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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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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6.30 14:31
연재수 :
11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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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80
추천수 :
972
글자수 :
606,543

작성
24.05.15 09:16
조회
133
추천
10
글자
12쪽

18.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DUMMY

지오는 지금 길찾기 스킬을 생각하고 있었다.

원래 내비게이션은 GPS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을 하는데, 이세계에서 길찾기가 잘 될지는 알 수가 없었다.

모르면 해 보는 수밖에! 속으로 길찾기 스킬을 실행시켰다.


‘목적지 권솔미. 길찾기 실행!’


눈앞에 지도가 나타났다. 움직이고 있는 빨간색 점과 고정되어 있는 파란 점이 보였다.


‘되네! 안내 시작!’


지도 옆에 글자가 나타났다.


[5m 앞에서 우회전]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겼던 지오의 표정이 갑자기 밝아졌다.


“우리끼리라도 해야지! 길은 내가 안내할게!”

“어떻게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수진이를 보며 지오는 자신감 가득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길을 잘 찾거든.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


그 사이 하윤이는 배낭에서 응급 키트를 꺼내서 지오의 배에 난 상처에 소독을 하고 붕대를 칭칭 감았다.

상처는 별게 아니었다. 그냥 살짝 스친 것에 불과했다.


지오가 상의를 입고 일어났다. 몸통을 옆으로 몇 번 비틀어 보고는 두 사람과 눈을 마주쳤다.


“우리의 목표는 솔미 선배를 구출하는 것이다. 자, 가자! 목표필달!”

“목표필달!!”


함께 구호를 외치고 출발을 하려 하자, 다리를 다친 대원 한 사람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야, 신입! 너희들 어디를 가겠다는 거야?”


지오가 고개를 돌려서 큰소리로 대답해 줬다.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안 돼! 너희들끼리는 무리야!”

“그래도 구해야 합니다!”


부상당한 대원의 말을 무시하고 지오가 앞으로 걸어 나갔다. 지오와 수진이는 빨리 가기 위해 배낭을 내려 놓았지만, 하윤이는 배낭을 멘 채로 따라왔다.


지오는 앞으로 5m 정도를 걷다가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다. 숲속에는 짐승들이 다닐 것 같은 오솔길이 나 있었다.

세 사람은 솔미를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숲속으로 전진했다.


지오는 분명히 뛰고 있는데 마치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을 보고 운전을 하는 것 같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힘들어진다는 것!


5분을 뛰자 더 이상 숨이 차서 뛸 수가 없었다.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하며 15분 정도를 왔다. 헥헥거리면서 오르막길을 오르니 목적지까지는 대략 100m가 남았다.

내리막길이 나오고 100m 앞쪽에 엉성하게 나무로 만들어진 마을이 나타났다. 지도에는 고블린 마을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었다.


“봐! 저기가 솔미 선배가 잡혀간 고블린 마을이다.”

“와, 정말 찾았네요!”

“어, 저놈들이 솔미 선배를 구워 먹을 모양인데요.”


마을 가운데에 장작이 1m 높이로 쌓여 있고, 그 위에 나무로 만든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다.


“저기! 솔미 선배 같은데요!”


고블린 네 마리가 솔미의 사지를 붙잡고 마을 가운데로 나오고 있었다.

솔미는 마취라도 당한 것처럼 아무 반항도 하지 않고 축 처진 채 고블린에게 들려 있었다.


지오가 두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기습을 해서 솔미 선배를 구한 다음 함께 도망치자. 하윤이가 선배를 업어라!”


지오는 특성이 블링크인 하윤이에게 솔미를 부탁했다.


“네, 알겠습니다.”


항상 자신만만하던 하윤이도 지금만큼은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고 없었다. 하윤이는 배낭을 벗어 앞으로 메었다. 등에는 솔미를 업어야 하니까.


단 세 명이서 고블린 마을을 습격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다 함께 고블린의 식량이 될 수도 있는 일.


아니, 어쩌면 그게 더 확률이 높을 수도!


하지만 지오는 평소와 다르게 힘있는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수진이는 퇴로를 확보하고, 내가 선두에 서서 저놈들을 베겠다!”


어떤 생각을 하고 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각성을 하면서 지오의 성격은 눈에 띄게 변했다. 그건 각성이 본래 영혼의 기억뿐만 아니라 본성까지 조금이나마 회복시켰기 때문.


지오가 흑아와 백아를 역수로 거머쥐고 소리쳤다.


“가자!”


지오가 맨 앞에 서서 뛰기 시작했다.


고블린 마을에는 문이 없었다. 그냥 울타리가 없는 곳이 문이요, 길인 것 같았다.

하긴 여기 오면서 봤지만 식물형 몬스터만 있었지 동물형 몬스터는 고블린 밖에 보지 못했다. 그러니 누가 고블린 마을에 침입을 하겠는가?


그 덕분에 지오 일행은 고블린 마을 안으로 바로 직행할 수 있었다. 고블린들이 지오 일행을 보고 놀라서 고함을 질렀다.


“이카다! 이카이크 나쿠난타!


고함소리를 들은 고블린들이 마을 곳곳에서 무기를 들고 뛰어나왔다.


맨 앞에서 달리고 있는 지오가 역수로 거머쥔 흑아와 백아로 다가오는 고블린을 베기 시작했다.

허리를 숙여 고블린의 칼날을 피하면서 백아로 옆구리를 베고, 뒤따라 공격하려는 놈의 허벅지에 흑아를 박아 넣었다. 바로 몸을 오른쪽으로 비틀면서 날아오는 조잡한 창을 피하고 창을 든 고블린의 목을 베었다.

마치 수풀을 베고 길을 만드는 것처럼 지오는 멈춤 없이 앞을 막거나 공격하는 고블린을 거침없이 베어 버렸다.


뒤따라오던 수진이와 하윤이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이 보기에 지오의 단검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영등포공장 전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지오는 단검을 휘두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가 되면 은빛 단검을 투척해서 고블린의 급소를 맞추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투척한 단검은 눈 깜짝할 새 다시 지오의 손으로 돌아왔다.


뒤따라 가며 이 모습을 본 하윤이의 눈에는 부러움이 가득 찼다.


“우와! 선배, 그 단검 뭐예요? 엄청 좋은 것 같은데······ 한 개만 빌려줘요!”


지오가 다가가자 솔미를 십자가에 묶으려든 고블린들이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을 갔다.

솔미에게 달려간 지오가 흑아로 솔미를 묶고 있는 끈을 베어냈다. 뒤따라온 하윤이가 정신을 잃은 솔미를 등에 업었다. 수진이는 파이어볼을 날리며 퇴로를 확보했다.


그때 커다란 고함소리가 들렸다.


“크아, 쿠아아악!”


키가 2m 정도 되는 거인 고블린이 가슴 높이까지 오는 대검을 들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검색을 안 해도 저놈이 이 마을의 대장이 분명한 것 같았다.


놈이 지오를 향해 뛰어오고, 지오는 문을 향해 뛰었다. 수진이가 퇴로를 확보했기에 앞을 가로막는 놈들은 없었다.

솔미를 업은 하윤이가 블링크를 펼쳐 지오를 앞서 나갔다. 수진이는 지오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금방 쫓아온 지오가 수진이에게 소리쳤다.


“뛰어!”


수진이가 뒤에서 쫓아오는 고블린 대장에게 파이어볼을 한 방 날리고 함께 뛰기 시작했다.


다행히 금세 마을을 벗어났지만 달리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뒤에서 고블린 대장과 전사로 보이는 키가 큰 고블린 10마리가 반짝이는 무기를 들고 따라오고 있었다,


“하윤아, 오른쪽 숲으로 들어가!”


놈들을 따돌리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갔다. 조금 달리다가 지오는 뒤를 확인했다. 다행히 아직 놈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오가 고개를 앞으로 돌렸는데 맨 앞에 솔미를 업고 달리던 하윤이가 보이지 않았다.


“야, 나하윤!”


지오가 하윤이를 부르는데 바로 앞에서 가고 있던 수진이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어, 꺄악!”


놀란 지오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지오는 발 밑이 허전한 걸 느꼈다. 간이 철렁거리며 지오의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



쿵!


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몸을 앞으로 날리며 앞구르기를 했다.

몇 분이나 정신없이 미끄러져서 내려왔다. 마치 워터파크에서 슬라이스를 타는 것과 비슷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시원한 물이 아니라, 흙과 모래가 함께 미끄러졌다는 것.


흙투성이가 된 전투복은 군데군데 찢어졌고, 옷 속에도 흙과 모래 천지였다.

쓰러져 있던 지오가 눈을 떴다. 눈을 떠도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둠과 정적만이 가득한 공간!

한참을 내려왔기에 땅 속일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공기는 탁하지 않았다.

그때 누군가의 신음 소리가 어둠을 뚫고 들려왔다.


“으으···!”

“누구야? 수진이? 하윤이?”

“으···, 발목이 삔 것 같아요!”


하윤이의 목소리였다.


“하윤아, 네 배낭에서 랜턴 좀 꺼내 봐!”

“아윽, 네, 잠시만요!”


‘하윤이가 있으면 솔미도 그 부근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수진이는 어디에 있지?’


지오가 땅바닥을 더듬으며 자신의 앞에 떨어진 수진이를 찾았다.


“수진아, 수진아! 어디 있니?”

“아이쿠, 나 아직 살아있는 거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둠 속에서 수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오의 바로 옆이었다.

그때 눈이 시리도록 환한 빛이 비치었다.

지오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일어나서 옆에 누워있는 수진이를 일으켰다.


“수진아, 천천히 일어나 봐! 어디 다친 데 없는지 점검하고!”


수진이가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 괜찮아요. 솔미 언니는 요?”


하윤이가 랜턴으로 자신의 옆을 비추었다. 그곳에 솔미가 쓰러져 있었다.

지오와 수진이가 솔미에게 다가갔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솔미를 수진이가 흔들었다.


“솔미 언니, 괜찮아? 안 죽었으니까 일어나!”

“으······ 여기 어디야?”


마치 악몽을 꾸다 깬 사람처럼 솔미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하윤이가 랜턴을 이리저리 비추었다.

천장은 머리가 닿을 듯한 2m정도 높이였고, 사방은 흙과 돌덩이로 막혀 있었다. 아니 한쪽은 뚫려 있었다. 그러니까 네 사람이 지금 있는 공간은 동굴의 끝인 것 같았다.


“아···윽!”


아직 일어서지 못한 하윤이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윤이는 솔미를 업은 채로 떨어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떨어진 충격이 더 컸었다.

지오가 하윤이가 들고 있는 랜턴을 빼앗아서 하윤이의 다리를 비추었다. 하윤이의 두 발이 이상한 각도로 꺾여 있었다.


“하윤이 발은 왜 이래?”


수진이가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 줬다.


“언니가 고블린에게 잡혀 가서 우리가 언니를 구출하려고 고블린 마을까지 쳐들어가고, 언니를 구해서 도망을 치다가 함정에 빠져서 여기 떨어진 거야!”

“하윤이가 선배를 업고 뛰었습니다.”


상황을 대충이나마 이해한 솔미가 바로 일어나서 하윤이에게 다가갔다. 하윤이의 양쪽 발목에 한 손씩 가져다 대고 두 눈을 감았다.

하얀 빛이 새어 나와 하윤이의 발목으로 스며들었다. 솔미의 손이 발목에서 무릎까지 오가며 신성력을 불어넣었다.


찡그리고 있던 하윤이의 얼굴이 서서히 펴졌다.

솔미가 손을 떼자, 하윤이가 천천히 자신의 무릎과 발목을 움직여 보았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일어나서 무릎을 몇 번 구부렸다가 폈다. 그리고 솔미를 향해 엄지를 척 들어 보였다.


“으하하하, 고맙습니다. 제 무릎에 만성 관절염이 있었는데 그것까지 싹 다 나은 것 같은데요!”


수진이가 침을 삼키며 하윤이를 쳐다봤다.


“하윤아, 배낭에 물 없니?”

“있을걸요.”


하윤이가 아직도 앞으로 메고 있는 배낭에서 생수를 찾아서 꺼냈다.


“아버지가 똥물도 위아래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솔미 선배부터!”


솔미가 1리터짜리 생수병에 든 물을 마셨다. 지오에게 물병을 건네 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정말 여긴 어디야?”


지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도 몰라요. 고블린 마을에서 좀 벗어나긴 했는데, 꽤 많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선배, 일단 저쪽으로 한번 나가보죠? 어딘가에 나가는 통로가 있겠죠?”

“그래요, 어차피 여기가 동굴의 끝 같으니까 동굴 입구로 나가야겠죠.”


네 사람은 동굴을 따라 걸었다. 천장의 높이는 일정하지 않고 높았다가 낮았다가를 반복했다. 동굴은 똑바르지 않고 이리저리 꺾였다.

마치 누군가 암석을 피해 힘들게 파 놓은 것 같았다.


10분 정도를 걸어가자 나무 넝쿨로 가려진 입구가 나왔다.

동굴을 나가자 태양이 달빛처럼 약한 빛을 내리쬐고 있었다. 그 달빛 같은 햇볕 아래 낡고 오래된 건물 한 채가 보였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확인한 네 사람은 자연스럽게 그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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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보스 한번 잡아봅시다! +3 24.05.16 120 10 12쪽
20 20. 그래, 사랑은 개코나! +5 24.05.16 128 10 11쪽
19 19. 우리가 던전을 발견한 것 아닙니까? +3 24.05.15 131 10 11쪽
» 18. 권솔미 대리를 구하러 갑니다 +4 24.05.15 134 10 12쪽
17 17. 여기를 통과할 방법이 있습니다! +6 24.05.14 137 10 12쪽
16 16. 이게 돌이 아니고 몬스터라고? +3 24.05.14 147 10 11쪽
15 15. 내 코인은 내가 지킨다 +3 24.05.13 157 10 12쪽
14 14. 뜨거운 불맛을 보여주마! +4 24.05.13 147 9 12쪽
13 13. 아니 이게 회사야, 군대야? +6 24.05.12 154 10 12쪽
12 12. 검색 엔진을 업그레이드하겠습니다 +3 24.05.12 155 11 11쪽
11 11. 받아라, 장풍! +3 24.05.11 163 11 12쪽
10 10. 야, 대가리 전도사! +3 24.05.11 176 10 12쪽
9 9. 제가 좀비가 안됐습니까? +4 24.05.10 176 10 12쪽
8 8. 성검을 검색하겠습니까? +3 24.05.10 174 10 11쪽
7 7. 저 싸가지없는 년이 좀비가 됐네! +3 24.05.09 182 9 12쪽
6 6. 좀비는 대가리! +3 24.05.09 187 11 12쪽
5 5. 탈출좀비열차를 시작하겠습니다 +3 24.05.08 198 12 11쪽
4 4. 이제 나한테 다 죽었어! +4 24.05.08 214 11 13쪽
3 3. 좋은 세상에서 다시 봅시다! +4 24.05.08 221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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