뼈다귀 몇 개가 있었다. 왠지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다음 방문 앞에 서서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데, 누군가 빨리 들어오라고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선배, 또 불러요!”


수진이도 그걸 느꼈나 보다.


“그래, 나도 느꼈다. 모두 조심해! 여기부터가 진짜인 모양이다.”


방문 옆에는 웬 남자가 붉은 창을 들고 공룡처럼 생긴 몬스터와 치열하게 싸우는 그림이 걸려 있었다.


“우와! 졸라 멋지게 싸우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래, 웹툰에서 주인공이 싸우는 장면 같다.”


침을 꼴깍 삼키고 방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의자에 앉아서 창을 한 자루 들고 있는 남자, 아니 시체가 있었다.

지금까지는 해골과 하얀 뼈다귀만 봤는데, 이건 미이라가 되었지만 뼈다귀에 비하면 상당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시신이었다.


지오가 붉은 색깔의 창을 검색하려 할 때, 우렁찬 목소리가 방안에 울러 펴졌다.


“나는 창의 달인, 검투사 바르나울이다. 진정한 용자(勇者)에게 나의 창과, 나의 창술을 전해주겠다!”


미이라가 말을 하는 것인지, 붉게 빛나는 창이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모두의 귀에 굵고 거친 음성이 파고 들었다.

처음 듣는 외계어였지만 무슨 말인지 뜻이 분명하게 네 사람에게 전달되었다.


“으엑! 귀, 귀신이다!”


깜짝 놀란 솔미가 자지러지게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판타지소설을 많이 읽은 지오는 이게 귀신의 음성이 아니고, 이 영혼의 사념이 남아서 전달되는 거라 생각했다.

어쨌든 귀신의 목소리면 또 어떤가? 창과 창술을 주겠다는데!


하윤이가 눈빛을 빛내며 창을 향해 다가가려고 할 때였다.

놀랍게도 미이라가 한순간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더니 부리부리한 눈으로 네 사람을 노려봤다. 그리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괴성을 질렀다.


“크아아아!”


무시무시하게 생긴 거구의 사내가 괴성을 지르며 앞으로 크게 한 발을 내딛었다. 붉은 빛을 발하는 날카로운 창날이 네 개로 변하면서 너무나 갑작스럽게 네 사람을 향해 날아왔다.


네 사람은 똑같이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네 사람의 눈에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붉은 창날은 도저히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을 만큼 빠르고 강력하게 보였다.


“으악!”

“엄마야!”

“꺄악!”

“이얍!”


세 사람은 본능적으로 비명을 지르며 창을 피하기 위해 뒷걸음을 쳤다. 그런데, 하윤이는 그 자리에 서서 날아오는 창을 향해 자신의 창을 내밀었다.


두 개의 창이 부딪치는 순간, 네 사람을 향해 날아오는 창이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


“용자여! 그대에게 나의 창을 맡긴다. 부디 정의를 위해 이 창을 들도록······!”


무시무시하게 생긴 사내는 사라지고, 미이라는 가루가 되어 우수수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미이라가 들고 있던 붉은 창이 공교롭게도 하윤이가 서 있는 방향으로 넘어졌다. 하윤이가 넘어지는 창을 붙잡았다.


바르나울은 자신의 창과 창술을 전해줄 용자를 찾기 위해 한 가지 테스트를 안배해 놓았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찌르는 창을 피하지 않고 맞서는 것!

바르나울은 용기란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극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여기에 겁대가리를 상실한 인간이 한 명 있었기에 바르나울은 그가 수십 년간 연마해 온 자신의 실전 창술과 애병인 창을 전해주었다.


홀린 듯이 자신의 손에 들린 붉은 창을 보고 있던 하윤이가 소리쳤다.


“선배, 이 창 제가 가져도 되죠? 분명히 저 시체가 저 보고 준다고 했어요!”


사실 다른 사람들은 마지막 말을 듣지 못했다. 그 말은 하윤이만 들은 것이었다. 하지만 솔미와 수진이는 창에 전혀 관심이 없었고, 지오는 양보를 했다.

지오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윤이가 날듯이 기뻐했다.


“땡큐! 땡큐 베리 머치!”


하윤이가 원래 들고 있던 창을 버리고 붉은 창을 두 손으로 잡았다. 창대의 끝으로 바닥을 찍자, 창날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에밀레종처럼 긴 울음을 토해냈다.


채애애애애앵!


창의 울음소리와 함께 창을 잡고 날뛰던 하윤이가 가만히 서서 멍한 눈으로 앞만 쳐다보고 있었다.


“쟤, 왜 저래?”

“잠깐만 있어 봐요!”


정말 잠깐이었다. 3초 후에 하윤이가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윤이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세 사람을 보고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어! 아직도 안 가고 있었어요? 아이구, 고마워라! 선배, 이거 완전 대박인데요! 창만 생긴 게 아니고 바르나울의 실전 창술이란 스킬도 습득했어요!”


세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윤이를 쳐다봤다.


“우리가 가긴 어딜 가?”

“뭐가 고마운데?”

“무슨 소리야? 겨우 3초 지났는데.”


하윤이가 눈을 껌벅거리며 머리를 박박 긁었다.


“네에! 3초밖에 안 지났다고요? 난 한 달 정도 이 창을 휘두르며 훈련을 받았는데?”


창날이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 하윤이의 머릿속에 있는 정신 세계에 바르나울이 나타나서 자신의 창술을 하윤이에게 가르쳤다.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를 만큼 시간이 흘렀다. 어느 정도 완벽하게 창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바르나울은 사라졌다.

하윤이는 자신이 창술을 배운 시간이 대략 한 달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눈앞을 보자 선배들이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깜짝 놀라며 고마워했던 것이다!


지오는 하윤이가 들고 있는 창을 검색했다.



 이 름: 바르나울의 창

 용 도: 공격용 무기

 등 급: 희귀

 강 도: 대단히 단단함

 절삭력: 매우 우수

 기 타: 전도율이 높음



별다른 옵션은 없지만 희귀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하윤아, 좋은 무기와 스킬 얻은 걸 축하한다. 이제 다른 방으로 가보자!”


자신도 빨리 좋은 무기를 얻고 싶었던 지오는 다른 사람의 질문을 막고 이동을 재촉했다.


사실 지오는 하윤이가 하는 말을 금방 이해했다.

판타지를 보면 시차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윤이가 경험한 곳의 시간과 이곳의 시간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하윤이가 한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하면, 30일이 3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 방으로 가는데 중간에 또 커다란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었다.

하얀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천사가 달빛 아래에서 은빛 활을 들고 수백 마리의 괴수를 향해 화살을 쏘고 있었다. 하얀 빛으로 이뤄진 화살이 소낙비처럼 날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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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보스 한번 잡아봅시다! +3 24.05.16 120 10 12쪽
20 20. 그래, 사랑은 개코나! +5 24.05.16 128 10 11쪽
» 19. 우리가 던전을 발견한 것 아닙니까? +3 24.05.15 132 10 11쪽
18 18.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4 24.05.15 134 10 12쪽
17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38 10 12쪽
16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3 24.05.14 147 10 11쪽
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57 10 12쪽
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7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6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76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2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8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1 11 12쪽
2 2.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4 24.05.08 289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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