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조회수 :
9,570
추천수 :
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14 19:40
조회
146
추천
10
글자
11쪽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DUMMY

아직도 불길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영등포공장 광장에는 수많은 고블린의 사체가 널부러져 있었다.

불에 그을리고 새카맣게 탄 고불린의 사체를 공장 직원들이 한쪽으로 모았다.


경보실 대원들은 사무동 계단에 앉아서 다음 지시를 기다렸고, 여의주 길드원 20명은 담장 밑 그늘에 박스를 깔고 앉아 휴식을 취했다.


지오는 수진이가 건네준 물을 마시며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코인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지가 궁금했다.



 이름 : 안지오

 특성 : 검색(Lv.2)

 스탯 : 체력6 근력10 민첩10 내공2

 스킬 : 카피(유료), 길찾기, 자동 학습(유료), 육체 각인(유료)

 무기 : 흑아, 백아

 코인 : 63,300골드



“우와! 코인 많이 벌었네! 우하하하!”


코인이란 글자를 터치해서 상세 내역을 확인했다.

불에 타서 죽은 고블린까지 모두 지오가 처리한 것으로 계산되어 있었다.



■코인 입금 내역(4월 18일)

고블린 152마리X200골드=30,400골드

고블린 샤먼 1마리X600골드=600골드

합계 : 31,000골드



한 마리에 200골드인 고블린을 152마리나 처리했다. 혼자서 고블린 군대의 반 정도를 처리한 셈!

600골드짜리 샤먼까지 포함하니 31,000골드를 단번에 벌었다.


그 사이에 게이트관리기구 직원들이 와서 영등포공장에 발생한 게이트의 등급을 측정했다.

게이트 등급은 게이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테르의 양으로 측정한다. 게이트에서만 발생하는 지구에 없는 에너지를 에테르라고 불렀다. 이 에테르가 많을수록 게이트 안에는 위험하고 강력한 몬스터가 살았다.


영등포공장에 발생한 게이트는 3티어 게이트로 판명 났다. 그렇게 위험도가 높은 게이트는 아니었다.

게이트관리기구의 직원이 경보실장에게 게이트 진입을 허락했고, 경영실에서 뭔가 지시를 받은 경보실장이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경보실장 한효린이 부상자를 제외한 스물 명의 대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게이트에 진입하라는 경영층의 지시가 하달되었다. 게이트 안에 있는 식물을 채집하고 내부 환경을 확인해서 보고하는 것이 우리 임무다. 모두 게이트에 진입할 준비를 하도록!”


식품업계는 차세대 식품 연구에 올인한 지 몇 년이 흘렀다.

그동안 곤충을 활용한 단백질 과자 등 별의별 것을 만들어 냈지만 사람들의 호응은 별로였다.

그런데 게이트가 생기고 나서 그 안에서 지구에 없던 이상야릇한 식물들이 발견되었다. 식품업계는 다시 한번 회사의 사활을 걸고 게이트 식물 연구에 돌입했다.


그렇기에 영등포공장 게이트는 아이제이 그룹에 큰 의미가 있었다.

이 게이트에서 유용한 식물을 채취할 수 있다면 원료의 확보가 용이해진다. 그리고 게이트 앞에 라인을 설치해서 공장 사일로에 원료를 바로 투입한다면 원료구입비를 크게 절감할 수도 있다.


“실장님, 병아리들도 함께 갑니까?”

“하 과장, 지금 부상자가 10명이나 발생했어. 그리고 쟤들 병아리 아니던데?”


오늘 발령을 받아 온 네 사람이지만 모두 잘 싸웠다. 특히 안지오는 오늘 전투에서 가장 큰 공을 세웠다.

한효린은 이래저래 바빠서 아직 직접 칭찬을 하지는 못했지만, 네 명의 신입 대원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하태산이 고개를 끄덕인 후 지오 일행에게 지시를 했다.


“네, 알겠습니다. 너희들 배낭 메고 따라와!”


네 사람이 배낭을 놓아둔 곳으로 함께 걸어갔다. 하윤이는 소풍을 가는 아이처럼 들떠 있었다.


“우와, 나도 드디어 게이트에 들어가 보는구나!”


솔미가 하윤이를 보며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윤아 넌 겁도 안 나니? 게이트에는 몬스터가 득실거린다고 하던대.”

“아버지가 말씀하셨죠. 남자는 못 먹어도 고라고! 으하하하!”


정신병자 같은 하윤이를 제외하고 다른 세 사람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의 마음으로 배낭을 메고 게이트 앞으로 갔다.



***



게이트는 다른 행성과 연결된 문이다.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면 지구와 전혀 다른 세상이 나온다.

이 게이트는 넓이가 10m 정도였기에 여의주 길드와 경보실이 두 줄씩 서서 함께 진입했다.


회색 동굴처럼 보이는 게이트로 진입하는 순간 지오는 온몸이 물속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우와! 이게 뭐야? 갑자기 웬 벌판!”


게이트를 통과하자 눈앞에 나타난 것은 군데군데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는 허허벌판.


“어머, 공기가 향긋하네!”


뭔가 달콤한 꽃향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와 코끝을 스쳐 지나갔다.


“저게 태양이야? 뭔 태양이 저렇게 흐리멍덩해?


하늘에 커다란 태양이 떠 있는데도 밝기가 보름달보다 조금 더 밝았다. 그래서 하늘이 마치 비 오는 날처럼 흐렸다.

공기는 조금 습하고 더웠다. 지오도 소감 한마디를 하려는데 귀에 들리는 알림음 때문에 입을 다물었다.


“게이트 최초 진입 축하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보스 몬스터를 잡아보세요! 보상으로 희귀급 아이템을 드립니다.”


‘햐! 보스 몬스터라니? 이건 너무한데!’


전투 스킬이라고는 근접 단검술 하나밖에 없고, 스탯도 낮은 지오가 어떻게 보스 몬스터를 잡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등급이 낮은 게이트라도 보스 몬스터는 10티어 이상의 괴수이기에 지오가 보스 몬스터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모두 앞으로 걸어가는데 지오 일행 네 사람의 걸음이 잠시 주춤거렸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야, 멍청하게 서 있지 말고 비켜! 우린 빨리 보스 몬스터 잡고 퇴근해야 하니까!”


인상이 날카롭게 생긴 여의주 길드의 헌터가 지오를 밀치며 지나갔다. 옆으로 피해 갈 수도 있는데 고의로 부딪친 것 같았다.

그걸 본 하윤이가 한마디를 하려는데, 하태산이 먼저 고함을 질렀다.


“모두 제자리! 우리는 헌터들 뒤를 따라가며 식물을 채집하고, 여기에 어떤 몬스터가 있는지 확인만 하면 된다. 알겠나?”

“네!!!!”


여의주 길드가 게이트에 진입한 목적은 보스 몬스터의 처리이다. 3티어 게이트는 보스 몬스터만 처리한다면 나머지 몬스터는 사실상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여의주 길드는 거침없이 앞으로 나갔고, 경보실은 그들 뒤를 따라가며 식물을 채집했다.


하태산이 지오를 불렀다.


“안지오, 저기 저 풀 채취해서 가져와! 뿌리까지 조심해서 캐고.”


하태산이 가리키는 곳에는 보라색과 분홍색의 하트 모양의 잎새를 가진 생전 처음 보는 식물이 있었다.


‘내가 심마니인가? 게이트까지 들어와서 이름 모를 풀이나 캐고 있게!”


속에서는 불만이 튀어나왔지만, 여긴 확실히 군대 분위기. 까라면 까야 한다!

지오는 야전삽과 채집 박스를 들고 하태산이 가리킨 곳으로 갔다. 식물을 보자 정보가 검색되었다.



 이름 : 비아그라니

 특성 : 식물

 강점 : 영양가 높음

 약점 : 겁이 많음

 기타 : 소프라노



영양가가 많다니 쓸모는 있을 것 같은데, 식물이 겁이 많고 소프라노라니 이건 무슨 소리인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풀 주변에 삽을 찔러 넣었다. 땅은 생각보다 단단하지 않아 삽이 푹 들어갔다. 그때 갑자기 날카로운 여자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꺄아아아악!”


깜짝 놀란 경보실 대원들이 모두 솔미와 수진이를 쳐다봤다. 둘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며 손으로 지오를 가리켰다.

지오는 자신이 파고 있는 땅 밑에서 갑자기 터져 나온 여성의 비명에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왜 땅 밑에서 여자 비명소리가 나는 거야?”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 땀을 손으로 닦고, 다시 삽으로 조심스럽게 풀 주위를 파헤쳤다.

굵직한 무우처럼 생긴 뿌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뿌리 위의 풀을 손으로 움켜쥐고 좌우로 살살 흔들면서 위로 뽑아 올렸다.


“꺄아아아아아악!”


다시 한번 여자의 비명소리가 방금 전보다 더 크게 터져 나왔다. 바로 앞에서 그 소리를 들은 지오는 귀가 먹먹해졌다.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무우처럼 생긴 뿌리에는 눈과 입처럼 생긴 가로로 찢어진 부위가 있었다. 두 눈은 겁에 질린 듯 꼭 감겨 있고, 입은 찢어지게 벌어져 있었다.

비아그라니가 겁이 많고 소프라노라는 검색창의 내용이 순간 이해가 되었다.


지오는 얼른 장갑을 벗어 식물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채집 박스에 이 시끄러운 식물을 집어넣었다.

땀을 닦으며 돌아오는 지오를 하윤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봤다.


“선배, 그 식물에게 뭔 짓을 한 겁니까? 엄청 비명을 지르던데요?”


수진이도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 지오의 표정을 살폈다.


“선배, 방금 그 소리, 완전 아가씨가 치한을 보고 놀라서 비명을 지르는 것 같던데요!”


뭐라고 변명을 하고 싶지만 지오가 생각해도 방금 그 소리는 아가씨의 비명소리 같았다. 이런 이상한 풀을 뽑게 한 하태산을 원망하며 궁시렁거렸다.


“아이씨, 풀 한 포기 뽑고 별의별 소리 다 듣네.”


네 사람이 잡담을 주고받으며 한가롭게 행군을 했다. 그런데, 몇 분 후에 앞쪽에서 엄청난 폭발 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콰쾅, 콰앙! 콰과과과콰앙!


폭발음에 놀란 경보실 대원들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곧바로 전방을 주시했다.

갈가리 찢어진 사람의 신체가 창공을 날고 있다.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요란한 폭발음이 들렸지만 도대체 무엇이 터졌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앞에는 온통 자갈밭. 군데군데 오렌지색 꽃이 피어 있는 선인장과 커다란 나무 몇 그루밖에 없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한효린이 중얼거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100m 정도를 전진하니 여의주 길드가 자갈밭 앞에 멈춰서 있었다. 한효린이 여의주 길드장에게 다가가서 질문을 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 자갈이 자갈이 아닌 것 같소. 저기 오렌지색 꽃이 핀 선인장처럼 생긴 식물도 그렇고.”

“그게 무슨 말입니까?”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진 길드장이 발 앞에 있는 자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방금 이 자갈을 우리 길드원이 밟았는데 자갈이 무슨 지뢰처럼 폭발을 했소. 그리고 날아간 몸뚱이가 저 선인장에 부딪쳤는데, 저 선인장도 폭발을 일으켰소.”

“네?”


한효린이 눈을 가늘게 뜨고 길드장을 쳐다봤다. 길드장은 그런 한효린에게서 눈길을 돌리며 빈정거렸다.


“못 믿겠으면 그쪽에서 한번 지나가 보슈!”


믿을 수 없는 말이지만 게이트 안은 지구와 전혀 다른 세상. 온갖 몬스터와 해괴한 것들 존재하고 있다.

비록 폭발하는 자갈과 선인장은 처음 듣는 것이긴 했지만, 한효린은 괜한 호기심에 대원들을 희생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한효린이 앞쪽을 살펴봤다.

거제 해수욕장에 가면 볼 수 있는 몽돌처럼 생긴 자갈이 쭉 깔려 있었다. 폭은 100m 정도지만, 강처럼 길게 뻗어 있어 여기서는 그 끝이 보이지도 않았다.

여길 통과하지 못한다면, 이 자갈밭을 우회하기 위해 몇 시간을 더 걸어가야 할지 알 수조차 없었다.


지오는 앞으로 가서 자갈을 유심히 살펴봤다.


‘헐, 생긴 건 꼭 몽돌처럼 생겼는데,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그것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휴거게임 in 아포칼립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22. 아니, 저 자식 저기서 뭐 하는 거야? +3 24.05.17 124 10 11쪽
21 21. 보스 한번 잡아봅시다! +3 24.05.16 120 10 12쪽
20 20. 그래, 사랑은 개코나! +5 24.05.16 127 10 11쪽
19 19. 우리가 던전을 발견한 것 아닙니까? +3 24.05.15 131 10 11쪽
18 18.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4 24.05.15 133 10 12쪽
17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37 10 12쪽
»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3 24.05.14 147 10 11쪽
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57 10 12쪽
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7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4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2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6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76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2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8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3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1 11 12쪽
2 2.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마라! +4 24.05.08 288 13 13쪽
1 1. 여러분을 데쓰 매치로 초대합니다! +11 24.05.08 522 13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